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舍兄虬川處士赴關東序
滄洲 全克恬
世道多權詐常恨青眼之難逢 人生足别離始知朱顔之易老 河橋芳草黯然此日之銷魂 關嶺愁雲邈矣明朝之入望 維兄與第塤箎酬唱金石磨礱 北堂叨陪曾慕伯魚之對東樓高會共吟太白之詩争說 元方季方皆敦友于之情義 縱慙燕國許國尚有爀然之聲華 誰料同被之歡變爲分襟之恨 越江起宗元之歎巴蜀軫子美之悲 離亭日斜撫雄劔而蛟龍吼别路天遠摻征椐而涕淚垂 何處湖山獨發烟霞之興 今年節序已違河朔之期 所冀誦鶺鴒之章傳鴻鴈之信 紫荆花下雖廢姜子之遊 青草池邊倘圓謝公之夢箋
규천 형님(全克恒), 관동 길에 오르시니: 석별(惜別)의 서(序)
창주 전극념 (滄洲 全克恬)
세상살이에 권모술수가 많아 늘 진정한 벗을 만나기 어려움을 한탄했고, 인생에 이별이 잦아 비로소 젊음이 쉬이 늙음을 알았습니다. 이날은, 강가의 다리 난간에 드리워진 풀들은 어슴푸레하여 마음을 아프게 하고, 멀리 관동 고개의 근심 어린 구름은 내일이면 형님의 시야에 들어서겠지요.
형님과 저는 피리와 퉁소처럼 서로 화답하고, 쇠와 숫돌처럼 갈고 닦으며 지냈습니다. 북당에서 부모님을 모실 때에는 증자는 공자의 아들 백어가 부모님을 대하는 효심을 흠모했고, 동루에서 높이 모여 앉아 이태백의 시를 함께 읊었습니다. 사람들이 원방과 계방 형제가 모두 우애가 깊었다고 칭송했지만, 저희는 연나라와 허나라처럼 빛나는 명성을 아직 이루지 못했음을 부끄러워했습니다.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 이불을 덮고 지내던 즐거움이 옷깃을 나누는 이별의 한이 될 줄을요. 영주의 강물에서는 유종원의 탄식이 일고, 파촉 땅에서는 두보의 슬픔이 저며옵니다. 해가 지는 이별의 정자에서 웅장한 칼을 어루만지니 교룡이 울부짖는 듯하고, 하늘 멀리 떨어진 이별 길에서 가는 나뭇가지를 잡으니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어느 곳의 호수와 산에서 홀로 산수 자연을 벗 삼는 흥취를 일으키실는지요? 올해의 계절은 이미 약속했던 하삭(河朔)의 기한을 어기게 되었지만, 바라건대 <시경>의 '멱령'편처럼 형제간의 우애를 노래하고 기러기처럼 소식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화려한 환경(자경화 아래)일지라도, 재앙을 피하고 본질을 보존하려는 지혜(강자지유)가 오히려 쓸모없게 되었지만, 부디 푸른 풀 우거진 연못가에서 사공(謝公)과 같은 풍류를 즐기시는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출처] 창주문집
● 靑眼之逢
이 성어는 중국 위진 남북조 시대의 문학가 완적(阮籍)의 고사에서 유래했습니다. 완적은 당시 명사들을 만날 때 두 가지 태도를 보였다고 전해집니다.
청안 (靑眼): 자신이 존경하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눈을 바로 뜨고 흰자위와 검은자위가 뚜렷하게 보이는 푸른 눈으로 상대를 대했습니다. 이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환대하고 존중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백안 (白眼): 반대로 자신이 싫어하거나 경멸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옆으로 흘겨보아 흰자위만 드러내는 하얀 눈으로 상대를 대했습니다. 이는 그 사람을 경멸하고 불쾌하게 여긴다는 의미였습니다.
완적은 그의 어머니 상중에 방문한 예법을 따지던 혜희 (惠喜)에게는 백안시했지만,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술을 가지고 찾아온 혜강 (嵇康)과 같은 벗들에게는 청안으로 대했다고 합니다.
● 同被之歡
① 부부간의 금슬 좋은 관계:
가장 일반적인 의미로, 부부가 한 침상을 공유하며 느끼는 정답고 화목한 즐거움을 뜻합니다.
② 형제, 자매 등 혈육 간의 친밀함:
같은 방에서 지내며 나누는 우애와 즐거움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③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의 친밀함:
때로는 마음이 통하는 가까운 친구가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며 나누는 유대감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도 사용됩니다.
● 分襟之恨
'분금지한 (分襟之恨)'은 *옷깃을 나누는 한(恨)*이라는 뜻으로,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에서 오는 슬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못내 아쉬운 마음을 의미합니다.
● 유종원(宗元)의 탄식
중국 당나라의 문학가 유종원이 겪었던 좌절과 불운, 그리고 그로 인해 느꼈던 깊은 슬픔과 울분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말입니다. 특히 그의 유배 생활과 관련하여 많이 언급됩니다.
● 두보(子美)의 슬픔
중국 당나라의 위대한 시인 두보가 겪었던 고난과 그로 인해 그의 시에 깊이 배어 있는 비애와 우수(憂愁)의 정서를 의미합니다. 특히 격동의 시대 속에서 백성들의 고통을 함께하며 느꼈던 연민과, 개인적인 불운에서 비롯된 좌절감이 복합적으로 표현될 때 이 말이 사용됩니다.
● 하삭지기(河朔之期)
이 고사성어는 정확히 언제, 어떤 이야기에서 유래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찾기 어렵습니다. 다만, '하(河)'가 황하(黃河)를 의미하고, 황하의 물이 항상 누렇게 흐려 있어 맑아질 때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백 년에 한 번 맑아질까 말까 하다"는 의미의 '백년하청(百年河淸)'과 유사한 의미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황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이루어지기 매우 어려운 일을 기약하거나 기다리는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 <시경>의 '멱령(鶺鴒)’
멱령(鶺鴒)은 어떤 새인가요?
'멱령'은 한자 그대로 '물가에 사는 새'를 의미하며, 주로 할미새를 가리킵니다. 할미새는 무리를 지어 다니고, 땅 위를 걸어 다니다가도 위험이 닥치거나 먹이를 발견하면 서로 소리를 내어 알리고 함께 움직이는 습성이 있습니다.
시경 「멱령」의 내용과 의미
『시경』 「소아(小雅)」 편에 실린 「멱령」 시는 이러한 할미새의 습성을 빌려 형제간의 끈끈한 정과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우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상체(常棣) 제3장
脊令在原,兄弟急難。
每有良朋,況也永歎。
● 자경화 (紫荆花)
원래 의미: 자경화는 협동, 우애, 그리고 가족 간의 화목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특히 중국의 고사에서 형제가 재산을 나누려 할 때 자경화가 시들자, 형제들이 마음을 돌려 화목하게 살게 되자 꽃이 다시 피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강자지유 (姜子之遊)
장자(莊子)의 '산목(山木)'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쓸모없음(無用)으로 인해 오히려 재앙을 피하고 보존되는 지혜를 뜻합니다. 쓸모가 없기에 베어지거나 희생되지 않고 오래도록 살아남는 나무의 비유에서 나온 말입니다.
● 謝公
중국 동진~유송 시대의 산수시 대가이자 명문 사씨 가문의 후손인 *사령운(謝靈運)*을 가리키는 존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