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송우화(八旬頌寓話): “기다리라고 여쭈어라”
세계적인 장수를 자랑하는 일본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 있다. 저승사자가 데리러 오거든 대답하라는 속언이다. 노년에 들어볼만한 문구이다. 늙었다고 자학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되레 자신만만하게 살아가는 멋을 부리라는 충고로 받아드려진다.
회갑(回甲)때에는 “지금 안 계신다고 여쭈어라”고 하란다. 아예 찾아와도 만나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돌아 다닐 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말이다. 그 나이는 우둑하니 뒷방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턱이 없다고 버티라는 얘기이다.
고희(古稀)때에는 “아직은 이르다고 여쭈어라”하고 응대하라는 것이다. 칠십이라는 나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데리러 왔느냐는 푸념의 말이다. 아무리 예전에는 이만큼 산다는 게 드물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서둘지 말라고 튕기라는 것이다.
거기에 희수(喜壽)때에는 “지금부터 노락(老樂)을 즐긴다고 여쭈어라”하고 대답하라는 것이다. 칠십칠(七七)이라는 나이의 글자를 초서체로 본떠 만든 ‘희수’에는 “지금부터 늙은 세월을 즐긴다”고 고집할 게제이다. 희수에는 기분 좋게 세월을 누리며 살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팔순(八旬)때에는 “이제부터 팔팔하게 살만하니 기다리라고 여쭈어라”하고 대꾸하란다. 흔히 나이 여든에 이르면 고령자로 대우한다. 솔직히 심신이 노화과정에 들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따르는 시기라서 그런 게다. 가히 희귀한 연치를 자랑할 만한 게 아닌가.
지금 한해가 절반을 넘어섰다. 비록 팔순의 딱지가 붙었어도 우리 계유생(癸酉生)들에게는 이른바 ‘구구팔팔 이삼사(9988 234)’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백수(白壽)의 턱밑에도 오지 못했다. ‘아흔 아홉에도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앓고 죽는’ 행복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태산준령을 초극해온 세월의 치차는 녹슬기를 거부한다. 매듭을 짓기는 빠르다. 그러니 좀 더 맛깔스러운 글을 남기고 싶다. 아무래도 “스스로 알아서 가겠다고 여쭈어라”고 장담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무량수불(無量壽佛)의 선경(仙境)이 감싸주는 그 시각을 슬기롭게 기다리는 여유가 있어야겠다.
첫댓글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내 비밀 번호가 9988 일세 .하기야 이쯤 살아야 살만큼 살았다고 하지 않겠는가 . 박선배님은 한수 더 120세까지라고 말하고 일류 예언 학자는 2050년경에는 인간이 영생한다는 가공할만한 예언일세 하기야 젊게 영원이 산다면은 자식 날 필요도 없거니와 인생을 줄기기만하면 되는것이 아닌가배.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는것 문명 사회 일수록 자살율이 많은 것 이 아이로니칼한 것 이지만 .적당히 살고 죽는게 더 낳을지 모르지 않그런가?
가고싶은 사람은 가고 (그쪽에 가서 볼일 있는 사람)
가기싫은 사람 굳이 안 가면 되고,(이쪽에 할일 많은 사람) 뭐,
그쪽에다 그런 법 규정을 정 하라고 알려야 할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