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하게 오르면서 전국 집값이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일 KB부동산 12월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값은 2021년 말 대비 3.12%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3.56% 하락한 후 가장 큰 낙폭이다. 전국 집값은 2022년 상반기(1~6월)까지 조금씩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7월(-0.07%) 하락 전환된 후 갈수록 낙폭이 확대돼 12월에는 1.52% 하락했다. 특히 세종 아파트 값은 11.97% 급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대구(-7.15%)가 뒤를 이었다. 수도권인 인천(-6.12%)과 경기(-5.26%)도 전국 평균보다 더 하락했다.
서울 집값은 2.96% 하락해 2012년(-4.4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특히 도봉(-6.40%)·노원(-5.63%)·성북(-5.58%)구 등 외곽 지역에서 하락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격도 4983만 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5000만 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서울 평당 평균 아파트 가격은 작년 1월 사상 첫 평당 5000만 원을 돌파한 후 6월 5158만 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2020~2021년 급등했던 집값이 올해 하락 전환한 것은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계속해 오르고 매수세도 위축되니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출이자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입지가 떨어지는 외곽 지역에서 더 많이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고 대표는 이어 “부동산 매매 거래량도 급감하면서 수억 원씩 하락한 일부 급매만 거래되다 보니 집값 하락 폭에 대한 심리적 체감은 더욱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는 1만 1558건으로 지난해(4만 1948건)의 27.6% 수준이었다.
한편 2022년 전세가는 매매가보다도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84% 떨어졌는데 이 역시 1998년(-20.18%)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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