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타칭 고수들이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하루 빨리 종잣돈을 모으는게 재테크의 최우선 과제"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종잣돈을 얼마나 모아야할 지는 조금씩 다르게 얘기한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대를 넘는다. 그들이 제시하는 종잣돈에 숨은 뜻은 무엇일까. 과연 얼마나 있어야 재산을 불려주는 종잣돈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서춘수(조흥은행 재테크 팀장)= 재테크에 초보자라면 1000만원이면 충분하고, 대략 3000만원 수준까지 종잣돈 규모로 보면 될 듯 하다. 특히 1000만원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 의미를 갖는데다, 웬만한 금융상품의 최저 가입한도라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금액이라고 본다. 3000만원은 특판 상품의 최저 가입한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일단 종잣돈을 모을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되 종잣돈이 모인 후에는 10% 가량은 공격적으로 운용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액의 다소를 떠나 자신이 설정한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까지의 마음가짐과 실천이 바로 재테크의 밑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동구(대투증권 종합자산관리지원팀1팀장)= 1억원 가량을 목표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단순하게 금융상품을 이용한다는 가정하에 그 정도는 돼야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에 그래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고, 분산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연봉 등 소득 수준이 다르고, 소비 패턴이 달라 일률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힘들지만 보통의 샐러리맨이라면 4년-5년 정도에 달성해볼만한 종잣돈 규모로 적당하다고 본다.
김수미(모네타 과장)=매달 54만원씩 모으면 1000만원이 되는데 1년6개월이 걸린다. 일단 그 정도만 모으면 자신감이 붙게 되고 그 돈을 다시 어떻게 굴려야할 지 고민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재테크가 시작되는 것이다. 돈을 모아보지 못한 사람은 돈 불어나는 재미를 모른다. 종잣돈 마련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출발은 빠를수록 좋다.
부자전도사(필명. 사업가)= 종잣돈은 3천만원이 적당하다. 수중에 3천만원이 있으면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디에 투자하여야 하는가로 고민하게 된다. 천만원이면 금융상품, 2천만원이면 주식및 펀드, 3천만원이면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금액이다. 종잣돈은 생활자금과 완전 분리하여 운영하면서 연말결산을 통하여 1년의 성과를 분석하여 투자 조정을 하여야 한다.
조상훈(재테크 필자) =1000만원 정도면 된다고 본다. 흔히 종잣돈 규모로 3000만원을 많이 제시한다. 아마도 그 정도 금액이 많은 사람들에게 달성 가능해 보이는 수준으로 생각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안목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안목이 없다면 3000만원도 부족하다. 경매 투자의 경우 1000만원의 종잣돈만 있어도 충분히 수익을 낼만한 물건들이 많다. 최근에 만난 한 젊은 여성은 최근 6개월동안 1000만원으로 수차례 경매에 참여해 5000만원을 남겼다고 한다. 문제는 안목이다. 꼭 경매가 아니라도 평소에 안목을 길러놓으면 많지 않은 종잣돈으로도 충분히 투자할 기회는 생긴다. 안목이 없으면 돈이 적다는 핑계 때문에 대책없이 주식시장 같은 곳을 기웃거리다 돈을 날리게 된다. 노파심에 말하자면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하는 경우 반드시 환금성이 좋은 물건 중심으로 경매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자칫 자금이 묶일 경우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세영(필명 이쁜아내. 재테크 필자)= 젊을수록 단기 목표를 세워서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짧게는 3년내 적금을 탄다는 식으로..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 오는 것이니까요. HSBC 제 선배는 졸업 후 3년만에 4천만원을 모아서 방배동 삼호아파트를 전세 안고 2000년에 샀습니다. 물론 결혼 전에요. 그게 몇 년 지나니까 정말 큰 돈이 되더군요. 물론 지금은 그때와 다른 시절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먼저 적금부터 제대로 불입하면서 3-4천만원은 있어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혹자는 이자도 몇 푼 안되는데 그게 무슨 돈 되냐고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조급성까지 있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산 정상에 오를 수는 없으니 차분하게 모으는 재미를 느껴보면서 기회를 엿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정환(내 집 마련 컨설턴트)= 서울이나 수도권 아니면 지방 대도시에서 전세를 끼고 2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면 소시민들의 종자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쁜아내님께서 든 사례처럼 타이밍만 맞으면 금새 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대략 3천에서 5천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