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은 훈련으로 분명히 나아진다. 하지만 생각보다 긴 시간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억력을 향상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훈련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나친 스트레스만큼 뇌 활동을 저하시키는 것은 없다. 이럴 때는 살짝 '메모'의 힘을 빌려보자. 고맙게도 메모는 부족한 기억력을 보충해주는 것은 물론, 행위 자체가 기억력을 견고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기억력을 2배로 높이는 메모의 기술 10가지를 소개한다.
생각에 앞서 메모부터 한다.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기억하는 데 장애가 된다. 하지만 살다 보면 너무 많은 자극들, 정보들이 있어 한 가지 정보(기억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때 메모는 기억해야 할 정보에 집중하라는 신호가 된다. 정상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좀처럼 무엇이든 기억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생각에 앞서 메모부터 할 것을 권한다.
손에 잡히는 메모 수첩, 보이스 레코더,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수시로 아무 때나 메모를 하려면 수첩 하나는 꼭 필요하다. 크기는 손 안에 잡고 있기도, 외투 주머니에 넣기도 부담되지 않는 것으로 휴대전화 크기면 적당하다. 수첩을 항상 들고 다닌다. 메모를 위한 필기도구는 심이 되도록 가는 볼펜을 준비하고, 수첩에 항상 끼워두거나 가방의 가장 바깥쪽 주머니에 넣어두도록 한다. 적는 것이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보이스 레코더를 항상 들고 다니며 기억해야 할 내용을 간다하게 녹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적는다.
가끔 이전의 메모를 보다 보면 왜 한 것인지, 도대체 무슨 내용을 적어놓은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메모는 기억을 수월하게 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머리가 지끈거리는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따라서 메모할 때는 '메모의 이유'를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약간의 장치가 필요하다. 장치란 뇌가 지금 하는 메모를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인식하게 하기 위함이다. 뇌가 메모를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인식하려면 메모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듯이 메모하면 그런 효과를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듯 "전화번호가 뭘라고 그랬지? 국번이 3928이지? 이걸 어떻게 외울까? 3 곱하기 9는 27이잖아. 여기에 1을 더한 수는 28이지. 이렇게 기억하면 쉽겠지? 라는 식으로 하면 메모의 이유를 잊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핵심단어, 이니셜을 활용한다.
메모의 사전적인 의미는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거나 기억을 돕기 위해 짤막하게 적어두는 글'이다. 따라서 길게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적어두는 것은 메모가 아니다. 메모가 되려면 아주 간략한 형태로 변신해야 한다. 메모는 기억의 힌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화나 문장 등을 기억해야 한다면 그중 핵심단어들을 우선 뽑아야 한다. 그리고 그 단어를 순서대로 적는다. 만약 핵심단어가 하염없이 나온다면 이니셜을 활용하자. 메모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메모를 할 때는 언제나 '요점만 간단히'라는 것을 잊지 말자.
4~5개 정도의 덩어리로 묶어 적는다.
핵심단어와 이니셜이라고 하다라도 무한정 나열하면 기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메모는 기억을 도와주는 수단이지 기억 그 자체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메모를 보면 "아~" 하고 생각이 나야지, 메모를 다시 공부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메모 자체도 기억을 돕는 형태로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메모해야 할 정보가 많을 때는 나열을 하기보다는 4~5개 정도의 덩어리로 묶어 적는다. 띄어쓰기와 여백을 최대한 활용해 한눈에는 4~5개의 덩어리로 보이도록 메모한다. 무조건 묶는 것보다 정보를 조직화하여 주제별, 상위 개념, 하위 개념 등으로 묶도록 한다.
기호와 도형을 활용하여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
메모가 부담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는 '손 글씨'가 부담된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많다. 메모할 때 글씨를 잘 쓸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지만 메모의 목적은 기억을 도와주기 위함이지, 다른 사람에게 검사받기 위함이 아니다. 또한 메모는 글자보다 각종 기호(한자, 알파벳, 별표, 이모티콘 등)나 도형(○△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손 글씨'에 대한 부담은 버려도 좋다. 심지어 가장 좋은 메모법은 기억해야 할 정보를 간단하게 만화로 그리고는 것이다. 당연히 그림은 잘 그리지 못해도 괜찮다. 그림으로 메모하는 것은 정보를 시각적으로 가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공 과정에서 기억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이런 메모는 보는 순간, 기억해야 했던 상황을 영화처럼, 사진처럼 영상으로 떠오르게 한다.
육하원칙, 숫자, 고유명사 위주로 메모한다.
'이것은 꼭 기억해 놓아야겠다.'라고 마음 먹었다면 기억해야 할 것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포괄적인 핵심단어나 이름, 명칭을 위주로 적고, 할 수 있다면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따라 적는다. 또한 기억해야 할 정보가 발생한 날짜도 기록할 필요가 있다. 날짜를 적을 때는 '110103(2011년 1월 3일)' 식으로 적는 것이 편하다. 특히 이야기 도중 나오는 숫자나 고유명사들은 빼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런 것들은 잘못 기억되었다가는 낭패를 당하게 하는 단골 메뉴이다.
메모 후 소리를 내어 읽어본다.
핵심단어든 이니셜이든 메모를 작성했다면 단 3초라도 좋으니,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자신이 메모한 내용을 읽는다. 기억할 정보가 잘못 기록되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종이뿐 아니라 뇌 속에 다시 한 번 적는 수단이 된다. 메모 후 바로 다시 소리 내어 읽어보는 습관은 메모의 정확도와 뇌의 기억 능력을 높이는 데 모두 유용하다.
일정한 시간마다 1번씩 타임을 정한다.
메모는 기억해야 할 것이 발생하는 그 순간, 때때로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종종 수첩을 꺼내 적는 것이 민망한 상황도 있다. 이럴 때는 일정한 시간마다 5분 내지 3분 정도를 할애하여 메모 타임을 만든다. 이전1시간, 혹은 2시간 전에 있었던 일 중 기억해야 할 사항을 적는 것이다. 메모 타임은 꼭 기억해야 할 정보를 기록해놓는 시간일 뿐 아니라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많은 생각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때 메모하는 정보와 관련된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함께 적어둔다면 기억하는 데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시간을 내어 자주 메모를 하다 보면 순수한 기억력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유는 쓰고 기억하는 단순한 작업이 기억련 훈련의 종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메모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인다.
메모가 습관이 되다 보면 한 가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이든 기억하려들지 않고 무조건 기록만 해두는 것이다. 즉, 메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모는 메모일 뿐 다시 보지 않으면 낙서에 불과하다. 메모가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려면 수시로 메모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약 너무 바빠 불가능하다면 하루에 한번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메모를 쭉 읽어보도록 하자. 잠들기 전이라도 좋다. 오늘 적은 메모를 확인하고 꼭 기억할 것과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분리한다. 기억과 메모의 차이는 기억은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꺼내 정보로 사용할 수 있지만 메모는 직접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정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참고서적 - EBS 다큐프라임 기억력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