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과 도취와 무한의 향기가 피어나는 16살 아르뛰르 랭보.
한번 '무한'을 맛 본 랭보는 다시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보들레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고 넘어가보지 못했던 그 곳
언덕을 넘어 '모든 감각의 착란'을 실천함으로써
그가 겪게된 커다란 행복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고통, 엄청난 저주..
아무데도 얽매이지 않았던..도덕에서조차도 면제를 받았던..
자유로운 정신의 꾀죄죄한 잿빛 타락천사 ..
한 순간도 인식의 끈을 놓은 적이 없었으며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기를 원했던 랭보는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란 베를렌느의 말처럼,
서른일곱의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바람을 벗삼아 방랑의 포로로 진흙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감각>>
여름날 푸른 저녁이면
나는 오솔길을 가리라.
보리이삭에 찔리우며 가느다란 풀을 밟고..
꿈꾸듯, 내 발자국 상큼함을 느끼리.
헝클어진 내 머리, 바람에 맡긴채..
말하지 않으리. 생각하지도 않으리.
그러나 끝없는 사랑이 내 영혼속에 차오르리라.
그리고 나는 가리라. 멀리..
아주멀리, 집시처럼..
자연속을-여인과 함께인 듯 행복하게..
- 시인 김정란씨가 랭보의 시를 가장 잘 번역 해 놓은 것 같아요.
김정란 시인의 번역을 참고해서 랭보의 맘에 들도록..
제 맘에 들도록.. 번역을 맞추어 가끔씩 읊곤 한답니다.
창밖으로 빗방울 소리가 점점 굵어지고 있습니다.
아침나절 웃마을 친구가 몇 종류의 국화모종을 가져다 놓고 갔네요.
비가 와서 더 좋은 날..빗속에 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정약용은 죽란시사(竹欄詩社)시절..
어두워전 밤에 국화꽃과 등잔을 적정 거리에 배치하여 불을 밝히고
국화 그림자를 완상하면서 적은 '국영시서'(菊影詩序)에서
"가까이 있는 것은 꽃과 잎이 서로 어우러지고 가지와 곁가지가
정연해서 마치 묵화를 펼쳐 놓은 듯 하다. 그 다음 것은
얇은 깃털 옷을 입고 춤추듯 나풀대는데, 마치 달이 동쪽 고개에 뜨자
뜰의 나뭇가지가 서쪽 담장에 비치는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멋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다산의 인간적인 모습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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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은 다시 학굡니다. 내 막내동생의 대학시절 날마다 날아오는 편지의 뒷면에 적힌 이름이 '키 큰 랭보'였답니다. 나중에 보니 별로 크지는 않았으나 꽤 보헤미아입디다. 방학 문턱에 잘 걸터앉으셨지요? 여름에 풀이 무성하여 무심히 바라보기 쉽지 않을텐데, 그렇다고 더위에 걷어부치다보면 기력이 상합니다. 부군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향기로운 케모마일은 차로, 뜰 아래 엔간한 잡초는 모두 효소로 접수한다면 그럭저럭 수지가 맞을 거예요.^^
잡초는 썩혀 거름으로 쓰고있습니다. 효소가 될 귀한약을 나무의 밑거름으로 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산야초 잘 배워서 내년에는 효소만들기를 해 볼 생각입니다. 오후에 황토방 보수를 마치고, 어둑한해거름에 꽃한지 새로 씌운 등을 켜고 가까이 지내는 이웃과 차 한잔에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김진수선생님, 봄숲, 솔바람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 술보 어르신-이백(李白)의 싯구절 읊어드립니다. "暮從璧山下 저물어 푸른산에서 내려오니 山月隨人歸 달빛도 돌아오는 날 따라왔네..중략..我醉君復樂 내 취하니 그대가 즐거워하고 陶然共忘機 거나하게 취하여 세상일을 잊었네".어르신 술잔도 함께 거나하게 취했으니 세상도잊을
차와 술. 암술과 수술, 어울리지 않는 한 쌍. 이성동본. 두 만다라. 곡차, 칡넝쿨과 등넝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깬 즉 꿈, 그리움, 인생!...
랭보의 시 중 내 노트에 적어둔 시가 바로 감각이었지요.'여자와 자듯 자연속으로'라는 구절을 읊으며 '짜식'의 조숙에 풀풀 웃음도 나고 어린 천재가 부럽기도 했답니다. '푸른 저녁'이었든가요? 제게는 '아청빛' 이라는 번역만 선연하게 기억되는데....
여자와 자연, 금 시대의 화두. 아청빛 물그림자처럼 깊고 그윽한!
꾀죄죄한 도시형 잿빛천사 랭보는 문화적, 외적으로만 세련된 댄디-속물(snob)로 전락한 '댄디'를 예술적인 승화로 완성했지요. 랭보를 생각하면 천진무구한 하얀 천사 천상병 시인 떠오른답니다.
D J 강물샘, 들려주신 곡들. 나아중 나중에 차에서도 듣고 있어요.^^
미래 조르바의 얼굴에는 어린시절 순진무구했던 마음과 눈만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절반이상은 운명지워진 길을 걸으며 몸소 체험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인지, 삶은 한편의 시고 소설이라는 생각을 할때면 천상병님의 <<귀천>>시에 쓰여진 글처럼 나 하늘로 돌아가는날,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할것만 같습니다.
'아웃사이더'문예지 창간호에서 랭보의 시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 가슴벅차오르는 감동이란 이루말할 수가없었지요. 곁에 있었을 성현이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벅차던 16살 아르뛰르 랭보의 모습dl 비쳐집니다...지그시 눈을 감고 랭보를..시를..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