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의 교향악(Fruehling sinfonie) 독일/ 페테 샤모니 감독/ 103분/ 1982년
클라라와 슈만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피셔 디스카우. 빌헬름 켐프 등의 정상급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만든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 영화. '트로이 메라이'를 비롯해 슈만과 베토벤, 멘델스존의 곡 등 47편이 등장한다. 헤르베르트 게네마이어가 슈만으로 나스타샤 킨스키가 클라라로 출연하여 슈만 부부의 사랑과 음악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2. 이노센트(the innocent) 이탈리아/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 115분/ 1976년
비스콘티의 유작. 19세기 탐미주의 소설가인 가브리엘 다눈치오의 소설을 재현한 것으로 애욕으로 몰락하는 귀족가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이 나온다.
3. 위크엔드(weekend) 이탈리아, 프랑스/ 장 뤽 고다르 감독/ 103분/ 1967년
고다르. 영화사를 논할 때 그의 이름은 빼 놓을 수 없다. 피와 폭력, 인육을 먹는 끔찍한 장면으로 기억되는 이 영화 '위크엔드'에서는 시골 농가마당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이 피아노를 치며 '모차르트 소나타 제9번 D장조. 비틀즈도 롤링 스톤즈도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모차르트 음악이 소름끼치게 느껴지는 영화.
4. 피아노(piano) 호주/ 제인 캠피온 감독/ 1993년
바닷가의 피아노. 그리고 여인이 서있고 아이는 뛰논다. 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만으로는 이 영화가 매우 낭만적일 거라고 착각하기 쉽다. 뉴질랜드 한 어촌에 피아노만 하나 달랑 들고 시집 온 여자. 그러나 곧 피아노를 '구하기 위해 '동네의 한 남자와 협상을 벌이다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들면서 비극으로 치닫는다. 마이클 나이만의 일렁이는 피아노 음악이 여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5. 네 멋대로 해라(a bout de souffle) 프랑스/ 장 뤽 고다르 감독/ 89분/ 1959년
누벨 바그의 시대의 활짝 열어 젖힌 기념비적인 작품. 훗날 리차드 기어가 등장한 '브레드레스'는 이 작품을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물론 이 '네 멋대로 해라'에는 비할 수 없다. 페트리샤(진 세버그 분)는 그 방탕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 대책없는 신세대 아가씨는 이렇게 말한다.“아버지가 클라리넷 주자였거든.”
6. 크레이지조(crazy joe) 미국, 이탈리아/ 카를로 리차니 감독/ 100분/ 1974년
마카로니 웨스턴이 판치던 시절에 만들어진 합작영화. 이탈리아 출신 마피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카스테레오를 통해 크게 울려 퍼진다. 그리고는 그대로 절벽으로 자동차들을 내몰며 뛰어 내리는 장면. 마치 '페드라'에서 바흐를 틀어 놓은 채 절벽으로 죽음의 다이빙을 하는 장면과도 같다.
7. 러브 스토리(love story) 미국/ 아서 힐러 감독/ 99분
“스물 다섯 살로 세상을 떠난 그녀. 바흐와 비틀즈와 모차르트, 그리고 나를 사랑했던 그녀. 그러나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젊은 날의 라이온 오닐이 읊조리는 모습이 연상되는 최루성 멜러물.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F장조의 알레그로,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제 3번 D장조가 불치병과 싸우면서도 늘 쾌활한 모습을 지닌 제니퍼(알리 멕그로우 분)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
8. 코치(kotch) 미국/ 잭 레먼 감독/ 113분/ 1971년
음악을 좋아하는 코치 아저씨가 등장하는 훈훈한 코미디 영화. 이 늙은 코치는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를 레코드로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곡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중 '단두대로의 행진'이다. 늙은 노인이 서운한 마음으로 듣는 '단두대로의 행진'. 역설적인 곡 배합이다.
9. 겨울 나그네 한국/ 곽지균 감독/ 1986년
최인호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이 음악을 맡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중'보리수'등 전편을 클래식으로 수놓는다.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클래식이 주요 음악으로 등장한 영화.
10. 사랑의 교향악(sinfonia d`amdre) 이탈리아/ 글라울 펠레그리니 감독/ 98분/ 1954년
'아베 마리아', '미완성교향곡', '즉흥곡', '죽음과 소녀' 등과 베토벤의 교향곡 5번, 9번,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서곡,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 등이 나온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10년의 생애를 바탕으로, 사실적 전기 영화라기보다는 자유로운 드라마 투르기로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11. 빅맨(the big man) 이탈리아/ 미켈레루포 감독/ 120분/ 1972년
갈라진 턱으로 강인한 인상을 보여 주었던 커크 더글라스가 도둑으로 출연한 이탈리아 작품.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을 틀어놓자 컴퓨터의 보안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도둑놈이 모차르트를 들으며 등장할 것을 컴퓨터는 모르고 있었기 때문. 모차르트를 들으며 200만 달러를 훔치는 장면은 참으로 유쾌하다.
12. 맨하탄(manhattan) 미국/ 우디 알렌 감독/ 96분/ 1979년
전형적인 뉴요커 우디 알렌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가 주제가처럼 계속 흐른다. 우디 알렌은 다이안 키튼을 꼬셔내기 위해 연주회를 가는데 그 레퍼토리는 다름 아닌 모차르트의 교향곡 '주피터' .우디 알렌은 예의 그 선병질적인 모습으로 계속 중얼거린다.“난 모차르트 교향곡 '주피터'가 좋아. 그 중에서도 특히 2악장.”남루한 우디 알렌이 남성적인 '주피터'를 좋아한다는 대사가 여자 앞에서 강해 보이고 싶다는 심리의 반증이라 흥미있다.
13. 아메리카 교향악(rhapsody in blue) 미국/ 어빙 래퍼 감독/ 139분/ 1945년
조지 거쉰의 전기영화로 흑백영화다. 발터 담로슈, 야샤 하이페츠, 모리스 라벨, 라흐마니노프 등 세기초의 명 음악가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거쉰이 작곡한 거의 모든 음악이 등장한다. 거쉰의 연애 부분을 빼고는 거의 사실에 가깝다.
14.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les uns et les autres) 프랑스/ 끌로드 를루슈 감독/ 184분/ 1981년
'남과 여'로 널리 알려진 끌로드 를루슈 감독이 만든 예술가들에 대한 옴니버스 영화. 2차 대전의 전후를 배경으로 편을 갈라 싸워야 했던 예술가들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 라벨의 '볼레로'에 맞춰 춤을 추는 오프닝이 몇 개의 단편이 끝난 뒤 마지막에도 등장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 리스트의 전주곡,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쇼팽의 프렐류드 등이 흐른다. 유대인 가스실에 끌려가면서도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과 '칼'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카라얀, 망명하는 이토비치(누레예프가 모델)등이 인상적인 대작 예술영화.
15. 코마(coma) 미국/ 마이클 클라이튼 감독/ 113분/ 1978년
섬짓한 의학 드릴러. 소설가인 마이클 클아이튼이 직접 감독을 했다. 환자를 혼수상태로 만들어 장기를 매매하는 바로 그 수술장면에서 비발디의 '사계'. 아이러니컬하기에 더욱 섬짓하다.
16. 물망초(vergiss mein nicht) 서독, 이탈리아/ 아르투르 마리아 라베날트 감독/ 110분/ 1959년
테너 탈리아비니가 출연하는 본격 음악영화. 아이 딸린 홀아비 가수인 그가 사랑과 결혼에 성공하는 내용의 영화로 '토스카' 중에서 '별은 빛나건만', '사랑의 묘약' 중에서 '남몰래 흘리는 눈물'등과 이탈리아의 가곡들을 탈리아비니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음악은 빈 국립 가극장 오케스트라가 맡고 있다.
17. 아마데우스(amadeus) 미국/ 밀로스 포만 감독/ 158분/ 1984년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음악 영화. 피터 쉐퍼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아카데미상에서 8개 부분을 휩쓸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느 곳에나 있는 범인(凡人)들아. 너의 죄를 용서하리라!' 라고 절규하는 살리에리의 위로 흐르는 피아노 협주곡 제 20번의 2악장은 참으로 가슴 저릿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네빌 마리너와 성 마틴 아카데미 합주단이 음악도 만점.
18. 왈츠의 왕(the waltz king) 미국/ 스티븐 프레빈 감독/ 95분/ 1963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가로 성공하는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전기영화. 아들과 아버지의 '박쥐서곡', '라데츠키 행진곡'등 다양한 음악이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나온다. 디즈니의 텔레비젼 영화.
19. 악마는 밤에 온다(les visiteurs du soir) 프랑스/ 마르셀 카르네 갑독/ 95분/ 1960년
프랑스 영화의 '시적 리얼리즘'시대를 개척한 명감독 마르셀 카르네가 감독하고 지휘자 샤를르 뮌쉬가 함께 만든 중세 프랑스 배경의 연애물.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이 작품을 레지스탕스 영화로 분류하는 평론가도 있다. 르네상스 시기의 프랑스 음악들이 담겨있다. 연주는 파리국립 오케스트라.
20. 카네기홀(carnegie hall) 미국/ 에드가G울머 감독/ 134분/ 1947년
세미 다큐멘터리 흑백영화이다. 브루노 발터, 스토코프스키, 담로슈, 로진스키, 하이페츠, 에치오 핀자, 루빈스타인, 릴리 폰즈, 피아티고르스키 등 당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음악인들이 모두 등장한다. 음악은 뉴욕 필이 중심이 되어 연주된다. 카네기 홀의 청소부로 시작해서 홀 지배인이 된 어머니와 파퓰러에 심취했던 그녀의 아들에 관한 휴먼 스토리가 포함되어있다.
21. 베니스에서 죽다(Death in Venice) 이탈리아/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 1971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영화의 대가인 루치노 비스콘티의 작품. 구스타프 말러를 모델로 한 영화로 말러의 교향곡 5번의 꿈꾸는 듯한 4악장 아다지에토가 압권이다. 사창가에서 들려오는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는 이탈리아의 네오 시네마가 보여주는 극단적인 휴머니티의 정점을 느끼게 해준다.
22. 파이브 이지 피시스(Five easy pieces) 미국/ 밥 라펠슨 감독
'이지 라이더', '우리에겐 내일은 없다'등의 아메리칸 뉴 시네마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70년대 작품. 음악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노동자로 일하던 잭 니콜슨의 청년 연기가 인상적이다. 그가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환상곡 c단조 k.396가 청춘의 방황과 비정한 현실을 가슴 아프게 보여준다. 쇼팽의 전주곡 4번 e단조와 당시의 컨트리 음악이 보조 테마로 사용된다.
23. 사랑할 때와 죽을 때(A time to love and a time to die) 미국/ 더글라스 서크 감독/ 1958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저명한 작가 레마르크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유대인을 쫓는 악질 게슈타포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치는 장면이 압권으로 각인되는 전쟁물. 베토벤의 소나타 제23번'열정'이 전편에 흐른다.
24. 파드레 파드로네(Padre padrone) 이탈리아/ 타타아니 형제 감독/ 1977
1977년 칸느 그랑프리를 탄 작품으로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v622전곡이 중심테마로 쓰이고 요한 스트라우스 '박쥐'서곡이 보조 테마로 간간이 등장한다.
25. 지옥(Inferno) 독일/ 프랑크 위스바 감독/ 1958
베를린 영화제에서 독일영화로 작품상을 탄 전쟁물로서 스탈린 그라드 전투에서 잠시 시체를 수거하기 위해 휴전한 독일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버려진 피아노에 다가간 피아니스트 출신 독일군 소위.베토벤 소나타 제23번 '열정'의 2악장을 연주한다. 음률도 맞지 않고 손이 얼어 연주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지만 이 영화속의 '열정'만큼 가슴 벅찬 연주는 듣기 힘들다.
26. 경연(The competition) 미국/ 조엘 올리안스키 감독
국제적인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디트리크(드레이피스 분)와 12명의 세계각국 음악도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콩쿠르를 연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질투, 음악에 대한 애정이 그려진 작품. 다양한 피아노 협주곡이 등장한다. 베토벤 협주곡 제 5번 '황제', 리스트 협주곡 제 1번 f장조, 브람스 협주곡 제 1번, 쇼팽 협주곡 제 1번, 모차르트 협주곡 제 26번 '대관식', 프로코피에프 협주곡 제 3번, 생상 협주곡 제 4번, 슈만 '사육제'등 다양한 음악이 선 보인다. 주인공 디크리크와 하이디(포스터가 끔찍했던 영화'캐리'의 타이틀 롤이었던 에이미 어빙이 분하고 있다)가 실제로 피아노를 치고 있으며 두 사람의 연탄장면은 기억할만한 러브 신 중의 하나.
27. 환상곡(Rhapsody) 미국/ 찰스 비도어 감독/ 1954
22세의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전형적인 멜러 음악 드라마. 바이올린 지망생인 청년과 피아니스트 지망생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연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이 영화 전반을 누빈다. 또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사라사테 '치고이네르바이젠', 쇼팽의 발라드 op.23의 1g단조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들이 등장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 이수(離愁)라는 달짝지근한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제목에서처럼 브람스의 곡이 대거 등장한다. 교향곡 제 3번의 3악장, 역시 3번 교향곡의 1악장을 피아노 2중주로 편곡한 곡, 교향곡 1번 op.48의 4악장 등 우리 나라 관객이 좋아할 만한 곡들이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애띤 모습도 좋고 음악감독 조르주 올리크의 브람스 편곡도 썩 괜찮은 달콤한 멜러물이다.
29. 연인들(Les amants) 프랑스/ 루이 말 감독/ 1958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굿바이 칠드런' 등과 최근작 '데미지'로 잘 알려진 누벨바그의 기수 루이 말이 연출한 작품.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품인 이 '연인들'의 개봉으로 브람스의 현악 육중주는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탐미적인 러브신과 브람스. 얼핏 어울리지 않을 듯도 하지만 숨막히는 여체의 아름다움과 브람스는 압권이다.
30. 세 개의 사랑 이야기(The story of three loves) 미국/ 빈센트 미넬리 감독/ 1953
팝 가수라이자 미넬리의 아버지인 빈센트 미넬리가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질투심 강한 여자', '마드모아젤', '균형', 이 세 개의 짧은 에피소드를 론도 형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이전에 '파리의 아메리카인'에서 음악적 소양을 충분히 보여준 감독이어서 인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op.43이 3개의 짧은 영화에 통일성을 부여하면서도 서로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절묘하게 쓰이고 있다. 왕년의 명배우 커크 더글라스가 공중곡예사로 등장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슈베르트의 전기적 영화로 '보리수', '들장미', '송어'등 슈베르트의 거의 모든 곡이 등장한다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특히 슈베르트로 분한 한스 야라이는 한 동안 '슈베르트가 다시 살아 돌아왔다'라는 평을 받을 만큼 너무나 닮아 있다. 30년대의 빈 필하모닉, 치고이네르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너무나 서정적으로 들린다. 아주 옛날 영화이지만 아직도 기억하는 팬이 많은 작품.
32. 오케스트라의 소녀(One Hundred Man and Girl) 미국/ 헨리 코스터 감독/ 1937
대공황의 악몽이 채 끝나지 않은 때 만들어진 불멸의 음악 영화. 실업상태의 연주자인 아버지를 위해 실업자들이 모인 오케스트라를 조직하게 하고 당대의 대지휘자 레오폴드스토코프스키(이 영화에서 실명으로 등장한다.)를 속여 이 실업자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하게 하는 기특한 소녀의 코미디 영화. 다분히 미국적인 영화이지만 스토코프스키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알렐루야' 리허설장에 뛰어들어서 노래하는 소녀 패트리샤(디아나 더빈 분)의 모습과 스토코프스키의 저택에 아버지와 실업자 오케스트라를 몰래 데리고 들어가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제 2번을 연주하게 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콘서트 장면('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업자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감명을 받은 스토코프스키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지휘하는 장면의 연기는 그 어느 직업 연기자의 연기보다 더 사실적이고 아름답다.
33. 카운트 포인트(Count Point) 미국/ 랄프 넬슨 감독/ 1968
독일군에게 포로가 된 미군 오케스트라와 음악을 사랑하는 독일 장군의 이야기.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의 4악장이 전장을 배경으로 서로 적대관계에 있지만 음악에 대한 사랑이 서로를 공감하게 한다는 내용. 지휘자 역의 찰톤 헤스톤의 연기도 좋지만 독일 장군의 역의 막시밀리안 셸의 갈등하는 장군 역활이 가슴 저미는 인간미를 보여준다. 물론 미군은 좋은 편, 독일군은 나쁜 편이란 헐리우드식의 도식이 있지만 음악을 매개로 한 휴먼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는 높다.
34. 사랑의 노래(Song of Love) 미국/ 클라렌스 브라운 감독/ 1947
널리 알려진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을 영화화한 작품. '사육제', '아라베스크', '트로이 메라이', '헌정'등 슈만의 작품은 물론 브람스와 리스트의 피아노 곡이 풍성하게 등장한다. 클라라 역의 캐서린 햅번과 슈만 역의 폴 헨리드('카사블랑카'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의 남편으로 나온 배우)의 연기가 애잔하다.
35. 애심(The eddy duchin story) 미국/ 조지 시드니 감독/ 1956
타이론 파워, 킴 노박이 출연한 밤무대 피아니스트의 애절한 실화 러브스토리. 미남 배우 타이론 파워가 쇼팽의 야상곡 제2번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며 가슴 졸이던 소녀 팬들의 영향 때문인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쇼팽의 야상곡에 'to love again'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36. 밀회(Brief encounter) 영국/ 데이비드 린 감독/1945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의 로렌스', '인도로 가는 길'등의 영화로 기억되는 거장 데이비드 린의 초기 작품이다. 그의 영화 스타일에서 드러나듯 꼬장꼬장한 영국 풍이 짙게 배어 나오는 영화. 영국의 극작가 노엘 카워드의 원작을 직접 시나리오로 옮기고 영상화한 데이비드 린의 솜씨가 놀랍다. 트레비 하워드, 실리아 존슨의 명연기로 당대를 풍미했던 영화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이 한편의 시와 같은 이 서글픈 사랑 이야기를 빛내고 있다. 1974년에 소피아 로렌을 등장시킨 리메이크 판이 등장했지만 그 격의 차이가 컸다. 데이비드 린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대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37. 여수(September affair) 미국/ 윌리엄 디텔레/ 1950
여성 피아니스트와 엔지니어가 비행기에서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누고 자신의 현실 속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흑백영화. 남자(조셉 코튼)와 헤어지고 자신의 현실로 돌아간 피아니스트(조안 폰테인)가 고별 콘서트를 연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의 3악장이 흐른다. 폭풍과도 같이 몰려 왔다가 사라지는 사랑의 아픔이 이 음악을 통해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인상깊은 크라이막스다.
38. 7년만의 외출(the seven years itch) 미국/ 빌리 와일더 감독/ 1955
섹스 심벌인 마릴린 먼로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지하철 통풍구 위에서 치마가 훌렁 올라가는 장면. 바로 그 장면이 들어있는 영화가 '7년만의 외출'이다. 로맨틱하고 섹시한 코미디물이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사용된 영화 '밀회'의 코믹 패러디로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39. 저항(A man escaped) 프랑스/ 로베르 브레송 감독/ 1956
로베르 브레송이 감독, 각색, 각본등을 맡아 유명해진 그의 대표작.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중위인 폰테느(프랑수아 루테리에)가 탈주 불가능이란 악명 높은(미국의 알카트라스 감옥처럼)몬트류크감옥에서 탈출의 의지를 불태우는 영화. 전쟁이 무서워 탈출했던 소년병과 함께 이 감옥을 탈출한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한 인간의 강렬한 느낌을 준다. '바람은 자기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40. 행복(Le bonheur) 프랑스/ 아그네스 바그다 감독/ 1965
모차르트 클라리넷 오중주 k581이 영화 전편을 통해 아름답게 흐른다. 마치 모네의 그림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화면 속에 흐르는 모차르트는 가히 일품이다. 평범한 가장이 우체국 여직원 에밀리(프랑수아 보바이에 분)를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눈다. 가정을 버릴 수 없었던 이 가장은 아내에게 그 사실을 고백한다. '가정을 버릴 생각도 없다'는 남편의 말에 '당신의 행복이 나에게도 기쁨'이라고 순순히 말하는 아내. 그러나 그녀는 곧 연못에 투신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내의 두 아이와 남편은 에밀리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여류 감독 아그네스 바그다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첫댓글 러브스토리는 오직 "스물 다섯 살로 세상을 떠난 그녀. 바흐와 비틀즈와 모차르트, 그리고 나를 사랑했던 그녀. 그러나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말 하나로 승부를 낸 작품. 개인적으로 볼땐 별로 작품성도 감동도 없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