굴먹는 day
나, 굴 먹으러 간day~~
보령 천북 굴 단지
오랫만에 갔다
라떼는 말이야~~
비닐하우스 안에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 숯불에 구웠지
비닐하우스 안은
너구리 굴 같았다니까~~~
나참,
언제적 이야길 하는건지
굴 단지가 더 커지고
깔끔하게 정비가 되어있다
10동까지 있는걸 보면
왠만한 아파트 단지 못지 않다
훈이네 굴수산 집으로 정했다
구이와 찜 두가지를 주문했다
구이 먼저 시작했는데
구이를 먹기전 보호장비가 필요하다
고글
장갑
앞치마
나이프
탁탁거리는 소리가 기분좋을 무렵
갑자기 폭발음처럼
강렬한
파열음에 놀라기도 한다
고글 덕에 눈에 튈 염려는 없으니 안심이다
굴을 떼내는 요령이 점점 늘어간다
따끈하게 익혀진 굴이
입안으로 들어오면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씹히다가
사르르 녹듯 없어지고
진한 향만 남는다
입천장 데는건 사장님이 책임지지 않습니다
가리비까지 익어 불판이 비어갈 즈음
굴찜이 나온다
탁탁거리는 소란함이 사라지고
비로소 여유가 생긴다
굴에만 집중하는 시간
굴 껍질에 고인 물까지
호로록~~~
달다 달아
구이와 찜
내 취향은 구이 맛에 손을 들어준다
굽는 수고로움에 재미를 더한
보상의 맛 뿐만 아니라
굴의 달콤함이 고스란히
내 입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찜요리는
뭔가 생기를 잃어버린 맛이랄까?
굴이 녹초가 될 때까지 익혀버려
그냥 힘 없어진 맛이랄까
후식은(?)
굴라면과 굴밥
굴구이 먹으러 왔으니
그 후의 음식은 다 후식이라고 부를밖에.
저 많은 굴은 누가 다 먹을까
우리도 망 하나 쯤 비워내지 않았을까?
1년치 굴을 오늘 다 먹었다
당분간 굴 생각은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