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행성 뇌질환 |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헌팅톤씨 병, 진행성 핵상마비, 픽병을 포함한 전두엽 및 측두엽성 치매 |
유전적 결함에 의한 대사이상 질환 |
윌슨씨병 |
혈관성 치매 |
다발성 뇌경색, 열공성 뇌경색, 빈스벵거씨 병, 아밀로이드성 뇌혈관 병증, 측두동맥염 |
외부 원인에 의한 치매증 |
뇌외상성 치매, 뇌 저산소증, 일산화탄소 중독, 지주막하 출혈 |
뇌의 염증 또는 감염에 의한 치매 |
다발성 경화증, 에이즈에 의한 치매, 크로이츠펠트-야콥씨병, 헤르페스성 뇌염, 세균성 및 진균성 뇌막염 후유증, 뇌백질 뇌염, 신경 매독 |
독성 물질에 의한 치매 |
알코올 중독성 치매, 중금속 중독(납, 망간, 수은 등), 유기용매 중독 |
뇌의 |
만성 경막하 출혈, 뇌종양 및 전이성 뇌종양 |
대사성 또는 내분비 장애에 의한 치매 |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비타민 B12 결핍증, 엽산 결핍증 |
기타 |
정상압 뇌 수두증, 경련성 질환 |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매’라고 하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인성 치매’를 의미하고, 이 노인성 치매는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을 뜻하게 된다. 하지만 치매라는 단어는 병명이라기보다는 증상을 말할 때가 많다. 따라서 진단을 ‘치매’라고 하는 것은 기침이 나서 병원에 온 환자의 병이 ‘기침’이라고 하는 것과 같으므로 잘못된 것이다.
모든 치매 환자는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진단 받아야 하고, 이러한 정확한 진단을 한 후에 그 병에 맞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이들 치매를 일으키는 병들 중에는 약물 중독의 경우처럼 약물을 끊으면 저절로 좋아질 수도 있고, 만성 경막하 출혈처럼 간단한 수술로 완치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혈관성치매처럼 뇌졸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치매 전문의의 경우는 환자나 보호자와 치매 증상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간단히 환자의 몸 상태에 대한 진찰만으로도 환자가 보이는 치매가 퇴행성 뇌질환 때문인지, 뇌혈관 출혈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뇌염이나 두부 외상, 여러 가지 중독증 때문인지를 알아낼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 질환은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 질환인 다발성 뇌경색에 의한 치매이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경우는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치매와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나중에 ‘픽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등의 다른 퇴행성 뇌 질환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의사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때는 항상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일정 기간 환자를 관찰하게 된다.
이들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하는 퇴행성 뇌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안에 뇌 조직을 떼어내거나 죽은 후 부검을 통해 뇌 조직을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각 병들의 특징적인 뇌 조직 모양을 확인해야 하지만 요즘에는 임상적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져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뇌 조직 검사 없이 임상적 진단을 기준으로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전문의가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확율이 90% 정도이고, 이를 참고로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에 항상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이 옳은지 그른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질병의 초기에 임상적 진단이 어려울 때에는 일정 시간을 두고 환자 증상의 변화 또는 치료에 반응하는 정도를 관찰하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단 알츠하이머병이라고 진단을 받은 경우도 정기적으로 치매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진단이 정확한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혹시 알츠하이머병이 아닐까하고 많은 걱정을 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보다는 치료가 쉬운, 다른 원인에 의한 치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반드시 해보아야 할 것이다.
치매 원인은 어떻게 분류하나
치매는 앞에서와 같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 따라 나눈다. 하지만 우에서 언급한 많은 질환들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다른 질환과 섞여서 나타날 수가 있어 이런 경우 진단을 내리는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 전두엽성 치매를 중심으로 하는 퇴행성 질환에 의한 치매, 다발성 뇌경색 등을 포함하는 혈관성 치매, 그리고 이들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치매이다.
뇌혈관 질환의 소견 없이 알츠하이머병의 소견만 보이거나, 알츠하이머병의 증거 없이 뇌혈관성 치매만이 나타나는 경우 진단에 큰 문제는 없으나 이 두 가지가 한 환자에게서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환자의 치매 증상이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것인지 뇌혈관질환에 의한 것인지 구별이 어렵다.
또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되는 원인 중에 뇌혈관의 이상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 이들의 진단과 치료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일정 기간 환자의 경과를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치매의 원인 질환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음을 시행하여야 한다.
1. 자세한 병에 대한 기록, 가족력, 과거력.
2. 철저한 신경학적 검사 및 신체검사.
3. 심경심리 검사(인지기능 검사가 포함됨).
4. 임상병리 검사(간기능검사, 신장기능 검사, 빈혈검사, 비타민 검사, 갑상선기능 검사, 매독검사 등).
5. 방사선학적 검사들 ; 뇌 컴퓨터 단층 촬영(CT), 뇌 핵자기 공명 영상 촬영(MRI), 단일 양자 방출 단층 촬영(SPECT), 양자 방출 단층 촬영(PET)
6. 우울증 검사.
이런 검사 과정 중에 여러 가지 임상병리 검사와 방사선 검사 등은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된 치매임을 밝히기 위해 시행하고, 이들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하는 매우 수동적인 진단 과정이었으나, 최근 들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진단 방법이 개발되어 요즘은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법으로 여러 가지 검사들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뇌 조직 검사가 아닌 혈액 검사, 뇌척수액 검사, 또는 검사 조직을 얻기 쉬운 피부나 코 안의 점막 조직을 조금 떼어내어 검사를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쉽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들 중 몇 가지는 매우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3. 우리나라 노인성 치매 현황
김동현/한림의대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인구의 노령화는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이 치매라 할 수 있다. 노인 치매환자의 수가 급속히 증가하여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의 공통된 현상이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1995년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고, 약 400만 명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매년 25만 명의 새로운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역시 치매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1990년에 약 100만 명이던 치매 환자가 2015년에는 26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5년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인구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2010년이면 노인인구의 비율이 9.9%로 증가하여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향후 20년 치매노인의 수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에 이르러 최소한 40-60만 명의 치매노인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같이 몇 년 내로 치매 노인 환자의 급증과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가 우리나라 보건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들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우리나라 전체 노인 인구의 약 9.5~13.0%에 달한다고 한다. 즉, 적어도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한 명이 치매 환자라 할 수 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더 심해져, 8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여자는 5명중 2명, 남자는 5명중 1명 꼴로 치매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 중 치매 환자가 5.2~8.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에서 여자가 남자에 비해 치매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더 커지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여자 치매 환자의 경우 남자 환자에 비해 오래 살기 때문에 고령으로 갈수록 치매가 많이 나타난다는 해석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비해 학력수준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주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거나 읽을 수 없고 학력이 낮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매 원인질환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이 혈관성 치매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는 알츠하이머병보다 혈관성 치매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최근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전체 치매 중 알츠하이머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미국에서 아프리카 나이제리아 거주 흑인과 미국 거주 흑인을 대상으로 한 환자 수 비율에 관한 한 연구에 의하면 치매 환자의 비율이 미국 흑인에서 4배 가까이 높다고 보고된 적이 있다. 이는 같은 인종이라도 다른 지역에 살면 치매 발병률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경적 요인이 치매 발병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치매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다음의 몇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연령이 증가할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다음으로 가족 중에 치매를 앓은 사람이 있을 경우 나머지 가족들도 치매에 걸린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유전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머리를 다치거나 권투선수처럼 약하지만 반복적으로 머리 충격을 받을 경우에도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끝으로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적 수준이 낮을수록 뇌세포의 발달이 비교적 덜하여 조그만 손상에도 쉽게 기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수의 비율은 주위 어느 나라보다도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치매환자 및 가족이 많고, 그 숫자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치매를 불가피한 노화과정으로만 생각하여 체념하지 말고 노인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질병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 중에서 조기에 치매를 찾아내어 치료를 하는 개인적, 사회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4. 증상
최성혜/인하의대
치매 환자들은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장애를 보인다. 사람의 인지 기능은 크게 기억력, 언어기능과 관련 기능들, 시공간적 인지력, 집중력, 전두엽 기능과 관련된 수행력 등 5가지로 분류하는데 이들 중 3가지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를 보일 때 치매로 정의한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한 가지 이상의 인지장애가 기억장애와 함께 동반되었을 때를 치매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처럼 치매의 증상은 기억 장애 한 가지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뇌 기능의 감퇴로 나타난다. 또 치매의 종류에 따라 어떤 사람은 언어 장애나 성격 변화로 시작될 수도 있다. 여기에서는 주로 치매의 조기 증상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겠다.
기억 장애
기억력 감소는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치매의 진단기준에는 치매로 진단하기 위해서 꼭 있어야 하는 증상으로 기억 장애를 꼽고 있다.
특히 알쯔하이머병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초기에 기억 장애가 나타난다. 치매 환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기억 장애의 특징은 예전 일은 잘 기억하나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든지,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든지, 상대방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든지, 물건을 사러 갔다가 몇 가지 물건을 사지 않고 빠뜨리고 온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물건을 둔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든지, 약속을 해놓고 까맣게 잊어버린다든지, 예전에는 잘 기억하여 꼼꼼하게 챙기던 제삿날이나 집안의 대소사를 잊어버린다든지, 전호를 받고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든지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처음에는 건망증과 비슷하게 시작하지만 기억 장애 증상이 점차 진행되면 오전에 있었던 일을 오후가 되면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더 심하게 되면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정도의 기억장애가 생길 수 도 있다.
언어 장애
언어 장애 또한 치매의 초기부터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한 가지 혼동하지 말아야 할 점은, 여기서 이야기하는 언어 장애는 발음이 어눌한 구음장애와는 다른 것이다.
그음 장애란 말을 하는데 필요한 입안의 근육을 움직이는데 이상이 있어서 발생하는 것으로 뇌졸중 환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치매의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언어 장애는 하고 싶은 말의 표현이 금방 나오지 않거나, 물건 이름을 대지 못하여 머뭇거리면서 ‘그거, 저거’ 하는 증상을 보인다.
언어 장애가 더 진행되면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여 질문에 대하여 엉뚱한 대답을 하는 ‘동문서답’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치매의 원인에 따라서 언어 이해력이 먼저 떨어질 수도 있다. 진행되면 말수가 점차 감소하고, 글씨를 읽고 쓰는데 장애가 올 수도 있다.
시공간 인지력 저하
시공간 인지력 저하의 결과로 방향 감각이 떨어져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 처음에는 낮선 곳에 가면 길을 잘 찾지 못하고 헤매거나 지하철역에서 엉뚱한 출구로 나온다든지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운전을 잘 하던 사람이 전에 가본 길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길로 접어들어 헤맨다든지, 평소와 달리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또 주차장에서 차를 세워놓은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게 되며, 나중에는 집안에서도 화장실을 잘 찾지 못한다듣지 자기 방에 간다고 하면서 엉뚱한 방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계산력 저하
계산 능력이 떨어져 돈 관리에 실수가 생길 수 있다. 돈 계산이 철저하고 빠르던 사람이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잘못 준다든지, 암산으로도 잘하던 돈 계산이 안되어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거나, 계산할 때 이전보다 시간이 거 걸리는 경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세금 납부 등 은행 일을 보거나 옹돈을 관리하는데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기억 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력 저하, 계산력 저하와 같은 치매의 증상들은 치매 설문지를 통해 조목조목 평가해볼 수 있다. 치매설문지는 치매 환자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인지 장애 증상들에 대해 환자를 잘 알고 있는 보호자가 작성해야 한다. 아래의 32항목 중에서 17개 이상에 해당이 되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성격 변화 및 행동 장애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성격의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혈관성 치매나 전두측두엽 치매의 경우는 기억 장애보다 성격 변화가 초기부터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초기 혈관성 치매 환자들인 경우 예전에는 의욕적이던 사람이 만사를 귀찮아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잔다든가, 또는 과거에 매우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던 사람이 모임에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거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회피하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또한 예전에는 여유 있고, 전혀 화를 내지 않던 사람이 융통성이 없고 쉽게 화를 내거나, 반대로 과거에는 매우 까다롭고 구두쇠였던 사람이 갑자기 관대해질 수도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의 경우는 성격 변화가 초기부터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 마치 정신과 환자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비정상적으로 음식을 탐하여 먹고 또 먹어서 체중이 수십 킬로그램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주위에 무관심해지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부부관계를 지나치게 요구한다거나, 예절이 없어진다든지, 한 곳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 방 저 방을 왔다갔다하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일상생활 기능의 수행 장애
위에서 열거한 인지 기능 장애로 인해 치매 환자들은 초기부터 일상생활 기능에 조금씩 장애가 나타난다. 만약 이 글을 읽으면서 배우자나 부모님 등이 위의 증상들에 해당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분이 다음에 열거한 일상생활 기능을 예전처럼 혼자서 잘 수행하는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점에 가서 계획했던 물건들은 잊지 않고 돈 계산에 실수 없이 물건을 사는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스스로 운전해서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가는가
▲용돈을 관리하고 은행에 가서 저축을 하는 등의 돈과 관련된 일을 잘 처리하는가
▲진공청소기, 다리미 등의 생활 용품을 잘 다루며 집안 일을 예전처럼 말끔하게 처리하는가
▲적절한 식사를 계획하여 재료를 준비하고 예전과 같이 맛있게 음식을 만드는가
▲필요한 전화번호를 수첩에서 찾거나 기억하여 전화를 걸 수 있는가
▲시간과 용량을 지켜 약을 먹는가
▲약속이나 어제의 일 또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할 전화내용 등을 기억하는가
▲예전에 하던 종교생활이나 취미생활(산책, 운동, 바둑, 장기, 화투, 독서 등)을 그대로 잘 수행하는가
▲집중해서 텔레비전을 보며 그 내용을 잘 이해하는가
▲못박기나 전구끼우기 등의 잡다한 집안 일을 잘 해내는가.
위에서 언급한 일들은 정상적인 노인이라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므로, 예전에는 이러한 일들을 잘 하셨던 분이 혼자서 해낼 수 없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단 관절염 등 신체상의 문제로 일상 생활을 혼자서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치매설문지
아래의 치매설문지는 치매 환자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인지 장애 증상들에 대해 환자를 잘 알고 있는 보호자가 답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설문지는 반드시 환자를 잘 알고 있는 보호자가 작성해야 합니다. 다음의 32항목 중에서 17개 이상에 해당이 되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최근 6개 월 간의 해당 사항에 체크해보세요. 반드시 환자를 잘 아는 보호자가 답해야 합니다.
1. ( )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2. ( )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3. ( )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4. ( )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을 잘 하나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힘들다.
5. ( )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가 힘들다.
6. ( )본인에게 중요한 것을 잊을 때가 있다(배우자 생일, 결혼기념일 등)
7. ( ) 다른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때가 있다.
8. ( ) 어떤 일을 해놓고 잊어버려 다시 반복한 적이 있다.
9. ( ) 약속을 해놓고 잊을 때가 있다.
10. ( ) 이야기도중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잊을 때가 있다.
11. ( ) 약 먹는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12. ( ) 여러 가지 물건을 사러 갔다가 한 두 가지를 빠뜨리기도 한다.
13. ( ) 가스 불을 끄는 것을 잊거나 음식을 태운 적이 있다.
14. ( ) 남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15. ( ) 어떤 일을 해놓고 했는지 안 했는지 몰라 다시 확인해야 한다.
16. ( ) 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갖고 갈 물건을 놓고 간다.
17. ( )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18. ( )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19. ( ) 개인적인 편지나 사무적인 편지를 쓰기 힘들다.
20. ( ) 갈수록 말수가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21. ( )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때 이야기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한다.
22. ( ) 책을 읽을 때 이야기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한다.
23. ( ) 털레비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다.
24. ( ) 자주 보는 친구나 친척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25. ( ) 물건을 넣어둔 후 시간이 지나면 둔 곳을 잊고 찾게 된다.
26. ( )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27. ( ) 방향 감각이 떨어진다.
28. ( )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29. ( ) 물건을 늘 두는 장소를 잊어버리고 엉뚱한 곳을 찾는다.
30. ( ) 계산 능력이 떨어진다.
31. ( ) 돈 관리를 하는데 실수가 있다.
32. ( ) 늘 사용해오던 기구를 다루는데 과거와 달리 서툴러졌다.
5. 증상
이상도/계명의대동산병원 신경과
인간의 뇌는 숨쉬고, 눕고, 앉고, 서고, 걷는 등 매우 단순한 기능에서 사색하고 토론하고 발명하고 정감을 나누는 등 복잡한 행동까지 모든 종류의 인간 행동을 관장하고 있다. 치매는 기억, 학습, 지각, 언어 등의 인지기능 장애 뿐만 아니라 행동장애도 나타난다. 초기, 중기 때는 복잡한 행동의장애가 오며 말기에 이르면 단순한 기능까지 장애가 일어난다. 본 글에서는 이와 같은 가정에서 치매환자를 살피는 가족들이나 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를 돌보는 치료진들을 가장 어렵고 힘들게 하는 행동장애와 정신장애를 설명하고자 한다.
1. 자주 울거나 우울해진다.
치매 환자들이 보이는 우울 증상은 슬프거나 기분이 처진 것처럼 행동하거나, 눈물을 흘린다든지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주변에 대해 관심이 없어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잠을 잘 못 자는 경우도 있다.
2. 여러 가지 망상이나 환각이 있을 수 있다.
남이 자기의 물건을 훔쳐갔다고 하거나 남편 또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고 하거나, 자식들이 자기를 내버린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믿는 것을 망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망상은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고쳐지지 않는다. 한편 자기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환청이나 이상한 동물이나 귀신이 보인다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실제로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환각이라고 한다.
3. 자주 불안해한다.
불안의 증상으로는 숨이 차거나 한숨을 쉬는 것, 속이 불편하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하려고 하는 것, 보호자와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증상 등이 포함된다. 특히 치매 환자들은 보호자와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증상을 많이 보인다.
4. 감정이 없어진다.
감정이 점차 무뎌지고 무표정한 모습을 보인다. 즐겁고, 슬프고, 기쁜 감정이 없어진다. 또한 남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아 남의 정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주위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가 없다.
5. 자기중심적이고 남에 대한 관심이 결여된다.
6.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목적 없이 서성거리거나, 이리저리 배회하거나, 일정한 거리를 반복해서 왔다갔다한다. 또한 강박적으로 반복해서 머리를 감거나 몸을 문지르는 등 신체의 일부를 계속 비비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주변에 있는 컵을 만지작거리고, 문이나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전등이나 TV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는 등 목적 없이 주위에 있는 것에 반응하여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
7.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고 쉽게 화를 낸다.
사고의 유연성이 점차 사라지면서 융통성이 없어져 자기 생각만 고집하고 타협이 잘 되지 않는다. 자기 뜻대로 안되면 쉽게 화를 내고 싸운다.
8. 돈을 감추거나 물건을 수집한다.
돈을 자기만 아는 장소에 감추고, 집안이나 길거리 혹은 남의 집에 있는 물건을 이것저것 가져와서 어디엔가 모으고 감추어둔다. 환자들은 자신의 서랍, 장 속에 또는 자기가 입고 있는 옷 속에 신발이나 양말, 수건, 휴지 등을 감추어둔다.
9. 꾸준하게 일을 수행하지 못하고 산만하다.
10. 몸 관리를 소홀히 한다.
11. 정리정돈, 청소 등 집안 일이 서툴러진다.
12. 말수가 적어지거나 반대로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13. 수면장애 있다.
14. 너무 많이 먹는다.
15.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16. 과도한 성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여러 행동, 신경 증상들은 전두엽 기능장애로 나타난다. 전두엽은 예절을 담당하는 부위로 평소에 원초적 본능들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전두엽을 비교적 조기에 침범하는 혈관성 치매의 경우 비교적 초기부터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반면에 전두엽을 후기에 가서야 침범하는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중기나 말기에 가야 뚜렷해진다.
일반인들이 흔히 오해하는 일 중의 하나가 점잖던 환자들이 성적인 행동을 포함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보호자는 이를 환자가 평소에 속으로 숨기고 있던 성격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그가 원래 그러한 성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병 자체에 의해 뇌의 특정한 부위가 손상되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증상일 뿐이다.
*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누구나 흔히 약속 시간이나 날짜, 주위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릴 수 있는데, 보통 건망증이라고 말하는 이런 일들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에게도 흔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신이 치매가 생기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두 경우의 차이점은 예를 들면 친구와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바람을 맞힌 경우, 친구가 화를 낼때 '깜박 잊었다'라고 대답하면 건망증이지만, 약속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 기억장애 또는 초기치매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건망증은 기억장애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알았던 사실을 잊어버렸다가도 힌트를 주면 다시 생각해낼 수 있는 특징이 있어, 그 사실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없어진 '기억장애나 치매'와는 확실하게 구분됩니다. 건망증이란 이미 언급한 데로 정보가 습득되고 보관하는 능력은 문제가 없지만 머리속 기억 창고에서 꺼내는 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앞에 언급한 것처럼 힌트를 주거나 시간이 흐르면 다시 기억하기도 하며 벌어진 여러가지 일 들을 다시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억장애는 대뇌 자체에 이상이 발생하여 뇌세포나 신경조직이 손상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없고 기억했다가도 저장이 안 되어 금방 없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기억장애는 대부분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국소적인 손상을 입었을 때는 다른 치매 증상 없이 독립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기억장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치매로 발전하게 됩니다. 치매의 경우는 뇌 세포가 좀 더 광범위하게 손상된 상태인데, 기억 장애 외에 주의 집중력장애, 언어장애(실어증) 등의 신경 인지 기능 장애와 망상, 환각, 성격이나 행동변화, 불면증 등의 정신장애가 함께 나타납니다. 이와 같이 건망증은 기억장애나 치매와는 전혀 다른 현상이므로, 건망증이 심해 주위로부터 '곧 치매에 걸리겠다'는 놀림을 받는 것은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건망증이 있는 사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억력이 더 감퇴될 수는 있지만 다른 인지 기능의 장애는 발생하지 않으므로 건강한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매의 아주 초기에는 건망증과 유사한 양상의 기억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건망증이 심해지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망증은 개인차가 매우 크지만,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후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이후의 주부(주부건망증)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 남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편입니다.
이는 한꺼번에 여러가지 일 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건망증은 술, 담배를 많이 할수록 더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정상 노화 현상의 하나로, 뇌세포 수가 감소하여 뇌기능이 점차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양성 노인성 건망증'이라 부릅니다. 건망증을 예방하려면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술, 담배를 억제하고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이 건망증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업무량을 적절히 조절하며, 우울증이나 그 밖의 노이로제가 원인인 경우에는 각각의 질환에 대한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건망증과 치매는 별개 현상이며 예후 또한 다르지만, 노인의 경우는 치매의 초기에 건망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우기 FDA의 공인을 받은 치매약물이 새로이 개발되어 치매로의 진행방지를 위해 국내에서도 처방 중이므로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됩니다. 그러므로 노인이 갑자기 건망증이 심해진 경우는 병원을 방문하여 기억력저하 여부의 평가를 위해 신경심리검사와 같은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