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트북에 달려있던 Celeron M 410 은 요나 (Yonah) 시리즈의 CPU 인데 같은 계열 칩들 가운데 듀얼코어 칩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Intel Core Duo CPU 들이다. 이중에서 410 칩과 같은 133MHz 클록, 533MHz FSB 를 사용하는 것들을 찾아보지 T2050, T2250, T2350, T2450 등이 있었다. 번호가 높을수록 클록배율이 커지면서 시스템 클록이 조금씩 높아진다. 어차피 중고 CPU 칩을 구해야 하므로 ebay 를 검색해봤더니 모든 칩들이 다 올라와 있었는데 가격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내가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배송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파는 것을 찾아 T2250 을 30불에 구입했다.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전혀 문제없이 싱글코어를 듀얼코어로 업그레이드하는데 성공했다. 윈도우 비스타를 새로 설치할 필요도 없었고 그저 노트북을 분해해서 기존의 410 을 빼고 새로 T2250을 집어놓고 다시 조립한 뒤에 전원을 넣었더니, BIOS 에서도 새 CPU를 제대로 인식했고 윈도우가 부팅된 뒤에 T2250 CPU 용의 추가 드라이버를 알아서 설치하더니 다시 부팅을 하라고 메시지가 떴으며 다시 부팅한 뒤에는 모든 것이 정상적인 듀얼코어 CPU 컴퓨터로 동작하게 되었다. 체감 성능 향상도는 2배쯤 되는 것 같았고, 예전에는 100% CPU 점유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느려지면서 음성이 뚝뚝 끊어지던 바로 그 X264 인코딩된 720P 동영상을 돌려봐도 이젠 50% CPU 점유율을 보이면서 여유있게 재생이 되었다. 물론 다른 응용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CPU 온도는 최조 40도에서 최고 70도 가까이 올라가기도 해서 약간 높은 느낌은 들지만 복잡한 태스크 상황에서도 그 이상 오르지 않으니까 일단 문제는 없어보인다. 어제 CPU를 바꾼 뒤에 지금까지 이틀째 평상시 하던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매우 안정된 동작을 하고 있다. 게다가 예전의 CPU는 SpeedStep 이 지원안되었는데 새 CPU는 그게 지원이 되어서인지 냉각팬이 높은 속도로 돌아가는 경우가 오히려 더 적어져서 꽤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단 작업하는 사진을 대충 찍어봤다. 난 따로 책상이 없이 식탁의 한쪽 끝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노트북의 분해 조립도 마찬가지로 식사를 하지 않는 시간에 식탁에서 했다. 아래 사진은 메인보드까지 완전히 분해해 놓은 모습니다.
히트 파이프로 덮여있는 410 CPU 칩이다. 히트 파이프는 CPU와 칩셋, 냉각팬이 일체로 되어 있어서 한꺼번에 그 뭉치를 모두 내어야 한다.
히트 파이프를 분리해내면 비로소 CPU 가 보인다. 소켓 윗부분의 스크류를 왼쪽으로 반바퀴 돌린 뒤에 칩을 들어 올려 빼낸다. 그리고 새로운 칩을 꽂고 소켓의 고정 스크류를 오른쪽으로 돌려 고정한 뒤에, 노트북을 재조립하면 된다.
업그레이드가 끝난 뒤에 CPU-Z 를 돌려서 동작을 확인해봤다. 왼쪽에 Core Speed 가 800 MHz 로 나온 것은 CPU에 로드를 거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지 않아서 Speed Step 기능이 동작하여 클록이 자동적으로 낮아진 것이고 뭔가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 즉시 1.73GHz 로 뛰어오른다.
문서작업을 하고 있는 동안 구동시킨 CPUID 프로그램의 온도 측정 데이터이다.
Windows VISTA 의 성능 score 측정을 해 보면 Processor 성능이 3.1 에서 4.6 으로 높아진 것이 보인다. 다른 성능들은 물론 그대로이고 그 중에서 그래픽 성능이 가장 낮아서 여전히 베이스 스코어는 3.0 으로 나온다. 하지만 체감 성능 향상도는 2배 이상이다.
아래의 표는 원래 사용되었던 410 칩과 새로 넣은 T2250 칩, 그리고 원래 관심이 많이 갔던 T5600 칩의 사양을 비교한 것이다. T5600 칩은 성능은 꽤 뛰어나지만 T2250보다 중고가격이 2배 이상 비싸고, 시스템 클록이 133이 아닌 166MHz, FSB 가 기존의 533MHz가 아닌 667MHz 라는 점, Max TDP 가 기존의 27W 보다 훨씬 높은 34W 라는 점 등 때문에 배제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T2250 칩으로 업그레이드가 성공하고 나니 호기심 차원에서 한번 업그레이드를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적당한 가격에 중고칩이 발견되면 그때 가서 시도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