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요비. 금방이라도 눈물 뚝뚝 흘릴 것 같은 맑고 큰 눈, 서운한 말 한마디면 금새 토라져 버릴 것 같은 새초롬한 입술. 어찌 보면 여리고 연약해 보이는 그이지만 구성지게 R&B창법을 구사하며 박정현과 R&B 여성가수 투 톱을 지키는 모습이나 가수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을 중도 하차한 과단성은 그녀를 여린 소녀로만 보이게 하지 않는다.
2000년에 데뷔해 2004년 3월, 4집 앨범의 막바지 준비와 4집 앨범 기념 콘서트라 할 수 있는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펼칠 그녀. ‘화이트데이에 사랑고백 받고 싶은 남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있지만, 더 이상은 노 코멘트’라는 스물 네 살의 여인 박화요비를 만나 4집 앨범과 콘서트에 얽힌 음악이야기를 들어봤다.
#1. 곧 발매될 4집 소개 부탁드릴게요.
전체적인 스타일은 정말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많이 시도할 수 있었던 앨범이예요. 제가 'Dandelion' 'Dry flower' 두 곡을 작곡했고 늘 그렇듯이 음색은 항상 흑인음악 안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제 노력이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효신 씨의 '바보'라는 노래를 제가 미디엄 템포로 리메이크를 했고 아주 순수하고 청순한 일본 곡을 예쁜 한글가사로 바꿔서 불러봤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2. 4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다행히 큰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 되었어요. 굳이 찾는다면 서로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욕에서 비롯된 음악적 충돌(?)이라고나 할까요? ^^
#3. 2000년 열 아홉 살에 가요계에 데뷔하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모 라디오 프로에서 진행하는 노래자랑 같은 코너에서 운 좋게 대상을 수상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소속사인 신촌뮤직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4. 요비 씨는 외국에서 공부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알앤비를 잘 구사한다는 평을 듣는데, 부단한 노력인가요? 아니면 타고난 건가요?
글쎄요.. 천재는 99%의 노력이 만든다는 데는 생각이 같지만 음악 그 중에서 작게 노래라는 것은 타고난 소질이 그 가수의 역량을 많이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알앤비를 잘 구사할 수 있는 건 선천적인 부분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5. 장르 중에서도 알앤비를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제가 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만 접해왔는데, 우연히 들은 음악이 알앤비였어요. 그게 알앤비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전 이미 그 매력에 너무 많이 빠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 음악을 하는 것이고, 앞으로도 저의 선택은 알앤비가 될 것 같아요.
#6. 요비 씨를 빠져들게 하는 알앤비의 매력을 사람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성격이나 스타일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그냥 ‘나’같은 사람? ^^ 자신에 대해 본인이 제일 잘 아는 것처럼 여과 없는 솔직함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것들이 알앤비의 본질과 가장 흡사하다고 생각해요.
#7. 여릴 것도 같고 어떻게 보면 독할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스스로에게 보여지는 ‘박화요비’는 어떤 성격의 사람인가요?
신경이 아주 예민하고 이기적이고 감성이 풍부하다 못해 병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아마도 이 세상에 저 같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 같아요.
#8.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짐 브릭먼의 앨범에도 참여하셨는데, 올해의 해외 진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본의 메이저 음반사 소니 재팬과 싱글 6장, 정규 앨범 2장 등을 내고 활동하는 장기 계약이 된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4집 활동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일본에서 활동하게 될 것 같아요. 언제나처럼 열심히 하려고 해요. ^^
#9. 화이트데이 콘서트는 이전의 콘서트와는 어떻게 다르게 꾸며질까요?
사랑스럽고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아주 로맨틱한 노래와 함께 꾸며질 거예요. 4집 앨범 수록 곡과 함께 ‘어떤가요’ ‘Lie’ '눈물‘ 등 히트곡들과 제가 좋아하는 팝송 등 다양한 노래로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어 갈 겁니다.
#10. 마지막으로, 10년 후 요비 씨는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후면 33살이고 저는 아마 행복한 가정의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을 거예요. 제가 남자아이를 좋아하니 아들이었으면 좋겠어요. ^^
알 수 없는 미래의 커다란 포부보다 작은 소망을 조금씩 내비쳐 보이는 그녀. 하지만 자신과 음악에 대해 말하는 모습은 당돌하면서도 솔직해 보인다.
거대한 청사진보다는 노력이 모인 작은 결정체들이 보여줄 미래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 오히려 이런 모습에서 그녀가 4집 앨범을 통해 들려줄 음악과 일본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되는 건 비단 나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