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잠시 딸이랑 유모차를
몰고 집(부산 사상구 학장동
대림아파트) 근처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 몇개를 사가지고 귀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파트 뒷쪽으로 이어진 승학산 기슭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점차 크게 들려오더니 잠시 후 폴짝 폴짝 뛰면서
철조망을 넘어 오려는 동물 기척이 느껴졌다.
유심히 보니까 고라니 한마리가 머리에 저금통을 뒤집어쓴 체 이를 빼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직업이 소방관이라 일단 딸을 경비실에 맡겨두고 철조망을 넘어 혼자 구해 주려고 하니 도저히 안 잡혀서 땀께나
흘렸다.
마침 지나가는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했고, 잠시 후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간신히 저금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플라스틱 저금통을 뒤집어 쓰고 암흑 속에서 받았을 고라니의 공포를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작지만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국제일보 이기영 시민기자/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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