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스승 따라잡기
건양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과 김지혜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조서환
조서환 (趙庶煥)
출생 : 1957년 7월 10일
출신지 : 충청남도 청양
직업 : 국내기업인 (현 KTF 부사장)
학력 : 경희대학교 영문학 전공
경희대학교 경영학 석박사
사고.
장군을 꿈꾸며 스물 셋 육군 소위로 복무하던 조서환은 1978년 훈련 중 수류탄 폭발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다. 병원에서 깨어보니 침대 옆을 지키고 서 있던 아버지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아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아버지가 오히려 안쓰러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군인생활은 못하겠지만 살아 있지 않습니까. 영문과에 진학해 멋지게 살겠습니다.”
결혼.
사고 후 사귀고 있던 애인을 어떻게 만날지가 걱정이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오른손이 없는 채로 ‘머리며 팔에 붕대를 칭칭 감고 누워있는 미라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니 덜컥 겁이 났던 것이다. 이윽고 두 사람이 만났고, 아직도 사랑하냐는 말에 아내는 고개를 크게 두 번 끄덕였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기뻤지만, 그는 ‘이건 너무 이기적이다. 이제 그만 이 천사 같은 사람을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별을 고했으나, 아내는 말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당신한테 내가 필요 없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지금부터는 당신 곁에 내가 있어야 해요.” 장인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결국 그들은 결혼에 성공했다.
취직.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사회에 나와 취직을 하려 하니 실력은 있어도 막상 면접에서는 그가 장애인임을 알고 낙방 시켰다고 한다.
사회를 원망하던 생각을 바꾸고 이번엔 불구자가 아닌 척 당시 유명한 회사였던 애경에 응시 했다. 그러나 결국 면접에서는 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또 낙방하게 되었다. 그는 다시 실의에 빠져 돌아가려다가 오기가 나 면접관이 있을 시험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내 장애는 내가 자처 한 것도 아니고 내 실수로 된 것도 아니며 또 교통사고로 된 것도 아니요. 당신네들은 말로만 국가 유공자를 우대 한다면서 왜 국가를 위해 신성한 국방의무를 수행하다가 장애자가 된 나를 낙방시킨 것이요? 나는 양팔로 하는 일은 잘 못할 것이나 입으로 하는 영어만큼은 누구보다도 잘하오. 그런데 당신네들은 나를 또 버렸소. 내가 여기 또 온 이유는 이것이 분해서 온 것이요! 앞으로는 제발 그 입으로만 하는 국가 유공자 하지 마시고 다른 장애자한테는 실질적으로 모범을 보이시오.”
그리고 미련 없이 뒤돌아 나오는데 누군가 불러 지금까지 한 말을 영어로 해보라 했다. 문법도 맞지 않은 콩글리시를 했더니 당시 유학파였던 애경 회장이 웃으면서 출근하라고 했다.
성공.
그가 처음 하는 일은 외국서 바이어가 오면 ‘웰컴 투 코리아’라는 피켓을 들고 공항에 마중 나가는 일이었는데 그들과 인사를 나눌 때 받은 명함에서 그들은 거의 마케팅 매니저. 마케팅 디랙토리 등 이었다고 한다. 그 뒤로 마케팅에 대해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실질적으로 마케팅 업무를 맡아 ‘하나로 샴푸’, ‘2080치약’ 등으로 대히트를 치면서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성과로 30대 중반에 일찌감치 외국계 회사의 영입제안을 받고 임원이 됐다. 영국 유니레버, 미국 다이알사, 스위스 로슈에서 마케팅 임원을 거쳤다. 맨 처음 자기를 인정해준 장 회장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애경으로 컴백한 그는 다시 대박 행진을 이어갔고, 경영학박사 학위도 따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경영학박사가 된 것은 대리시절 경영학을 배워보겠다고 결심한 뒤 16년 만이었다. 2000년 장 회장이 후계구도를 가시화하자 회사를 떠났다. 이동통신회사인 KTF로 둥지를 옮긴 그는 ‘Na’와 ‘Drama’ ‘show'등의 획기적인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이며 마케팅 귀재의 명성을 이어갔다.
가치관.
KTF 조서환 부사장이 역경을 딛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긍정의 힘’ 덕분이다. 한 손을 잃은 뒤 주변의 편견과 수없이 맞닥뜨렸지만 그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긍정의 힘’이 있었다.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힘을 북돋웠고, 남들이 “해낼 수 없다”고 도리질친 일을 보란 듯이 해냈다.
“긍정적인 사고가 행동을 바꾼다. 일도 삶도 마찬가지다. 프로라면 자신감을 가져라. 당당해져라. 하지만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는 걸 잊지 마라. 용기는 위험이나 두려움을 무릅쓰고 무언가를 하는 것(risk taking)이다.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일단 부딪혀야 한다. 미리 포기하지는 말자. 그래서 일을 성취해내는 데 용기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결국 그 용기는 사람의 운명까지도 바꾼다.”
그의 지론이자 생활철학이다. 또 지극히 평범했던 한 남자를 대한민국 최고의 마케터로 탈바꿈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배울점.
나 또한 긍정의 힘을 믿는다. 어릴 적부터 어떤 일을 하든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모든 일을 긍정의 힘으로 해쳐 나가기엔 조금은 어린 나이이기도 했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또한 벅차기만 했다. 그러나 지난겨울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해서 알게 된 나의 스승 조서환의 성공담을 접하면서부터 나의 태도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본인은 정작 오른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일인지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 하나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똑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긍정의 힘을 믿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나는 오른손뿐만 아니라 왼손까지 가지고 있다. 나는 앞으로 해보지도 않고 못한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떨쳐 버리고,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그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큰 일을 해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