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의 성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수치인 마력과 토크. 하지만 바이크의 주행성 면에서
본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마력과 토크는 단지 엔진의 성능을 나타내는 것이지 이 두
가지만으로 절대적인 바이크 성능을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엔진에서 나온 출력이 바로
타이어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을 거쳐 최종적으로 타이어에 의해 지면으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마력과 토크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바이크의 성능에는
많은 변수가 있고 차의 컨디션이나 관리 상태 등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이 바이크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마력은 바이크의 출력을 말한다. 출력이 몇 마력이냐를 근거로
바이크의 성능을 논한다. 하지만 바이크에 있어서 최고 출력을 나타내는 단위인 이 마력의
수치는 그 차의 성능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반드시 출력과 성능이 비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바이크의 가속만을 두고 봤을 때 마력보다 더 중요시되는 것이 토크라는
부분이다.
낮은 회전대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는 엔진은 라이더에게 빠른 가속감과 좀더 편안한 라이딩을
가능하게 해준다. 바이크의 가속과 최고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비단 마력과 토크만은
물론 아니다. 트랜스미션의 기어비, 최종감속비, 공기 저항, 엔진의 형식, 토크 곡선, 차량의
무게와 굴림 방식 등의 많은 변수가 있다.
1마력은 75kg의 무게를 1초 동안에 1m의 높이로 끌어올리는 힘을 말하며, 1ps=75kgm/sec
이다. YZF R1의 예를 들어 152ps / 10,500rpm이라고 할 때 엔진이 매분마다 10,500번
회전할 때 11.4톤의 무게를 1m 높이로 끌어올리는 힘이라 할 수 있다. 마력은 엔진이
단위시간당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말한다.
바이크는 출발할 때와 급가속 시에 가장 큰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회전수를 높이 올려야
발휘되는 최고 마력보다는 토크가 더 중요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토크는 엔진의 힘을 나타내는 것으로 kg·m/rpm으로 표시한다. 역시 YZF R1의 경우
10.7kg·m / 8500rpm이라면 엔진이 1분당 8500회전하면서 각 연소실의 폭발 과정에서
피스톤에 연결된 커넥팅 로드에 10.7kg의 힘이 가해진다고 할 수 있다. 토크는 이해하기
쉽게 “力”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 힘이 휠과 타이어에 크게 전달되면 바이크는
가속력이 좋아져 앞으로 달려나가게 된다.
보통 초기 가속 성능을 얘기할 때 정지에서 시속100km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과 400m 도달
시간을 얘기한다. 이런 단거리에서의 가속은 낮은 회전대에서 높은 토크가 나오며, 최대
토크가 나오는 회전대까지 수평적인 출력 곡선을 가지는 엔진이 뛰어난 가속력을 보이며
달려나간다. 물론 정지에서 최고속도까지의 전체적인 성능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떤 형식의 엔진 특성이 절대적으로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제원표상에 나타나는 최고속도도 테스트 당일 날의 날씨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진다.
고속으로 갈수록 바이크가 받는 공기 저항은 점점 커져서, 속도가 두 배가 되면 공기 저항은
네 배로 커지기 때문에 속도가 높아질수록 바이크의 출력 부족보다는 오히려 공기 저항이
더욱 더 고속으로 달리려는 바이크에 있어서 가장 큰 저항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일 못지 않게 고속에서의 공기저항을 줄이는 일도 메이커와 튜너들의
숙제다.
정지해 있는 바이크를 발진시키기 위해서는 강한 토크가 필요하다. 이 힘은 당연한
얘기지만 바이크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강하게 작용한다. 바이크의 무게를 줄이는 일은 전
세계 완성차 메이커가 당면한 가장 큰 숙제중의 하나로서 꼭 연비 측면이 아니더라도
여러모로 이로운 점이 많다. 바이크가 가벼우면 그만큼 순발력이 뛰어나고 가속 성능이
좋아지게 된다. 바이크의 성능을 나타내는 제원표에는 별도로 마력당 무게비의 수치까지
올리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