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포근하고 맑던 하늘이더니만,
작업삼매경에 빠졌다 담배타임을 위해 밖으로 나가서 훔쳐 본 하늘은 흐리다 못해 빗방울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참...변덕스럽기도하지...이렇게 기분 못 맞춰주니?^^*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 그런것들에 대한 대비책 또한 한 두가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막상 그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언제나 허둥지둥하며 멍하니 시간만 재깍재깍 흘려보내게 되는건...
바보같아도, 살아있다는 징표겠지?
여하튼 하늘이 너무 흐려서 이젠...싫다. 이젠 이런 갑작스러운 흐림도 그다지 달갑지도 않다...
하지만 이런 짜증까지도 낼 수 있단 자체에 때때로 감사해하며 살고자 한다...
아직도 난...문득 찾아오는 이별은 참 감당하기 힘든가보다...애가같애 꼭.
비근한 예로,
죽음...지인의 죽음이란건 각자의 마음속에 파놓는 구덩이의 깊이가 남다르단 생각도 든다.
언젠가...누군가에게...막힌 속내를 하소연하고 싶어,
쓴 소주를 연거푸 목구멍으로 틀어넣으며 비틀비틀거리니 같이 앉아있던 한 여자애가 이런 말을 한다.
"그래도 넌...어머니 임종 봤잖어...난, 있잖어...우리 아버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거든?
그날 아침에 내가 늦게 일어나서 울 아부지 나가시는거...보지도 못했었어...
아버지가 나...깨우셨었는데, 그냥 잤거든?
봐...그래도 넌, 나보단 낫잖어? 난 그날 아침 아버지가 무슨 넥타이 매고 가셨는지도 모르는데..."
정신이 갑자기 들었었고, 무척이나 부끄러웠고, 그리고 또 다시 팽~허니 정신을 잃어버렸다, 난.
그 친구는 아마 지금까지도,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라면 그때 그 씁쓸했던 과거를 들춰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다...일단 그 친구에게 이별이란것은 아픔이요, 고통이요, 자책이 되어버렸으니...
그 이후로 나 역시 왠지모르게 말문이 막혔었고, 모친의 죽음과 그 이전의 지옥같은 하루하루들을 묻어 버렸다.
(물론...그 1초도 안되는 짧은 기억으로 하루종일 우울할때...아직 있다,분명...또 물론, 예전 같지는 않다.)
어제 간만에 어머니 유골이 뿌려졌었던 경남 고성군 옥천사 근처 이름모를 야산을 다녀왔다.
아아~ 우리 어머니 화장했다. 그리고 유골을 납골당에 모시다가 뿌려드렸다...그게 맞는것 같아서.
야튼 묘가 없으니 갈때마다 기분이 안 좋다...하지만 어쩌랴...
차를 세우고 옆에 쪼그려 앉아 담배 하나 물다 온다...
제작년인가? 가지고 있던 어머니의 치마와 몇 가지 유품들을 태우며 미친듯이 울때와는 전혀 다르게...
슬슬 농담도 하면서...난 참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던것 같다.
이별은 순간에만 작용하는 슬픔이며,
그 순간의 시점이 지나면 자기 마음대로 의미규정하기 참 편하다는 장점이 있는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다들 그렇게 사는것 같더라...
그래서 난 본능적으로 아프지 않을 만큼 슬프고, 아프지 않도록 이별을 때 지난 추억으로 만들어 버렸다...
간사함이라해도 어쩔 수 없다만.^^*
일케 이야기 하는것은 아이러니컬 하지만,
"상실"과 "이별"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내 글의 결론을 일찌감치 내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야 이제부터는 푸념일색이 될 수 있을테니까...푸념이란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란...이런 말이렷다.
내게 이별이란것들은 희한하게도 항상 동시다발적이다.
예를들자면, 어머니 돌아가시고 며칠있다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 받는다던지,
친구 한 넘 죽고난 며칠 뒤, 또 다른 넘이 외국으로 나가버렸고, 그 다음날엔 친척분 두분이 돌아가신다던지.
외할머니 돌아가실때 정말 절정이었다.(이런 표현 이상하지만) 일주일 간격으로 다섯분의 집안 어르신이 돌아가셨다.
(실상 몸 아픈것도 여기저기가 아니라 동시에 퍽!학 아프니...한번 누우면 잘 못 일어나는 버림받은 몸이다...흑흑)
덩치가 커서 충격을 원 투 스트레이트로 줘야 되는건줄 착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후후~
바로 위 문단은 그냥 서 본거다. 유념치 말도록...
야튼 이별만큼 늘상 당하면서도 그 의연함을 갖기 힘든게 있을까?
생각해보면 뽀다구나게 왼쪽으로 고개 약간 기울이며 손 흔들어주기가 얼마나 힘든지...모를꺼다.
누군가를 영영~ 못 본다는 생각과, 보고 싶지만 보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북받쳐 오르는 울컥함이나마 있어줘서
나에게 이별이란게 이런 허접한 글 따위를 갈길때 소재정도라도 되어주니...이거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란다.
하하...
보고싶은 사람들...있다!
그런데 그들은 절대 나에게 나타나 주지 않는다.
안 보고싶은 사람..있다!
그 인간들은 언제나 내 주위에 바글바글이다....
보고싶은 사람 보는거...거 얼마나 힘든줄 알까?
여기까지이다. 아무생각없이 지껄인 썰...
오늘 난 한번 더 상실감을 맛볼 준비를 한다.
내가 버렸던 아니면 누가 날 버렸던, 중요하지 않다...마음은 이미 다쳤고, 슬프다.
그럼 이쯤해서 그간 익혔던 내공의 힘을 빌어 괜찮아야하고 무던해져야 한다...그래야...시나리오가 딱딱 들어맞는거다.
난 누구든지 헤어지기 싫어한다...(물론 헤어짐의 필요성을 나부터가 느낀다면 가차없지만...)
생각해 보면, 외롭게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情이란것에 굶주려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누군가는 벌서 그런 말들을 햤었고, 난 아니라고 반박할 말들이 선뜻 떠 오르지 않았다...생각해보면 맞다...
(어휴~지지리 궁상도 하루 이틀이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를 떠나고, 더날 준비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 좁은 지구를 옮겨 다니느라 바이바이~중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제 나 따위는 보기 싫다고 그만 연락하고 살자고 한다.
상처를 받고 주고 그리 사는게 정답인 세상입니다....네~ 빙고빙고~ 맞습니다, 맞고요....제길! 뭐가 맞냔 말이다...
하긴, 자기가 붙잡을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인연을 붙잡아 버리자!!라고 말하던 스무살적 내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얼마나 놓아야 편해지는지, 얼마나 움켜져야 행복해지는지 숫자 놀이만 하고 있는 서른의 내가 있을 뿐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한 가지는 말야...
나 처럼 헤어지고 못 보는것에 익숙하다 하더라도 슬픈건 슬픈거고, 보고싶은건 맞는거거든.
그때...그때 어찌 할 줄 모르는 내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단 말이지...그게...참 싫다.
순둥이가 징징~거리는 것이나, 얍삭한 넘이 징징~거리는 것이나 흘리는것은 어차피 액상의 눈물이니까...이 정도되면
눈물의 의미니 어쩌니 지껄이는 것들은 지랄지랄하겠지만 ...... 어차피 눈물이다.
어쩌면 지금 눈물을 질끔 흘릴지도 모르는 일인데...그 이유가 이제는 이별을 권고하는 자가 아닌,
그 이별에 가쉬미가 터지는 나 때문이었으면 좋겠다...아주~ 소박한 꿈이지? 아닌가? 아닌갑다....ㅠ.ㅠ
우리는 수 많은 이별을 하고 산다.
또한 수 많은 만남을 가지며 산다.
나는 그냥 산다....아무렇지 않다.
아니!! 아무렇지도 않으려 한다...
도대체 뭔 얘기를 지껄이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머리가 아프고...어지럽고 현기증이 난다.
퇴근을 해야되는데 운전 할 엄두가 안난다...이 와중에도 손가락은 돌아가네..제길!
보고싶다.
근데 볼 수 없다.
보고싶다.
근데 볼 수 없다.
보고싶다.
근데 볼 수 없다.
보고싶다...이젠 나타나지 마라...나 괴롭다.
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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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하철 희생자를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