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건설사 알짜 정비사업 수주전 일각선 자금 조달 리스크 우려된다.
뉴스1, 박승희 기자, 2022. 10. 24.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건설사들의 알짜 지역 도시정비사업 물량 확보전이 여전히 치열하다. 한남2구역을 비롯한 주요 사업지에서는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가열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자금 조달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10월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장 침체에도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건설사들이 앞다퉈 나서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속적인 원재잿값 상승과 분양 시장 침체에 우려로 예전처럼 수주전이 뜨겁진 않지만, 주요 사업지는 여전히 경쟁이 뜨겁다는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집값 하락이 예상되면서 주택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긴 했지만, 건설 및 분양 시점이 당장이 아닌 데다 도시정비사업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편인 만큼 주요 입지에서 건설사들 먹거리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현재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전면전에 나섰다. 한남 2구역은 총 공사비만 8000억원에 육박하는 서울 대형 사업지다.
양사는 하이엔드 브랜드와 각종 금융 지원을 사업 조건으로 제안하며 조합원 마음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남 써밋'을,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를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양사는 해외 유명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단지 고급화도 내놨다. 대우건설은 대형 스카이브리지를 전면에 내세웠고, 롯데건설은 '베러 댄(BETTER THAN) 호텔' 설계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 지원도 파격적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각각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50%, 140%를 이주비로 제안하며 담보물보다 한도를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총회 의결에 따른 사업비 전체를 대여하겠다는 계획을, 롯데건설은 사업촉진비를 비롯한 총 사업비 1조원을 내걸었다.
공사비 1조원 이상 투입돼 지방 최대 사업지로 꼽히는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서울 주요 입지인 공사비 약 3700억원 규모의 신당8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며 관련 사업지들에도 컨소시엄을 넘어 단독 수주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주전 가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이 크게 꺾였을 뿐만 아니라 원자잿값 상승 부담에 자금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다. 연이은 악재에 건설업계 부실 우려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주택 개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금융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발을 뺐다. 건설업 주요 자금줄이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여기에 강원도 레고랜드발 단기 자금 경색까지 이어지자 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번진 분위기다.
최근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장인 서울 둔촌주공아파트조차 PF 차환 발행에 실패했다. 결국 기존에 발행한 7000억원의 PF 전액을 시공사업단인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자체 자금으로 보증액을 충당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수익성이 좋은 편인 둔촌주공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비상 신호"라며 "자금 흐름이 좋지 않은 경우 사업 수주를 위해 무분별하게 조건을 내걸었다간 향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eunghee@news1.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