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투리 특징
비교적 두드러지는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인데, 의문문의 억양이 뭔가 좀 다르다. 표준어로 '~했어?'를 '~핸?'으로, '~먹었어?'를 '~먹언?'으로 하는 등 짧게 발음한다. 중국어 성조의 3성과도 비슷하게 들리는데, 의문문의 억양이 뭔가 독특하거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상대가 제주도 출신인지 물어보라. 그런데 그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대개 제주 총각이나 처녀들은 육지에 나가서도 표준어를 잘 쓴다.[17] 일상생활에서 쓰는 건 사투리지만 결국 초중고 수업은 모두 표준어 수업을 받아서 아무리 제주도인이라고 해도 제주 사투리로 말할 때 말고는 육지 사람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처음에 말할 때는 표준말과 억양이 살짝 다른 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것도 금방 사라지는 게 살펴진다. 지방 사람들 중에 제일 사투리를 빨리 감추게 되는 게 제주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적어도 경상도 사투리보단 빨리 사라진다. 이는 제주말과 육지말이 판이하게 달라 제주어 화자는 한국 표준어를 '외국어'를 배우듯 익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로 인해 타 지방의 방언보다도 제주 방언은 그 명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발음상 특징도 있다. ㅂ과 ㅎ 발음이 살아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실학'을 발음해보자. 보통 /시락/이라 발음할 것이나 제주도민은 /실학/이라고 ㅎ 발음을 살려 발음할 것이다(!).[18] 아니면 '1학년', '3학년'도 있다. 육지 사람은 /이랑년/, /사망년/이라고 하는데, 제주 사람은 /일학년/, /삼학년/이라고 말할 것이다. 대학 가서 자기 소개할 때, 민감한 사람들은 가끔 이상해서 웃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말들도 누군가는 조금 다르게 말하기도 한다. /일랑년/, /삼막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고, /일낭년/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이 현상은 '일'과 '학년', '삼'과 '학년'이 붙어서 형성된 말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추정하는 경우도 있다[이견].
최근 10대들 사이에서는 매우 이상한 변이형이 나타나기도 하는 듯하다. 모두 알다시피 동사와 형용사에는 '어간'이 있고 '어미'가 있다. 예전 제주말은 어미가 서울말과 많이 다르더라도 말을 할 때 통째로 없어져 버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서는 어미가 마치 영형태처럼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들으면 굉장히 이상하다. 저 밑에도 예시가 하나 있지만, '~하지 않?' 같은 말은 예전에는 '~하지 않애?'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 닮아'라고 말했던 것도 그렇게 말하지 않고 '~ 닮'이라 말하고 끝내버린다. 언어학적으로 연구해볼 만한 일이다.
그리고 산남에서도 사투리가 다른 지역이 있다. 보통 '~이서/어서?'라고 하는 것을 '~인/언?'이라 하는 지역도 있다. '지우개 있어?'를 보통 '지우개 이서?'라고 하는데 '지우개 인?'이라고 하는 식. 하지만 '~인/언'은 제주도 사투리가 아니라 '~있니/없니'를 단순히 줄인 말이다. 최근 삼십 년 이내에 발생한 표현으로, 여학생들 사이에 만들어진 신조어 중 하나이다. 이것이 이어져 사투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언'은 사투리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제주도 안에서 생겨나고 제주도 안에서 사용되는 이상 제주만의 언어 습관으로써 굳이 제주 사투리의 범주로 인정한다면(애초에 사투리라는 말이 "표준어와는 다른, 어떤 지역이나 지방에서만 쓰이는 특유한 언어"(출처: 다음 국어사전)를 가리킨다.) 제주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표현으로써 제주 사투리의 연장으로써 볼 여지도 있으며, 오키나와의 우치나 야마토구치와 같은 것으로써 그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 사람들에게 '몇 명'이라 말할 때 쓰는 '명'은 '~맹'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한 사람,두 사람 말할 때는 '혼 맹, 두 맹' 혹은 '혼 사름, 두 사름'… 이렇게 말한다. 사실 '한 사람, 두 사람…' 할 때 엄격히 제주 지방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려면 'ᄒᆞᆫ ᄉᆞᄅᆞᆷ' 이런 식으로 표기하고 발음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아래아 표기가 잘 안 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제주말 비슷한 소리가 나는 표기 '혼 소롬, 두 소롬…'이라 써 보고 있다.
출처: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