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베이컨 굽는 냄새는 왜 그렇게 좋을까?
앤디 브러닝 지음 | 이충호 옮김
계단
2018년 05월 21일 출간
한 장의 그림이 백 마디 말보다 낫다.
-핵심만 담은 인포그래픽이 음식과 요리의 화학적 비밀을 한 눈에 보여준다.
요리의 냄새를 맡거나 입에 넣어 씹으면 누구라도 그 감각을 느낀다. 달콤하다. 짜다, 부드럽다. 새콤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걸 화학 물질을 이용해 설명하려면 두루뭉실한 말이나 그럴듯한 비유 말고는 정확하게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는 오히려 부정확한 정보가 퍼지거나 오해의 여지가 쉽게 생겨난다.
이 책에서는 요리와 음식이 왜 맛있고 없는지, 혹은 왜 그런 맛과 냄새와 색깔을 띠는 지를 화학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복잡하고 다면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글이 보완하지만, 핵심과 알짜만 알고 싶다면, 잘 짜인 이 책의 그림만 보더라도 왜 맛있는지를 바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인포그래픽은 미국 화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에 꾸준히 연재되고 있고, 수많은 학교와 단체, 연구소에서 일상의 화학을 전달하는 자료로 활발하게 사용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침대에 누워서, 소파에 기대서도 읽을 수 있다.
-짧고 부담 없지만, 꼼꼼하게 설명하는 음식과 맛의 화학적 원리.
모든 현상이 마찬가지겠지만, 그 현상과 관련된 원리를 알기 쉽게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한 단계 한 단계씩 눈높이에 맞춰 밟아가면 충분히 가능한데, 그게 어려운 이유는 읽는 사람의 수준과 배경지식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설명의 단계를 중간에 뛰어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의 과학지식은, 대학에 가서 따로 공부를 하지 않는 한, 고등학교 1~2학년에서 배운 과학지식이 거의 전부다. 그것도 나이를 먹으면서 급속히 잊고 단지 몇 개의 단편적인 조각 지식들만 남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눈높이와 핵심 요약이다. 저자가 대학교 진학 시험 출제 경험이 많다 보니, 일반인들이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공부할 게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가르쳐 왔기 때문에 핵심을 요약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는데 엄청난 노하우가 있다. 그런 노하우와 지식으로 한 장의 그림으로 깔끔하게 담아내어 전혀 힘들이지 않고도 우리는 부담감 없이 요리의 화학적 비밀을 볼 수 있다.
더 궁금하다고? 알기 쉽게 정리된 참고자료가 신뢰성을 높인다.
물론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을 수 있다. 커피와 차에는 똑같은 카페인이 비슷한 양만큼 들어 있는데, 커피가 왜 더 각성효과가 좋은지, 아니면 에너지 음료의 화장품 냄새가 왜 그렇게 10대와 20대들에게 자극적으로 다가가는지 궁금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찾은 수많은 논문과 자료 중에서 핵심적인, 그리고 일반인이 읽을 만한 자료들(영어)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다른 책과 달리 이런 직접적인 참고 문헌들의 출처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기존의 책들은 교과서나 일반적인 책들의 책 제목 정도나 언급하거나, 아주 전문적인 논문을 언급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참고하기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아니면 아예 출처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에 반해 이 책은 해당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어, 궁금증을 보다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