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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방의의 복진
北京市宣武醫院 공령(龔玲)
일본의 한방의도 질병을 진단할 때에 사진(四診)을 논한다. 망진(望診), 문진(聞診), 문진(問診)은 중의(中醫)와 대체로 같지만, 절진(切診)은 도리어 중의와 다른 점이 있다. 일본 한방의의 절진은 맥진(脈診)과 복진(腹診)을 포괄한다. 맥진에는 단지 부(浮), 침(沈), 지(遲), 삭(數), 완(緩), 현(弦), 긴(緊), 활(滑), 규(芤)의 구종(九種)이 있으나, 복진은 일본 한방의의 특징적 진찰법(診察法)이 되는 것으로, 맥진에 비해서 더욱 중시를 받았다. 중국 고대에도 복진이 있었으나, 봉건 사상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중의의 설진(舌診), 맥진이 정밀하면서도 깊은 발전을 받는 것과 동시에, 복진은 도리어 대치(代置)되었다. 일본의 복진은 강호(江戶) 시대 중기에 고방파(古方波)의 부흥에 따라 중시를 받은 것으로, 고방파의 대표 의가인 길익동통(吉益東洞)은 일찍이 : “배는 생명의 근본으로 백병의 뿌리가 된다. 이것이 병을 진찰할 때 반드시 배를 살펴야 하는 까닭이다.”라고 논술하였다. 한방의는 내과 질환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또한 다른 어떤 질병에 대해서도 모두 복진을 시행하였는데, 중의가 어느 병에 대해서든 모두 절맥(切脈)하는 것과 같았다. 아래에 일본 한방의의 복진을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一. 복진의 목적(目的)
복진의 최대 목적은 환자의 허실(虛實) 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허실의 정도를 이해하는 것은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에 결정적 의의를 갖추고 있는데, 실증(實證)이 보이면 사법(瀉法)을 이용할 수 있고, 허증(虛證)이 보이면 보법(補法)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특수한 복부의 체징(體徵)은 처방의 선택과 직접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 심하비경(心下痞硬), 흉협고만(胸脇苦滿), 어혈(瘀血)의 압통(壓痛), 소복급결(小腹急結), 제하불인(臍下不仁) 등이다. 한방 의사는 일반적으로 문진을 통해 머리에 이미 대체적인 치료 방안이 떠오르고, 다시 복진의 결과로 최후에 처방을 확정한다.
二. 복진의 준비(準備)
환자를 편안하게 앙와(仰臥)하도록 하고, 양손을 자연스럽게 펴서 신체의 양측(兩側) 혹은 양손을 합쳐서 가슴에 놓도록 한다. 시작할 때는 하지(下肢)를 신전위(伸展位)를 취하여 복직근(腹直筋)이 자연스럽게 펴지도록 하는데, 일정한 긴장도(緊張度)를 갖고 있게 된다. 촉진(觸診)을 한 뒤에는 다시 환자에게 무릎을 굽히도록 하여, 복직근의 이완 상태에서 손이나 주먹으로 진수음(振水音)을 듣는다. 의사는 환자의 우측에 서서 오른손을 이용하여 진찰한다.
三. 복진의 단계
정상적으로는 수장(手掌), 수지(手指)를 써서 가슴으로부터 복부로 가볍게 촉진해 내려간다. 복벽(腹壁)의 후박(厚薄), 복직근의 긴장 정도, 동계(動悸)의 유무(有無), 피부의 온도 등에 대해서 진찰한다. 동시에 흉복부(胸腹部)의 형상(形狀), 피부의 상태 등을 관찰한다.
四. 복부의 한방 명칭(名稱)
1. 심하부(心下部), 즉 심와부(心窩部)이다. 검상돌기 하단을 정점(頂点)으로, 오른쪽 유두선(乳頭線)과 늑골궁(肋骨弓)에 있는 교차점의 연장선을 아래 변(邊)으로 형성되는 삼각형이다.
2. 대복(大腹), 즉 상복부(上腹部)이다. 제상(臍上) 부분은 하복(下腹)에 비해서 크기 때문에 대복이라 한다.
3. 소복(小腹), 즉 하복부(下腹部)이다. 제하(臍下) 부분이다.
五. 복력(腹力)과 허실의 판정
복직근의 탄력, 두터운 정도, 눌렀을 때의 저항감, 피하 지방의 상황 등을 종합하여 표현되는 것이 복력이 된다. 복력은 허실의 정도를 반영할 수 있다. 복벽이 두텁고 근육이 발달하여 탄성(彈性)이 강한 상황은 복력이 있다고 말하고, 대부분 실증에서 보인다. 상반되게, 복벽이 연하고 복직근의 탄력이 약한 것은 복력이 없다고 말하고, 대부분 허증에 속한다.
六, 복증(腹證)의 임상 의의
1. 심하비경(心下痞硬) ; 심하부의 별민(憋悶), 저항감을 가리킨다. 비(痞)는 자각 증상이고, 경(硬)은 타각 증상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양증(陽證)이고, 어떤 때는 또한 음증(陰證)도 있기 때문에, 맥(脈) 및 전신 증상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1) 양증의 심하비경 : 열성병(熱性病)이나 사(邪)가 반표반리(半表半裏)에 있을 때(少陽證) 보인다. 유행성 감기가 몇 일을 지나 구고(口苦), 위(胃)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심하비경과 같다. 이때에는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등의 사심탕류(瀉心湯類) 혹은 대시호탕(大柴胡湯) 등의 시호제(柴胡劑)를 쓴다. 이런 방제는 양증의 심하비경에 쓰인다.
(2) 음증의 심하비경 : 평소부터 위장(胃腸)이 허약한 사람이 복창(腹脹), 때로 복통(腹痛)(太陰病)이 있을 경우에 하제(下劑)를 오용(誤用)한 후에 야기되는 음증의 심하비경으로, 인삼탕류(人蔘湯類)를 사용한다.
2. 심하비(心下痞), 심하비만(心下痞滿) ; 심하부 별민의 자각 증상은 있으나, 심하부의 압통, 저항의 타각 증상은 없는 것을 가리킨다. 심하비가 있는 사람은, 종종 심하부에 진수음이 있는데, 이는 허증의 징후(徵候)로, 사군자탕(四君子湯), 육군자탕(六君子湯), 인삼탕류(人蔘湯類) 등을 사용하는데 적용된다.
3. 심하연(心下軟) ; 심하부가 연약하면서 저항이 없는 것이다. 통상 허증의 환자에게서 보이나, 또한 간혹 실증의 환자에게서도 보인다.
4. 흉협고만(胸脇苦滿)
(1) 명칭의 래원(來源) : 흉협고만은 상한론(傷寒論)의 소시호탕(小柴胡湯) 조문에 나타나는데, 본래는 흉(胸)으로부터 양협(兩脇)에 이르기까지의 심한 창만감(脹滿感)의 자각 증상을 가리키지만, 강호 시대의 의사 일달(一達)은 환자가 주소(主訴)하는 흉협고만의 부위에 저항과 압통이 있다고 표현하였다. 현재는 이러한 자각 증상과 타각적인 체징을 합하여 흉협고만이라고 말하고 있다.
(2) 허실의 체징 : 근육이 발달하여 탄력이 있고, 피하 지방 또한 일정한 후도(厚度)가 있는 자는 실증에 속하는데, 이러한 사람이 만약 흉협고만이 있으면, 바로 명확하게 진단하여 실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허증시에는 대부분 복직근이 박(薄)하고 긴장도도 약하게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현저한 협부(脇部)의 긴장도가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허증시에는 흉협고만 증이 없고 심하지결(心下支結)이 비교적 많이 보인다.
(3) 임상 의의 : 흉협고만을 확인한 후에는 일정하게 시호(柴胡)가 들어가 있는 처방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만성 질병을 치료할 때, 복력의 강약을 참고하여 체질(體質)의 허실과 처방의 허실 정도를 일치시키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흉협고만의 강약에 비추어 대시호탕,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사역산(四逆散), 소시호탕,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 시호계지건강탕(柴胡桂枝乾薑湯) 등을 분별 사용하여야 한다. 급성 열성병을 치료할 때도 신체의 허실, 증상의 강약에 따라 처방의 강약을 고려하여야 한다.
5. 협하비경(脇下痞硬), 협하비만(脇下痞滿) ; 늑골궁 하부의 비경을 가리킨다. 담낭염(膽囊炎), 담석증(膽石症) 등에서 자주 보인다. 이 때도 또한 시호제를 응용한다.
6. 심하지결 ; 복직근의 상복부에서의 근 긴장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늑골궁 하부의 근 긴장은 흉협고만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하지결은 시호계지탕, 사역산의 증이다.
7. 이급(裏急), 복직근연급(腹直筋攣急) ; 복직근의 위에서부터 아래까지의 긴장 상태를 가리킨다. 자각적인 근 긴장, 장 연동(蠕動) 항진, 산통(疝痛)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대부분 허증의 복증이다. 복통시에 작약(芍藥)이 들어가는 처방을 이용하는데, 곧 시호계지탕, 소건중탕(小建中湯) 등이다. 설령 변비가 있을 때에도 대황(大黃) 등의 사하제(瀉下劑)를 사용할 수 없다. 소건중탕, 대건중탕(大建中湯) 등을 적용한다.
8. 소복구급(小腹拘急), 소복현급(小腹弦急) ; 소복구급은 하복부의 근육이 치골 결합을 아래 정점으로 하는 역팔자형(逆八字形)의 근 긴장이다. 대부분 요슬무력(腰膝無力), 요통(腰痛)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이는 신허(腎虛)의 복증으로 팔미지황환증(八味地黃丸證)이다. 소복현급은 하복의 근육이 복직근을 연해서 발생하는 이상(異常) 긴장 상태로, 이는 계지가용골모려탕(桂枝加龍骨牡蠣湯)의 복증이다.
9. 소복불인(小腹不仁) ; 하복의 정중부(正中部) 복벽의 무력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어떤 때는 이 부위에 지각 둔마(鈍麻)가 있다. 통상적으로 이것은 상복부 복직근 긴장도가 정상인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증을 진찰할 때에, 손으로 가볍게 복벽을 압박(壓迫)함과 동시에 가로로 미끄러지듯이 하는데, 이때 제하 정중 부위의 긴장도가 약한 것을 느낄 수가 있고 손에 활락감(滑落感)이 있으며, 대부분 세로로 가늘면서 긴 구상(溝狀)을 촉지할 수 있다. 이러한 복증은 요슬무력, 하초허쇠(下焦虛衰)의 표현이다. 노인, 좌골신경통, 요통, 간헐성 파행증(跛行症) 등에서 항상 소복불인을 볼 수 있다. 기타로 산후(産後), 개복수술후(開腹手術後) 등, 일시성 뇨폐(尿閉)시에도 또한 이 증을 볼 수 있다.
소복불인증이 있는데, 만약 위장이 강건하면 팔미지황환을 쓴다.
10. 소복만(小腹滿), 소복경만(小腹硬滿) ; 소복만은 하복부의 팽만감을 가리키는 것이고, 소복경만은 복직근의 긴장 항진 및 압통이 더해져 있는 것이다. 저항, 압통은 대부분 장골상극(腸骨上棘)과 제(臍)의 연장선상에서 보인다. 이러한 복증은 또한 “어혈의 복증(瘀血的腹證)”으로 불리어지는 것으로, 활혈화어제(活血化瘀劑)를 사용하는 지표(指標)이다. 여성에게서 자주 보이는데, 특히 월경기(月經期)에 자주 보인다. 남성은 비교적 적게 보인다. 예를 들어 이러한 증이 보이면 임상 의의를 갖추고 있다.
11. 소복급결(小腹急結) ; 장골와(腸骨窩)에 강렬한 압통이 있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도인승기탕(桃仁承氣湯)의 복증이다. 소복급결은 진찰법에서 독특한 부위가 있다. 의사가 환자의 우측에 위치해서 가볍게 좌측 장골와를 압박함과 동시에 손을 비스듬히 아래 방향으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이때 경련성의 극통을 주소 하는 것은 양성(陽性)이 된다. 강렬한 동통감으로, 하지는 대부분 재빠르게 굴곡(屈曲)하고 방어 자세를 취한다.
12. 심계(心悸), 심하계(心下悸), 제하계(臍下悸) ; 심계는 심장의 박동이고, 심하계 제하계는 복부 대동맥의 박동이다. 복직근 긴장의 정도, 피하 조직의 후도와 탄성 등에 근거하여, 어떤 사람은 용이하게 촉지되고, 어떤 사람은 촉지하기가 어렵다. 대단히 강렬하게 촉지되는 것은 대체로 허증이다. 이밖에 신경질적인 사람 또한 쉽게 촉지된다. 이러한 복증이 있는 허증의 사람은 발한제(發汗劑), 예를 들면 마황탕(麻黃湯), 갈근탕(葛根湯) 등을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 또한 대승기탕 등의 하제를 사용하는 것도 마땅하지 않다. 동계를 치료하는 약물에는 지황(地黃), 복령(茯苓), 용골(龍骨), 모려(牡蠣), 계지(桂枝), 감초(甘草) 등이 있다. 처방에는 자감초탕(炙甘草湯), 계지가용골모려탕, 령계출감탕(苓桂朮甘湯),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 오령산(五苓散) 등이 있다.
13. 심하진수음(心下振水音) ; 위하수(胃下垂), 위장력(胃張力) 이완 등의 위벽의 긴장도가 약한 상황에서, 위벽을 통해 진동을 줄 때 위내진수음을 들을 수 있다. 현대 의학에서는 “심와부박수음”(心窩部拍水音)이라 부르나, 한방의는 이를 심하부진수음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체징을 측정할 때, 환자에게 앙와시키고 하지는 굴곡위하게 하는 것(현대 의학의 복부 촉진 체위)은 복벽 근육의 이완을 위해서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지두(指頭)나 주먹을 쥐어 심와부를 가볍게 두드려 진수음의 여부를 본다. 식사 직후 정상인도 또한 진수음을 들을 수 있다. 식사한 후 몇 시간 안에 또한 진수음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양성이라 한다. 심하진수음이 있는 것은 허증에 속한다. 마땅히 마황제는 피하여야 하고, 대부분 이수제(利水劑) 및 위장의 연동을 증강시키는 방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복령음(茯苓飮), 진무탕(眞武湯),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육군자탕, 사군자탕, 인삼탕 등이다.
14. 복만(腹滿)(복창(腹脹)) ; 복만 또한 실증과 허증의 구분이 있다. 설령 복창, 복부의 표면이 딱딱하지만 깊게 압박했을 때 저항이 작고, 맥 또한 약한 상황은 대부분 허증에 속한다. 복막염(腹膜炎), 장경색(腸硬塞) 등의 복벽이 딱딱하면서 긴장되어 있는 것은 허증에 속하고, 설사, 복창, 복수(腹水)가 있는 정황은 허증에 속한다. 허증의 복만에 대해서는 온보(溫補) 요법을 실행한다.
복력이 강하고, 깊게 압박했을 때의 저항력이 강하고, 변비, 맥유력(脈有力)할 때는 대부분 실증에 속한다. 이에 대해서는
대황제, 승기탕류(承氣湯類)를 채용한다.
15. 정중심(正中芯) ; 즉, 복벽 정중 피하에서 연필심 모양을 촉지할 수 있는데, 해부학 상의 백선(白線)이다. 평상시에는 만져 봐도 만질 수가 없지만, 복직근의 긴장이 이상하게 감약(減弱)될 때는 촉지할 수 있다. 진찰할 때, 가로 방향으로 연필심을 돌리는 것과 비슷한 것을 정중의 피하에서 찾는다. 어떤 때는 상복부에 있고, 어떤 때는 하복부에 있고, 어떤 때는 상하 복부 모두에서 촉지할 수 있다. 이 복증은 대총경절(大塚敬節) 선생(일본의 이미 작고한 당대의 명 한방의)이 강호 말기의 복진서(腹診書) 진병기해(診病奇侅)(多紀元堅著)를 근거로 발전시킨 것이다.
상복부에서 정중심이 촉지되는 것은 중초허(中焦虛)(비허, 위장기능저하)로, 인삼탕, 사군자탕 등을 사용한다. 하복부에서 촉지되는 정중심은 하초허(下焦虛)(신허, 요이하 하반신의 각종 기능 저하)로 팔미지황환 등을 사용한다. 위에서 아래까지 정중심을 촉지할 수 있는 것은 전신(全身)의 체력 저하 상태이다. 진무탕, 인삼탕, 소건중탕 등을 사용한다. 정중심이 있는 복증일 때, 설령 변비가 있더라도 또한 대황제에 대한 반응이 과민할 때 쉽게 돌발적인 복통, 복사(腹瀉)가 야기되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정중심은 용이하면서도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복증이고, 또한 허증의 병정이 호전될 때, 정중심은 점차로 소실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 효과의 판정에 대해 유용한 것이다.
역자 문기영 / 교정 하수연
원 저 : 북경중의 1995년 2기(95082063)
日本漢方醫的腹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