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서원 답사에서 이 시를 듣고 마음에 와 닿아 올려봅니다.
10년을 경영하여
- 송 순 -
십 년(十年)을 경영(經營)하여 초려삼간(草廬三間) 지여 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에 청풍(淸風) 한 간 맛져 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 두고 보리라.
현대어 풀이
십 년을 살면서 초가삼간 지어 냈으니
(그 초가삼간에) 나 한 간, 달 한 간, 맑은 바람 한 간을 맡겨 두고
강산은 들일 곳이 없으니 이대로 둘러 두고 보리라.
내용 풀이
경영(經營)하여 : 계획하여. 마음 속으로 꿈꾸어
초려삼간(草廬三間) : 세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초가. 초가 삼간으로 '초려삼간'의 공간적 의미는 초장의 '초려 삼간'은 자연 속에 인간이 만든 인공물이지만 자연을 압도하지는 않으며, 그런 의미에서 자연과 인간을 격리하는 공간이 아니라, 조화롭게 어울리게 하는 공간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바탕에서 중장에서는 '나'와 시적 대상인 '달, 청풍'이 '초려' 속에서 한데 어우러지는 물아일체(物我一體), 혼연일체(渾然一體)의 경지를 보여주며, 종장에서는 이것이 확장되어 '강산(江山)'을 방에 친 병풍(屛風)처럼 인식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곧 이 시조에서 '초려'는 화자가 자연을 자신에게 끌어들이기도 하고 자신을 자연으로 확장하기도 하는 중심적인 공간이기도 하는 어울림의 공간이다.
맛져 두고 : 맡겨 두고
江山(강산)은 드릴 듸 업스니 둘너 두고 보리라. : 아름다운 산수는 집안에 들여 놓을 곳이(들여 놓을 수가) 없으니, 집 주변에 병풍처럼 둘러 두고 즐겁게 보리라
첫댓글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네요! 조영희씨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