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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遊飛詩(Unified Buddhist Club), 세상의 주목을 끌다 |
‘화랑도’ 비견…등반모임 결성 수행 제등행렬 등 매사 적극적 김기윤 등 회원들 불교에 헌신 우리말 팔만대장경을 간행하고 조계사 법당에서 고불식을 올렸다. 법당은 새롭게 불교대장경 축역판이 발간된 것을 축하하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이러한 불사를 대한불교청년회가 맡아했으니 불교청 년회 간부들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문종성 사장은 총무원장 감사패를 받았다. 누구든지 좋은 일을 하면 영광스런 칭찬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큰일에 동참했다가 회향하니 마음이 어지러웠다.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일을 끝내고 나 니 허전한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유비시’라는 등산대를 조직하여 매주 서 울 가까이 있는 산을 오르기로 한 것이다. UBC는 Unified Buddhist Club의 약자인데 한자로는 유비시 (遊飛詩)라고 표현하였다. 옛날 신라 화랑들처럼 온 산하를 순유(遊)하면서 그 마음에는 고고히 높이
비(飛)상하는 한 사상(詩)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었다. 회원의 자격은 자유로웠다. 누구든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모두가 회원이 될 수 있었다. 일요일이면 종로5가에 모여 도봉산으로 향하는 버 스를 타고 갔다. 그 때 총무가 하루 회비를 거두어 쌀과 간단한 반찬을 준비하여 공동식사를 하도록 하 였다.
망월사에서 천축사, 문수암 쪽으로 오기도 하고, 정릉으로 올라가 진관사로 내려오기도 하였다. 어떤 때 는 오봉을 등반하기도 하고, 또 수락산으로 오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또한 도선사에 들려 석불님께 기도 하고 청담스님의 설법을 듣기도 하였다. 도선사에 가는 날에는 점심을 절에서 해결해 기분이 좋았다.
UBC는 1963년에 조직되었는데, 불교계에선 새로운 기린아(麒麟兒)가 되어 세상의 주목을 끌었다. 대한 일보 주최 등반대회에 참가하여 단체 우수상을 받기도하고, 석림회 주최 배구대회에 참가하여 준우승상 을 받기도 한 참신하고 화기애애한 조직이었다.
당시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초파일(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하고 제등행렬을 여의도에서 마포.공덕동.광화 문.조계사까지의 먼 거리를 하였는데, 이 제등행렬의 선두가 누가 되느냐를 갖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 였다. 나는 본부에 부탁하여 젊은 기상이 넘치고 서울의 대학생이 고루 참석된 UBC를 제일 앞장서게 해 달라고 고집을 피우기도 했다. 당시에는 불교청소년단체가 체계적으로 조직되지 못한 때임으로 본부 측 에서도 우리의 요구를 받아줬다.
제등행렬의 선두가 된다는 생각에 우리들 UBC 회원들의 사기가 충천하였다. ‘부처님의 자비광명 온누 리에 가득히’라는 현수막을 펼쳐들고 손에손에 등불을 들고 마포대교를 건너는 그 기분은 어디에 비길 까. 앞서에 본부임원들에게 사정사정하여 맨 앞줄에 서서 이 행렬을 하게 되었으니, 부처님오신날에 어 떤 책무를 이루는듯하여 큰 소리로 청소년 70, 80명이 나무석가모니불을 목이 터져라 염송하였다.
공덕동로터리에 운집한 시민들의 환호와 박수소리는 끊이지 아니하였다. 그렇게 먼 길을 걸어와도 마음 이 가쁜 하였다. 이러한 일들이 모두가 신앙에서 우러나왔고, 우리들의 단결의식도 더욱 굳어져갔다. 대중이 함께 모여 종교의식을 밀도 있게 치르는 것은 마음을 정화하고 수행결사를 이행하는 것으로 느 껴졌다. 우리들의 UBC는 학기 중의 일요일은 서울 근교의 산을 등반하고 방학이 되면 설악산 속리산 지 리산 한라산 등을 골라 등행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단체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신라시대의 화랑도 수련에 비견할 수 있었다고 본다. 청담스님은 독특한 필체로서 ‘遊飛詩’를 커다랗게 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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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upsa.or.kr .법사원불교대학. http://cafe.daum.net/panan .관 음 사.
[불교신문 12월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