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소록도에 격리한 이후, 병이 나은 음성나환자들조차 일반인들과 함께 살지 못했다.
후유증으로 인해 겉보기에 징그럽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 강제로 격리 조치한데 따른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더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고장 가까운 곳에도 오래 전부터 음성나환자촌이 있었다. 칠곡군 지천면 연호리, 신동재 정상에서 남쪽으로 숨겨진듯 자리잡은 마을이 그곳이다.
젊은 시절 한 두번 찾았던 곳, 다시 찾은 그곳은 이제 반너머 폐촌이 되어가고 있었다. 굳이 이 곳에 새로 자리잡아 들어올 사람은 없을 터이고, 원래 살던 분들은 하나 둘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떠나게 되니 우선 주민들 수가 격감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집 지붕이나 평탄한 곳이면 어디나 닭똥이 널려있다(이들은 이곳에 정착하면서 거의 대부분 양계를 업으로 삼았다. 특별한 교류가 없어도 경제활동이 가능한 업종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이 길을 택한 것이리라.. 한 때 대구에 공급되는 계란의 70%가 이곳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는 아예 닭똥만 보일 정도로 지천이었는데, 지금은 몇몇 군데 지붕에서만 보인다. 나머지 집들은 아마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일 것이다.
교회는 마을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이들에게 종교의 종류를 떠나 위로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신앙 말고는 있었겠는가.. 그 전 방문했을 때 교회에 빽빽하게 들어앉은 모습과 통곡처럼 들리던 우렁찬 찬송 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오래된 교회다. 1912년.. 이면 올해로 딱 100주년~
첫댓글 부산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이 마을을 안다네요.. '용호농장' - 역시 음성나환자 마을로 오륙도가 바로 보이는, 이기대 공원옆이 그곳입니다. 1946년 정착이 시작되어 큰 마을을 이루었다가 2004년 재개발 되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오륙도SK뷰'라는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