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찍(鞭) ♤
- 유호인(兪好仁, 1445-1494), 편(鞭) -
枯藤爲柄革爲垂 一着能令馬自馳
고등위병혁위수 일착능영마자치
祗解策他迷策己 前脩正軌孰能追
지해책타미책기 전수정궤숙능추
등나무 손잡이에
가죽을 드리워서
채찍질 한번이면
말이 절로 내달린다.
남 때릴 줄만 알고
제 채찍질 어두우니
선현의 바른 법도
누가 능히 따르랴.
바싹 마른 등나무로
손잡이를 만들고
그 끝에 가죽 끈을 달아
채찍을 만들었다.
채찍을 한번 후려치면
맥 놓고 있던 말이 정신이 번쩍 들어
제가 무슨 천리마라도
된 줄 알고 내달린다.
그런데 이상하다.
채찍질은 말에게나 하고,
엉뚱한 다른 사람에게만
할 줄 알았지,
정작 제 자신의 나태와 용렬을
후려칠 생각은 못하는구나.
그러니 바른 길이
눈앞에 있어도
흐리멍텅한 정신이
끝내 돌아오지 않아
종내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매일 똑같은
삶을 되풀이하고 만다.
_()_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