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눈물의 투혼'으로 기적의 은메달을 따낸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제42회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을 받게 됐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 여성단체가 주는 제19회 올해의 여성상에도 선정돼 겹경사를 맞았다. 여자핸드볼 팀은 아테네 올림픽 결승에서 덴마크와 맞서 두 차례 연장전에 이어 승부던지기 끝에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그들이 맨땅에서 시작해 보여준 혼을 던진 승부는 한편의 휴먼 드라마 같았다.
여자핸드볼팀의 대한민국체육상 수상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몇 가지 생각할 점을 나누고자 한다.
"결승전의 패인은 국민의 관심 부족이다. 내일이면 우리는 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다"는 임영철 감독의 말과 "핸드볼이 아니라 한데볼이다. 핸드볼 인기는 4년마다 한번씩 온다"는 선수들의 이유있는 탄식은 한국 여자핸드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올림픽의 효녀 종목이다. 그들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 2, 은 3개의 메달을 따며 국가의 명예를 드높였다. 그러나 국가의 전략종목이나 다름없는 여자핸드볼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실상은 어떠한가.
올림픽 이전의 차가운 냉대, 올림픽 기간 중 그들의 선전에 대한 아낌없는 박수와 자괴감, 이후 반짝인기와 함께 다시 찾아드는 무관심과 선수들의 절망, 그리고 그들의 오기가 만들어 낸 한 편의 휴먼드라마, 반복되는 부끄러움과 다짐들…. 벌써 20년째 지속되는 우리의 악순환적 인식 현상이며 척박한 여자핸드볼의 현실이다.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여자핸드볼을 한국 구기의 전략종목으로 책정하여 그에 상응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가의 행정적 뒷받침 속에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피라미드식 구조를 띤 학원팀의 창단을 유도해야 한다. 이런 원활한 선수 수급 속에서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하여 연중리그를 벌이는 프로구단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의 관심과 성원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 여자핸드볼의 기적의 투혼으로 핸드볼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더 이상 여자핸드볼을 비인기 종목의 한데에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여자핸드볼이 인기종목으로 거듭나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예측된 금메달을 안고 부끄러움이 아닌 뿌듯한 자부심으로 우리 모두 함께 웃을 그날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첫댓글 강정호 교수님은 어쩜 그리 옳은 말씀만 하실까......ㅋㅋ
이렇게 말씀하시는 교수님...핸드볼경기보러 경기장에 몇번오셨을까여..?? 그냥 궁금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