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프로간장게장의 간장게장(소) 50,000원. 두마리 나왔으니 한마리 가격이 25,000, 상당히 비싸다. 물론 3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쌓아온 내공을 감안해야 겠지만서두.
음식에는 두가지 부류가 있다. 입에 넣자마자 즉각적으로 맛있다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감동적이지만 깊이가 없어 금세 잊혀지고 마는 음식. 두번째는 첫맛의 감동은 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각나는 음식. 전자는 현대적인 퓨전음식이고 후자는 우리네 전통음식이라 할 수 있다.
전통음식이 보다 여운이 긴 이유는 대부분 발효와 숙성에 의해서 깊은 맛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발효와 숙성은 우리식문화의 근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장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간장은 한국의 식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음식의 맛을 결정짓기도 한다.
오늘날 신사동 간장게장의 명성을 있게 한 업소는 ‘프로간장게장’이다. 원래는 목포집이었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이 자주 찾아와 아예 프로간장게장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집 간장게장의 첫맛은 그냥 그랬다. 그동안 먹어본 간장게장 중에서 가장 삼삼한 맛이랄까? 단맛도 짠맛도 아닌 어중간한 맛. 먹는 순간 별다른 감흥은 없고 그냥저냥 삼삼해서 먹기에 부담은 없군 정도였다.
그런데 웬걸?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잊혀 지기는 커녕 더욱 생각나는 것이 아닌가? 아, 이런게 감칠맛인가? 이런게 여운인가? 이게 우리 전통음식의 참맛인가? 이런 뒷맛이야말로 퓨전음식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따라 올 맛이가?
비법은 20년 넘게 이어진 접장
일하는 아주머니가 먹기 편하도록 손질해놓았다
프로간장게장도 역시 비법은 접장이다. 접장이라 하면 간장에 게장을 담그고 담가서 오래묵은 간장을 말한다. 20년 넘는 세월동안 이 접장을 거쳐 갔을 무수히 많은 꽃게에서 우러난 육즙들이 고대로 간장에 농축되었을 터. 이만하면 간장이 아니라 보물인 셈이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발효되고 숙성되는 과정이 끊임없이 계속되면서 아주 특별한 감칠맛을 내게 된다. 이런 접장을 가지고 갖가지 재료를 우러낸 육수와 혼합해 담그는 간장은 하나의 작품이라 할 만 하다.
주홍빛 알이 어우러진 꽃게살과 함께 먹는 밥이 달지 않을 수 없다. 다소 비싼 가격은 흠으로 남는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좋은 게장집 어디 없을까?
옥호: 프로간장게장 전화: 02) 543-4126 메뉴: 간장게장 50,000원(소), 75,000원(대). 매운게장 53,000원(소), 80,000원(대). 꽃게찜(탕) 60,000원(소), 90,000원(대). 해물모둠찜(탕) 65,000원. 게알비빔밥 20,000원. 매운게알비빔밥 22,000원. 매생이국 10,000원 등.
2008.6.17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http://blog.daum.net/carto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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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