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날다 石隅
땡볕 가장자리 천막 그림자.
오후도 한참지난 장터 입구 장국밥집 무쇠 솥에선,
장국밥이
강물 가 펄럭이는 깃발처럼 끓고 있다.
나는 오롯이 자리 잡은 그늘진 카페에서 ‘천국의 눈물’을 듣고,
에릭은 50층 아파트 창밖으로 페르시아 고양이를 던졌다.
죽음의 그림자는 좁쌀 한 알 만큼의 시간에 실려
잘 훈련된 송골매처럼 날았다
아...하는 탄성도 환호 속에 묻혀버렸다.
살고 죽는 일도, 시계소리도, 환호 속에 묻혀버렸다.
시계탑을 보지 못한 할머니 한 분이 장국밥을 맛나게 드시고
갑사 치마 속 고쟁이에서,
꼬깃꼬깃 다섯 번 접힌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실 때
고양이는 사뿐히 내려앉았고.
한 알의 밀알과, 말씀 속에서 존재하는 시간도,
성스러운 시계소리도 잊혀져 갔다.
어느 날 다리 저는 노인 한 분이 고양이를 안고 지나갔다.
내 모래시계에는 인도 바르나시 갠지스 강 화장터 근처에서 퍼온 항하사(恒河沙)의
모래가 들어 있어서 뒤집을 때마다 뼈가타며 관절이 수축하는 소리가 난다. “타닥 털석”
나는 그 소리를 시간이 타는 소리라고 우겨보고 싶다.
동두천 술집에서 맥주 한 캔씩을 들고 ‘천국의 눈물’을 부르는, GI들의 어깨동무 속에서
젊음이 물씬 배어나왔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들이 젊은이들의 눈물인걸 알았다.
그 후 22년이 지나, 출사여행 중 덜컹거리는 시외버스에서 이 노래를 듣고 그 때의
기억들이 생각났다. 그 때 그 친구들도, 방황하다 무력감 속에서 군대를 지원했겠지.
소녀티가 겨우 가신 18세의 제니퍼는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이라고 노래했었던가..
제대를 하고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대학에 진학해서 변호사가 되어 있을까?.
커다란 손목시계를 찬 조그맣고 귀여운 소녀였는데...
Tears in heaven Eric Patrick Clapton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천국에서 만난다면 이 아빠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겠니. ?
Would it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
내가 널 천국에서 본다면 너는 변함없이 그 모습 그대로일까?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 난 강해져야해,
그리고 당당하게 살아가야겠어.
'Cause I know I don't belong here in heaven.
나는 아직 너처럼 천국에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Would you hold my hand if I saw you in heaven?
천국에서 우리가 만난다면 내 손을 잡아 줄 수 있겠니?
Would you help me stand if I saw you in heaven?
천국에서 보게 되면 쓰러진 나를 일으켜 세워 줄 수 있겠니?
I'll find my way through night and day,
나는 밤이든 낮이든 이 아빠가 가야할 길을 찾아야 할 거야
'Cause I know I just can't stay here in heaven.
왜냐하면 난 그대로 천국에서 머물러 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
Time can bring you down 시간이 흐르다보면 좌절을 겪을 수도 있단다.
Time can bend your knees. 세월은 너를 굴복시킬 수도 있고.
Time can break your heart 살다보면 가슴 아픈 일이 있는 거란다.
Have you begged and pleaded, begged and pleaded
구걸도 하고 간청하기도 하고 애원해야 할 일도 있단다.
Beyond the door there's peace I'm sure,
저 천국의 문 너머에는 분명 평화가 있을 거라고 믿는단다.
And I know there'll be no more tears in heaven.
그리고 천국에는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일이 더 이상 없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단다.
猫眼 星湖僿說
猫兒眼裏定周天 고양이 눈 속에는 하루가 지나는 주천이 제대로 정해져 있어
子午懸針卯酉圓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은 지남침을 달고 봄과 가을의 만남으로 긴장한다
寅申巳亥杏仁橢 미래에 무엇을 할까 생각할때 살구씨처럼 길쭉하게 되고
四季還如棗心然 춘하추동로 돌아갈 때는 대추씨와 같이 뾰족하구나
사람들은 고양이의 눈에서 眞空妙有를 느끼나 보다
아무튼 고양이의 눈은 여인네 마음처럼 신비스럽다
고양이 눈을 통하여 사람들의 감정들이 일주천한다
자존심의 암투도, 봄과 가을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미래의, 계절의 회귀도 고양이 눈을 통해 보려고 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잘 읽고 배웁니다.고맙습니다.
저도 잘 읽었습니다.
에릭 크랩톤의 Tears in heaven..
학창시절 자주가던 찻집의 혼혈DJ가 잘 틀어주던..
크리프 리차드의 The Youngones을 아시나요
요새는 요한세바스찬 바흐의 전곡을 오키스트라별로 들어 봅니다
할 일이 없는 시니어가
전각도, 서각도 100여 자루 늘어놓고
넋두리하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싫은 소리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