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21일 화요일
농사란 참 어려운 직업입니다.
주말에만 농부이다 보니 농작물에게 미안할 정도로 혹독한 시련과 병이나도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는 악덕 생산업자가 되었습니다. 내 자식 돌보듯 귀하게 키워내지 못하면서 무농약,무비료만 고집하여 1,500 평에서 3톤 수확 했다면 농사일을 업으로 하시는 고수님들께서는 또 뭐라고 놀리실 지......
감자농사에 투자한 경비 - 씨감자 : 635,000 - 퇴비 : 506,000 - 트랙터 로타리 : 350,000 - 비닐멀칭 : 154,000 - 감자심기 품삯 : 150,000 - 물대기 작업시 호스 : 40,000 - 감자수확시 품삯 : 60,000 투자비용 계 : 1,895,000원
수입 : 2,259,830
판매비용 포장박스 : 170,000 운송비 : 100,000 택배발송비 : 245,500 수입금액의 10% 후원금 : 226,000 판매비용 계 : 741,500
수익금 : -376,670원
2005년 6월 19일 일요일
감자홍보로 60 분의 고객으로부터 일반감자,자주감자를 주문받아서 어제부터 동네 아주머니 두분과 함께 작업한 감자 포장을 했다. 오후내내 포장을 했다. 행여나 주소잘못 기재하였을까, 전화번호는 제대로 맞는지 주문량과 맞는지 꼼꼼히 살피고, 생각보다 왕, 대 품이 나오지않아 고객분들께 더 많이도 못 넣어 드리고, 특품만을 드려야 하는데 대품을 섞어 드려야 했다. 이럴때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택배비용만도 24만원...
그렇게 해서 언제 돈 모으냐는 장모님의 핀잔은 이제 면역이 되어서인지 신경안쓴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밤중이다. 택배비용 조금 절약하려고 광주에 일부 지인들은 그 늦은 11시가 다 되어서야 배달해 드렸다.
생각해보니 예상 생산량이 1만킬로그램 1,000여만원의 수익을 기대했는데.... 역시 농사는 어렵다.
하늘이 지어주는 몫을 우리는 언제나 정형화된 계산식을 대입함으로.....
2005년 6월 14일 화요일
퇴근후 전주 농산물 시장에 갔다 일반감자 대급 세일행사를 하고 있었다. 100g -- 120원 유기농산물 감자 100g당 230원 완전히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점원에게 자주감자는 없냐고 물었다. 물량이 없어서 찾는고객은 많은데 물량확보를 할 수없다고... 시세를 물으니 없으니 시세를 모르나 일반 감자보다 도배정도 비싸다고 ......
갑자기 바보가 된 기분 .....................
카페 여기저기 감자판매 홍보를 시작했다 일반감자 10kg에 20,000원 자주감자 5kg에 15,000원
2005년 6월 13일 월요일
출근하는 1시간 30분 내내 전화기만 만지작 거리며 기다렸으나 .................. 9시가 넘은 시간 전화가 온다... 72박스 시세가 너무않좋았다며 실 수령액이 483,830원 이란다.
일반감자 9,000원 자주감자 12,500원
자주감자를 찾는사람이 없어서 그정도 값을 쳐주는것만도 다행이라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떻게 길러낸 감자인데...... 내가 옆에 있었다면 가져간 감자 다시 실어오고싶은 심정이다. 품질인증만 받지않았지 유기농 농산물인데....
옆지기에게서 계속 시세가 궁금하다며 전화가 온다 한참을 마음다스리고 전화를 했다. 너무 상심하지 마소! 그래도 100여만원은 넘게 받을 줄 알았는디 50만원도 안주네 그려! 앞으로 경매나 공판장에는 내 물건 않내놓을라네... 경매업자마진, 도도매업자, 도매업자, 소매업자를 거쳐서 소비자에게로 판매되니 어차피 다 그들과 나누어 먹는거잖어 ............................. 옆지기가 펑펑 울며 말끝을 흐린다.......
우리농장이 어떤 농장인가! 울긴 나눔이잖어 그냥 귀한 농산물 나누어 먹었다고 치세나...
참우울한 하루였다.
2005년 6월 11일 ~ 6월 12일
물청으로 변해버려 감자하나 성한것 없이 모두 썩어서 자주감자 51박스 수확
이틀동안 죽을 힘을 다해서 캤다. 엇그제 광주 서구 농산물시장에서 만난 그 농부와 통화를 했다. 박스를 가질러 가겠다고하니 정색을 하며 아직 수확을 다 하지 않았기에 박스를 줄 수 없습니다.
이런 난감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여기저기 지인들을 총 동원해서 화순 능주에 사는분이 박스200개 여유있다고 하여 일요일 아침나절 능주에까지가서 감자박스를 구했다.
오후내내 포장작업을 했다 (왕, 대, 중, 소, 조림용) 이미 주위 세상은 어두워서 앞이 안보이지만 실하게 커준 감자생각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영광에서 사는 옆지기 친구남편을 불렀다 어차피 광주까지 용달을 불러서 가야 하기때문에 적정 용달비를 몰라서 10만원을 쥐어주었다. 72박스를 싣고 서구 농산물유통센타 보다는 각화동 공판장 시세가 더 나온다 하기에 11시가 넘어서야 각화동 농산물 시장에 도착했다
이렇게 가슴설레이는 밤은 신혼 첫날 밤 같은 기분이었다
해남산, 영암산, 장흥산 감자만을 가득싣고 들어온 트럭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감자수확 시기라고 하지만 지난주와는 물량이 비교가 안된다 과잉출하로 인하여 시세가 폭락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으나, 그 많은 감자중에 유일하게 자주감자는 내가 생산한 51박스가 전부였음으로 위안이 되었다.
내일 새벽 경락가가 얼마 나올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접수를 하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1시.....
전주까지 출근 할 일이 가마득 하기만한데... 뒤척이며 잠이오지않는 밤이었다. |
출처: 나눔농장 원문보기 글쓴이: 수호천사
첫댓글 농부의 심정을 농부만 안다 하였나... 경록엄마의 눈물은 내 눈물이나 매 한가지유... 수고많이 했어요~
참으로 심어서 수확후에 판매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시네요, 마음 아프네요 진즉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죄송합니다 광주 공판장 온줄 알았더라면 자주 감자나 부탁할것을,,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