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길/(사)한국유통과학회장,서울보건대유통경영과 교수 올해 통계청에서 10월 31일 발표한 9월중 서비스 활동 동향에 따르면, 11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대형할인점을 중심으로 슈퍼마켓 등 서민경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매우 긍정적인 상황으로 서민경기가 되살아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올 11월 10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1천 가구를 대상으로 소비자태도를 조사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올 4/4분기 소비자 태도지수가 46.1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소비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재경부는 11월 11일 가계소득 및 소비지출 동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세가 고소득층에서 중위계층으로 파급되기 시작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또 최근 실질소득의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에는 반전돼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낙관론은 아직 이르다. 왜냐하면, 조선일보와 LG 경제연구원이 10월 14일부터 동월 21일까지 서울 등 5대 도시를 대상으로 300여개 자영업자와 중소업체 대표 등을 대상으로 “길거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결국 자영업자나 중소업체 대표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경기회복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유통업계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어려운 상황에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은 국내 경기에서 시작된다. 즉,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어려운 상황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가 모든 유통업체에게는 오히려 기회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러한 시대에 제대로 판단한다면, 새로운 업태의 창출이나, 또 다른 시각의 점포 운영전략이 미래를 보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내 유통경제 환경과 유통업계의 분야별 2005년 결산은 매우 의미가 있다. 또한 이를 통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에도 국내 유통업계에는 작년과 같이 여러 가지 이슈가 등장했다. 그중 중요한 이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김치파동에 대하여 살펴보자. 김치파동은 2005년 9월 25일 한나라당 고경화의원이 국감자료를 통해 중국산 김치에서 국산김치의 최고 5배에 이르는 납이 검출되었다고 폭로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던 사건이다. 그러나 동년 10월 10일에는 식약청에서 중국산과 국산김치 59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납 함유량이 무해한 수준이라고 발표하였다. 이어서 고경화의원은 또다시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국감에서 수입식품으로 인해 기생충 증가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차 식품안전에 대한 의문을 제기 하였다. 급기야 올해 10월 21일 식약청에서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조사한 제품 중 9개 제품에서 회충 등 기생충 알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10월 27일에는 중국산 김치를 취급하는 12개 회사의 15개 제품에서 기생충 알이 추가 검출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더 나아가서 올해 11월 3일에는 국내산 502개 김치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에서도 16개 제품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이로 인하여 더욱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제는 국내산 먹거리까지도 불신이 깊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불신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김치파동이 단순한 소규모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중간 무역 분쟁으로 까지 번질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즉, 한국 측은 부득이 중국산에 대해 판매금지와 회수조치를 취했고, 중국도 이들 상품을 수입 금지시키는 것으로 맞받아치는 등 무역 분쟁으로 점차 번져갈 조짐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양국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성숙한 단계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상호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적인 협력체제가 구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이를 통하여 대내적으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김치파동은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지대한 국민적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 11월 11일에 민관합동식품안전대책협의회를 발족하여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하였다.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대비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한편, 올 11월에 들어서서 김치파동을 능가하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외국으로부터 불기 시작했다. 즉, 사스(SARS)에 이어 이번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치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영국의 BBC방송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린 13마리의 닭에 대하여 김치의 추출물을 먹인 결과 11마리가 뚜렷한 치료효과가 있다고 보도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100개 언론매체도 이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분명 김치파동을 잠재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989년 공업용 우지파동과 1998년 들어와서 포르말린 골뱅이 통조림사건, 2004년 불량만두 파동에 이어 김치파동으로 이어지는 불량식품에 대한 굵직굵직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그때 마다 우리는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한차원 높은 식품안전 조치를 취해 나갔다. 식품안전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명백하게 건강을 해치는 식품을 만든 사람이나 유통시킨 사람들을 구속해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권장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 정치권 · 사법당국의 생각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이들 모두에게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성급하게 국민들을 시험에 들게 하지는 말도록 하자는 것이다. 상기에서 서술했듯이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먼저 1989년 발생한 우지라면 파동으로 시장점유율이 60%이던 A社는 나중에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파산위기에 직면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만두사건 때 해당기업도 라면업체와 동일한 길을 걷게 되었다는 점은 무책임한 한마디 말이나 기사화가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킨다는 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의 김치파동도 그런 점에서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한바탕 충격파를 겪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다른 곳에 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불량식품 파동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떠오르게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나라는 슬기롭게 이겨내며, 국내 먹거리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승화시켰다. 마찬가지로 이번 김치파동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에서도 이러한 점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더욱더 식품안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을 한 차원 높이고자 하는 의의에 대하여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상기와 같이 긍정적인 측면의 평가 외에 정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즉, 국민 정서의 문제가 있다. 또 하나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체단체장 등 인기와 영합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표를 목숨 걸고 얻으려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 대하여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무책임한 발언이나 기사화는 식품산업 뿐 아니라 해당 업체들의 도산이나 폐쇄를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림 1> 점포 확장한 서울 소공동의 롯데본점
두 번째로 국내 2005년 주요이슈로 유통규제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유통규제는 국내 유통업계 모두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이와 같은 유통규제책은 대형 유통업체 입장에서 매우 불안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유통규제의 논의 중 가장 많은 화두에 등장하는 문제가 영업시간규제이다. 중소유통업체, 그중에 재래시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보색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질퍽거리고, 냄새나고, 지저분한 분위기에서 쇼핑하기 원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 물론 옛정취를 찾고자한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다. 누구나 편안하게 좋은시설에서 쾌적한 쇼핑을 원할 것이다. 이렇듯이, 근대화된 대형점의 효과를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편리하게 집안에서 온라인 쇼핑을 즐기거나, 혹은 집 주변에서 편리하게 쇼핑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결국 TV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크게 성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편의점의 확대를 가져다주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주차시설 완비로 안락한 쇼핑을 구가하고자 하는 제대로 된 시설을 선호하는 것도 소비자가 재래시장 등 중소 소매상을 멀리하는 요인일 것이다. 더욱이 주변지역에 대형점이 출점 할 경우 주변 부동산값이 약 3배 이상의 상승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그 지역의 동반 개발효과를 가져다주고 지역의 발전을 훨씬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할인점의 출점은 그 지역의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처분소득의 증가효과를 가져다 준다. 월마트의 샘월튼은 할인점을 출점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이 지역에 점포를 출점하는 것은 이 지역주민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여 보다 더 잘 살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하였다. 즉, EDLP를 구현하여 그 지역민에게 보다 더 싼 가격에 구매토록 여건을 조성해줘서 결국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말이다. 이러한 요인은 결국 그 지역의 물가인상요인 제거하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또한, 가처분소득의 증가는 그 지역민의 소득수준이 향상된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으므로 소비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제조업 가동률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제조업체의 인력수요를 낳게 하고, 이를 통하여 제조업의 고용증대를 통하여 실업률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보스톤에 있는 컨설팅회사인 글로벌인사이츠(Global Insights)사의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즉, 미국경제에 월마트가 긍정적인 영향 미친다는 것이다. 1985년부터 2004년까지 월마트는 미국 내에 21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또한, 동기간동안 소매가격은 9%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다주고, 더 나아가서 동기간의 전체 소비자가격은 3% 인하효과를 가져다 줬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비판의 대상이던 대형점의 효과에 대하여 새로운 반론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지방 자치단체에서는 대형백화점이나 할인점 출점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서 점포 영업시간을 규제한다든지 여러 가지 규제책이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더욱이 중소 도시로의 출점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 영세상들의 반발로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분명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자각할 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경제논리로 따진다면 자유경쟁체제하에서 자율적인 운영이 보장해야 맞는다. 경쟁력 없는 업체는 도태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경쟁력 있는 업체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오히려 유통산업을 튼튼하게 하고 우리나라 경제를 튼튼하게 하는 요인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상기한 바와 같이 경제논리가 아니라 국민정서나 표심에 의해 움직이는 요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발생하는 유통규제 문제는 백화점 업계도 반성해야 할 점이다. 결국 지역민과 같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협력사업을 추진함이 어떨지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서 해당 상권이나 그 지역 내 소재 재래시장과 연계한, 판촉행사를 추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또, 재래시장이나 상점가의 영세상인을 위한 직원교육의 공동시행으로 중소상인의 접객기술이나, 점포운영기술의 습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또 국내 유통시설을 공동으로 탐방한다든지, 더 나아가서 같이 합숙하면서 공동체 세미나 전개도 대고객 활동에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해외 유통시장 연수 등도 공동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 지역민에게 백화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지역민과 동화되는 모습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미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모습이고 더욱 발전할 수 있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도 2> 일본 나고야의 마츠자카야 백화점
이제는 2005년을 결산하면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대형유통업체에 대하여 필자는 몇 가지 제안을 하는 바이다. 먼저 고정 고객에 대한 차별화를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유통업체나 지역별 점포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공통적인 사항을 중심으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고객은 중요하다. CRM을 중시하는 이유는 고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에서 신규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비용보다 5배의 비용이 더 든다. 또 기존고객을 5%만 더 이탈되지 않도록 한다면, 그에 대한 순이익이 4-50% 더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신규고객 창출보다 기존고객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경쟁이 심화된 현시점에서 중요한 경영전략인 것이다. 몇 가지 이러한 관점에서 참고가 될만한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첫째, 내부고객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동기를 유발한 사례를 보자. 미국의 노드스트롬(Nordstrom)의 판매사원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있으면 필히 구해주고 직접 배달해주는 열의를 보인다. 거기에는 그 회사만에 특별한 판매 수수료제라는 인센티브제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회사에서는 일개 판매사원이 점장보다도 급여를 더 받는 사례가 많다. 이것이 이들을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내부고객에 대한 특별한 대우는 결국 외부고객에 대한 특별한 대우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외부고객의 그 점포에 대한 점포 충성도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둘째, 지역민의 협조와 MD조정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은 국내 굴지의 L사의 점포로 바뀌었지만, 예전에 부도의 위기를 넘기고 강남 최고의 백화점으로 성장했던 적이 있던 한 백화점의 예에서도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즉, 이들은 고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하여, 아파트 단지를 돌며, 주부회와 각종행사나 지원책을 모두 동원하여 고정고객 확보에 힘썼다. 또, “강남패션1번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유명브랜드 유치를 위하여 사활을 걸다시피 하였다. 예로 K사 구두 유치를 위하여 점포 인테리어를 해주고, 파격적인 결제방식에 수수료율 적용 뿐 아니라 오히려 이 회사에 수 천 만원의 유치보증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유명브랜드를 유치했다. 이 덕분에 부도루머를 잠재웠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강남 최고의 백화점으로 성장했었던 적이 있다. 셋째, 또 하나의 목표고객의 차별화 사례를 들자. 미국의 니만마커스가 미국민 1%를 추구한다고 하였듯이, “서울시민 5% 만을 위한 백화점”을 추구한 경영전략을 추진한 사례로 성공한 S 백화점이 있었다. 물론 백화점운영이 잘못되어서 없어진 것은 아니고 시설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로 현재는 없어진 잊혀진 백화점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 백화점에서 하나의 중요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 즉, 목표 객층을 최 상류층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2천대 이상 동시주차 가능한 주차장(그 당시에는 가장 큰 규모)을 보유했다. 또 1989년 당시 객단가가 국내 최고수준인 12만원(그 당시 보통 2-3만원 수준)을 보일 정도였다는 점은 대단한 수준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 여타 백화점에서는 명품이라 하더라도 의류는 2-3층에 유치했다. 그런데, 유독 이 백화점만이 국내 최초로 1층에 과감히 명품을 유치하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는 압구정동의 여타백화점으로 번지고 지금은 모든 백화점에서 일반적으로 이러한 스타일로 MD를 구성하고 있다. 또 이 백화점은 최상류층을 위한 “이업태공존전략”을 추구했다. 대표적인 시설로는 “서울시민 5%이내에 드는 최상류층 대상”의 회원전용 스포츠센터 뿐 아니라 일반은행과 달리 개인금고를 운영하는 은행과 증권회사 및 부수적인 엔터테인먼트시설을 구비하였다. 이러한 혁신적인 발상(그 당시로는 매우 혁신적인 것임)이 결국 점포의 충성도를 높이고 최 상류층이 다른 경쟁점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았다. 이와 같이 고객관리 정책은 어려운 유통환경에 처해있는 현 유통업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라 여겨진다. 두 번째, 급격하게 변화하는 우리나라 유통환경변화에 적응하자는 것이다. 첫째, 국내 유통업체의 경쟁상황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가장 경쟁이 심한 부분의 중앙에 서있는 업태는 아무래도 할인점과 백화점의 경쟁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할인점들이 고급화를 추구하면서 백화점과의 경쟁에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더욱이 명품까지 취급하는 할인점이 등장할 정도이다. 예전 1960년대 미국의 할인점과 양판점의 경쟁 상황과 유사하다. 즉, 이들처럼 업태가 유사 상품을 취급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지역별로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점포의 포화상태에 도달한 지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백화점 등 유통업체가 새로운 모색을 하도록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할수록 백화점의 특성과 강점을 살려야 한다. 필자가 백화점이 직매입이 아니라 특정매입이 유리하다는 논리로 몇 편의 연구를 한 적이 있듯이, 백화점의 특정매입체계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MD 조정을 통하여 할인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과감히 제거하고 백화점이 강점인 패션잡화 및 의류 등에 중점을 두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업태의 모호화는 경쟁력상실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러한 사례는 1930년대 미국의 백화점이 양판점과 경쟁하면서 쇠퇴하였다는 점과 1986년 뉴욕의 김벨(Gimbels)의 폐쇄, 백화점체인인 알렉산더(Alexander's)의 쇠퇴 등 수많은 사례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이업태공존전략(異業態共存戰略)을 통하여 백화점 경쟁력을 최대한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다. 백화점은 특정매입 상품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업태공존전략이 매우 적절한 경쟁력 확보 전략이 될 것이다. 동일한 규모의 경쟁점포라면, 입지를 감안치 않는다면 경쟁상황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태에서 이업태가 공존하도록 점포시설을 꾸몄다면 그러한 점포가 그러하지 않은 점포보다 월등히 우월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물론 지역1번점 전략도 이와 더불어 동시에 추구하면 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필자가 1997년 발간한 혁신유통의 벤치마킹(동인)에서도 주장한 바와 같이 “유통업의 노하우는 자금력”이라는 말도 이러한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셋째, 경기가 안 좋고 업태가 성숙기로 들어서면 경영권 위협이 증대한다. 이를 주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례를 들자면, 199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메이시(Macy)는 LBO의 경영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막대한 부채를 지고 무너진 적이 있다. 1926년 창업한 미국의 슈퍼마켓체인인 세이프웨이(Safeway)도 1986년 42억의 부채를 안고 기업이 쇠퇴하였다. 또 미국 세븐일레븐도 LBO(Leverage Buy Out)의 위협으로 1987년 47억 부채를 안고 고전하다가 일본의 이토요카도에 1990년에 매각되기도 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 LBO의 위협에 경영권방어를 위해 막대한 부채를 지고 쇠퇴한 미도파의 사례도 우리 유통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경기가 안 좋고, 유통기업의 환경이 안 좋아 지면 더욱 심화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현재 국내 상황이 수년내 이러한 경영권 위협 사례가 닥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더더욱 출점 하고자 하는 지방도시의 견제가 심화되고, 지가와 건축비의 증가로 투자비가 늘어난다면 더욱더 이러한 적대적 M&A 상황이 늘어날 것이다. 한편 후발주자로서 상위권에 위치하지 아니한 유통기업의 경우 과다한 투자비 증가를 하지 않고 규모를 키우는 방법으로는, 적대적이든지 우호적이든지 간에 M&A에 대한 매력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견된다. 넷째, 상기와 같은 유통환경은 결국 유통대기업에게 무사안일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다. 제2차 대전 후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던 슈퍼마켓 체인인 A&P의 쇠퇴와 양판점인 워드(Ward)의 몰락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무사안일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아직도 찾는다면 분명 국내 유통업계에도 블루오션이 있다. 현재 과도한 투자비와 대형점 출점에 대한 거부감으로 점포 출점 하는데 있어서 예전보다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1996년 유통시장을 개방 하자마자 불행하게도 IMF관리체제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유통기업들이 도산했다. 그러나 이 당시에는 자금이 얼마 없어도 “좋은 목의 점포부지”를 헐값으로 거의 무한대로 살수가 있었다. 그게 그 당시에는 블루오션이었다. 그래서 “유통업의 노하우는 자금력”이라고 하지 않고 “부동산업”이라고 까지 하였다. 그 당시에는 누구도 할 수없는 자금력을 갖춘 몇 개 유통대기업과 외국 유통업체의 잔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중에도 잔치 상이 차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먹지 못한 경우도 있다. 재빠르게 행동한 신세계 등 일부기업은 수없이 많은 좋은 점포 부지를 확보했다. 그래서 이를 통하여 할인점의 1인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분명 신세계가 그러한 점만 본다면 부동산업으로 성공했다. 즉, 유통에 대한 노하우가 다른 유통업체보다 월등히 많아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다만, 투자할 돈을 조달할 능력이 있었고, 그 돈을 과감하게 쓸 곳에 썼을 뿐이다. 이젠 그런 시대는 안돌아온다.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도 3> 중국에 진출한 외국 유통업체 매장
위기의 시대는 반대로 기회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위기의 시대에 영웅호걸이 나오지 평화시대에는 안 나온다. 마찬가지로 지금부터 국내 유통환경은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여러 업태간의 경쟁으로 경쟁에서 도태한 유통업체는 쇠퇴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와 같은 더욱 어려운 유통환경하에서 새롭게 유통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또 다른 블루오션을 찾아야 할 때이다. 물론 블루오션을 찾는다면 중국 등 외국으로 진출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아직 미개발분야인 SSM이나 드럭스토어 등 찾아본다면 분명 아직도 블루오션이 남아 있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거나 주저앉는다면 분명, 쇠퇴기업의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유통업은 부단히 진화한다. 적자생존의 시대에 진화하지 않는다면 분명 도태될 것이다. 블루오션을 찾자. |
출처: 유통교실 원문보기 글쓴이: 윤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