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지구궤도의 바로 바깥쪽을 돌고 있는 행성.
태양에서 보아 네번째 궤도를 돈다. 붉은 빛을 띠고 있어, 예로부터 전쟁이나 재앙(災殃)과 결부시켜 생각한 민족이 많다. 영어명 마르스(Mars)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군신(軍神)의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형혹(熒惑)이라고 불렀다.
화성궤도의 평균반지름은 1.524AU(2억 2794만 km), 이심률은 0.093으로 행성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태양에서의 거리는 최대와 최소의 차가 4,300만 km나 된다. 또한 지구와 가장 가까워질 때의 거리는 5,000만∼1억 km까지로 변한다. 이것을 대접근(大接近)이라 하는데, 15년 또는 17년 간격으로 일어난다. 최근에는 1986년 7월 초순에 대접근이 있었다. 궤도의 황도경사는 약 2°이고, 공전주기는 1.8809년, 궤도의 평균속도는 매초 24.01km, 지구와 회합주기는 780일이다.
화성의 적도반지름은 3 ,390km로 지구의 반 정도이며, 지구에서 본 시(視)반지름은 약 12″이다. 질량은 지구의 0.107배, 밀도는 3.94g/cm3, 편평도는 0.0052. 적도에서의 중력은 지구의 0.38배이다. 자전주기는 24h 37m 23s로 지구보다 약간 길고, 자전축이 약 25° 기울어 있어 4계절이 있다. 밝기는 보통 때는 -2.0등 정도이지만 대접근 무렵에는 약 -2.8등이 된다.
태양으로부터 받는 화성의 복사량은 지구의 0.43배이고, 이 때문에 표면온도가 지구에 비해 매우 낮고 반사율도 0.15로 지구의 반 이하이다. 궤도의 이심률이 크기 때문에 남반구쪽이 더워지기 쉽다. 표면온도는 적도 지역에서는 7 ℃, 극관(極冠)은 -68℃, 전표면의 평균값은 -23℃이다. 또 적도에서의 일교차는 매우 커서, 하루 동안의 온도가 최고 30℃에서 최저 -60℃로 측정되었다.
기압은 5hPa 정도(지구의 약 200분의 1)이고,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며, 수증기는 대기 중에 포함된 것을 전부 물로 바꾸어야 화성표면을 10∼20μm의 두께로 덮을 정도로 적다. 산소의 함유량도 극히 적다.
지구에서의 관측으로 화성표면에서는 노란 구름, 흰 구름, 푸른 구름의 3종이 발생된다고 알려졌다. 노란 구름은 먼지가 말려올라간 것으로 추정되어, 화성대기의 이동을 연구하는 데 길잡이가 된다. 특정한 지역에 발생한다고 알려졌던 흰 구름은 높이 8∼20km에서 나타나며, 작은 얼음의 결정으로 된 지구의 권운(卷雲)과 같은 종류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15∼30km 상공에서 나타나는 푸른 구름은 지구에는 없는 것으로, 이산화탄소의 작은 결정으로 된 구름으로 보인다.
1965년 7월에 미국의 화성탐사선 매리너 4호가 처음으로 화성에 접근하여 관측하고, 그후 몇 개의 화성탐사선이 활동하여 표면의 지형이 상세히 알려졌다. 화성표면에는 달표면과 비슷한 크레이터가 있으나, 가장자리가 주위 지면의 높이와 차이가 없어, 원형의 웅덩이처럼 보인다. 지름 10km 이상인 것은 평균 1만 km2당 1개 꼴로, 그 수가 달에서보다 드물다.
화성표면은 크레이터가 많은 지역, 고르지 못한 지역, 평탄한 지역 등 세 부분으로 대별되고, 서로 불규칙하게 분포한다. 또 화성표면에는 밝은 지역과 어두운 지역이 있지만, 이것은 크레이터가 많은 지역과 고르지 못한 지역의 분포와는 상관이 없다. 다만 평탄한 지역은 반드시 밝은 지역 속에 있다. 밝은 지역은 낮은 지역인 경우가 많다.
19세기 이래 화성표면에 운하(運河)로 불리는 가는 선들이 있다고 전해져 왔지만, 이는 관측자의 착각임이 밝혀졌다. 지상의 망원경관측에서 화성표면의 무늬라고 하는 것이 이 밝고 어두운 지역들을 가리킨 셈이다. 17세기에 C.호이겐스가 발견한 시르티스메이저(Syrtis Major) 등의 무늬가 확인되었으나, 상상한 만큼 명확한 윤곽이 있는 것은 아니다.
화성에는 위성이 2개 있다. 1877년 A.홀이 워싱턴 천문대의 지름 65cm 굴절망원경으로 발견하였다. 안쪽 포보스의 공전주기는 7시간 39분으로 화성표면으로부터 6,000km 높이에서 돌고 있다. 이 공전주기가 화성의 자전주기보다 짧기 때문에 화성에서 보면 포보스는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
길다란 감자 모양으로 생긴 포보스가 하늘에서 보이는 시간은 적도지방에서도 불과 4시간 15분으로, 그 동안에 초승달에서 보름달을 거치는 변화를 보인다. 바깥쪽 위성 데이모스는 화성 상공 2만 100km에서 30시간 17분의 주기로 돌고 있다. 데이모스는 그 공전주기가 화성의 자전주기보다 길어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질 때까지 2일 18시간이 걸린다. 그 동안에 데이모스는 초승달 → 보름달 → 초승달 → 보름달 → 초승달로 변한다.
A.홀이 화성의 위성을 발견하기 약 100년 전에 영국의 J.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에는 라퓨터라는 나라의 천문학자가 화성에 달이 2개 있음을 발견하고, 그중 하나는 포보스처럼 이상하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매우 신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