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주셔서 글을 써주신데 대한 답례로 저도 글 하나를 올립니다. 급하게 쓴 글이라서 어줍잖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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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만화영화상에서 원작과 각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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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영물의 저작권이 무시되는 상황에, 단기간내에 만화영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 영세한 프로덕션들의 사정은 일본만화영화의 표절에 대한 기록
을 수립해가면서 십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국만화영화의 불모지를 만드는
데 그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원작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각본을 만들어나가려니, 만화영화가 일단 극
장에 올려진 후에서야 '원작'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단행본 만화책이 후에
출간되거나, 월간 어린이잡지에 연재되는 일도 비일비재하였습니다. 그 중
태권브이는 만화영화화되지는 않았지만 꽤 많은 만화책이 나오게 되었는
데요. 모두 차성진씨와 김형배씨의 이름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이름을 단 원작이라는 형태의 단행본에서도 표절과 모방은 버젓
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차성진씨의 시리즈중에는 쥴 베르느의 소설내용
을 따서 설정에 붙이는 등 유명한 SF소설까지도 표절해서 만화로 그려낸
것들도 있었습니다.
<로봇 태권브이>를발표한 김청기 감독은 이후 수 많은 만화영화들은
특히나 표절의 선봉을 달리게 되는데, 출발의 배경이 어떠했건 최초로 로
봇만화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 표절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것
은 안타까운 사실이기도 합니다.
특히 <태권브이> 시리즈 마저도 1984년에 나온 <84'로봇 태권브이> 에
서는 디자인은 일본의 특촬물 시리즈에서 디자인을 내어서 태권브이의 얼
굴만 바꿔놓은 컨셉에, 등장하는 악당은 <우주해적 코브라>(테라사와 브
이치 작)에 나오는 '크리스탈 보이'가 그대로 나오는 등 이미, 일본만화영
화와 만화들이 해적판의 물결로 선보이고 있었고. TV에서 방영되는 만화
영화들의 대부분이 일본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때에 완전히 창
작력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표절의 관행은 80년대 중반 이후, 만화영화가 아닌 실사합성 만
화영화에서도 계속 되어서, <우뢰매>의 경우는 <닌자로봇 토비카게>(일
본TV 애니메이션) 에서 1호기와 2호기가 그냥 그대로 들어오는 등. 로봇
만화영화들이 최종적으로 모습을 감추게 되는 시기에서도 늦춰지지가 않
았습니다.
기획이모든 것을 앞서 나갈 때, 저작권의 보호가 국내 문화상품에서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았던 시기였는데다. 원작과 각본에 대한 중요성
은 무시되었으며, 만화영화의 관객층은 어린이일뿐이다.라는 편견이 만화
영화를 만드는 제작진의 제작방향이기도 하여서, 결국 <태권브이>로 출발
한 극장용 로봇만화들은 처음부터 그 끝이 정해져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원작과 각본이 조금이라도 분별력있게 짜여질 수 있었다면 과연,
로봇만화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신의 손으로 다시 그것을 매장해버리
는 비극적인 결과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의 반짝거리 흥행은 가져올 수 있을지 몰라도, 만화영화를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인식한다면 결코 표절과 모방에 의한 작품구성은 지양되어
야 할 것입니다. 한국의 만화영화들은
그러한 것들을 무시해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결과를 맞았던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공통점이란. 소설가가 영화계에서 우대받는 나라.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계쪽은 해마다 '헐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이 센 인
물'들을 뽑아서, 누가 몇위를 어떻게 했는지가 가십란에 오를 정도로 화제
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 내용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직접적인 영화제작자가 아님에도 불구.
항상 그 높은 순위를 인정받는 것이 다름아닌 인기 소설가들입니다.
특히 스티븐 킹 Stephen King(국내에는 <미저리> <쇼생크탈출>등의 원
작소설가로 알려져있음)이나 존 그리샴 John Grisham (<타임 투 킬>,<레
인 메이커>) 등은 그들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들 거의 모두가 흥행성공.
확실한 흥행보장수표로 각인되고 있죠. 영화 그 자체보다 영화가 되기전
의 이야기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그들 헐리우드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
입니다.
최근에 엄청난 흥행기록들을 세워댔던 쥬라기공원 시리즈만 해도. 원작
소설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이 영화화전부터 뜨거웠었고. 국내에 번역본이
나올 무렵에는 이미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으로 낙착이 되었던 것이죠.
국내의 영화계를 보더라도 과히 사정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최인호씨같
은 경우 적지않은 소설이 동명영화화 되었고, 가장 많은 흥행기록을 수립
한 <서편제>만 하더라도, 그 원작은 소설(이청준작 '서편제')입니다. 시장
이 활발하지 않다보니 원작자에 대한배려나 챙김은 크지 않지만 말입니
다.
한국영화에서의 저작권 챙기기 즉 원작에 대한 판권 확보는 요즈음 들어
서야 제대로 행보를 하고 있는 편이라 볼 수 있는데요.아직은 그 갈길이
요원하다고 보여집니다.
역시 기획력이 모든 것을 앞서다 보니 급조되는 각본들 속에서, 확실한
원작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는 영화에서도 표절시비에 둘러싸이는 일이 많
습니다.
최근 <애딕티드 러브> 라는 할리우드 영화를 베꼈다는 지적이 있었던 <
패자부활전>의 경우, <패자부활전>의 기획이 오히려 더 오래되었고, 각본
을 쓴 인물이 비슷한 스토리를 이미 방송이나 연극계에 선보였던 주찬옥
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연으로 <애딕티드 러브>가 내용이 같아졌거나.
모방이 일어났던게 아닐까 하고 상식적인 추문을 할 수 있는데 반해
각본가의 입지 자체가,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패자부
활전>은 또 하나의 표절 한국영화라는 오명을 쓰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영화계에서는 소설 원작가는 그나마 대접을 받는 반면, 아직 각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던 한 예가 아닌가 생각듭니다.
좋은 원작을 아끼는 풍토가 그대로 저작권의 보호 뿐만 아니라, 영화스
크린으로 옮겨질때의 콘티등을 감안해준다면 더더욱 매끈한 영화들이 나
올 수 있는데, 그만큼 각본에 대한 중요성은 아직 떠오르고 있지 않아서
한국영화의 갈길은 아직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화영화는 말할 것도
없겠죠.
만화영화에는 거의 '원작'이라는 것이 필요치 않으며 있다 하더라도 만화
영화의 원작은 만화여야 할 것이다. 라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입니다.
그에서 한국과 다른 나라의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
고, 일본의 경우만 해도 유명소설가의 작품이 만화영화화 되는데는 크게
불만들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다릅니다. 알려진 소설을 일단
만화영화 한다고 하면 과연 그래야 되는지 계획단계에서 원작자가 강한
반발을 하기 일쑤지요.
반대로, 소설가만큼 만화가가 영화계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좋은 이야기를 만화영화하는데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겠지만,
가장 커다란 걸림돌 중의 하나는 바로 만화문화 자체에 대한 깎아내리기
의 시선이며 편견이라고 봅니다.
이런 편견이 제거될 때, 소설과 만화가 구분없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원
작으로서 인정받고 좋은 작품으로 거듭나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일본만화영화? 미야자키하야오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등장과
발전.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문화계에 돌던 때가 바로 몇해전입
니다. 그러나 때로는 다른 나라의 문화에 속하는 것들도 우리만의 표현으
로 다시 나타낼 수 있는게 진정한 세계문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애니메이션이 현재처럼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게된 까닭은 여러 가
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포석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초창기부터 '세계
적인 명작'으로 인정받는 소설이나 동화등을 만화영화화 해서 일본이 아
닌 다른 나라에서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어낸 점이
개중 클 것입니다.
그러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의 출발에 속하는 것이 '세계명작동
화 시리즈'이며,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는 이 시리즈를 통해
서 두각을 드러낸 인물들로 꼽힙니다.
그러나, 실제 이 두 인물중에 미야자키 하야오는 예전부터 무국적풍의
애니메이션에 힘을 기울여왔던 사람으로서, 이 인물의 작품과 이력을 살
펴볼 때, 왜 일본 애니메이션이 오늘날과 같은 힘을 갖게 되었나의 또 다
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68년, <호루스의 대모험>으로 같이 손을 잡았던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
하다 이사오는 이 TV시리즈에서 역시, 작화감독과 연출을 맡아서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그 들은 71년에 린드그렌의 유명한 동화 <빨갛고 긴 양말을 신은
삐삐>를 제작기획했으나, 린드그렌은 자신의 동화 '무밍'의 일본 애니메이
션에 무척 실망하고 있던 터라, 그 계획을 거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계획단계에서 수없이 그려진 삐삐의 일러스트이미지와, 계속 다
른나라의 동화를 다시 애니메이션화시키는 계획의 몰두, 또 원작자가 왜
자신의 애니메이션계획을 거절했는지에 고민했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때
부터 어떤 나라의 사람이라도 좋아할만한 국경없는 스토리의 애니메이션
화에 고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삐삐의 이미지가 짙게 풍기는 애니메이션 <판다와 아들판다('72)>는 이
런 우여곡절 끝에 나오게 된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입니다.
이후 미야자키 와 다카하타는 다시 '세계명작동화' TV시리즈에서 뭉치게
되는데, 이 시리즈에서 미야자키는 더더욱 다른 나라의 원작을 독특한 색
깔의 일본만화영화로 다시 탄생시키는 수업을 쌓았다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시리즈에서 맡았던 것은 74년 <알프스의 소
녀 하이디>에서 매우 독특한 '동양적인 냄새가 풍기는 서양주인공'의 캐릭
터 디자인이었습니다. '페테'로 그려냈던 남자주인공과 '하이디'로 그려냈던
여자주인공은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명사적인 캐릭터들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후 75년 <플란더즈의 개>에서 15화 한편의 에피소드를 콘티를 맡아서
연출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요. 이후 동화체크와 보정을 맡으면서 전체
적인 맥락을 잡아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76년 <엄마찾아 삼천리>의 캐릭터 디자인을 하던 중, 구상했던 만화영화
의 테마는 20여년 후 앞서의 <판다, 아들판다>의 여러 이미지와 합쳐져서
<토토로>라는 걸작을 낳게 됩니다.
<토토로>는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하나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데요. 앞서서 말씀드린 무국적풍의 작품 연결보에서, 토토로는 오히려 가
장 일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적인 것을 세계적으
로 보여주는' 그런 분위기를 타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도 거부감없
이 이를 걸작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의 그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왜 토토로는 좀 다르게 느껴질까
요?
그 전을 살펴보자면, 미야자키 하야오는 79년 <루팡3세-카리오스트로성
>에서 처음으로 극장공개작을 연출한 이후, 계속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디
자인,원작,각본을 거의 혼자서 해왔는데요.
그의 첫 독립연출작인 TV시리즈<미래소년코난('79)>때부터 그런 식으
로 일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난>은 이후 그의 작품에 있어서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 풍을 심어주어 코난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후 그의 작품을 볼 경우, '아 코난풍이다'라고 인식할 정도였죠.
미래소년 코난의 경우는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인데, 알렉산더 K.의 SF
소설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 원작입니다. 미야자키 작풍의 출발은 앞서의
<삐삐> 배경의 비화에서도 알 수 있지만 원래가 일본적이기보다는 전세
계적으로 알려졌거나 받아들이기 쉬운 다른나라의 것들을 기본으로 하여,
자신만의 것으로 연출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내놓은 <모노노케 히메>의 경우는 굉장
히 일본적이면서도 무국적풍하고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영화 또한 지금껏 나왔던 미야자키식의 메
시지나 테마와 동떨어진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어떤 일관된 메시지는, 자신이 직접 만든 이야
기건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이건, 크게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미야자키는
언제나 자신의 감독작에서는 자신이 각본도 직접 손을 대어왔으며, 그러
한 각본의 구성력이 원작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미야자키의 사상을 만화영
화로 나타나게 하는데 큰 구실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일관돤 모습이 관객들에게도 크게 어필해, 오히려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원작을 만화영화한 경우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기대를 가
지고 극장을 찾게 되었고 계속 흥행의 상위성적을 달리는 결과를 낳아온
것입니다.
결국 무국적풍으로 출발하는 것에서 미야자키는 세계 어디에나 다가설
수있는 만화영화의 흐름을 만들어냈지만, 그 힘과 기술은 원작의 구성력
에 있기보다는 각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의 일관된 작풍을 위해서 소수정예로 하청없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열망했고, 다까하다 이사오와 더불어 <바람 계곡의 나
우시카> 이후에,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미야자키가 항상 고심한 문제는, 자신이 구축한 애니메이션의 흐름이 자
신의 대 이후로 발전없이 망가져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같은 그림체라도 디즈니 사후로 나날이 메시지와 내용이 없어져갔던
디즈니 스튜디오의 암흑기를, 모델로 삼아서 그런 결과를 맞으면 안된다
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까지 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자신의 특정한 원작에 매달리는 것 보다는 누구의 것이든
각본화가 중요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1986년 <천공의 성 라퓨타> 이후로, 스튜디오 지브리는 계속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다 이사오 두 사람의 극장용 작품을 발표해왔지만 90년대
에 들어서는 후반양성에 주력을 하여 애니메이트 시키기 어려운 만화원작
보다는 오히려 이미지가 자유분방한 소설양식을 새로이 만화영화로 만드
는데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다카하다 이사오는 그런 점에서, 거의 모두 소설이나 동화가 원작
인 작품들을 제작해왔는데, 역시 그 자신이 각본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원
작에 구애받지 않는 각본작업이 일관된 연출과 작풍을 만드는 중요한 열
쇠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그러한 시도로 계속되어온 후진양성은 90년대 중반에 들어서
야 결실을 맺어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후배스탭들은, 소설이 원작인 TV단
편 애니메이션 <바다가 들린다>를 내놓는 등 좋은 반응과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둘째장. 원작만화라는 것이 만화영화시장에서 어떻게 대접을 받고 있나?
-아기공룡 둘리의 빛과 그림자.
이제 한국의 독창적인 원작만화가 만화영화된 경우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어떨까요? 한국은 일본과 같은 셀 애니메이션 방식이 주도적이고, 또 일
본의 만화영화 하청작업 1위를 달릴만큼 많은 프로덕션들이 동일한 제작
방식을 갖고 있기에, 원작만화가 꽤 훌륭히 애니메이트 되는 일본의 경우
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왔을 법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90년대 초반까지, '제대로 만화영화화 된 만화'는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 없다는 악평을 한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평으로
듣고 있는 사정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한국의 만화들이 일본과는 달리 격렬한 터치와 선을
중시하는 구도로서 작화되기 때문에, 출판만화의 만화 한편 자체가 소수
정예의 도제시스템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일본에 비해서, 애초부터 만화
영화화 되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을 해왔습니
다.
그렇다면 팬시 상품화될만한 깔끔한 선과 무리없는 구성으로 아동만화의
한분야를 차지하는 작품이라면, 아마도 쉽게 만화영화화가 가능하지 않나
하는 의문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김수정씨의 <아기공룡 둘리>를 보고서 그런 희망을 가졌
고, 둘리는 만화로서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봉제인형상품으로 인기
를 높여, 그러한 가능성을 부채질해주었습니다.
국내의 명스탭들이 모여서, 한 프로덕션이 아니라 여러 프로덕션이 각각
의 에피소드를 맡는 종합편의 형식으로 <아기공룡 둘리>는 TV애니메이
션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까다롭다면 까다로울 수 있는 원작자 뿐만 아니라
둘리를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것은 아니다'라는 외면을
받게 되어, 원작 만화의 만화영화화 바람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만을 가져
오고 말았습니다.
특히 원작자 김수정씨의 경우, 둘리의 TV애니메이션이 나온 후 얼마동
안은 '내가 집을 팔아서 직접 만화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고 발언을
할 정도로 굉장히 실망이 심했다는 것을 당시의 인터뷰에서 찾아볼 수 있
습니다.
비슷한 경우의에피소드들이 이미 둘리 이전에도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그 중 기억될만한 것은 <아기공룡 둘리>와 같은 지면에 연재되었던 <요
정 핑크>의 경우인데, 원작자인 김동화씨가 당시 핑크의 완성된 TV애니
메이션을 보고 '저것이 과연 나의 만화란 말인가' 라면 화를 내고 후속 애
니메이션 제작제의를 망설임 없이 거절한 일이었습니다.
짚어보면 꽤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유명 만화가의 원작을 토대로 TV속에
들이밀어졌습니다. 이현세씨의 <떠돌이 까치>, 이상무씨의 <비둘기합창>
등. 물론 이 만화영화들 또한 원작을제대로 만화영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원작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수준이다,라는 혹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만화영화들이 비판을 받았던 배경뒤에는 '원작의 극화 자체
가 만화영화화 되기 너무 힘든 선묘사이며, 풍을 살리기 어렵다'는 이유
있는 변명이 돌았던 것입니다.
둘리의 경우는 전의 만화영화들과는 달리, 만화영화화 되기 쉬우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쉬운 요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같은 결과
를 낳았던 것이니, 문제는 보다 다른 곳에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각본의 문제입니다. 애니메이트 된 둘리의 각각 에피소드들은, 장면
이나 구도 그 자체는 만화로 연재되었던 장면과 동일하면서도, 속도감은
나지를 않으며, 그에 맞춰서 달라져야 할 전개는 마치 만화책의 페이지를
넘겼을 때 이어지는 복선이나 반전을 그대로 수용을 한 것일 뿐, 만화영
화로서의 어떤 특징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몇 년 후, 원작자인 김수정씨는 감정상 하고 말았을 것이라는 발언을 뒤
집지 않은채, 자신이 직접 새로운 각본을 쓰고 제작에 손을 대어서 <아기
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라는 극장용 장편 만화영화를 공개해, 당시
디즈니사의 <노틀담의 꼽추>와 흥행전선에서 정면대결까지 벌여야 하는
불리함 속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흥행성공을 기록했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원작의 인기세, 깔끔한 선과 캐릭터, 이미 한국만화영
화계에서 인정받은 실력의 스탭들. 짧아도 괜찮은 구성의 TV.라는 여러
가지 장점을 업고도 외면을 받았던 TV 애니메이션보다, 만화영화에 별반
경험이 없는 원작가가 만든 극장용 만화영화가 오히려 더 괜찮았던 것입
니다.
이는 각본구성에 있어서, 자신의 만화영화를 보는 타겟을 정확하게 설정
하고,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서 중간의 전개가 묻혀지는 것보다는 중간 중
간의 코믹한 요소를 노래와 소리로 최대한 끌어내려는 작가의 노력이, 훌
륭한 만화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기공룡 둘리라는 한 만화를 둘러싼, 만화영화화의 실패와 성공
의 예를 보면서 과연 한국만화영화에 진정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를 보
다 잘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껏 원작만화는, 만화영화화 되면 원작의 기본 이미지만 버린다. 까다
로운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 보는 대상이 더욱 불투명해진다는 이유로,
만화영화시장에서 냉대를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뛰어난 원작만화들을 만화영화화한다면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
장까지도 제대로 진출할 거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만화영화가
이뤄지기 힘든 것은 사실 그 원작만화를 제대로 각본화시키지 못하고 있
다는데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만화원작들이 괜한 냉대를 받을 이
유는 없는 것이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수많은 모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소이자, 유명 동화들을 가장 많이
만화영화한 곳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화영화의 제
작기간. 종사하는 전문인력과 수많은 작가들. 또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캐릭터를 감안할 때 디즈니는 그 어느 곳보다도, 원작에 구애받지 않고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껏 디즈니가 공개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중에, 원작이 존재하
지 않는 독창적인 이야기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
은 것들이라도 자세히 짚어보면 곧 베이스가 되는 원작의 소설이나 동화
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지요.
극장용 만화영화에 한해서 비쳐볼 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작품경향은
월트 디즈니의 생전과 사후이나 별반 차이가 보이지 않는 데 비해, 작품
을 받아들이는 측면에서는 생전과 사후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납니다.
디즈니의 생전에는 유명한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경우에 작품의 내
용을 아주 색다르게 고치는 경우가 전무했던 반면, 사후 특히 1986년 이
래로, 디즈니의 한차례 슬럼프가 지난 후의 최근까지의 동향은 문학작품
이건 동화이건 경우를 가리지 않고, 관객들의 구미에 맞는다고 여겨지는
쪽으로 각색을 기울여, 비극적 결말로 널리 알려진 동화들마저, 행복한 끝
으로 고치는 등 좋은 쪽으로 보자면 파격적이라 할 수 있고, 나쁘게 보자
면 너무 무리해서 원작의 내용을 고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의 각색이 주된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나 연극의 경우는, 원작을 얼마든지 새롭게 각색해도, 각색이나 각본
의 창의력을 인정받는 반면에 만화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화영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의식이 강하기로는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면 원작이 고쳐지지 않아야 된다는 심리
가 존재하고, 또 만화영화에 대한 시각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쩐지 '너무 심하게 고치는 것 아니냐'라는 비난이 애니메이션에는 쏟아
지기 쉽습니다. 이 쪽은 배우가 나와서 연기를 하는 임시적인 느낌이기보
다. 그 만화영화를 위해서 아예 새로운 캐릭터들이 탄생하고 죽어가기 때
문이죠.
그러한 점을 감안할 때 디즈니사가 원작을 그 정도로까지 고쳐서 만화영
화를 내놓는 계획으로 방향을 돌린 십년간은 회사의 사운을 건 큰 모험이
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칫 하면 완전히 망해버릴 수 있는 그런 길을
택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디즈니는 비난을 무릎 쓰고 극장가의 흥행에서 해마다 승승장구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과서적으로 원작을 만화영화화 하는 방법보다는
약간 파격적으로 보이더라도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는 그 방향이
관객들의 구미를 잘 만족시켜주었던 것입니다.
물론, 언제나 그러한 방향이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아서, 최근의 <
노틀담의 꼽추> 같은 경우는, 프랑스 문단에서조차 더 이상 그런 원작 훼
손은 참기 어렵다는 반대를 빚기도 했습니다.
좋은 각본이란, 꼭 원작을 새롭게 해서 억지로 설정을 바꾸는 것이기보
다는 새로운 것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무리없이 다가설 수 있는 내용구성
이어야 한다는 보편성이, 바로 이런 디즈니사의 시행착오에서 알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셋째장, 잘된 원작은 어떤 매체로든 전환이 가능하다.
-일본 비디오시장의 신화들. -로도스도전기와 파트레이버.
각각의 매체로는 많은 시리즈나 이야깃거리가 나오지 않았다고 할 수 있
지만, 이름으로 통합해볼때는 미디어로 다뤄질 수 있는 것들에서 전반적
으로 히트했다고 할 수 있는 문화상품들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드물기도 하거니와, 일본에서도 드문 케이스이긴 하지만
10년이 넘는 기간동안에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또 그만큼 성공작으로
기억에 남게된 작품이라면 단연 <로도스도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도스 도전기의 경우, 소설 자체가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었지만 원작
은 소설로 출발해서, MSX2라는 가정용 8비트 컴퓨터의 게임으로 성공하
였습니다.
이 후 OVA 시리즈로 장기간 출시되어, 소설.게임.만화영화의 세 매체에
서 일관성 있는 스토리를 선보여왔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세가지 다른 매
체로 출시했는데도 성공을 하게 된 비결은 워낙 소설의 원작이 탄탄하게
잘 잡혀있어서, 그를 게임으로 옮길 경우에는 전개될때마다 풀려나가는
사실의 재미가 있고, 만화영화의 경우는 소설에서 느껴지기 어려운 액션
과 사운드가 잘 조합되어서 구미를 맞춘 경우인 것입니다.
90년대에 들어서, 그를 뛰어넘는 '멀티미디어'로서의 만화상품은 <기동경
찰 파트레이버>가 있는데, 이 시리즈의 성공은 아마 앞으로도 더 나오기
힘든 독보적인 것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트레이버의 경우는 '헤드기어'라는 만화영화 기획집단이 처음 오리지날
비디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을 시도했습니다.
비디오 시리즈로, 선보인 작품에는 어떤 탄생의 배경이자세히 나와있지
않았지만, 비디오 시리즈의 성공과 함께 곧 TV시리즈가 선보이게 되었고.
극장용 만화영화. 게임. 이내는 헤드기어 스텝의 한명이 원작을 한 만화책
까지 출간이 되게 되었습니다.
만화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미디어는 모두 나와보게 된 셈이죠. 그런식
의 다방면에 여러 가지가 걸쳐지면 오히려 너무 방만해지는 시리즈에, 사
람들을 끌어당기기가 어려워지게 되는데, 파트레이버의 경우. 무리하지 않
게 설정이 숨겨지면서, TV시리즈에는 자세하면서도 일상적인 내용. 비디
오 시리즈로는 이벤트적인 줄거리들이 긴장감 있게 펼쳐지고, 급기야 극
장공개작에서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두시간 동안에 짜임새와
밀도있게 연출하는 등, 마치 서로 전혀 다른 만화를 택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다방면의 성공은 파트레이버의 원작 자체가 처음부터 많은 가능성
을 염두에 두고 출발한 기획작이고, 모든 시리즈 거의가 같은 헤드기어
팀의 각본가가 맡아서, 내용과 분위기는 다르면서도 흐름상으로는 어딘지
이어지는 그런 세세함이, 자칫 서로를 망쳐놓을 수 있는 멀티 미디어체계
를 잘 보완해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영화이든 만화영화이든 한국내에서도, 다방면의 사업이나 미디어로
이야기를 진전시켜서 거대한 문화상품으로 성공시키려는 계획이 많습니
다. 그러나 그 중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것은 거의 전무하다 할 수 있습
니다.
어떤 계획이 앞서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미디어로 이야기가 옮겨지더라
도 무리감이 들지 않게끔 기존의 원작이 많은 가능성을 두고 짜여져야지.
한가지 미디어만을 바라보고 애초에 나왔던 원작이라면, 그 각본이 단점
의 보안을 넘어서서 다른 미디어를 위한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해줘
야 성공의 열쇠가 있는게 아닐까요.
그 대표적인 본보기에 바로 <기동경찰 파트레이버>를 내세울 수 있다고
봅니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한국과 일본의 만화들 -도쿄러브스토리와 미스터
Q
출판만화의 원작을 돈 많이 드는 만화영화로 다시 만든다는 것은 참 많
은 모험과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이에 한국과 일본은 꽤 예전부터
인기있는 일상만화를 아예 드라마로 만들어나가는 그런 시도가 자리를 잡
아가고 있는데요.
일본의 경우 아예, 만화보다 드라마가 더 유명해져버린 경우에 속하는
것이 바로 <도쿄 러브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도 최근
에 인기를 타고 있는 만화 원작의 드라마가 있는데, 허영만씨 원작의 <미
스터Q>입니다.
사이몬 후미의 동명만화인 <도쿄 러브 스토리>는 만화 자체가 순정계열
로서, 나레이션과 오프컷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드라마성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그대로 만화영화로 만들었다면 오히려 너무 정적인
순간들에 답답함을 느끼게 하기가 쉽겠죠.
그러나 드라마의 제작팀은 원작 만화의 장점만을 받아들이고, 장면 구도
나 카메라 잡기 등은 오히려 자신들만의 익숙한 드라마 창작에 잘 맞춰
서, 비록 내용은 같지만 만화를 본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더라도 반복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허영만씨의 만화는 <미스터Q>이전에도, <퇴역전선>, <아스팔트 사나이
>등의 여러 만화가 드라마화 되어왔는데요. 과거의 것들은 드라마 매체의
특성을 살리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원작 만화의 구성과 감각을 TV에 그대
로 보여줄까 고심한 흔적이 드러난 반면에, <미스터Q>는 원작 만화가 있
고, 주요인물들이 그 원작에서 나왔다는 점을 제외하곤, 전혀 새로운 구성
과 내용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때에는 이처럼 원작이 있다고 해도, 그 원작에 너
무 매이지 않고 새로운 구성과 각본으로 다시 자신들이 말해주고 싶은 바
를 제작진들이 잘 전달하는 것이 최상의 형태라고 생각이 듭니다. 과거
한국의 만화들은, 역시 만화라는 이유 때문에 극장영화건 드라마건 , 원작
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반면에 이제는 훌륭하게 드라마화시키
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드라마 구성양식이나 이야기가 일본의 드라마를 그간 많이
표절해왔고 또 아류작이 범람하던 몇 년간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만화원
작을 드라마화한 <미스터Q>라고 해도 일본의 드라마와 어쩐지 닮았다는
비판이 강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능성은 보여지고 있지만, 역시 아직 갈길은 멀었다는게 한국의 만화원
작 드라마의 현실이라고 할까요.
*각본이 원작보다 중요해지는 이유.
-어디까지 패러디해볼 수 있나?
문화미디어에서는 최근 '패러디'라는 것이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을
정도로, 기존에 널리 알려진 작품이나 이야기를 비슷한 분야에서 다시 풍
자하거나 바꾸고 합쳐서 만드는 것이 최근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이는 그 기존 미디어가 어느정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쌓였을 때 가능해지
는, 하나의 출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나올만한 이야기는 다 나온 반
면에 더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은 참 힘든 시도지요. 그러나 기존의 것
을 합쳐서 뭔가 새롭게 풍자하다보면 그 자체로도 많은 재미와 이야깃거
리를 낳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영화를 다시 만화책이나 만화영화에서 패러디 하는 경우는 꽤 이전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계속 되고 있지만, 만화를 만화가. 만화영화를 만화영화
가 패러디 하는 경우는 아주 최근에 불어닥친 하나의 열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끌어낸 만화영화중 대표적인 것이 <프로젝트 에이코> 인
데요. 극장용으로 네편과 비디오 시리즈로도 6편이 제작된 이 시리즈는,
첫 번째에서 세 번째에 이르는 극장용 만화가 그야말로 패러디는 이런 것
이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던, 만화영화패러디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
다.
특히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도 뛰어났던 모리야마 유우지가 두
번째 극장용에서부터는 아예, 감독연출까지 맡아서 극장용 완결편까지를
꽤 재미있게 만들어냈는데요. 이 만화영화를 누구나 좋아했던 원인은, 어
떤 한 부류의 패러디에 치우치기보다는 많은 이들이 즐겼을 법한 요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만화나 만화영화의 요소 끌어당기기와 이미 유명해
진 SF 영화들의 비슷한 장면들 그리고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최근 만화
와 만화영화에 이르기까지 시간대와 장르를 뛰어넘는 대담한 방식을 취했
기 때문입니다.
이런 패러디는 패러디 그 자체로 그치긴 했지만, 이후 수 많은 기획집단
과 프로덕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줌으로서, 패러디의 세계는 비록 헐
리우드 영화계가 본산이었고 이러한 만화영화들 또한 그런 헐리우드 방식
의 각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반면에, 이 후 다른 나라 다른 미디어
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패러디의 양식이 일본 만화영화계에
출현하는데 그 거름이 되었던 것입니다.
-가이낙스 패거리의 등장과 발전.
작금의 미디어 시대에서 어떤 대중적인 문화를 매우 좋아해서 그 자체만
에 매달려, 다른 사회적인 활동에는 담을 쌓고 지내는 매니아 부류는 어
디에나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만화의왕국 일본에는 만화에만 열정을 보
인 나머지 그 하나로만 뭉치는 매니아들이 생겨났는데, 그 매니아들 중에
서도 정말 극단을 달리는 사람들을 비하하고 놀리는 뜻에서 '오타쿠'라는
비하적인 용어가 사회적으로 퍼지게되기까지 하였습니다.
원래 오타쿠라는 말은 '댁'을 가리키는 일본의 존칭어로, 만화에서보다는
어떤 특정한 오디오 매니아들끼리 서로를 존중해서 쓰는 호칭이였는데,
일반인들은 이것을 매우 우습게 여겨서 아예 그 칭호로 그 매니아들을 놀
리는 그런 비하적인 용어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이후 80년대의 만화.만화영화 전성기를 거치면서 만화쪽에서는 '오타쿠'
가 만화매니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게 되었는데, 그런 집단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이 아예 만화영화를 만들어보고자 뭉쳐서 '가이낙스'라는 회사가 설
립되었습니다.
이들은 만화영화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던 사람들이라,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노력을 했고, 그 결과로 처음 나오게 된 것이 <왕립우주
군 -오네아미스의 날개>입니다. 두시간이 넘는 이 만화영화는 굉장히 새
로운 시도로-그러나 영화에서는 그렇게 낯설지 않은- 지금도 평가되고 있
지만, 너무 새로운 것을 설명없이 보여주려 했던데다가 그 해 일본 극영
화 부문의 최고 제작비 기록을 수립하는 등, 비용은 비용대로 만만치 않
아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만화영화에 대한 호평은 크게 좋았고, 계속 성장을 거듭한 그들
은 이후 비디오 시리즈인 <건버스터-톱을 노려라!>와 TV시리즈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로 가장 짧은 시기에 일본만화영화 시장의 흥행상위를 차
지하게 됩니다.
이전의 패러디 만화영화 붐이 어떤 최고 상위의 흥행이나, 그 자체만으
로 새로움은 보여주지 못했던 반면에, 이들이 내놓은 <건버스터-톱을 노
려라!>는, 수많은 영화와 만화영화의 패러디를 기본으로 하여, 오히려 내
용과 메시지로는 전혀 새로운 테마를 끌어내는, 아주 모순적이면서도 새
로운 시도로 평가됩니다.
수많은 원작 만화와 만화영화를 끼어넣어서, 전혀 새롭지 않아보이는 혼
합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상으로는 어떤 원작에서도 보여주지 못
했던 새로운 테마를 끌어내어서, 시리즈의 초반은 패러디의 재미, 중반은
그 패러디의 속에서도 복선구실을 하는 에피소드들. 그리고 완결편에서는
전혀 관객들이 기대하지 않았을 카타르시스적 엔딩까지 넣은 이 만화영화
시리즈는 이후, 복고풍과 새로운 패러디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TV시리즈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는 당초 '과연 TV에서도 그런 시도
가 통할까'라는 우려를 벗어나서, 많은 것을 혼합한 이야기속에서도 역시
새로운 주제를 끌어내는 가이낙스만의 방식을 아예 굳혀주는 듯 했고, 이
후 자신들도 놀랄정도의 커다란 성공을 끌어내게 됩니다.
가이낙스의 이름을 전 세계의 뉴스패널에까지 등장시킨 것은 바로 <신
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TV만화영화인데, 이 TV 시리즈역시 기존의 일
본로봇만화들에서 선보였던 요소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개그를 진지한
모습으로 섞어서, 시청자들을 초반에 끌어모으는데 성공하고, 급기야는 초
기에 그들이 <왕립우주군>에서 시도했던 난해해보이는 테마 풀기의 방식
을 후반에 도입, 아예 결말 부분을 TV에서 보여주지 않고 이후 극장용에
서 후속편을 선보이는 등. 헤드기어의 <기동경찰 파트레이버>와 비슷하
면서도, 이전 TV의 제약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선라이즈 사
의 로봇만화 시리즈 <전설거신 이데온>의 '선 TV 후 극장' 공개 방식을
따르는 등. 기획적으로도 다른 만화영화를 본따서 하는 도박적인 방식으
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한국내에도 이제는 낯설지만은 않은 <에반게리온> 신드럼을 불러 일으
킬 정도로 성공한 가이낙스는, 애초 오리지날 스토리에 기대지 않고, 아예
자신들이 좋아했고 광적으로 설정 암기까지 집착했던 수많은 만화영화들
을 토대로 새롭게 각본을 쓰는데서 저력을 발휘, 다른 오리지날 만화영화
들을 눌러버리고, 자신들이 일본만화영화의 대표적인 주자로서 전세계에
진출하게 되는 계기까지 낳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처럼 만화영화의 계획이란 꼭 오리지날 창작물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는 것을 보여준 가이낙스는 그만큼 각본이란 이렇게 쓰여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화영화로 모든 설정을 보여주는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
가이낙스가 <에반게리온>을 제작 출시하면서 제작 계획 자체를 패러디
했던 것이 바로 선라이즈의 <전설거신 이데온>인데, 이 이데온을 만들고
연출한 토미노 요시유키는 98년 20년동안이나 끊임없이 새롭게 제작되고
있는 <기동전사 건담>의 원작자이자 감독입니다.
앞서의 다른 일본 프로덕션들과는 달리, 모든 것을 이어놓으면 정말 방
대한 연표와 스토리를 연결시키는 단 하나의 독창적인 시리즈가 이 <기
동전사 건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담>은 처음에 쓰여진 1년짜리 TV스토리 자체가, 화면에 보여진 것
보다 워낙 많은 설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7년이나 뒤에 후속편이 만들
어져도 그 기본의 세계관이나 흐름에서 벗어나지를 않는 치밀함을 보여주
었고, 후속편 하나가 만들어질때마다 더 많은 뒷 배경과 설정을 추가시켜
나가서, 지금도 결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보이는 그런 거대한 프로젝트
로 모양이 바뀌어나가게 되었습니다.
만약 <건담>이 애초 짜여진 스토리 하나만을 가지고서 후속작을 만들거
나, 설정을 변화시키지 않았다면 20년동안 여러 가지 미디어로 성공하는
결과를 결코 가져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는 원작을 맡은 토미노가 애초부터 시나리오와 설정의 중요성을 깨닫
고서, 매우 꼼꼼하게 복선의 각본을 써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는데, 지
금은 이제 다른 스탭들이 <건담>의 이름으로 새롭게 시리즈를 만들어나
가고 있지만, 모두 따르고 있는 것은 애초에 토미노가 만화영화의 시나리
오로 풀어나갔던 세계관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꽉 짜여진 소설이나 만화책도 아닌, 1년짜리 TV만화영화가 모든 이야기
의 출발이 되었던 <건담>은, 원작 자체가 어떤 미디어이든 그런 것은, 만
화영화 제작이나 흥행에 있어서 꼭 고려할 장애요소는 아니라는 것을 보
여줍니다.
*한국만화영화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원작보다 각본이 역시 중요할때. -홍길동전과 아마게돈의 성패.
몇 해전, 한국산 만화영화들이 다수가 한꺼번에 극장으로 개봉되던 반가
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모두 흥행실패와 평단의 좋지 않은
평을 들었고, 그 중 몇몇은 무리한 제작계획과 비용으로 다시 국내에서
만화영화를 극장제작하기 꺼려하게 만드는 분위기까지 낳게 하였습니다.
두드러진 예가 <아마게돈>인데, <아마게돈>은 처음 이현세씨가 출판만
화로 내놓았던 SF만화로서, 연재 .출간 당시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던
화제작이었습니다.
이 <아마게돈>을 극장용 만화영화로 제작하고, 동시에 다시 재편집판을
출판만화로 내놓으며, 각종 팬시상품과 게임으로까지 내놓으면서, 한때 한
국 만화영화가 다중 미디어로 나아가는 선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극장에서는 참담한 흥행실패를 맞았고, 게임은 팔리지 않았으며,
재편집된 출판만화는 결말부분만 바꾼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서적이었
고, 팬시 상품의 각종 계획은 극장흥행실패와 더불어서 빛이 바래지고 말
았습니다.
<아마게돈>은 제작당시부터 끊임없이 불협화음이 새어나왔던 작품인데,
근본적인 문제는 그 시나리오. 즉 각본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
현세씨의 이름으로 나왔던 만화를 만화영화한다는 계획에서, 각본을 무협
소설가로 유명한 야설록씨가 맡았다고 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와
실망을 내비쳤고, 그런 끝에 원래 <아마게돈>의 스토리작가가 야설록씨라
는 것이 새로 발표되는 등 어이없는 헤프닝들이 있었습니다.
<아마게돈>은 애초 출판만화 자체가 문제가 많아서, 당시에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었던 유명만화들의 아류와 표절이, 국내
만화로는 보기 드물게 많이 들어간 부끄러운 작품이었고, 이런 스토리를
구성한 야설록씨가 한번도 손대보지 않았던 극장용 시나리오까지 맡게 되
었을 때, 이미 실패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게돈>의 실패 원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대한 스토리를 무리하게
두시간안에 압축시키려 한 시도가 잘못이었고, 이현세씨의 그림체가 만화
영화에서 원활하게 살아주지 못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실패의 원인은, 원작만화가 결코 방대한 스토리가 아닌
일본만화의 짜집기 구성이 더 많아서, 그 구성을 빼놓으면 <아마게돈>만
의 고유한 설정이 거의 전무한 것이었으며, 오히려 두시간을 채우기에는
스토리양이 역부족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게돈>은 제작 기획 단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
켰지만, 오히려 그 완성된 형태는, 애초에 새로운 것이 없었던 짜집기의
형식이 알맹이가 없어진채 드러난 졸작이었고, 그런 만화영화에 기획을
맞추었던 관련사업들도 모두 쓴 맛을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기획 제작 단계에서는 실망을 불러일으켰지만, 같은 해에 극장에서 흥행
에 성공을 한 <돌아온 홍길동>의 경우는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홍길동>은 애초 구성과 원화까지도 담당을 했던, 또 만화의 원작자이기
도한 신동우씨가 그만 제작 중도에 지병으로 사망하자, 스탭들을 확보하
지 못한 제작사가 일본만화영화사에 하청을 주어서 만든, 한국만화영화상
거꾸로, 한국이 일본에 하청을 준 애니메이션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발표상으로는 기술만을 받아들인 하청이었지만, 실상은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스토리보드.음악까지 거의 모든 중추가 일본인 만화영화
스탭들로 이루어져서, 내용상으로도 과연 등장하는 캐릭터들까지 결코 한
국적이라고 볼 수 없는 디자인에, 이해가 가지 않는 심리전개등으로, 극장
에 걸리기 직전까지 많은 비난을 받아온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전혀 원작에 구애를 받지 않고, 나쁘게 말하면 무책임하게 스토
리를 구성하고 각본을 쓴 이 만화영화는, 그 정해진 시간대에 잘 짜여진
서사구조와, 어린이 관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전개로 시종일관 화제를
불러모아, 오히려 다른 만화영화와 극영화들을 누르고 흥행에 크게 성공
하는 이변을 낳았던 것입니다.
원대한 기획에 원작가와 만화가가 스텝으로까지 뛰었으나, 흥행으로도
작품으로도 졸작이 되어버린 만화영화와, 기존의 스탭이 중도에 바뀌고
전혀 원작을 이해하지 못한 작가와 디자이너가 급조한 만화영화가. 서로
극장에서 부딪혔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관객들은 후자에 발을 돌렸고, 이는 한국의 만화영화들이 정말 넘어서야
하는 벽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원작의 이름값이나 그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미디어에서
의 각본과 구성력이 그 만화영화를 제대로 지탱해주는 큰 역할을 하는 것
인데, 한국에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중요시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케이블TV에서 희망이 보일때. -최근의 한국애니와 심의이
야기.
지금까지의 한국만화영화에서 각본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았던 원인중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심의'에 있습니다.
만화영화 시나리오의 계획단계에서 심의의 잣대가 주어지기보다는, 나온
결과물에 '아이들이 보아서는 안되는 장면과 내용'을 찾아서 가위질을 하
다보니 짧으나 중요한 복선이 이어지지 않아서 어설픈 결말을 유도해내기
일 쑤고, 아예 만화영화의 시작과 끝이 달라지는 등 제작 자체가 어려운
풍토를 낳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이런 풍토가 고쳐지기는 어렵지만, 만화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즉 그림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꼭 넘어서야 하는 벽은 바로 창작의
자유로움을 방해하는 모든 심의라는데에는 많은 이들이 예전부터 지금까
지 찬동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심의의 손길은 조금도 늦춰지지 않습
니다.
기존의 TV매체들에서는 어린이 시간대 이후로는 만화영화를 방영하기
어렵고, 그러다보니 어린이를 위한 내용이 결코 아닌 만화영화가 어린이
시간대에 방영되고, 그를 이해하지 못한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되도 않
는 협회에 권고와 가위질의 권한을 주어서 우리 TV에서 보여지는 전 만
화영화가 단 한번도, 제대로 보여진 적이 없습니다.
일본 만화영화들은 중간신과 결말부분이 무더기로 삭제되었고, 아예 그
런 삭제의 길을 피하려 했던 국내만화영화들은 제작방식 자체가 안일해져
서, 극에 있어서 중요한 전개나 밀도가 떨어지기 일 쑤였던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이 고쳐질 때 한국만화영화는 제대로 된 각본에 의해서 사람
들 앞에 당당히 보여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가능
성이 그나마 '케이블 TV'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만화나 만화영화 전문의 채널은 아이들이 보는 시간대에는 아이들을 위
한 만화를, 어른에게는 어른, 청소년에게는 청소년, 또 중간 시간대에 그
러한 나이대들이 서로 섞여서 시청이가능한 만화영화들의 방영 및 제작이
가능한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한국은 다른나라에 비해서, '만화는 애들만 봐야 한다'라는
억지편견이 심해, 당장 양질의 만화영화가 나오기 힘든 상황으로 TV나
극장가가 치우쳐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바로 케이블 TV가 이런
편견을 잦아들게 하고 진정 서로가 원하는 만화문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
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직 자체 제작되는 만화영화들은 크게 많지 않지만, 케이블 TV를 통한
활로의 개척이 한국만화영화를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맺음말.
지금껏 만화나 만화영화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의견이나 방향은, 정부기
관이 내놓건 소위 만화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내놓건, 그 시점이 '돈을 벌어
다 줄 수 있는 상품'과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두가지의 극단적인 곳에
만 치우처져 있습니다.
이런 편견을 버리고 만화 만화영화가 하나의 표현 매체로, 예술로 인정
을 받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각본들이 원작만큼 많이 생산되어 그 가능성
을 제작 이전부터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의 만화영화 관련 단체들은 이런 각본의 중요성을 너무 소흘히 하
여, 제작기획중인 업체도 제대로 된 각본을 갖추고 있지 못한 환경이 너
무나 많습니다.
프로이전의 아마츄어들부터 이런 각본의 중요성을 깨닫고, 평문의 이야
기창작에 못지 않은 시나리오와 스토리 보드를 많이 만들어볼 때 더욱 한
국 만화영화의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