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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111.12m의 오벌 트랙을 3명 이상의 스케이터가 같은 트랙을 공유하며 스피드로 순위를 겨루는 종목. 정식명칭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Short Track Speed Skating)이지만, 이름이 길다 보니 그냥 쇼트트랙이라고 흔히 부른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헷갈릴 가능성도 있고.
일반적인 스피드 스케이팅은 한바퀴 도는 데 400m 규격이 사용되기에 보통 실외 경기장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피겨 스케이팅이나 아이스하키용으로 만들어진 30m x 60m 규격의 실내 링크에서 속도 경쟁 경기를 할 수 없을까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기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미국, 캐나다에는 피겨 스케이트나 아이스하키를 위한 실내 경기장이 아주 많이 있기 때문에, 이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종목은 1967년 최초로 ISU에 인정받은 뒤 1976년 첫 국제대회가 열리고 1981년에 ISU주관 세계선수권이 열렸다. 그리고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 시범 종목으로 선정된 뒤 4년 뒤인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스피드 스케이팅이 (대체로) '기록 경기'인데 반해, 쇼트트랙은 '경쟁 경기'로 규칙이 정해 졌다. 즉, 같이 경기하는 다른 선수보다 먼저 들어 오면 이기는 경기이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이 이기며 각각의 토너먼트를 거쳐서 보통 2위 안에 들면 통과를 시키며 예선 때만 3위 중 기록이 좋은 2명이 준준결승에 올라간다. 그리고 '스케이트 날'이 결승선을 통과한 시점을 선수가 골인한 시점으로 친다. 육상이 몸통이 결승선을 통과한 시점을 가지고 기록을 측정하는 것과는 다른 점. 사실 이 규정은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전이경과 김동성이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날내밀기로 금메달을 딴 후 사실상 피니쉬 방식의 정석이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후 결승선을 통과할 때 날이 얼음판과 이격된 경우(킥 피니시) 실격된다는 규정이 롱트랙과 쇼트트랙 모두 새로 만들어졌다.
무엇보다도 부상의 위험이 높은 종목이고 부상을 당하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한다.
운이 억세게 좋으면 준결승에서 떨어졌더라도 동메달을 딸 수 있다. 올림픽 개인 종목은 8위까지 시상하기 때문에 순위를 정하기 위해 파이널 B라고 해서 따로 경기를 치러서 5-8위를 결정하는데 결승전에서 불찰로 몇몇이 실격을 당하면 그 선수들은 결승전의 최하 순위가 아니라 아예 등외로 처리되므로... 2명만 실격되면 5위가 3위가 되어 동메달을 딸 수 있다. 전이경이 이런 식으로 동메달 하나를 보탠 적이 있다. 물론 파이널 B에서 아무리 잘해도 실격이 없는 이상 동메달을 건지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며 그나마 4명 경기는 조금은 가능해보일지 모르지만 6명 경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쇼트트랙도 단거리와 장거리로 나누어지는데 단거리는 500m, 1000m가 있고 장거리는 1500m, 3000m가 있다. 500m가 트랙 4.5바퀴, 1000m는 9바퀴, 1,500m는 13바퀴 반이 된다. 그리고 쇼트트랙의 꽃인 계주의 경우 남자 5,000m 계주는 무려 트랙 45바퀴를 돌아야 하고 여자 3,000m 계주는 트랙 27바퀴 코스이다. 개인경기는 세계선수권을 기준으로 500m, 1000m, 1500m, 3000m 슈퍼파이널이 있고 릴레이 경기에서 여자부는 3000m, 남자부는 3000m, 5000m가 있다. 3000m 슈퍼파이널은 세계선수권 대회 개인종목이 모두 끝나고 중간순위 1위부터 8위까지의 선수들이 나와서 최종 순위를 겨루는 경기로 오직 세계선수권에서만 있다.
올림픽에서 남자부는 500m/1000m/1500m 개인전과 5000m 계주가 있으며, 여자부는 500m/1000m/1500m 개인전과 3000m 계주 경기가 있어서 총 8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쇼트트랙 월드컵에서도 동일한 세부 종목을 사용한다.
보통 선수들의 주종목을 말할 때 단거리 전문 선수는 500m/1000m를, 장거리 전문 선수는 1000m/1500m인 것을 의미한다. 500m는 순발력과 파워, 1500m는 지구력과 스피드가 중요한데 1000m는 모든 것들과 경기운영이 매우 중요해 쇼트트랙의 꽃이라고도 여겨진다.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장거리에 강하고 중국과 서양권 선수들은 단거리에 강한 편이다.
초창기에는 스피드 스케이팅과 동일한 부츠와 날을 사용했으나 점차 쇼트트랙만의 스케이트가 발전하여 지금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곡선주로가 대부분인 쇼트트랙의 경우 코너링을 잘하기 위해서 날이 몸 안쪽에 위치하고 날이 왼쪽(회전방향인 시계반대방향)으로 조금 휘어져있다. 날이 휘게 해주는 것을 밴딩이라고 하고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이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나 날의 휘어진 정도를 측정해주는 기계가 등장하고 한국인 코치들에 의해 기술이 전파되며 평준화 되었다. 또 코너링을 위해 날의 앞뒤를 깎아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데 이를 로그를 준다고 한다. 밴딩과 로그는 쇼트트랙 선수들의 생명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고 팀마다 장비담당 코치가 따로 존재한다.
쇼트트랙 부츠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삼덕스포츠 BEST FEEL과 미국의 마케이지 MARCHESE가 유명하다. 한국선수들 대부분은 베스트필을 사용하나 외국선수들 역시 많이 쓰며, 마케이지의 경우는 반대로 외국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고, 일부 한국선수들이 선호한다. 스케이트 날은 네덜란드의 메이플 MAPLE사가 독점적인 위치에 있었으나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EVO, BONT 등의 회사들이 등장하며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대부분 MAPLE을 선호하는 편.
스케이트의 날 폭이 롱트랙 스케이트보다 더 넓다는 것이 특징이며 아웃 코스에서 가속도를 내기 위해 휘어있는 날(벤딩을 준 날)을 쓰기도 한다. 코너링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기에, 장비와 스케이팅 기술들이 코너링에 특화되어 있다.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팅과는 달리 기록보다는 주자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높은 순위를 경쟁하여 토너먼트를 통과하는 방식이라서, 장거리일수록 세계기록의 의미가 별로 없다. 장거리 초반에서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너도 나도 뒤로 빠지려는 모습도 종종 나온다. 주자와의 대결을 통한 승부는 스피드 스케이팅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도 한다. 하지만 한 명이 삽질로 자빠지면 또 다른 한두 명이 휘말려서 자빠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이때는 흥이 확 깨지기도 한다.
스피드스케이팅이 매스스타트 경기를 제외하고 스타트와 라인 침범하는 구간만 아니면 선수들간의 반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구조인 데 비해 쇼트트랙은 선수들이 뒤엉켜서 경기를 하는 만큼 반칙과 관련된 제도가 있다. 흔히 고의적으로 진로를 방해하는 경우와 선수를 고의적으로 미는 경우 그리고 고의적으로 다리를 거는 경우가 있으며 고의적으로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또한 트랙을 이탈하는 경우를 반칙으로 보며 반칙을 저지른 선수는 실격 처리하고 탈락시킨다. 반칙을 당한 선수에게는 우선권을 적용하여 2위 안에 들게 해 예선을 통과시켜주는 것으로 반칙 피해에 대한 구제를 해준다. 이렇게 어드밴티지를 받아 올라간 선수는 A가 붙게 된다. 일반적으로 통과한 선수는 Q.
문제는 정작 결승전에서는 반칙이나 기타 이유로 타의로 넘어진 선수를 구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경쟁하는 스포츠들은 보통 두 팀이나 두 명의 개인이 경쟁하므로 오심이나 편파판정만 없다면 사건 발생시 상대방의 벌점이나 퇴장 등으로 상대방이 곧바로 반사이득을 보지만, 쇼트트랙은 개인 종목이면서도 참가 인원도 여럿인 데다 구기종목마냥 점수제도 아니고 반칙 판정도 경기가 이루어지는 도중에는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보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어부지리가 나오기 쉽다. 호주의 스티븐 브래드버리가 바로 이런 어부지리의 레전설. 그 외에도 앞서가던 선수들이 넘어지거나 충돌하는 경우가 나오면 뒤에 있는 선수들이 어부지리로 메달을 따는 경우가 있다.
반칙 방면으로 유명한 선수는 중국의 리자쥔.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기 전에 심판이 안 볼 때 반칙을 교묘히 해서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선수로 악명이 높았다. 특히 안현수의 무릎을 잡고 바깥으로 미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 솔트레이크 올림픽 당시 아폴로 안톤 오노와 함께 쌍으로 하필이면 한국 선수한테 반칙을 시전해서 그때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피어오르던 인터넷 초창기의 UCC 문화의 저력에 의해 쌍으로 열라게 까였다. 그리고 전설의 오노신 되시겠다.
리자쥔 이후로는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결승전에서 무리하게 인코스로 파고들다 넘어지면서 선두를 달리던 대한민국의 박승희까지 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져 한국인들로부터 평생까임권에 당첨되었다. 이후 박승희 선수가 개인방송에서 그 충돌은 엘리스 크리스티가 아니라 아리아나 폰타나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멀찍이 뒤쳐져 4위로 달려오던 중국의 리젠러우는 여성판 브래드버리가 되었다.
참고로 뒤에서 추월을 시도하는 선수가 아웃코스에서 물리력을 행사하며 들어오면 밀쳐내거나 쓰러뜨릴 수 있다. 이 경우 추월을 시도하는 선수가 반칙이고, 쓰러뜨리는 선수는 정당방위로 취급된다. 자세히 말하자면 코너 도는데 자신을 옆에서 누르거나, 앞에 자신을 앞지르려는 선수의 손이 갑자기 다리 가까이 들어가면 손으로 밀치거나 쓰러뜨려도 상관 없다. 누가 자신을 손으로 밀 때 상대를 손으로 밀어 벽에다 거꾸러뜨리는 참교육도 가능. 물론 먼저 들이대는 상체를 밀어야지 하체는 안 된다.
잘 모르는 다른 반칙이 있다면 안 따라가는 죄도 있다. 앞사람과 두 바퀴 이상 차이가 나면 백마커 경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실격이 선언된다. 따라서 선두가 2등 선수를 두 번이나 추월하면 줄줄이 실격되어 혼자 여유로운 스케이팅을 해도 1위 확정이다. 김동성 분노의 질주 사건 때 한 바퀴 반 이상 차이가 나려고 하자 뒷 선수들이 속도를 올리던 이유가 이 규칙 때문이다. 2바퀴 이상 차이가 나도 경쟁 관계인 선수들은 실격당하지 않는다는 추가내용도 있지만 그냥 추월당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경기를 포기한 선수를 걸러내려고 있는 규칙인 만큼 처음 겪는 상황에서 심판이 규칙을 어떻게 해석할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계주의 경우 앞 주자가 양 손으로 뒷 주자의 등을 밀어주는 방식으로 터치가 이뤄진다. 마지막 앵커는 무조건 2바퀴를 달려야 한다.
특히 쇼트트랙에서는 유독 실격이 많은데, 석연치 않은 반칙 판정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스트라이크의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려 심판 놀음이라는 말이 나오는 야구보다 더 불공정한 면이 있는 것이 쇼트트랙. 그나마도 아구는 최근 비디오 판독 등의 도입과 잦은 오심 논란으로 인해 심판들도 어느 정도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지만 쇼트트랙은 판정이 다 따로 논다. 그러다 보니 심판들의 편파판정으로 생기는 문제도 그저 '석연찮은 판정' 취급을 받으며 묻혀버리거나 더 나아가서는 승부조작 수준까지 다다르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대한민국의 유일한 동계종목 메달밭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획득한 8개의 메달 중 5개가 (여자)쇼트트랙에서 나왔다. 게다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획득한 금메달 두 개, 은메달 두 개는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또한 주니어대회에선 여전히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등 다른 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유망주들이 화수분처럼 터지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밖에 없다.
다른 종목은 거진 들러리 내지는 잘해봐야 메달권에 갈까말까였지만 쇼트트랙만큼은 암만 못해도 금메달 최소 2개는 가져간다. 또한 쇼트트랙은 금메달이 걸려있는 숫자가 8개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종목수가 하계올림픽보다 월등히 적은 동계올림픽의 특성상 8개 이상이 걸려있는 종목에서 특출나게 뛰어나면 못해도 거진 총 메달 숫자에서 10위권 안에 들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쇼트트랙 메달만으로 10위권 안에 잘 들어갔을 정도이다.
쇼트트랙은 1985년 동계유니버시아드를 기점으로 가능성을 보고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육성한 종목으로 1986년 동계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당시 세계 최강 일본에 이은 2위를 기록했으나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 시범 경기에서 김기훈이 1000m 금메달, 이준호가 3000m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식종목이 된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김기훈이,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김기훈과 전이경이,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선 여자부 전이경과 남자부 김동성이 좋은 성적을 보이며 대한민국은 쇼트트랙 강국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와 진선유 두 명의 먼치킨이 각각 3관왕을 하면서 쇼트트랙에 걸린 8개의 금메달 중 대부분인 6개를 따갔다.
이렇게 화려했던 영광은 2000년대 후반에 이를수록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의 1세대 쇼트트랙 선수들이 코치로 전향해 해외 국가대표팀 코치로 가는 등 한국의 쇼트트랙 전술과 기술이 타국에 전파되었고 외국 선수들의 기량(특히 체력적인 부분)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되게 상승했다. 과거 한국 쇼트트랙 경기 방식의 상징이던 뒷짐 지고 타다가 마지막에 역전하는 방식은 체력의 우위가 사라진 지금은 예전처럼 쉽게 통하지 않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전법이 아직도 흔히 나올 거라고 사람들이 착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안현수를 시작으로 한국이 보유했던 엄청난 인재들 (이호석, 성시백 등)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이런 식으로 역전승을 거두는 일은 많이 적어지긴 했으나 2015/2016시즌 곽윤기가 아직 실현 가능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었다. 어쩌면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갈 재능있는 선수가 발굴되지 않아서 예전 방식을 실현시키기 힘들다는 주장도 많이 나오고 있다.
또 선수들의 파워와 스피드가 급상승해 랩타임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매우 줄어들었는데 과거에는 1000m를 장거리로 보았다면 최근의 트랜드는 500x2m라고 불릴 정도로 단거리화 되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 장거리에 강하지만 단거리에 취약한 한국 선수들은 과거 메달밭이었던 1000m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이렇게 한국 선수들이 단거리에 매우 취약한 이유는 단거리는 순발력과 파워를, 장거리는 지구력을 중시하는데 오로지 체력을 중시하는 한국식 훈련법으로는 단거리 선수를 육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500m에 가장 뛰어났던 남녀 선수를 꼽자면 성시백과 박승희인데 둘은 중장거리도 잘 타는 올라운드형 선수들로 전문적인 단거리 훈련을 받은 게 아니라 단거리에 대한 재능을 타고나서 잘 타게 된 경우로 한국은 단거리 육성 방식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단거리로 유명했던 선수들도 시니어 국제 무대에서 500m 결승 진출이 어려울 정도로 국제 무대와 차이가 현격하다.
또한 나이와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훈련량만 강조하는 지옥 훈련은 선수들의 몸을 소모품처럼 닳게 하여 평소 잔부상에 시달리고 큰 부상을 당하게 되면 바로 선수 생명이 끊기게 만들었다. 부상을 당할 경우 제대로 된 재활시설이나 비용 지원이 전무하고 회복까지 기다려주는 배려가 없으며 회복 시간이 길게 걸리는 노장 선수(그래봤자 20대 중반이다)들의 재기가 매우 어렵다.
열악한 환경과 동시에 두터운 선수층으로 치고 올라오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 부상 선수들은 불안감을 느껴 완벽히 재활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를 하다가 재발하고 아예 은퇴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쇼트트랙 레전드인 진선유와 빅토르 안의 경우도 자비로 수술과 재활을 했고 시즌을 쉴 수 없다는 마음에 무리해서 국제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여 더 큰 부상이 생겼다. 현재 쇼트트랙의 추세는 체력, 파워, 기술이 세계적으로 평준화가 되어 스케이트 기술과 경기 운영이 더욱더 중요해지는데 실력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부재는 한국 쇼트트랙이 쇠퇴하는 하나의 원인이다.
한체대vs非한체대 파벌 싸움은 매우 유명해서 90년대 후반 한체대 독재와 2000년대 초반 비한체대파의 반기를 거쳐서 2000년대 중반에는 파벌이 극심화되어 같은 나라 선수들끼리 서로 방해하는 작전을 세울 정도였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이 파벌 문제가 까발려져서 더 이상 대학 간의 파벌은 없지만 이제는 인물들 간의 계파와 뿌리 깊은 빙상연맹의 비리와 무능함 등은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행정부의 무능으로 쇼트트랙의 이미지는 효자 종목에서 비리와 파벌 싸움의 이미지로 변질됐고 애꿎은 선수들만 욕을 먹고 피해보는 상황도 일어나고 있다.
끊임없이 폭행, 짬짜미(승부조작), 성추행 등 사건이 끊이지 않고 터지는데도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꼬리자르기 식으로 유야무야 시키며, 문제된 코칭스태프들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채용하는 제식구 감싸기도 매우 큰 문제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부의 노메달과 귀화한 빅토르 안의 3관왕 쇼크로 국가대표 선발전 방식을 대폭 바꿨다. "4월 1차 타임에이스-2차 오픈레이스-상위 6명 선발"에서 "4월 1,2차 오픈레이스-1&2차 종합 상위 8명 선발-9월 3차 오픈레이스-2&3차 종합 상위 6명 선발"로 바뀌었다. 시즌 직전 대표선발, 세부적으로 부상당한 우수선수 와일드카드 부여, 올림픽시즌 종목별 출전권 부여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되었는데 빙엿에서 생각했다고 믿기지 않는다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호평이 많다. 이런 개선이 선발전에 그칠지 빙상연맹 전체로 확대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소치 올림픽 이후부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캐나다, 미국, 중국뿐만 아니라 빅토르 안을 보유하게된 러시아나 스피드 스케이팅의 종주국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쇼트트랙 변방국으로 알려지던 헝가리, 카자흐스탄 같은 국가들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기량을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요즘 관심을 받는 신예들의 가장 돋보이는 특징은 한두종목만 잘하는 게 아닌 모든 종목에서 활약이 가능한 올라운더형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올라운더라고 하면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는 손에 꼽았지만 지금은 한 종목에 집중하는 스페셜리스트만큼의 기량을 내는 것도 가능한 선수들이 나오고있다. 이런 점에서 1500미터에 주로 집중하는 한국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이며. 아직 여자부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강자 반열에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나 남자대표팀은 점점 '과거에 잘하던 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소치 올림픽 후 박승희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했지만 심석희라는 스타를 배출해 내고 최민정이라는 괴물 신예까지 발굴하여 두 명의 에이스를 보유 중이며, 이 둘이서 1000미터, 1500미터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투톱을 제외하고도 다른 멤버들까지 상당히 실력이 어느 정도 보장된 선수들로 팀이 이뤄져있으며, 개인실력면에서만 보면 소치 올림픽 시즌보다 더 좋은 팀이라고 할 수 있고 부상이나 불운만 없다면 평창 올림픽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의 에이스 엘리스 크리스티가 16/17시즌 월드컵대회에서 최민정과 심석희를 이겼고, 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평창 올림픽에서 상당히 견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남자부가 2007/2008시즌에 그랬듯 현재 여자부가 황금세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남자 쇼트트랙은 아직 세대교체로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확실하게 '누가 에이스다' 라고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신다운이 소치 올림픽 시즌 이후로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한 1500미터에서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폭행사건으로 1시즌을 쉬게 되었고 복귀한 16/17시즌에는 그 상승세를 잃은 모습이다. 15/16시즌 에이스 노릇을 해주던 베테랑 곽윤기는 월드컵을 우승했지만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을 놓치고 16/17 선발전에서 탈락을 하게되면서 대표팀은 또 한 번 에이스를 잃게 되었고, 주목받던 신예 박지원도 16/17시즌 선발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세계무대에서 계속해 경험을 쌓아가야할 기회를 잃었다.
2016/2017시즌에는 그나마 벤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가 개인전출전권 획득과 함께 대표팀으로 복귀에 성공했고 전성기 때 폼을 어느 정도 회복하며 1500미터에서 입지를 다시 쌓고 있다는 점과 올시즌 첫 국대마크를 단 임경원, 홍경환, 황대헌 등이 예상 외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2017 알마티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전에 걸린 금메달을 전부 따냈고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도 1000m과 1500m에서 금메달을, 3000m 계주와 500m에서 은메달을 각각 수확하는 등 점점 침체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을 1년 정도 남겨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정도 선전만으로는 홈버프를 어지간히 받지 않는 이상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예상하기는 힘들다는 예상이 많다. 무엇보다도 계주에서는 강팀 반열에서는 확실하게 내려온 모습이다.
2017/2018시즌 대표 선발전에서 선수들이 남자, 여자 가릴 거 없이 대거 물갈이 되었다. 특히 남자는 지난 시즌부터 남아있는 선수가 서이라 단 한 명이고 이것도 선발전을 치러서가 아닌 세계선수권을 종합우승해서 자동선발되었기 때문이다. 서이라 이외에 개인전 티켓을 따낸 선수들은 임효준과 황대헌 이 둘인데 선발전에서 맹활약하며 이번 시즌 세계무대에서의 활약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베테랑 곽윤기가 계주멤버로 선발되면서 남자대표팀이 계속 부진하던 계주에 경쟁력을 다시 한 번 불어 넣어줄 것이 예상된다. 대체로 이번 선발전을 통해 대표팀이 된 선수들은 그전 국가대표멤버들과 비교했을 때 스피드가 좋다는 평이 많다. 월드컵이 열리면서 황대헌과 임효준이 남자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 듀오로 떠올랐다. 곽윤기의 복귀는 남자 대표팀의 부족했던 계주 경쟁력을 끌어올려줬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같은 계주 멤버인 김도겸도 특유의 파워 스케이팅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심석희-최민정 투톱이 여전히 건재하나 올림픽에서 안전하게 계주 금메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같이 뛰는 다른 멤버들의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중국의 양양(A)가 최고의 레전드로 올림픽에서 메달 5개(금 2/은 2/동 1)를 따고 세계종합선수권을 6연패(1997-2002)했다. 양양(A)는 여자 선수로는 드문 올라운더 플레이어로 500m부터 3000m 슈퍼파이널까지 모든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땄으며 몸 관리도 잘해 만 30세에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500m 동메달을 땄다. 양양(A)와 동시대의 라이벌이자 또 한 명의 레전드는 대한민국의 전이경으로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을 획득하고 세계선수권에서는 3연패(1995-1997)했으며 90년대 중장거리 최강자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세계정상으로 이끈 최초의 인물이다.
쇼트트랙 초창기의 인물로는 1980년대는 캐나다의 영웅 실비 데이글(Sylvie Daigle)이 있다. 데이글은 80년대가 전성기라 올림픽에서는 1992년 계주가 유일한 금메달이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3연패를 포함해 통산 5회 종합우승했다. 특히 1983년에는 여자부 유일하게 세계선수권 개인종목 전관왕에 올랐다. 2000년대에는 중장거리의 절대강자 진선유가 세계선수권 3연패(2005-2007)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했으나 2008년 부상으로 2011년 만 23세의 나이로 은퇴한다. 중국의 왕멍은 역사상 최고의 단거리 선수로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6개의 메달(금 4/은 1/동 1)을 획득했고 세계선수권 3회 우승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