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빵하는 방법도 가지가지.
이리저리 날뛰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 참 대단하네요.
평촌 학원가 먹자골목에서 3일 전에 구경한 진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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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사거리 횡단보도 근방에서 콜을 잡고 전화를 하니 먹자골목 3문으로 들어오면 된단다.
(학원가 먹자골목에는 1문, 2문....6문 하는 식으로 입구가 표시되어 있다.)
손님이 일러준 대로 1문을 통과하고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 복어촌에서 좌회전,
잠시후엔 주가돈가라는 곳에서 우회전, 다시 몇걸음 더 가서 왼쪽으로 돌아가보니
부산기장꼼장어라는 업소의 크고 긴 간판이 보였다.
업소 현관문 앞 주차장에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서있다. 대리기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서둘러 다가가 방금 전에 통화한 기사라고 얘기했더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3개의 콜을 불렀으니 기사 두 명이 더 와야 한다는 얘기였다.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이었다.
잠시후 기사들이 양쪽 방향에서 헐레벌떡 뛰어온다.
그런데 두 명이 아니고 세 명이다. 제일 먼저 뛰어온 청바지 차림의 기사가 다짜고짜 손님을 낚아채려 한다.
순간 그 기사의 등 뒤에서 광명 가시는 손님이 어느 분이십니까? 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청바지를 따라가려던 손님이 뒤돌아서며 광명 오더를 잡은 기사에게 손짓을 한다.
그러자 청바지는 뒤도 안 돌아보며 재빨리 꼼장어집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님들은 청바지 기사에게 길빵을 당할뻔 한 사실도 모르는 듯했다.
제일 먼저 도착했으면서도 맨 나중에 출발하게 된 나는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손님의 요청을 듣게 되었다.
손님을 대기하고 있는 짧은 시간 동안에 방금 전 티셔츠 & 청바지 기사의 길빵 동선(?)을 구경하게 되었다.
청바지는 길빵에 실패하면 곧 다른 업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향해 달음박질했다.
손님들이 고개를 가로 젓는 모습이 보이면 청바지는 곧바로 또 다른 업소의 출입구를 향해 내쳐 달리는 것이었다.
음식점의 문만 열리면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리저리 뛰는 동작이 꼭 발바리 같이 민첩했다.
밤새도록 취객을 상대로 무슨 출구조사라도 하려는 모습처럼 보였다.
유흥가에서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하는 길빵인들을 많이 보았지만,
평촌 먹자의 발바리처럼 골목길의 이집 저집 문간에 마구 달려들어 출구조사를 하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술집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거의 다 대리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양이었다.
대리 신청 유력. 대리 신청 확실. 대리 신청 당선.
청바지는 먹자골목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계속 쏘다니고 있었다.
첫댓글 언제 읽어봐도 참 잼난 글들입니다 세태풍자 ! 라크님의 글들은 계속되어야 한다 ^^
깜짝야!! 난또 라크님 글인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훌텃다는거...ㅎㅎㅎ
ㅋㅋㅋㅋ 재밌네요.ㅋㅋㅋ 표현력 짱........
"청"바지...ㅋㅋㅋ
유력, 확실, 당선 대단한 표현력입니다.
청바지? 나도 오늘 청바진데? ㅋㅋ 오늘 네가 고생이 많다. 출구조사가 맞긴한데 혼자하면 너무 힘들잖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