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진(秦)나라 때 범칠랑(范七郞)이 만리장성을 쌓으러 부역을 갔다. 그 아내 맹강(孟姜)이 겨울옷을 지어 남편을 찾아갔으나 남편은 이미 죽은 후였으므로 성 밑에서 곡을 하다가 망부석(望夫石)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무창(武昌)의 한 정녀(貞女)가 멀리 전쟁에 나가는 남편을 산상(山上)에서 전별하고 그대로 서서 바라보다가 입석(立石)으로 화(化)했다는 전설도 있다.
신라 눌지왕때 일본에 사신으로 간 박제상(朴提上)이 돌아오지 않자, 그의 부인이 서라벌의 치술령(鵄述嶺)에 올라 왜국을 바라보며 통곡하다가 죽어 석부(石婦)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사진은 치술령 정상에 있는 신모사(神母祠)터 표지석.
● 석부사(石婦辭) - 서거정/사가시집1권
지아비여 어디를 갔는고 / 夫兮何之
지어미여 나는 슬프다오 / 婦兮我悲
그리운 님 기다림이여 언제나 올런고 / 望靈脩兮來何時
그리운 님 오지 않아 오래토록 생각하노라 / 靈脩不來兮長相思
오래 생각한들 어찌할 수 있으리요 / 長相思兮知奈何
천지는 끝이 없고 바다는 가이없거니 / 天地無窮兮海無涯
차라리 돌이 되어 아무것도 몰라버리리 / 寧化爲石兮頑無知
강가에 홀로 우뚝 서 있음이여 / 表獨立兮江之湄
천추만세토록 마음은 변치 않으련다 / 千秋萬歲兮心不移
● 망부석(望夫石) - 작자미상/동문선11권
옛날에 절개 굳은 어떤 부인이 / 昔有貞心婦
멀리서 아득한 길을 따르기 어려워 / 難追杳杳途
몸이 산밑의 돌로 되어서 / 化爲山下石
전장간 남편을 기다리누나 / 空望戰場夫
비가 뿌려 구슬 같은 눈물 더하고 / 雨酒添珠淚
먼지 날아 눈 같은 살 위에 앉네 / 塵侵染雪膚
푸른 구름이 귓머리에 연달아 일고 / 綠雲連鬢起
초승달이 눈썹 가에 외로이 뜨네 / 新月帶眉孤
얌전한 모습은 그대로지만 / 窈窕形容在
상긋 웃는 말씀은 한 마디 없네 / 玲瓏笑語無
아황이 만일 이 돌을 보면 / 娥皇如見此
창오에 울던 일을 부끄러워하리 / 應恥泣蒼梧
● 치술령곡(鵄述嶺曲) - 임하필기38권 해동악부(海東樂府)
신라 눌지왕 때 사신 박제상이 / 時際訥祗朴使臣
국서 갖고 일본 가서 갇힌 몸 되었네 / 奉書日本楚囚身
높은 산에 우뚝 서 있는 망부석은 / 望夫石立山崔兀
옛 사당 가을바람 속 치술령 신모로다 / 古廟秋風鵄述神
● 망부석(望夫石) - 이승소/삼탄집2권
겨우살이 긴 소나무 서로 얽혀서 / 女蘿抂長松
백년 동안 서로 간에 의지해 있네 / 百歲相因依
아낙네가 군자의 짝 되고 난 뒤엔 / 婦人配君子
소원이 바로 헤어지지 않는 거라네 / 所願不相違
죽어 같이 묻히기를 기약했거니 / 但期死同穴
어찌 멀리 이별할 줄 알았으리오 / 寧知遠別離
하루아침 바람 먼지 일어나서는 / 風塵一朝起
만리 멀리 왕사 따라 출정하였네 / 萬里從王師
옷깃 잡고 통곡 속에 전송할 새에 / 攀衣哭相送
천지 모두 나를 위해 슬퍼하였네 / 天地爲我悲
봉후 되길 바라는 맘 전혀 없었고 / 不願覓封侯
단지 일찍 돌아오기만을 바랐네 / 但願早來歸
어찌하여 일이 크게 어긋나버려 / 如何事大謬
돌아오는 때를 이미 놓쳐버렸네 / 已失瓜時期
깊은 규방 적막 속에 빠져들어서 / 幽閨空寂寞
울울하게 오래 서로 생각하였네 / 鬱鬱長相思
고운 얼굴 갈수록 더 쇠해지는데 / 容華漸衰歇
하얀 해는 동에서 서 내달렸다네 / 白日東西馳
항상 높은 언덕 올라 바라다보며 / 常陞高丘望
출정 간 이 돌아오나 바라다봤네 / 望我征人回
출정 나간 사람 끝내 안 돌아오니 / 征人竟不來
얼음과 숯 가슴속에 교차하였네 / 氷炭交中懷
눈물 쏟아 양쪽 눈 다 바짝 말랐고 / 淚盡兩眼枯
곱던 바탕 티끌과 재 되어버렸네 / 蕙質爲塵灰
죽어도 눈 못 감은 줄 내가 알거니 / 吾知死不瞑
죽어서 아마 비익조가 되었을 거네 / 化作雙飛翼
안 그러면 쌍검으로 화하여져서 / 不然作雙劍
그 원기가 하늘 쏘아 붉어졌으리 / 冤氣射天赤
천추 길이 돌로 화해 남겨졌거니 / 千秋有遺石
남은 자취 푸른 이끼 속에 묻혔네 / 留迹埋蒼苔
길 가던 이가 손들어 가리키나니 / 行人相指似
내 마음에 긴 생각이 들게 하누나 / 使我心悠哉
인생살이 뜻 얻기가 힘드는 것은 / 人生得意難
예나 지금 어쩜 똑같단 말인가 / 古今同一轍
그댄 보지 못하였나 상강 언덕의 / 不見湘江岸
대나무에 피 묻어 반점 찍힌 것을 / 班班竹上血
● 망부석(望夫石) - 성현/허백당 풍아록2권
망부산 아래에는 먼지가 풀풀 날고 / 望夫山下飛埃塵
망부산 위에는 가시나무 빽빽한데 / 望夫山上多荊榛
어떤 이가 꼼짝 않고 지아비를 기다리다 / 何人望夫苦留待
부질없이 깡마른 돌덩이로 변하였나 / 化爲瘦骨空嶙峋
아침마다 저녁마다 행인들을 바라봐도 / 朝朝暮暮望行人
남편이 아니라서 다시 실망하였어라 / 行人非是還傷神
딱딱한 돌이 되어 말을 알지 못하지만 / 縱然頑質不解語
남편 오길 기다리는 뜻은 예나 다름없네 / 望夫之意今猶古
산 아래로 분주하게 오고 가는 사람들 / 紛紛山下往來人
지금까지 말 전하니 누가 감히 무시하랴 / 至今相傳誰敢侮
● 망부석(望夫石) - 송상기/옥오재집2권
바다 마르고 산이 무너져도 이 한 더 깊으니 / 海竭山崩此恨深
아름다운 혼백 천년이 흐른들 어찌 사라지랴 / 芳魂千載豈銷沈
차라리 정위새로 변하여 / 不如化作禽精衛
푸른 바다 메우려 애씀만 못하리 / 塡得滄溟見苦心
● 望夫石 二首(망부석 2수) - 박이장/용담집2권
맹강은 천고에 흠모를 불러일으키더니 / 孟姜千古起余欽
더구나 다시 바닷가에 사당을 남겼구나 / 況復遺祠傍海潯
물이 마르고 산이 닳아도 한은 남으니 / 水渴山平猶有恨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찾아볼 만하네 / 星奔月涉可相尋
구름이 되어 기꺼이 황당무계한 꿈을 꾸고 / 爲雲肯作無稽夢
돌이 되어 오래도록 마음을 돌리지 않네 / 化石長存不轉心
한 조각 비석이 산 밑 길가에 있으니 / 一片貞珉山下路
글 짓는 나그네들 얼마나 옷깃 적셨을까 / 幾敎詞客淚霑襟
팔리포 머리에 옛 자취가 있어 / 八里鋪頭古跡存
길 왼편에 말을 세우고 바위를 찾네 / 停驂路左訪雲根
낭군은 만 리로 떠나 돌아올 길이 없고 / 郞君萬里無歸路
아녀자는 천 년 동안 한을 풀지 못하네 / 兒女千年不盡冤
원장이 마주서서 지난 일을 아파하고 / 對立元章傷往事
젊은 아낙은 침통히 읊으며 굳은 넋을 생각하네 / 沈吟幼婦想貞魂
나그네는 위문을 끝내고 흰머리를 긁는데 / 騷人弔罷搔頭白
변방의 해 산에 걸려 바다 기운이 어둡네 / 塞日銜山海氣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