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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약초산행 과 멘붕사건
2012년 9월 01(토)-02(일)
9월에 시작을 알리는 날.
미라솔 봉호 벙개장님과 함께.
참석인원: 미라솔님, 투맨님, 아토스님, 개츠비님, 닝닝이님, 고딕님
강원도.
날씨: 안개끼고 비오고 . 다음날은 시원하고 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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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뜸한 유기질도 풍부하지 않을거 같은 억척스런
바위밑에
나무도 제 수명 다 살지 못하고 바위틈을 비비고 들지 못해
어린 년생에 나무들도 뿌리를 거두고 말라죽고 마는
외기도 어려운 번호로만 존재하는 해발 800미터 찻길이 존재하는 곳.
천년에 한번 난다는 약초를 캐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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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도 이렇게 일찍은 안가는데
집에서 4시 30분 기상.
사당역14번 출구 도착하니 6시 30분.
새벽내 비가 많이 내리던데
그 영향인지 쌀쌀하고 바람이 꽤 분다.
14번 출구 공원에 앉아
24시 편의점 맥주와 케찹이 사은품으로 들어잇는 과자한봉지.
그날 그날 산행에 맞춰 옷을 새팅하시는 고딕님.
오늘은 밀리터리룩,
행여나 호미들고 산속을 누비는게 산림청 헬기에 걸리지는 않을까하여 ㅋㅋ
근데 웃옷은 빨간색.
뭐 단풍인줄 알려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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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즈음이 되어 일행들 다 모이고
양평언저리 사시는 투맨님과 중간 합류를 하기위해
여주로 향한다.
주말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던데 다행이 비는 그친거 처럼..
보일뿐이엇다 -_-
안락한 11인승 그래이스 뒷 자리.
지정체 없이 일찍 도착한 서울팀은 투맨님을 기다릴동안 행동식을..
행동도 안했는데 행동식을 먹고
정작 행동할땐 행동식이 없더라능.... 하..
강원도를 돌아돌아 굽이굽이
올라올라간다.
산 중간중간 안개가 자욱하고 산새가 깊고 울창하다
어느새 구름에 덮혀버린 하늘
타닥타닥 주말만 되면 눈치없이 내리는 비때문에
뭘좀 먹기전에 타프먼저 설치하고
오늘 아침 진수성찬은 계란얹은 잡곡밥에
제육고기, 그리고 각종 땟깔나는 밑반찬이다.
멀리 아토스님이 시장에서 사온 봉지속 3종 반찬이 눈에 띄고
밥알을 씹는 볼따구 살에서
의지가 느껴지진다.
비가 오더라도 바람이 불더라도 잡풀이 살갗에 생채기를 낸다 하더라도!
옆에서 긴장에 끈을 놓지 않는 아토스 훈님.
"저자식.. 저 어린놈이 밥씹는 볼따구가 장난이 아닌데..
너는 줄을 걸고 올라가지만 나는 약초가 보이면 90도 절벽이라도 맨손으로 올라갈수 있다"
벙개장 미라솔 옹
"어라 이 어린노므 자식들이 여까지 데려 왓으면 구경만 하고 갈것이지
매에 눈으로 보고 표범같은 민첩함으로 벌처럼 달려들겠다!"
가정오거리 얼짱 닝닝이 김대장님
" 그거 아십니까 어르신들 .. 어차피 약초든 산삼이든 쥐똥이든
하늘이 정해진 운좋은 사람손에 쥐어지게 되어 있다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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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깊은건 꼭깽이로
잔뿌리가 많은건 가느다란 호미로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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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토독토독 내리고
복장을 단단히 여미고
길도 없는 숲속으로 출발~
선두를 서는 미라솔벙개장님
뒤에서 조잘조잘 따라오는 꼬맹이들
이곳은 찾아보니 이끼로 유명한 산이다.
산을 한참 돌고 집에와 산행기와 지도를 한동안 구경했는데
주변에 큰 산들이 많아서 이런 작고 이름 없는 산엔
두어번에 산사태가 나고 계곡물에 돌들이 흘러내려도 복구할 여력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산 중간에 임도도 있어
지도상에 있는 산길은 동내 어르신들께 물어물어 들어와야 한다는 서글픈 작은산.
임도를 가던중 그나마 야트막한 경사를 치고 산으로 들어간다.
벙개장 미라솔님은 한발짝 걷고 두발짝 걷고 할때마다
이름모를 풀 이름과 먹는 방법 독초인지 아닌지
꽃에 색깔과 채취하는 시기.
많은 정보를 주지만
이놈이 저놈같고 저놈이 이놈같은
알송달송 초록 풀잎에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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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면을 빙빙 올려치며 그물망처럼 흩어진다.
버섯을 목표로 햇기때문에 이놈저놈 따다 보여줫는데
내가 따온건 먹으면
배를 잡고 웃다가 죽는 ..
한마디로 값이 억수로 나가는 마약들인 셈이다.
그리하여 버리고 버리고를 반복하여..
나중엔 ㅜㅜ
딱봐도 알기 쉽고 향도 진해
멀리 동구밖 과수원길까지 눈치를 챈다는
당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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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산을 헤치며
갖고온 식량이라곤 빵쪼가리와
대가리와 똥을 제거한
고급 멸치.
이미 몸이 축축하게 젖은 벙개장님.
신기한거 보고 뜯고
벙개장님 바짝 잘 따라다니는 단풍색 웃도리에
행여나 걸릴까 밀리터리룩으로 도배를 하신 고딕님.
웃다 죽는다는 웃죽버섯만 골라 따는
가정동 얼짱 닝닝이 김대장님.
오랫만에 건진 사진한장조차 흔들려
역시 신비주의를 노리시는 개츠비님.
이름모를 이쁜 버섯들.
하지만 막 먹으면 웃다 죽는다는 웃죽버섯.
안개는 자욱하고
산은 거칠다
산중에 신기하고 큰 나무도 만나고
무언가 발견하면 손이 보이지도 않아 ㅋㅋ
단풍색 상의에 걸릴지도 몰라 보호색 옷을 입고 온 고딕님.
벌써 장갑이 새까맣네 ㅋㅋ
천년에서 하루 빠지는 999일 더덕을 캐고
표고 버섯이라고 하는데
저렇게 생긴놈들이 많아서
맛보다 웃다 죽을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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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돌고 돌아
이제는 다리도 아프고 몸도 만신창이
그리고 배도 슬슬 고프다.
벌써 산속 기슭에 5시간을 비탈비탈 헤집고 다녔구나
이 산을 넘어 저쪽으로 넘어가서 임도를 돌아 나가자..
.
.
이산을 넘어 저쪽으로 넘어..
임도를..
임도를
돌고
돌고
돌고
돌다보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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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둥그니까.
만신창이 닝닝이님.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미모가 빛나
그냥 안고난스럽고 안역경스러우신 분.
자박자박
배고프니까 빨리 가자
1시간 안에 도착할수 있을거야
길에 빗물을 머금은 꽃잎들
제 무게에 아래로 뻗어난 이름모를 열매들
피부에 물이 닿아 생기롭게 변한 잡초들
우리에 임도.
이렇게 걸어도 임도
저렇게 걸어도 임도
돌고 돌아도 임도
뒤를 봐도 임도
앞을 봐도 임도
다은 산허리들을 둘러보아도 임도.
지금 시간은 오후 4시 50분.
길가에 꽃도 아름다운 시간.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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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걷고 걸었지.
그날은
밤사이 내린 비가 멈추고
바람도 시원히 불고 구름도 이쪽저쪽으로 몰려다니는
시각적으로 그럴듯하게 아름다운
그래. 딱 여행하기 좋은 그런 날이었지.
사람들을 만나 맛없어도 맛있는 밥을 먹고
길에 피어난 꽃과 잎파리.
그 꽃이 자라나기위래 흙 아래로 파고든 뿌리들..
모두 우리에 관심사였어.
강원도에 굴곡진 바람을 타고
늙은 나무에 새로운 포자들이 앉으면
그곳에 손을 대고 넘어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듯
꼿꼿하고 의연하게
어둠속엔 하얗게
눅눅한곳엔 화사하게
그늘진곳에 올망졸망
버섯들이 얼굴을 살랑이고 있었지
그것들은 마치
우리가 도착하기도 전에
우리가 올것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이
손끝만 닿으면 우리 손으로
미끄러지듯 안기곤 했어
늙고 오래된 단단한 나무에
비바람에 넘어졌던 퍼석이는 등치큰 나무에
마무렇지 않게 올라 앉아 있던 놈들은
정말 놀라울정도로 부드럽고 말랑하고 화사햇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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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흘러 다음을 기약하며 산에서 내려서는 순간
가끔 한번씩 맛을 봣던
웃다 죽는다는 웃죽버섯들에 영향들인지
.
안개도 서서히 거치고
아래로는 마을과 도로도 보이고
멀리 이장님 어머님 팔순생신이신지
쩌렁쩌렁 마이크 음과 함께 가사도 전달되던
그 늦은 오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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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이 오기 시작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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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산에서 임도를 만난시간 오후: 4시 48분
우리가 길을 거꾸로 타고 왔다 생각한시간: 오후 7시 05분
왔던 길을 되돌아 가자 생각했던시간: 오후 7시 32분
왔던 길을 돌아나와 차 있는 곳에 닿은시간: 오후 9시 4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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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
하...
임도를 걷는중
우리는 먹을것도 없고
랜턴도 한개
핸드폰도도 한개
핸드폰은 터질랑말랑
게다가 바떼리는 나갈랑말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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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에 핸드폰은 얼마던 포멧된 핸드폰
연락처는 없고
얼마전 카톡주고받았던 한잔 걸치고 잇을 김현님께 카톡메세지를 보내고
"형 우리 바떼리 없어요. 투맨님이라 훈이형에게 두타산휴양림쪽으로 오시라 말좀 전해주세요"
ㅋㅋㅋ
두타산 휴양림이 잇다는건 아는데
길이 잇는지 어쩐지 몰라..
어쩐다.. 해도 지고 랜턴은 한개.
그냥 왓던길로 돌아나가는게 가장 안전해.
우리가 걸어서 얼마나 왓지
우리 빠른걸음으로 2시간 넘게 왓는데..
하..
때마침 연락이 된 현님에게 부탁하여
먼저 하산했던 투맨님과 아토스님께 두타휴양림 가지 마시고
원래 잇던 자리로 오세요 ㅋㅋㅋㅋㅋ 으잉 ㅋㅋㅋ
.
.
기다리는 사람도 오락가락
우리도 로락가락.
.
두타산 휴양림에 한분은 먼저 가셔서
부대찌개랑 어묵국을 꿇여놓고
엄마같은 투맨님 ㅠㅠ
여기가 말로만 듣던 지상 낙원이구나야~
멘붕에 배고픔까지 겹쳤던
식은땀에 주역
아.. 배고파..
아 못걷겟어..
아 식은땀나..
아 맥주먹고싶어..
아 통닭먹고싶어..
배낭에 내가 만든 복숭아조림 있는데..
배낭에 쭈꾸미 잇는데..
아 통닭.. 시장에 파는 통닭먹고싶어..
기름 많은거..
..
하..
.
.
저분이구나..
웃다 죽는다는 웃죽버섯을 먹는 사람이.
그와중에 끝까지 서두르지 않았던 고딕님
봉호님 배낭에 있던 그 쭈꾸미 ㅋㅋ
우리를 찾으러 산하를 임도를 헤집었던 아토스님
긴장하면 언성높이는 신비주의 개츠비님 ㅋㅋ
밥을 먹으니 분위기도 좋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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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10시 30분쯤 도착한 휴양림에
자리도 펴기 전에 밥을 먹고
12시쯤에 잠이 든거 같다.
모두들 떡실신이 되어
자고 또 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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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천일에서 하루 모자라는 내일이면 천년장생 블로초가 되었을뻔한
더덕을 드시고 계시드라능 ㅋㅋ
홍차와 계란버섯도 먹고
느긋하게 앉아
어제 잇던 일이 먼 꿈나라 일인듯
여기 먹고 자고를 반복하는 분.
돌고 돌아 기름도 넣고 맥주도 사오고
이길저길 우리를 찾고 다녓던 그분.
하지만 통닭이 없다며 왜 없는거냐며 왜 사오지 않았냐며
예기치 않은 핍박을 받았던 피곤한 그분.
이제 각자 자리를 정리하고
어제일은 이야깃거리가 되고
그분도 일어나셨다 ㅋㅋ
아직도 멘붕속에 정신줄 오락가락 하신
저멀리 서 계신 미라솔 봉호 벙개장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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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까지 왓으니 고랭지 배추밭에 가자는 의견들이 나와
배추밭으로 향한다.
고랭지 배추밭은 들어만 봣지 본건 처음이고
그 배추를 뜯어먹은건 더 처음이다
도착한 배추밭은 한참 수확기에 접어 들어잇엇다
이쪽도 배추
저쪽도 배추
오 놀라워라
남은 배추라고 건져보려고 애쓰는 사람들 ㅋㅋ
모든 지휘 본부는 내 지시를 따르라
우로 47도 방향 우거지 안에 여린 새싹을 찾아낼것
멀리.. 여기가 능경봉?
이곳은 해발이 높고 물이 안나오기 때문에
한철 배추 농사를 하고
겨울엔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오르막도 심하고 길도 외길에
물도 안나오는 이곳에 눈도 많이 내린다지..
여름인줄 알았던 게절이 가을로 넘어간다
배추밭 시찰중이신 십정동오거리 대장님 만세만세
배추맛보는중
이것이 고랭지 배추여
아 퉤퉤
흙씹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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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밭에 들러 꿩만두가 유명하다는 어느 식당에서
만두와 매밀냉면을 한사발씩 먹고
소주는 두 사발씩 먹어
얼굴이 발그래해서 나왔던 강원도
한적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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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갈건데 비만 안오면 좋겟어
산에 갈건데 비는 좋은데 풀숲을 헤치는 길만 아니면 좋겟어
산에 갈건데 비오는것도 좋고 풀숲헤치는 것도 좋은데 길만 꺼꾸로 안가면 좋겟어
이제..
길을 꺼꾸로 가도 좋을정도에 일이란.. 무엇일까.
두려움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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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도 지난 아침저녁으로
서리얼거 같은 이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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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님에 이름모를 웃다 죽는다는 웃죽버섯.
노루궁뎅이라고 갖고 온건데
벙개장 미라솔옹이
" 이건 토끼궁댕이도 아니여"
냅따 멀리 던져 버렸는데
개츠비님이 다시 갖고 온 토끼궁댕이도 아닌 이것은
무엇일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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