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산업뉴스 송남석 기자] 안정성이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와 근무여건으로 취업 준비생은 물론이고 직장인들의 선망의 대상인 공기업은 해마다 입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른바 ‘신이 내린 직장’이란 공기업 취업을 위해서는 도대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평균 수 백대 1의 경쟁률도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실제로, 올해 이미 채용을 완료했거나 진행중인 기관의 입사경쟁률은 인천항만공사가 741대1, 가스안전공사 행정직 450대 1, 기술신용보증기금 일반직원 260대 1, 조폐공사 173대 1 등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필요 충분조건을 갖춰야 할까. 과연 내 조건으로도 입사가 가능할까?
일단 공기업에 취업하려는 수험생들은 토익점수, 학점, 자격증, 자기소개서 등 합격 가능한 기본적인 기준에 충족하는 지를 파악하는 게 핵심 관건이다.
온라인교육 전문 사이트 에듀스파(www.eduspa.com)는 20일, 자체 운영중인 취업교육전문 사이트 잡스터디(www.jobstudy.co.kr)와 함께 각 분야별 2006년~2007년 상반기 주요 인기 공기업의 합격기준 및 취업전략을 제시해 소개해 관련분야 취업희망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익 900점대 아성 무너질까?
올 하반기 채용부터 기획예산처의 권고안을 따라 일정점수의 토익을 서류전형의 자격으로 하는 등 각 공기업이 토익자격 기준을 완화할지 여부도 관심꺼리다.
19일 채용이 마감된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사무직렬 토익점수 800, 기술직 700 영업직 600 이상이면 무조건 서류통과를 시키고 있다.
반면, 한국공항공사 사무직, 한국은행, 방송광고공사, 주택금융공사, 관광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토지공사, 예금보험공사, 주택보증공사, 수출보험공사, 한국동서발전 사무직, 남동발전, 한전사무직, 금융감독원, 보훈복지의료공단, 방송위원회 사무처 등은 토익 기준으로 평균 900점 이상은 돼야 한다.
특히 한국은행은 평균 960점 이상이다. 한국은행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토익 필기 배점(200점)이 다른 공기업들 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물론 올 초, 기획예산처가 공기업 입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토익, 토플 등 어학점수나 대학 학점 비중을 하향 조정하도록 각 공기업에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까지는 권고안이 각 공기업에 곧바로 먹혀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토익 점수가 별로라면 차라리 안전지대로...
토익 점수가 900점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외국어 점수 기준이 없는 공기업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토익을 입사기준에서 제외했고 서류전형도 없다. 당연히 필기시험만으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커트라인이 높다. 평균 80점대 후반 대를 기록해야 합격이 가능하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도 서류전형이 없는 대신 곧바로 1차 필기시험으로 연결되는 만큼 일정 어학점수만 넘으면 누구나 필기시험에 응할 수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토익을 철폐한 대신 서류전형에서는 자격증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면접시험은 까다로운 편이다. 시사적인 감각을 놓치면 안된다.
SH공사(구 서울도시개발공사)는 학점은 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토익점수가 높지도 않다. 토익은 사무직이 700, 기술직이 600점 이상이면 필기시험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토익 800점대로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한 곳은 한국주택공사 기술직, 한국감정원, 동서발전 기술직, 한국중부발전 기술직, 대한주택보증 기술직, 수협중앙회,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2007년 상반기 수자원공사는 750점 이상, 2006년 하반기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는 토익 830이면 서류전형에 통과했다.
토지공사 법학부문을 비롯해, 한국전력거래소 기술직, 서울도시철도 기술직은 850점 정도 선에서 안정권이 형성돼 있다. 또 대한지적공사 기술직과 토지공사 법학은 850점 정도의 커트라인이 형성돼 있다. 안정 점수대는 응시 가능 점수대에 100~150점을 더한 점수 수준으로 보인다.
한전 등 일부 토익 상한제 적용
토익에 변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공기업에서 적용하는 토익 점수 상한제는 높은 토익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상한점수 이상이면 만점을 주는 만큼 상한점수 이상의 점수를 얻기 위해 더 이상 발버둥 칠 필요는 없다.
현재 토익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는 공기업으로는 남동발전, 한국전력 사무직, 한전기술 등이 있다. 한국전력 사무직의 경우 상한 점수가 900인 반면(기술직은 상한점수 800점), 한국남동발전은 950점으로 상한점수가 다소 높다.
학점 스펙, 4.0에서 폐지 까지 천차만별
최근 나이제한 폐지, 학력제한 폐지로 인해 학점을 평가하지 않는 공기업도 많아 기업별 모집요강을 꼼꼼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학점을 중시하는 공기업은 대다수 금융권공기업으로, 학점이 토익이나 자격증보다 훨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보훈복지의료공단이 4.0 이상의 학점을 요구하고 있고 수협중앙회가 3.9 이상의 높은 학점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의 경우 학교성적을 60% 참고하는 만큼 학점은 3.8정도의 수준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조폐공사 기술직도 토익은 700대 후반으로도 서류통과는 가능하지만, 학점은 3.7~3.9정도로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자격증 하나가 토익 100점
자격증의 경우 일부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서류전형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술직의 경우 자격증 가산점이 주어지고 한국중부발전 기술직의 경우와 같이 2개 이상의 자격증에 대해 각각의 가산점이 주어지는 곳도 있어 전공 관련 자격증은 미리미리 취득해 두는 것이 좋다.
자격증을 토익으로 환산하면 기사자격증 하나가 작게는 20점에서 많게는 100점의 토익점수를 올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 공기업에 대한 사전 준비 필요
토익과 자격증 외에 자기소개서가 서류전형에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기준으로 등장한 점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서울메트로는 올해 자기소개서를 지원동기 1천자, 공사의 좋은 점 1천자, 공사의 나쁜 점 1천자 등의 형식을 요구, ‘논술’ 형식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합격자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걸린 평균 소요시간은 2일이 될 정도로 어려웠고, 공사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수험생은 토익점수가 높아도 서류전형을 통화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재상 잡스터디 아카데미 부장은 “공기업 중에는 학점과 토익성적 또는 전공 등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은 만큼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특히, 필기시험의 경우 어학점수로 대체되는 영어와 시사상식을 포함 일반상식, 전공, 논술 등 공기업별로 배점 비율과 전형 절차가 다르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송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