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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들꽃사랑' 도서관에서 만난 이한규(57세) 관장은 "자원봉사는 상한 갈대를 세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들꽃도서관' 설립 이한규씨, 점자교육자 제2의 삶>
“은퇴 후 나의 삶은 단조로웠다. 아침일찍 가까운 곳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가끔씩 아내와 함께 등산을 가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소일하던 중 이렇게만 사는 것은 인생을 도둑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조금 늦었지만 주어진 인생을 보람있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이한규씨의 ‘들꽃사랑’ 지난 2000년 일선 공무원 현장에서 은퇴한 퇴직공무원 이한규씨(57·광주광역시). 그는 1만여권의 장서를 가진 들꽃도서관 관장이다.
매일 그의 도움을 기다리는 시각장애인들만 400여명, 그와 뜻을 함께하는 자원봉사자 수만 200여명에 이른다.
2010년 이씨가 1000여권의 도서를 기증하며 25평 남짓한 도서관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씨는 “도서관 설립은 우리동네 아이들만이라도 온라인 게임 대신 책을 읽게 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계기가 됐다”며 “그래서 집에 있는 책을 다 들고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알뜰살뜰 꾸며놓은 도서관에 아이들의 방문횟수가 증가하지 않는 예상밖의 일이 발생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도서관을 찾게 할 방법을 궁리하던 중 도서봉사라는 것을 고안하게 됐다.
20여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몸담았던 이씨는 이후 행정 공무원이었던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했다.
그는 “구청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정식으로 도서관 등록을 하고, 봉사활동기간 인증을 받았다”며 “이를 통해 도서 입력 봉사자들에게 봉사 점수제도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의 예상대로 학교에 제출할 봉사확인서가 필요한 학생들이 도서관으로 찾아왔다. 그는 “하지만 학교에 제출하기 위한 ‘봉사’는 학생들에게 봉사의 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를 전하지 못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각장애인들과 학생들의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같은 노력이 학생들을 감동시켰는지,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며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영희양(17·여)의 사례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이양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밤 10시, 이양은 그때부터 자기가 맡은 한의학 책이며 논문을 입력한다.
시각장애인들이 이렇게 어려운 공부를 한다는 것도 알고, 봉사를 통해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도 찾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양에 대해 “참 성실한 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양도 병원에서 약시 진단을 받은 학생이었다”며 “눈이 아플 때는 찬물로 눈을 씻으며 봉사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들꽃도서관’은 이양과 같은 봉사자와 시각장애인들이 함께 열심히 공부하는 ‘희망의 도서관’으로 자리잡았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며 “제가 이룬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봉사자들이 함께 이뤘다”고 감동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형편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밝혔다.
이씨는 “제2, 제3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들꽃처럼 맘껏 피어날 수 있도록 넓은 들판을 마련해주고 싶다”며 “보고 싶은 책을 읽기 위해서라면 한두달은 보통으로 기다리고, 책을 받으면 너무 좋아 하룻밤만에 다 읽어버리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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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이한규씨가 만든 시각장애인용 점자서적. |
◇상한 갈대를 일으켜 세우는 일
환한 미소를 보이며 퇴직 후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한규씨에게 자원봉사는 어떤 의미일까.
이씨는 그에게 봉사하는 삶은 "아무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상한 갈대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라며 "찬란한 세상의 불빛 이면에 가려진 신음소리를 감싸안는 손길이 바로 자원봉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도 봉사활동에는 정년이 없다"며 "건강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100세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자원봉사다"고 했다.
봉사활동을 시작할 무렵,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이씨의 가족들도 이제는 자원봉사자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꾸준히 활동하다보니 혼자서 하기에는 벅찬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레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며 "도움이 반복되면서 가족들도 봉사가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알게되고, 이제는 봉사를 통해 가족간의 대화와 공감대가 전보다 훨씬 더 견고해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웃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그는 "주위 동료들 역시 봉사활동을 '남의 일'에서 '함께 배워가는 일'로 인식을 바꿨다"며 "다양한 사람들이 봉사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일도 부지기수다. 활동의 폭이 현직 시절에 비해 훨씬 넓어진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On 22th, Director Hangyu-Lee(57), whom we met at '들꽃사랑‘ library in Buk-gu, Gwangju Unamdong, explained that "Volunteer work is like making a bruised reed straight up."
<Mr. Hangyu-Lee, who established "들꽃사랑“ library, living second life as a braille educator>
"After retirement, my life was simple. It was all to go exercise at close place early in the morning or sometimes go hiking with my wife. Idling my life away, I thought that living like that was just the same as stealing my life. It was bit late, but I stood up as I wanted to spend my life in a much more worthy and valuable way."
◇Mr. Lee's '들꽃사랑‘
In 2000, Mr. Lee (57·Gwangju) was a retired government official from the field. Now, he is a director of '들꽃사랑‘ library, which has over 10,000 books. Every day, almost 400 people with visual disability are waiting for his help and there are almost 200 volunteers who follow his idea.
In 2010, the history of 82.64㎡-library started with Mr.Lee donating 1,000 books.
Mr. Lee said and recalled "The idea of establishing a library came out from a small hope to make children read some books instead of playing online games. So I brought all books from my house."
But there was an unexpected problem that the number of children who visited the library didn't increase. Mr. Lee designed the way called 'library volunteering' which would make children come to the library.
Mr. Lee, who had worked at the National Election Commission for 20 years, showed his specialty.
He explained, "I registered the library as the public library at the district office and the National library and obtained a certification of volunteering period." "Through this, we have carried out the 'volunteer work recording system' for the volunteers." After that, students who need volunteer work documents to submit have come to the library.
He said "However, 'volunteer work' for submission wasn't enough to deliver the purpose of volunteer work and its true meaning to students. To solve this problem, we made a meeting with the visually disabled and students."
Mr. Lee said, "The result was beyond expectation," and gave the example of Lee Young-Hee(17·female).
According to Mr. Lee, she comes back from school at 10 p.m. From that time, she starts writing academic papers and Oriental medicine books in. This is because she knows that the visaully disabled study hard and through volunteer work, she has found what she wants to study in college.
He mentioned her by saying, "I thought she was a really faithful student. However, she was diagnosed with amblyopia at the hospital. She kept doing her volunteer work even when her eyes were sore by washing her eyes with cold water."
'들꽃 Library' settled down as a 'the library of hope', where the visually disabled and the volunteers like Lee Young-Hee study hard together.
He thanked students and volunteers and told his new goal: establishing scholarship foundation for the visually disabled.
He said "I want to prepare a large yard for students, who need the second or third help, to bloom like wild flowers. It is easier to love children who wait one to two months to read books just in one day than not to love them."
Braille book that Mr. Lee made for
the visually disabled students.
◇ Making a bruised reed straight up
What is the meaning of volunteering to Mr. Lee, who says volunteering for neighbors is the happiest thing after retirement with smile?
Mr. Lee explained, "Volunteering is 'making a bruised reed straight up at the desolated field' and 'giving hand to groans behind the world's shining light'."
He said, "Luckily, there is no full age at the volunteer field. Given health and a chance, we can do volunteering even if we are 100 years old."
Mr. Lee's family was disinterested in volunteering when Mr. Lee started it. Now, they became volunteers with him.
Mr. Lee said, "There were some tasks that I couldn't do alone, so I asked my family to give hands. By giving hand again and again, my family realized how rewarding volunteer work is. Now, the bond of my family became much stronger through volunteering," showing that he is proud.
Reactions of the neighborhoods turned out to be positive.
He said, "Co-workers have changed their perception of volunteering from 'another's affair' to 'work for learning together'. Countless people come to learn the meaning of volunteer work. I can feel the width of activities became much wider than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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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이한규씨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네요!! 아이들을 게임 대신 책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며 시각 장애인들에게 정보를 도서관이라 .. 정말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