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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이명옥 |
| 생물학적 견해로 볼 때 인간이 결혼을 두 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속설이 있었다. 20대 남자와 40대 여자, 4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결합이 그것이란다. 현재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인생을 즐기며 살겠다는 싱글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말이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의 <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는 생물학적 측면에서 초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대한 대비책을 논한 책이다.
그는 생물학자답게 종족의 번식과 진화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에 연령을 구분함에 있어서도 생물학적 방식을 적용한다. 즉 50을 기점으로 번식기와 번식후기로 나눈 것이 그가 연령을 구분하는 지표다.
그는 007 시리즈의 <두 번 산다(You only live twice)>가 아니라도 인간은 두 번의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론을 펼친다. 그는 인간이 두 번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에 대한 여러 가지 생물학적 근거와 정황을 제시하며 인구감소 문제와 노령화 사회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번식기가 유일하게 긴 동물인 인간은 번식기 50년, 번식후기 50년으로 생을 구분해야 한다고 한다. 모든 생물이 번식을 끝으로 소멸해 가지만 인간만은 번식을 마친 후에도 거의 절반의 세월을 더 살아가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다른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게 번식기에 모든 정력을 소비하고 50대나 60대에 정년을 맞이하여 조용히 남은 생을 정리하는 것이 통례였고 여성들의 경우 곳간 열쇠를 젊은 세대에게 맡기고 뒷방 늙은이로 물러나 앉았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는 어떠한가? 통계치에 의하면 2004년 현재 여성들의 결혼 연령은 평균 28세를 넘고 있으며 초산의 경우 30세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른바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인구 감소 ▲노산으로 인한 선천적 열등한 개인의 사회 유입 ▲노령 사회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면 그런 모든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한 방법은 있을까?
저자는 번식기에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주면 종족을 번식하려는 생물적인 본성은 자연스럽게 되살아난다고 주장한다.
아이를 갖지 않는 맞벌이 부부인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 이나, 둘 다 수입이 많으면서도 아이를 낳지 않고 일찍 은퇴하여 노후를 즐기는 싱커즈(THINKERS: Two Healthy Income No Kids Early Retirement) 부부들을 듀크족(DEWK:Dual Employed with Kids) 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회구조가 변해야 인구감소와 노령화 사회 문제가 동시에 해결 된다.
적절한 육아환경과 교육 환경이 만들어 진다면 저출산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 될 뿐 아니라 번식기에 해당하는 기간에 능력에 따른 충분한 보상과 다양한 복지 혜택이 주어진다면 출산 고령화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50세를 기점으로 자녀 출산과 양육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50세 이후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통해서 사회에 환원하는 생을 살라고 조언한다.
물론 인생을 이모작하기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개인과 사회의 역할이 있다. 우선 사회 구조가 이모작이 가능하도록 바뀌어야 한다. 그는 제 1인생과 제 2인생의 역할, 활동 영역, 급여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즉 번식기인 제 1기에 더 많은 급여와 여러 가지 사회적 혜택을 줄 것을 제안한다.
정년과 세대교체가 빨라져야 하며 역할 또한 달라져야 하기에 제 2 인생을 새롭게 살기 위해 끊임없는 재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을 2기로 나누어 살 수 있는 적절한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노령화 사회의 문제점들이 동시에 해결되면서 인간은 더 진화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그의 이론이 현실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이미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2020년이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대한민국.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아 고령화 사회를 부추기는 위기에 봉착한 시점에서 그의 이론은 눈여겨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사회적 기반이 갖추어지기 전이라도 퇴직 후, 또는 자녀 양육 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리모델링해서 살 것인가 하는 것은 개인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당신은 제 2의 생을 준비하며 살고 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