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삐뚤어질거야"
제가 작년 12월부터 주식하는 것을 아는 지인들한테 내뱉고 다닌 말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사실 저는 작년 12월 이전만 해도 대형 우량주만 매매하던 스타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보다 훨씬 이전에는 코스닥 종목들 및 소형주, 테마주를 자주 매매했지만 제 본업에 열중하기 위해서 대형 우량주만 매매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이 저희 아버지의 이취임식이 있는 날입니다. 즉 퇴임식을 하시는데, 장남으로서 뭔가 꼭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약 2개월 뒤면 제 아버지가 칠순이어서 10년 전 환갑일 때 아무 것도 해 드리지 못 한 것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죄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두 분다 약 2개월 뒤면 칠순이십니다(두 분 생일이 하루 차이입니다).
10년 전을 돌이켜 보면 부모님 환갑 때 아무 것도 해 드리지 못 했습니다. 그 때 제가 30살이었고, 시간강사 나부랭이여서 벌이가 시원찮았습니다. 그래서 고작 해 드린 것이 100만원이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잠시 휴직을 6개월 정도 하고 어머니와 미국으로 환갑 여행 겸 공부를 하러 가셨는데 그때 고작 해 드린 것이 100만원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너무 죄송해서 10년 뒤에도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해 드려야겠다고 결심을 했었습니다.
10년 동안 저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시간 강사에서 연구원으로, 연구원에서 평론가로. 평론가에서 교수로.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모아 둔 돈이 별로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고, 본업에서 저축을 한 거 같은데 이런 저런 이유로 부모님 칠순을 목적으로 하는 돈을 모아 두지 못 했다는 사실을 작년 12월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심했습니다. "
앞으로 1년 동안 대형 우량주만 해서는 돈을 크게 모으지는 못 하겠으니, 코스닥 종목이나 중소형주 매매를 해야겠다고. 마침 1월 정도부터는 차트상 코스닥이 크게 움직일 것 같으니 코스닥으로 가자"
이런 생각이 들자 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보유중이던 대형 우량주를 일괄 매도하여 코스닥과 중소형주로 이동 배치 했습니다. 주식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런 저런 속사정을 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우스개 소리로 "앞으로 삐뚤어질거야"라고 했습니다. 그 삐둘어진다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매매 스타일로 하겠다는 저만의 의지의 천명이었습니다.
1년 동안 정말 미친 듯이 매매를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카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삐뚤어지기 시작했을 때부터일 것입니다. 미친듯이 매매를 했고, 손실중인 종목이 발생하면 조금 지켜보다가 아니겠다 싶으면 기회비용을 생각해서 바로 손절하고 다른 종목으로 교체를 하고, 교과서적인 매매는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계좌의 50%에 해당하는 현금을 투입하여 한 종목 매매를 하고. 단기간에 비중 50% 이상 현금 투입해서 수익을 크게 낸 종목이 쇼박스, 아사트, 웹젠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렇게 매매를 했지만 정석 투자가 아니란 것을 알기에 다른 사람들이나 카페에는 차마 글을 쓰지 못 했습니다.
하여튼 1년 동안 많은 매매를 했었고 코스닥이 꺽이기 전 5월까지 누적 수익률이 140%가 넘었습니다. 그러다 6월이후 여름에 누적수익률이 80% 수준가지 다시 떨어졌습니다. 이때가 저에게는 고비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매매 타이밍을 조금 더 빨리 가져가기로 했고, 코스닥 저가주들을 중심으로 매매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들 종목들을 집중 매매했습니다. 그런 매매의 효과가 있었고 지금은 누적 수익률이 120%까지 올라 왔습니다.
아버지께서 이제 오늘 퇴임하십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아버지께서 퇴임하면 몇달간 해외여행 가신다고 합니다. 아마도 몇십년 동안 일만 하셨고, 두 분 칠순이기도 하시니 해외 여행을 가시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전하는 아버지가 말씀은 퇴임하면 한동안 한국 땅에는 있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아버지 표현은 이보다 더 심한 것이었는데 제가 순화해서 한국 땅에 있고 싶지 않다라고 한 것이니 그 뉘앙스를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의 그 말씀은 그동안 일과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힘드셨을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현금을 드린다고 해서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드리고자 합니다. 돌이켜 보면 중학교 때 아버지 지갑에서 몰래 1-2만원씩 빼서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께서도 제가 지갑에서 돈을 빼 가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 해 주신 거 같습니다. 이제는 10년 전 제가 못 해 드린 부분과 그 옛날 지갑에서 돈을 몰래 빼서 쓴 것까지 해서 올해 수익의 일부인 2000만원을 오늘이나 주말에 드리고자 합니다. 부모님은 분명 안 받으시려고 하겠지만 제가 "땡깡"을 부려서라도 드릴 것입니다. 제가 부모님에게 효도하지 못한 부분과, 10년 환갑 때의 죄송함을 묻어서 드릴 것입니다. 이제는 제가 더 이상 삐뚤어질 이유는 없지만, 오늘부터는 제 아이와 아내를 위해서 삐뚤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셔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이제 푹 쉬세요.
그리고 저랑 자주 동네 목욕탕에서 만나요.
첫댓글 달하님!
멋지십니다,
짝짝짝짝~~~박수소리임
이런 이유라면 삐뚤어져도 이해할거임~~~ㅎㅎ
돈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님의 마음이 예쁩니다
ㅉㅉㅉ...주식해서 손실안보는게 쉽지 않은데 축하드려요 ...부모님께 효도까지 할수있어서 ...부럽부럽...
멋지시네요..비뚤어지실만하고요..나는 뭘했나 반성하게 됩니다..
아버님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멋지다 ㄷㄷㄷ
우왕~~
멋지셔용~~짝짝짝
부럽습니다
네^^ 효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시는 아버님이 계신 것이 부럽습니다.
크아 멋지십니당..
잘하셨네요 두루두루^^
잘읽었습니다ㅎㅎㅎ 멋지세요!!
오메, ~~~멋져유
멋지시네요~^^
행복하세요^^
부모님이 달하님같은 아들을 둬서 정말 배부르시겠어요...^^
ㅉㅉㅉ 정말 효도하시는 모습 보시좋습니다. 전 어제 친구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다녀왔는데 , 정말 계실때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려야겠어요. 아버지가 보고 싶오지네요~~~^^
매사에 최선을 다 하는 그대 멋져요!!!
멋지십니다!!
아침부터 뭉클하네요
좋습니다. 좋아요!!!^^
아버님이 뿌듯하실거같아요~ 건강을 기원합니다~
효자시네요
멋지십니다
달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멋지십니다!!!
아버님도 아들에 대해 뿌듯해하실거예요
아버님 계시네요. 맘껏 효도하세요. 돌아가시니 잘 해드린 게 없어 너무 아프드라구요. 좋은 아들 둔 아버님 행복하시겠습니다.
멋지십니다.~~
정말 훌륭한 아드님이세요^^ 달하님 애들도 나중에 아빠 본받아 효도할거예요^^
감사한 일입니다,,,언제나 복받는 시간들되십시요,,,,
캬~ 멋지십니다.
멋진 달님!!! 최고입니다.
오~호 멋지십니다....달피님~~~*^^* ...고수의 향기가 진하게 나십니다...앞으로 저두 자극받아서 더 열심히 수익창출 해야겠네요....화이팅~~!!!
행복하십니다.
양친부모 살아계시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습니
멋지시네요, 부모님께서 많이 행복해 하시겠습니다. ^^
나이스~
멋지십니다~~
멋진생각입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넘 멋진 아들이십니다~~ 저도 올해 부모님 환갑 맞으셨는데 제대로 못챙겨드려 죄송하네요.. 10년뒤엔 그렇게 효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제 상상으론 아버님도 달곰님 만큼 멋지신분 같아요 ...화이팅...^^
가슴이 뭉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