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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 05 - 학교에 오신 손님
씬1. 몽타쥬 / 밝고 긴박감 있는 음악
1. 부산하게 교실 책상 위로 올려지는 의자들.
올라가서 교실 창문 닦고, 환경미화 작품들 다시 걸고, 물걸레질 하는.
2. 학교 계단 옆에 세워지는 건의함.
3. 교실 창가에 예쁘게 올려지는 작은 화분.
4. 복도 한쪽 놓여있는 중키의 화분 두개.
일평,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바쁘게 걸어다니면서 화분에서 떨어진 흙을 쓸어담고,
복도 창문의 먼지를 빗자루로 휙 휙 털기도 하고.
5. 분주하게 정리되는 교무실 책상.
선생님들과 아이들(정연, 성제, 지민, 신화 등) 교무실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고 걸레로 닦고, 쌓인 먼지를 털고.
6. 교정일각에서 모여서 청소 안하고 떠들고 있는 희진, 정명, 아영.
멀리서 일평 빗자루 들고 청소하면서 오다가 세 사람을 본다. 일평 “너의 청소 안하고 여기서 뭐해! ”소리지르면
세 사람 삐죽이면서, 희진은 ‘왜 저러니?“ 하는입 모양을 하면서 청소하는 척 하며 다른 쪽으로 간다.
7. 어학실에 일제히 설치되는 헤드폰.
8. 교정의 화단을 청소하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 화단에 떨어진 휴지 줍고, 돌 고르고 나무마다 나무 이름을 단 팻말을 걸고......
그러면서도 장난치는 아이들(흥수, 유미, 애라 등)의 밝은 모습.
9. 교문에서 들어오는 검은색 대형차 1 대. 운동장을 가로질러서 현관 앞까지 들어선다.
현관 앞에 서있는 명교감과 광도. 모두 단정한 정장 차림이다.
중형차 현관 앞에 서고 문이 열리면서 내려서는 검은 양복의 장학사와 감사원1, 2.
현관 앞에 서있던 교감과 광도 고개 숙여서 인사한다.
거만하게 선생님들과 학교를 둘러보는 장학사와 감사원1, 2의 얼굴들.
그 위로 타이틀 뜬다. ‘학교에 오신 손님’
씬2. 2학년 5반 교실 / 낮
종소리 울리면서 일평 교실로 들어선다.
일평 들어오자마자 검사하듯 교실을 둘러보고 칠판 제대로 닦았나 손으로 한번 문질러 보고는.
일평 : (괜히 인상쓰면서) 이게 청소한 거냐....... (아, 존재말 해야 되지!) 겁니까?
아이들 모두 왜 그러나 싶은 얼굴로 일평 본다.
일평 : 이왕 하는 청소, 좀 폼 나게 못합니까?
아이들 일평의 존대말에 여기저기서 쿡 쿡 웃는다.
유미 : (웃음 참지 못하고) 하하하하하.....
일평 : (일그러져서 유미보면)
유미 : (얼른 고개 팍 숙이지만 그래도 쏟아지는 웃음)
일평 : (혀 차며 본색을 참지 못하고) 머리 나쁘면 평생 고생한다 니들,
저, 뒤에 저게 새로 한 환경 미화냐? 한심하긴, 프린트 나눠준 거 펴.
아이들 프린트 물 펼치는데.
일평 : (프린트물 읽는다) 우리는 거리에서 젊은이들이 뜻도 모르는 외국어가 쓰여진 옷을 입고 활보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우리말로 된 상표가 붙은 상품은 값싸 보이지만, 외국어로 된 상표가 붙은 상품은
휠씬 고급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 보며) 이렇듯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네 문화를 상대적으로 비하하는 태도를.......
유미 : (얼른) 문화적 사대주의라고 합니다.
일평 : (흡족하게 웃곤) 개방화, 세계화 시대에 이러한 사고가 가지는 문제점은?
용구 : (얼른) 문화적인 주체성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일평 : (흡족해서) 반장.
지민 : 네?
일평 : 연습들 많이 했죠?
지민 : (작게) 네.
일평 : 연구 수업만 연습하는 거 아냐, 장학사들이 어느 시간에 불쑥 시찰 돌지 몰라.
말하는 동안 한과 혜원 피식 피식 웃는다. 두 사람 웃다가 서로 눈길 마주친다.
한 혜원을 보고 웃는다. 혜원 금새 무표정해저 시선 돌린다.
씬3. 복도 / 낮
명교감의 안내로 장학사와 감사원1, 2가 시찰하고 있다. 광도 뒤에서 따라다닌다.
명교감 : 죄송합니다. 그 동안 연락을 자주 못 드렸습니다.
장학사 : 경일고 교장 선생님 따님 결혼식 때 뵈고 처음이던가요?
명교감 : 예. (작게) 잘 좀 부탁드립니다.
장학사 : (여유 있게 끄덕이며) 저야 학교 사정 잘 알죠.
씬4. 어학실 앞 / 낮
명교감의 안내로 장학사와 감사원1, 2 들어선다. 광도 뒤에 서있고.
명교감 : (문을 열며) 여기가 어학실 입니다.
장학사 : 아이구, 녀석들 여기서 공부하면 잘되겠네.
명교감 : 감사합니다.
씬5. 어학실 안 / 낮
장학사들 형식적으로 휙 둘러본다.
명교감 : 요즘 선생님들 분위기가 심난합니다. 정년 단축이니 연금 파동 문제로 풀들이 많이 죽어있습니다.
장학사 : 학교뿐입니까, 교육계가 다 어수선하죠. (나오고)
명교감 : 그럼요, 그럼요, 우린 다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인데요.
씬6. 과학실 앞 / 낮
명교감의 안내로 장학사와 감사1, 2 들어서고. 광도 따라오고.
명교감 : (문 열어 보여주면서) 이번에 비품들을 새로 들여왔습니다.
장학사 : 물품관리 기준령은 잘 시행되고 있지요?
명교감 : 물론입니다. (감사1 보며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감사1 : (명교감의 시선 느끼지만 아무소리도 않고 가볍게 미소만)
장학사 : 잘 되어 있군요.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명교감 여의 그 접대하는 자세.
광도는 뒤에 따라가면서 왠지 마땅치 않은.
씬7. 교무실 / 낮
유란 바쁘게 책상에 답안지와 생활기록부를 쌓아놓고 점수가 맞는지 확인하는 중이다.
민주 : (보고) 뭐하세요?
유란 : 어, 답안지 확인.
민주 : 아직 안 끝났어요?
유란 : 끝나긴, 한 두반 껀가, 분실? 것두 있어서 오엠알 카드 다 다시 작성했어.........
(짜증나는) 증말 미치겠어. 주관식 30% 확인두 아직 다 못했는데.
정희 : (불만의) 그거야, 교사가 알아서 하는 거지, 왜 그런 거까지 하는 거야.....
민주 : (안됐다) 교무부 감사는 내일 한다니까 천천히 하세요.
유란 : 누가 알아, 갑자기 불쑥 부를지.
명교감 문 열고 들어와 선다. 선생님들 모두 명교감 보고.
명교감 : (급하게 지시사항 확인한다. 재하에게) 2학년 연구 수업 잘 되갑니까?
재하 : 예, 잘 되갑니다.
명교감 : 각 부서 선생님들, 감사 브리핑 할 자료들 준비 완벽하죠?
복만 : (크게) 예!
유란 : (찔끔하고)
명교감 : 곧 교실 시찰 도니까 매 시간이 연구수업이라 생각하고 신경쓰세요.
그리구, 노트 필기 잘해놓은 애들이랑 공부 잘하는 애들은 뒤에 앉히세요.
선생님들 한숨 쉰다.
명교감 : (계속해서) 애들한테 존대말 쓰는 거 잊지 마시구요.
복만 : 평소에 이 녀석 저 녀석 하다가 갑자기 하려니까.......(명교감 시선 보고 말 멈추고)
명교감 : 환경부, 학생부 특히 신경써주세요.
일평 : (바닥에 떨어진 휴지 주으며) 청소한 것 하군........
종치는 소리. 선생님들 수업 들어간다.
광도 : (나가는데)
명교감 : 주임 선생님!
광도 : 네?
명교감 : 준비 하셨죠?
광도 : 뭘요?
명교감 : 뭐라뇨, 그거 있잖아요. 그거.
광도 : 대충 준비했습니다. (싫은 표정)
명교감 : (명교감 바쁘게 나가고)
씬8. 복도 / 낮
재하와 민주가 책과 출석부 들고 걸어가고 있다.
민주 : 학교가 난리네요. 장학사 오면 늘 이래요?
재하 : 감사까지 나오면 더 그렇죠. (웃으며) 저도 작년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민주 : 연구 수업 떨리시겠어요?
재하 : 연구 수업이요? 하하! (여유 있게) 떨리긴요.
씬9. 2학년 5반 교실 / 낮
유란 서류 더미를 한아름 안고 들어온다. 아이들 얼른 제 자리 찾아서 앉는다.
지민 일어서는데.
유란 : (손으로 그냥 앉으라고 하며) 이번 시간은 자습들 하세요.
아이들 뜨악해져서 보면.
유란 : (더 이상 대꾸 할 능력도 없다는 듯 피곤한 기색으로 얼른 교탁에 지난 답안지 묶음 펼치면서
주관식 문제 30%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하기 시작한다)
아이들 자습하니 좋다는 싸인 보내면서 각자 책상에서 책 꺼낸다.
한과 혜원 동시에 그대로 책상 위로 엎드린다.
형주 : (태훈에게) 갑자기 왠 자습이야?
태훈 : (비실 웃으며) 장학사 떴잖아.
희진, 무료한 듯 앞 머리카락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다가 정명과 아영 본다.
세사람 눈 마주치자 동시에 유란 한번 보고 조용히 일어나서 자세를 낮추고 밖으로 나간다.
세진 : (혜원에게 일어서며) 화장실 안갈래?
혜원 : (엎드린 채) 갔다와.
세진 : (일어나서 당당히 나가고)
씬10. 복도 / 낮
희진, 정명, 아영 교실에서 나와 걸어가며.
희진 : 야, 장학이 맨날 왔으면 좋겠다.
아영 : 난 싫어, 청소도 맨날 할 꺼 아냐.
정명 : 니가 언제 청소했냐? 도망갔으면서.
아영 : 지집애, 나 커텐 빨아왔잖아!
정명 : (삐죽이고 시선 멀리 두다가 놀라서) 야! 저기!
희진, 아영 정명이 가리키는 쪽 보면 일평이 빗자루를 든 채 현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세 사람 얼른 다른 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씬11. 2학년 5반 교실 / 낮
아이들 조용히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만화책 보는 아이, 잡지 보는 아이들 보이고, 흥수와 용구 레이저 지시기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
이 아이 저 아이에게 비추고 흥수, 용구 서로에게 비추면서 장난친다.
지민 흥수에게 그만 하라고 입모양으로만 말하고, 듣지않는 흥수와 용구.
유란은 정신이 없다.
태훈 : (유란을 보다가) 선생님!
유란 : (못 듣고)
태훈 : (좀 더 크게) 선생님!
아이들 모두 놀라서 조용해지고.
유란 : (놀라서 퍼뜩 고개 든다)
태훈 : (장난스럽게) 수업 안 하십니까?
유란 : (당황해서) 어?
태훈 : 수학 진도 많이 밀렸는데요.
유란 : 어.......어......... (순간 어쩌나 싶지만 사정하듯이) 오늘은 그냥 자습들 해. 다음 시간에 진도 빨리 나갈께.
태훈 : (씩 웃는다)
유란 다시 서류로 고개 숙인다.
지민 태훈을 보면서 ‘넌 안 미워 할 수가 없다’ 하는 눈으로 보는데.
감사2 : (E) 동광고는 공문을 보내면 회신이 너무 늦다는 소리가 있다는 거 아십니까.
씬12. 복도 / 낮
장학사와 감사원1, 2 앞서 걸어가고 명교감이 뒤에 바짝 따라가고 있다.
명교감 : 아이, 그럴 리가 있습니까.
감사1 : 지난 주에 청소년 금연프로그램에 관한 공문을 보냈는데 동광고만 회신이 없습니다.
명교감 : 예, 당장 알아보겠습니다.
감사1 : 이건 지난 일이긴 하지만, 학교 컴퓨터 현황 공문 보낸 것두 회신이 늦게 와서 저희도 보고 때 애를 먹었습니다.
명교감 : 죄송합니다.
장학사 : 저희두 위에 꼬박 꼬박 보고를 해야 하거든요.
명교감 : 죄송합니다.
장학사 한 교실로 들어간다. 아이들 떠들고 있다가 장학사 보고 얼른 자리에 앉는다.
명교감 : (장학사에게) 쉬는 시간이라 아이들이 좀 떠드네요.
장학사 : 밝아서 좋은데요. (다시 나가고)
명교감 : (감사1을 보면서 아무래도 어디서 본 듯한 얼굴)
장학사 : 써클룸을 좀 보구 싶네요.
명교감 : 네.
명교감 안내하듯 앞서가고 장학사와 감사1, 2 따라간다.
씬13. 영화반 써클 룸 / 낮
문 열리면서 명교감과 장학사 감사원1, 2 들어온다.
명교감 : 여기가 영화반입니다. 작년에 청소년 영화제에서 상도 탔습니다.
장학사 : (웃으며) 아, 그 학교 비리 고발한 영화.
명교감 : (순간 부끄럽고)
장학사 : 써클 활동 활성화에 신경 좀 써주십시오.
명교감 : 물론이지요.
지민과 성제 들어오다가 사람들 보고 멈칫 한다.
장학사들과 시선 마주치자 지민, 성제, 공손하게 인사한다.
명교감 : 영화반 학생들입니다. (다정하게 지, 성에게) 매일 깨끗하다가 오늘만 왜 이렇게 지저분해요?
영화제 준비 때문에 그런가?
지, 성 : (순간 황당하고)
장학사 : 학교에서 지원은 잘해주죠?
명교감 : 물론입니다. 매달 써클 지원비가 나가고 필요할 땐 언제든지 지원을 해줍니다.
장학사 : (끄덕이며) 좋습니다. (나가고)
명교감 : (나가면서 지, 성을 향해 눈을 찡긋해보인다)
지민과 성제 황당한 얼굴로 서로 쳐다본다.
씬14. 2학년 5반 교실 / 낮
쉬는 시간. 영화반 아이들 모여서 떠들고 있다.
유미 : 어머, 그럼 우리가 신청만 하면 뭐든지 지원을 해주는 거야?
애라 : (한심하게 보며) 넌 그 말을 믿니?
유미 : 아냐?
흥수 : 그냥 한 소리지. 해줄라면 진작에 해줬겠지. 우리 그런 거 없이두 잘하잖아. 기대하지 마라 어?
애라 : (뾰로통해서) 테잎 값두 안주면서... (귀엽게 지민에게) 안준다구 얘기하지?
유미 : 계속 안 준건 아니잖아.
애라 : (흘겨보고)
신화 : 더 이상 선생님들 불쌍하게 만들지 말자. 지금두 불쌍한데. (웃으며 앉고)
지민 : (다정하게 웃으며) 니 눈에 안 불쌍한 사람 있냐?
씬15. 복도 / 낮
일평이 여전히 빗자루 들고 다니면서 지나가는 아이들한테 좌측 통행! 좌측 통행! 한다.
아이들 얼른 왼쪽으로 일렬로 서서 걸어간다.
혜원 걸어오다가 일평과 마주친다.
일평 : (지나가려다가) 너 머리가 이게 뭐야? 장학사 오시는 날에는 더 바싹 짜르던지 묶으라는 소리 못 들었어?
혜원 : 못 들었는데요?
일평 : 뭐? 조회시간에 못 들었어?
혜원 : 못 들었는데요.
일평 : (인상 굳어지지만 이내) 내일 짜르구 와!
혜원 간다. 뒤에서 오던 한이, 혜원의 소리 들으면서 혜원 향해 웃고는 일평에게 목례하며 지나쳐 가려는데.
일평 : 넌 또 무슨 교실에 농구공이야? 체육관 갖다 놔!
한 : 책상 밑에 놔두면 안 걸려요.
일평 : 빨리 안 갖다 놔!
한 : (웃으며) 책상 밑에 숨겨놔두 걸릴까요?
일평 : 이 자식이!
한 : (비실 웃으며 돌아서서 체육관을 향해서 간다)
씬16. 음악실 / 낮
피아노 위에 놓여있는 카세트.
정희 : (출석부 보며) 안 온 사람 없지?
문 열리면서 한 들어온다. 잠시 한과 정희 눈 마주친다.
정희 : (다정하게) 화장실 갔다 왔어요? 빨리 자리에 앉으세요.
한 : (웬일인가 싶은 얼굴로 자리에 앉는다)
정희 피아노 위의 카세트 누른다. 조용한 클래식이 흐른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정희 : (자상하게)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1717년에서 23년 이후에 작곡된 곡으로,
당시 널리 쓰이던 첼로를 위해 다섯 개의 모음곡을 작곡했습니다.
첼로 곡으로는 아주 파격적인 이 무반주 첼로곡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감상해 볼까요? (볼륨을 조금 더 높인다)
애라 : (유미에게) 갑자기 웬 클래식?
유미 : 난 좋은데.
애라 : (보면)
유미 : 난 집에서도 클래식만 들어.
애라 : 아이고!
갑자기 문 열리면서 명교감, 광도와 장학사, 감사원1, 2 들어온다.
정희 긴장한다. 장학사와 감사원들 쓱 둘러본다.
장학사 : (보고) 좋군요.
장학사 가지! 하는 표정으로 돌아서고 감사원1, 2 명교감 광도 따라서 나간다.
정희 기쁨의, 안도의 한숨 쉰다.
씬17. 감사 회의실 / 낮
잔뜩 쌓여 있는 서류들. 감사관1, 2 열심히 보고 있다.
장학사 : 샘플 하나씩만 빼서 보라구.
감사1 :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럴 순 없죠.
장학사 : (보다가) 감사 한 두 번 와본 것두 아닌데 뭘 그래?
감사1 : 보고는 원칙대루 해야죠.
장학사 : (웃으며) 장학 지도를 나올 때마다 느끼지만........
내가 학교를 도와주러 나오는 건지, 피해를 주러 오는 건지, 모를 때가 있어.
감사1 : 무슨 말씀이세요?
감사2 : (무슨 소린가 싶다)
명교감 들어온다.
명교감 : (감사1에게) 저기, 잠깐만 저 좀 보시죠.
감사1 : (보다가 따라나서는데)
명교감 : (나가다가 장학사에게) 육회 좋아하시죠?
장학사 : 어디 좋은 데가 있습니까?
명교감 : 애들 말대로 짱인 데가 있습니다. (나가고)
씬18. 회의실 근처 / 낮
명교감과 감사1이 들어선다.
감사1 : (명교감에게 정중하게 인사한다) 진작에 인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명교감 : (밝아지며) 맞지 자네?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이거, 옛날 스승과 제자가 이렇게 만나는군 그래. 반갑네 반가와.
감사1 : (정중하게 인사하고)
명교감 : (일부러) 옛날엔 교실에선 떠드는 학생이었던 거 같은데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됐구만.
감사1 : 아닙니다. 무슨 특별히 하실 말씀이라두.....
명교감 : 어? 아니 그런 건 아니구.
감사1 : 감사 다 끝나면 인사드리려구 했습니다.
명교감 : 그랬어?
감사1 : 제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면 선생님두 저두 불편할 꺼 같아서요.
명교감 : (보면)
감사1 : 그래서 나중에 인사드리려구 했습니다.
명교감 : 어어... (괜히 속이 들킨 거 같아서 민망해지고)
씬19. 감사 회의실 / 낮
장학사, 감사1, 2 선생님들이 제출한 <평가자료를 위한 계획서>를 보고 있다.
감사1 : (보다가 덮는다)
장학사 : (보고) 뭔데 그래?
감사1 : 예, 수행 평가를 위한 계획섭니다. (고심의 얼굴)
시간 경과.
명교감과 광도가 장학사, 감사1, 감사2에게 불려와 앞에 앉아 있다.
감사1 : (계획서 들척이며) 솔직히 이 계획서로는 학생들 수행 평가에 대한 정확성이 의심스럽습니다.
명교감과 광도 굳어진다.
감사1 : 수행 평가라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 능력의 발전 과정을 교사가 정확히 판단해서 기록해야 하는 건데,
이 정도의 계획서로 제대로 평가가 될까요?
광도 : (굳어지고)
감사1 : (계획서 읽으며) 일주일에 두번 써클활동, 특정반 운영, 생활지도 점수, 문화 교실, 선택식 보충 수업
정작 중요한 아이들의 학습태도에 관한 계획이 미비한 것 같은데요. 발표력이나 수업태도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제대로된 수행평가를 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광도 : 물론 잘 알구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감사1 : (서류만 들척이고)
광도 : 일주일에 한 두시간 씩 수업 들어가는 교사들두 있습니다.
한 두시간 수업으루 전교생 아이들의 수업 태도를 평가하긴 힘듭니다.
설사 서너번 들어가는 교사두, 한 반에 50명씩 한두반두 아니구, 수업하면서 다 파악하는 건 무립니다.
감사2 : (광도의 태도에 인상쓰고) 물론 힘드시겠죠. 그래도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께서 달라지려고 노력해야만
수행평가도 정착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광도 :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일을 보고하기 위한 보고서를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감사1 : (굳어지지만 냉정하게)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학교와 형평성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이런 안일한 계획서로 학생들 수행 평가를 했다가는 객관성 부족으로 학부모들 반발하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촌지 문제가 생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학생들의 실기 시험 보고서나 동료 보고서는 좋은 규정인데,
거기에 대해선 전혀 없군요.
광도 : (약간 흥분된) 선생이 한 과목당 하나씩만 보고서를 제출하라구 해두, 아이들한텐 열 과목이 넘습니다.
감사1 : (굳어져서 보고)
장학사 : 어떤 제도든 처음엔 다 잡음이 있기 마련이지. (얼버무린다)
감사1 : (냉정하게) 계획표 다시 제출하시지요.
광도 : (굳어진다)
감사2 : 이거 재검해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명교감 : (굳어지는데)
광도 : (기가 막혀하고)
장학사 : 그만하지. 학교 현실론 힘든 부분이에요. (명교감과 광도에게) 학교 뜻 충분히 알았습니다.
감사1 : (장학사의 말에 반발하며) 학교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두 좋지만, 잘못된 건 잘못된 겁니다.
장학사 : (감사1 무시하고) 잠시 쉬었다 하지.
감사1 : (장학사의 태도에 화가 나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명교감 : (석연치 않고)
씬20. 화장실 / 낮
감사1 굳어진 얼굴로 화장실 들어와서 세수를 한다. 손수건 꺼내서 얼굴 닦는데 갑자기 눈앞에 번쩍이는 불빛,
감사1, 불빛 때문에 인상쓰는데 어디서 장난치는 건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계속 감사1의 눈 언저리에서 왔다갔다하는 불빛.
감사1 불빛 따라 시선가면 화장실 안에서 장난치고 있다. 문 열려는데 문 열리면서 나오는 흥수.
흥수 : (보고) 어, 용구 아니네.
감사1 : (인상쓰는데)
흥수 : (그제서야 아차 싶어서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씬21. 복도 / 낮
교무실을 향해 화가 나서 걸어가는 감사1. 용구 지나가면서 90도로 고개 숙여서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감사1 대꾸 없이 가고, 용구 삐죽이면서 가던 길 간다.
희진, 정명, 아영 걸어오다가 마주오는 감사1을 본다.
세사람 : (장난스럽게 일부러 치고 가면서) 안녕하세요!
감사1 : (구겨지고)
아영 : (뒤보며) 쟤가 장학이야? 디게 웃기게 생겼다.
희진과 정명 낄낄거리며 웃고.
씬22. 감사 회의실 / 낮
씬20에 이어서 광도, 명교감, 장학사와 감사2와 마주 앉아있다.
감사2 : (기분 나빠져서 꼬투리 잡는다) 여기 선정된 부교재는 학부모운영위원회를 통해서 선정된 거 확실합니까?
광도 : 당연하지요.
감사2 : (보고 다시 서류 들척이는데)
광도 : (내친김에) 이번에 장학관님께서 돌아가시면 공문 처리를 이메일로두 회신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장학사 : 공문 오구 가는 거, 저희두 스트레습니다. 밀레니엄 시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요.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광도 : 그리구, 회신 기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장학사 : 저희두 갑작스럽게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지시 사항이 워낙 많습니다.
감사2 : (딱딱하게) 학교만 힘든 게 아닙니다. 저희가 상대해야 하는 학교두 한 두 학교가 아닙니다.
감사1 거칠게 들어온다.
광도 : (굳어서 보면)
감사1 : 도대체 공문 시행이 제대로 되는 게 없군요.
명교감 : 무슨 말씁이십니까?
감사1 : 레이저 지시기가 아이들 시력을 멀게 했던 사건 모르세요?
광도 : (당당히) 우리 아이들 그런 거 가지고 다니는 녀석 없습니다.
감사1 : 그럼 방금 제가 본 학생은 이 학교 학생이 아닌가보군요.
명교감 : (굳어지고)
감사1 : 공문철에 결재 도장만 찍는 게 다가 아니구, 학교 입장만 내세우는 게 다가 아닙니다.
광도 : (화가 난다) 애들한테 전달했습니다.
감사1 : 그런데 왜 시행이 안되는 거죠?
광도 : (강경하게) 뭘 모르시는군요. 애들이 말한 대로 다 들으면 폭력이니 집단 따돌림이니 그런 게 왜 생기겠습니까!
감사1 : (보고)
광도 : (보고)
명교감 : (이 사태를 어쩌나 싶고)
장학사 : (여유 있게 웃기는 하지만)
씬23. 동장소 복도 / 낮
명교감이 광도를 끌고 나온다.
명교감 : (끌고 걸어가며) 도대체 왜 이러세요?
광도 : 지금 말두 안되는 얘기를 하구 있잖습니까.
명교감 : 우리가 잘못한 건 사실이잖아요. 감사관 하는 말 다 옳아요. 실행은 못하더라두 계획표에는 그렇게 했어야죠.
광도 : 눈 가리구 아웅입니다. 2학기엔 계획대로 했는지 확인 자료를 요구할 꺼 아닙니까.
명교감 : (한숨쉬며) 계속 이러면 재정에 문제 있습니다.
광도 : (기막히고)
명교감 : 장학 지도감사 왜 나오는 줄 아세요? 그 학교 평가해서 예산을 차등 지원하려는 게 목적이에요.
광도 : (굳어져서 대꾸 없이 걸어간다)
명교감 : (어쩌나 싶고)
씬24. 여자 교직원 화장실 / 낮
유란 코피 흘리고 있다. 민주 들어오다가 본다.
민주 : (보고 놀라서) 어머! 선생님!
유란 : (웃으며) 괜찮아.
민주 : 너무 무리하셨나봐요.
유란 : 그럼 뭐해? 아직 다 안 끝난걸.
민주 : 혼자 다 하시는 거에요?
유란 : 부장 선생님 컴퓨터 못 치시잖아. 얼마 안돼. 학습지도안, 교과 협의록, 교내장학 관계철,
개인별 교육 계획 추진부, 성적관리 규정... (웃고는 이내 한숨쉬며) 언제쯤 전문 행정 요원을 따루 줄려나.
민주 : 정말 너무들 하네요.
유란 : 종 아직 안쳤지? 오늘따라 수업은 또 꽉 차가지군.
민주 : 저 이번 시간 비는데 (귀엽게) 제가 대신 들어가 드릴까요?
유란 : 그래 줄래?
씬25. 2학년 5반 교실 앞 복도 / 낮
민주 교실을 향해 가는데 빠르게 민주를 지나서 교실로 들어가는 광도.
민주 광도 걸음걸이 보고 무슨 일인가 싶은데.
씬26. 2학년 5반 교실 / 낮
아이들 떠들고 있다. 광도 빠르게 앞문에 들어선다.
광도 : 박흥수! 박흥수 어딨어!
순간 모두 조용해지고.
흥수 : 왜, 왜 그러시는데요?
광도 : 당장 나와!
광도 나가면서 들어오려는 민주와 부딪힌다. 민주 무슨 일인가 싶다.
씬27. 동장소 복도 / 낮
광도가 뒷문으로 나와서 다가오는 흥수를 무섭게 보고 있다.
흥수 : (왜 이러나 싶어서 보면)
광도 : 따라와. (앞서서 가고)
흥수 : (어쩔 수 없이 따라가면서) 왜 또 그러세요.
광도 : (다시 보고)
흥수 : (움찔하면서 아무 소리도 못하고 따라간다)
명교감 바쁘게 마주 걸어온다.
명교감 : (광도에게) 지금 뭐하는 겁니까? 어디로 데려가는 거에요?
광도 : 학생부실로 데려갑니다.
명교감 : (미치겠다) 정말 가슴 떨려 미치겠네. 왜 이러세요 주임 선생님, 이번엔 체벌 좋아하는 학교루까지 만들려고 이러세요?
흥수 : (무슨 일인가 싶고)
명교감 : (쓰게 한숨쉬고 흥수에게) 어서 교실로 들어가세요.
흥수 : (머뭇거리는데)
명교감 : (작게) 야 이눔아 빨리 안 들어가!
흥수 : (놀래서 얼른 돌아가는데)
광도 : 흥수!
흥수 : (놀라서 돌아보며) 네?
광도 : 그거 당장 쓰레기통에 버려! 알았어!
흥수 : (순간 화장실 일 생각나면서 미치겠다 싶어 머리 쥐어뜯는다)
씬28. 영화반 / 낮
흥수가 침울하게 앉아있다. 신화, 성제, 정연, 유미, 애라 모여있다.
애라 : 선생님들 진짜 웃기지 않냐?
유미 : 난 우리한테 존대말 하는 게 젤 웃겨.
정연 : 우리 담임은 안 하잖아.
성제 : (흥수 보고) 흥수야 기운 내라. 너답지 않다 야.
흥수 : 말시키지 마라. 나 오늘 심각하구 싶다.
신화 : (웃으며) 농구 한판 할까?
흥수 : 나, 진짜 심각하구 싶다니까. (그래도 심각하지 않다)
지민이 빠르게 들어온다.
지민 : 누구 좀 나와봐. 시청각실에 있는 VCR 여기 갔다놓으래. 빨리 나와.
아이들 서로 어이 없이 보는데.
성, 신 : (동시에 일어나며) 내가 갈께. (서로 보고)
신화 : 영화반 궂은 일은 니가 다 하잖아. 내가 갈께.
성제 : (할 수 없이 앉지만 장난치면서 나가는 지민과 신화를 본다)
정연 : (그런 성제를 보며 은근히) 너두 같이 갈껄 그랬나보다.
성제 : 한 명만 가면 됐지 뭐.
흥수 : (걱정의) 니들 아냐? 선생님들 감사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정연 : (냉정하게) 감봉.
흥수 : (다시 인상 쓰면서 탁자에 엎드린다)
형주 : (E) 도칼이랑 장학이랑 싸웠다며?
씬29. 복도 / 낮
태훈, 형주, 동일 복도에 기대서 모여서 얘기하고 있다.
형주 : 그럼 도칼 어떻게 되는 거야?
태훈 : (대꾸 없고)
형주 : 동일이 너 잘 알꺼 아냐, 니네 아버지 교육부에 있었잖냐, 얘기 못들었냐?
동일 : 몰라, 못들었어.
태훈 : 학교가 감사에 걸리면 피보는 건 장학사야 마.
형, 동 : (보면)
태훈 : 자기 구역의 학교에 말썽이 없어야 되거든. 진짜 피 보는 건 우리다. 괜히 수업만 빠지구.......(비실 웃으며)
한이 지나간다.
한 : (지나가다가 귀족 그룹들 보면서 비죽 웃고 간다)
형주 : 저 자식 볼수록 기분 나빠 죽겠어.
태훈 : 신경 그만 써라 엉?
씬31. 여자 화장실 앞 / 낮 (씬30 결)
일평이 휴지통 들고 밖에서 화장실을 기웃거리고 있다. 검사하러 가야는 되는데 들어갈 수는 없고.
일평 : (할 수 없이) 거기 화장실 좀 깨끗이들 써요.
안에서 뭐야! 누구야! 하는 소리 들리면서 세진 인상 쓰고 나오는데,
일평은 가면서 바닥에 떨어진 휴지 얼른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는 모습. 세진 째리며 지나간다.
씬32. 체육관 앞 / 낮
명교감이 장학사와 감사1, 2를 모시듯이 안내하고 있다.
명교감 : (기분 풀어주려고) 계획서는 부족할 지 모르지만요,
저희 선생님들이 어떤 학교보다도 객관적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장학사 : 그래야지요.
여전히 굳어있는 감사1의 얼굴.
명교감 감사1을 보면서 계속 석연치 않고.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하고.
씬33. 체육관 / 낮
한이가 농구하고 있다.
명교감과 장학사, 감사1, 2 들어온다.
명교감 : 저희 학굔 농구부가 자랑입니다.
장학사 : (둘러보며) 좋군요.
한 : (보고 신경 안 쓰고 다시 농구한다)
장학사 : 농구부 학생인가 보죠?
명교감 : 아, 네. (저 녀석 얼른 인사 좀 하지 하는 얼굴)
장학사 앞으로 굴러오는 공. 한 다가와서 꾸벅 인사하고 공을 줍는다.
명교감 : 종례 시간 됐어요. 아, 농구부는 종례 참가 안 하지?
한 : (웃으며) 예. 곧 시합 있잖아요. (교감 쓱 본다)
명교감 : (고맙다 싶은 얼굴)
한 다시 꾸벅 인사하고 간다.
씬34. 2학년 5반 교실 / 낮
종례시간 전. 아이들 떠들고 있다.
애라 : 야, 장학 지도 나오니까 좋지 않냐? 재밌다 야, 선생님들 우리한테 쩔쩔 매구.
흥수 : (흥분해서) 넌 그렇게 좋냐?
애라 : 너 왜 갑자기 흥분하구 그래?
흥수 : (인상쓰며) 너 맘 곱게 써라 엉?
애라 : 얘, 왜이래? 공부하는 것 보다 좋잖아. 수업시간에 나가서 돌두 줍구, (유미에게) 넌 안 좋냐?
유미 : (천천히) 다 좋은데......노트 필기 깨끗이 다시 하는 건 싫어.
정연 : 난 다 좋은데 돌 줍는 거 싫어.
흥수 : 선생님들 불쌍하잖아.
애라 : 흥, 또 한 명의 신화 탄생이네.
지민 : 그만 들 해.
태훈 : 반장!
지민 : (보면)
태훈 : (괜히 시비조) 반장 뭐 하는 거야? 종친지가 언젠데 종례 안하는 거야?
하는 순간에 재하 들어온다. 지민 태훈을 흘겨보면서 일어나서 차렷!경렛! 한다.
씬36. 룸싸롱 / 밤 (씬35결)
장학사와 감사관1, 2 그리고 모든 선생님들 술 마시고 있다.
이미 많이 취한 명교감.
명교감 : 자 다음은 우리 장학사님! 나오세요!
장학사 : 됐습니다. 제가 할 줄 아는 노랜 다 불렀습니다.
명교감 : (잡아끌면서) 아까 하신 곡 앵콜입니다. 울릉도 트위스트! 앵콜! (박수친다)
사람들도 따라서 박수친다. 광도 계속 못마땅하게 장학사와 감사들을 보고 있다.
계속 연거푸 혼자 술을 따라서 마시고, 재하 옆에서 얼른 따라준다.
재하 : (광도가 옆에 나둔 쇼핑 백 본다. 포장된 선물 세 개) 이게 뭐에요?
광도 : (술 마시며) 준비는 했는데 주기 싫으네.
재하 : (착잡하고)
광도 : (착잡하고)
장학사 ‘울릉도 트위스트’ 부르고 명교감 마주 서서 트위스트 춤을 춘다.
여선생들 박수 치면서 그냥 박자만 맞춰주고.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앉아있는 감사관1, 2.
광도, 명교감의 모습을 보면서 술 한잔 더하고.
시간 경과.
술이 많이 취해버린 광도. 광도와 명교감 앞에 나가서 신나게 노래 부르면서 춤을 춘다.
복만, 일평도 같이 춤을 춘다. 선생들 그냥 앉아있고. 장학사도 웃으며 보고 있고.
씬37. 술집 밖 / 밤
선생님들과 장학사들 나온다. 이미 많이 취해있는 명교감과 광도, 그리고 장학사.
명교감 : 자, 3차 갈까요?
장학사 : 아이, 이제 됐습니다. 더 이상은 못하겠습니다.
일평, 장학사에게 한잔 더하시죠 왜요......하고, 댁이 어디십니까, 택시 타셔야죠....... 하면서 얘기하고 있는 동안에
명교감이 감사1을 살짝 옆으로 끌고 간다.
명교감 : 오늘 우리 집에 가서 한잔 더 하지?
감사1 : 너무 늦었습니다.
명교감 : 우리 집사람이 좋아할 꺼야, 이렇게 훌륭한 옛 제자를 만났으니 말이야.
감사1 : (냉정히) 아까 낮에 일 때문이시라면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명교감 : (술 깨는)
감사1 : 죄송합니다. 그럼, 장학관님 모시고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장학사 쪽으로 가고)
감사관1, 2 얼른 장학사를 모시고 오는 택시를 잡아타고 간다.
선생님들 술 취한 와중에서도 깊이 고개 숙여서 인사한다.
명교감 : (쓸쓸해지는)
씬38. 거리 / 밤
명교감과 광도가 걸어가고 있다. 광도 쇼핑백 들고 있다.
명교감 : (취해서) 나쁜 놈! 못된 놈!
광도 : 아까부터 누구 욕을 그렇게 하시는 거에요?
명교감 : (쓸쓸하게) 나쁜 놈.......! 주임 선생도 나처럼 되지 말구, 연구 실적에 신경 쓰세요.
대학원두 가구, 박사학위도 받구, 그래서 출세하세요. (다시) 나쁜 놈!
광도 : 그 젊은 감사 말씀하십니까?
명교감 : (자조적인) 아니죠. 나쁜 놈은 나죠. 그 감사관은 아주 똑똑한 사람입니다. 아주 훌륭해요.
그 사람 말하는 것 중에 어디 틀린 소리 있습니까. 아주 휼륭한 청년이 됐어요.
광도 : (무슨 소린가 싶은데)
명교감 : 출세 못한 내가 나쁜 놈이죠.
광도 : 왜 이러세요. 이런 일, 일 이년 겪으신 것두 아닌데.....
(명교감이 안됐다) 오늘 죄송했습니다. 교감 선생님 입장 생각 못하고 제가 감정적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말두 안되는 거 아닙니까. 학교 현장 경험은 전혀 없는 것들이....... 교육이 논리로만 되면, 세상 진짜 편하죠.
명교감 : 감사관 욕하지 마십시오. 그런 기준을 감사관이 만든 것두 아니구, 감사관 입장에서야 당연한 거 아닙니까.
광도 : 교감 선생님!
명교감 : (쓸쓸히) 그 감사관 내 제잡니다.
광도 : (놀라서) 네?
명교감 : (자조적인) 이렇게 만나니 기분이 좋네요.
광도 : (보고)
명교감 : (쓸쓸한)
광도 : (더욱 죄송해져 오는)
명교감 : 주임 선생님, 나 말이죠. 더 이상은.......더 이상은 제자한테 싫은 소리 듣고 싶지 않아요.
광도 : (침묵)
명교감 : (쇼핑백 보고) 그건 그냥 그렇게 들고 오길 잘 하셨습니다. (쓸쓸히 걸어간다)
광도 : (아프게 보는)
씬39. 교무실 / 아침
종소리 들린다. 선생님들 수업 들어가는데.
명교감 : 이재하 선생님.
재하 : (보고 다가간다)
명교감 : 어제 저녁 먹으면서 장학관이 한 얘기 생각납니까?
재하 : 무슨........
명교감 : 다른 학교에서 영어 연구 수업 때, 자유롭게 한다고 괜히 팝송 틀고 했다가 시말서 쓴 거요.
선생님두 교과서 외에껀 절대하지 마세요.
재하 : (놀래서) 선생님, 그거 하군 틀리죠.
명교감 : (무시하고) 아무튼 교과서 외에껀 절대 하지 마세요. 준비 안하셨으면 작년에 다른 선생님이 하신 거 반복하시더라두요.
재하 : (황당해져서) 교감 선생님, 어떻게 그런 식으로 수업을 합니까.
명교감 : (무시하고)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재하 : (뭐라고 얘기하려다가 명교감 보고 화나서 그냥 돌아서서 나온다)
광도 : (그런 재하를 보는)
씬40. 밖을 향해 있는 장소 / 아침
재하가 화가 나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광도 다가온다.
광도 : 그냥, 교감 선생님 말씀대로 해.
재하 : (대꾸 없다)
광도 : (갑갑하게 보다가) 교감 선생님이 여러 가지루 힘 드셔서 그래.
재하 : (대꾸 없고)
광도 : 이 선생.
재하 : 그럴 수는 없습니다.
씬41. 감사 회의실 복도 / 낮
명교감의 안내를 받으면서 회의실을 향해 장학사와 감사1, 2 걸어간다.
씬42. 교정일각 / 낮
재하 심난하게 앉아있다. 민주 캔커피 두 개 들고 와서 재하 앞에 내놓는다.
재하 말 없이 받는다.
민주 : (무슨 말인가 위로가 필요한 거 같은데)
재하 : (말 없고)
민주 : 어떡하실 꺼에요?
재하 : 어떡하긴요. 하려구 했던 대루 해야죠. 아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어요.
민주 : (걱정스럽게 보는데)
씬43. 감사 회의실 / 낮
장학사, 감사1, 2 앞에 유란 앉아 있다.
감사1 : (잔뜩 쌓여있는 자료(시험문제 답안지, 생활기록부 등) 중에서 샘플로 하나를 빼어들고 보면서)
주관식 문제가 30% 이상 돼야 되는 건 아시죠.
유란 : 예. (불안하게 본다)
감사2 : 이게 단답형이지 어디 주관식 문젭니까?
유란 : (지적하는 거 보며) 그건 주관식 문젠데요.
감사1 : (비웃듯 웃는다) 허허.
감사2 : 이렇게 간단한 주관식 답두 있습니까?
유란 : (대꾸 못하고 얼굴 하얗게 질려가고)
씬44. 교무실 / 낮
유란 들어온다. 들어오자마자 자리에 앉아서 참지 못하고 울먹이기 시작한다.
선생님들 모두 유란 보고. 유란 책상에 엎드려서 울기 시작한다.
정희 : (다가가서 토닥이며) 괜찮아. 한두 번 있는 일 아니잖아. 나두 작년에 진땀 뺐잖아.
유란 : (계속 울먹이고)
재하 : (유란을 보면서 점점 분노가 이는데)
민주 : (어느 새 흥분하고) 이거 너무한 거 아니에요? 주관식이냐 단답형이냐는 선생님 재량에 따른 거 아니에요?
복만 : 정말 너무들 하네. 왜 이렇게 꼬투리를 잡는 거야.
일평 : (자조적인) 교육청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 아닙니까. 괜히 교육청에 있겠어?
재하 : (점점 화가 치밀고)
유란 : (감정 억누르지 못하고)
정희 : (달래며) 윤선생님, 곧 수업 들어가야 되는데......(안타깝다)
명교감 거칠게 들어온다.
명교감 : (유란 보고 자리에 앉으며) 그거 하나 제대로 못합니까? 빨리 평가기준표 가지고 다시 가세요.
유란 : (흥분해서) 학교에서도 통과가 된걸 감사가 객관성 운운하며 트집잡을 수 있는 거에요?
명교감 : (속상한) 그럼 감봉, 권고사직, 시말서! 그딴 거 받으시겠어요?
유란 : (다시 책상에 엎드리고)
명교감 : (속상해서 의자를 창쪽으로 돌린다)
재하 : (화가 치미는)
씬45. 2학년 5반 교실 / 낮
아이들 떠들고 있다.
태훈 : 야, 반장! 종쳤는데 왜 수학 선생님 안오시는 거야? 또 자습이야?
하는데 용구 뛰어들어 온다.
용구 : 야아, 수학 선생님 걸렸대.
아이들 조용해서 무슨 소리가 싶은데.
신화 : (용구를 보고)
용구 : 지금 교무실에서 난리났어.
아이들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안됐다’. ‘장학이들 너무 하다’ ‘선생도 혼날 때가 있네‘ 웅성거리는데.
유미 : 수학 선생님 너무 불쌍하다.
애라 : 불쌍하긴 뭐가 불쌍하냐? 그 공주병!
유미 : (지는 아닌가 싶은 얼굴)
흥수 : 아, 학교가 왜 이렇게 어수선하냐, 장학이는 너무 싫다! 장학이 물러가라! 장학이 물러가라!
유미 : (따라서 예쁘게) 장학이 물러가라!
아이들 여기저기서 장난으로 ‘장학이 물러가라’ ‘장학이 물러가라’ 하고.
씬46. 교무실 / 낮
유란 창백하게 앉아 있다. 선생님들 침울하게 보고 있다.
명교감 : (유란에게) 그만하구 빨리 평가기준표 갖다 주세요.
유란 : (자기 감정을 이기지 못해 아무 말도 못하고)
명교감 : 나참!
광도 : (어째야 되나 싶은데)
재하 : (점점 화가 치밀어 거칠게 나간다)
광도 : (재하 보고 따라나간다)
씬47. 복도 / 낮
재하 감사 회의실을 향해서 비장하게 걸어간다.
씬48. 감사 회의실 / 낮
장학사와 감사1, 2 앉아있다. 재하 노크 없이 들어온다.
무슨 일인가 싶어 모두들 재하를 본다. 재하 세 사람 앞에 선다.
재하 : 평가 기준표 달라고 하셨습니까?
감사1 : (보면)
재하 : 그 평가 기준표 제 머리 속에 있습니다.
감사2 : (굳어지며) 뭐에요?
재하 : 그래서 보여드릴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실 껍니까?
감사1, 2 굳어진다. 장학사 좋게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큰일이다 싶고.
재하 : 도대체 학교에 왜 오신 겁니까? 장학 협의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감사2 : (격해져서) 뭐에요?
재하 : 협의하시러 오신 거 맞습니까? 이게 주관식이냐, 단답형이냐갸 뭐가 중요합니까.
광도 들어온다.
광도 : (말리듯이) 이선생.
재하 : (듣지 않고) 아세요? 여러분들에게 보이려구 교사들은 수업도 제대로 못들어가면서 밤새 며칠씩 자료 준비하구,
애들은 손님 오신다구 며칠씩 청소에, 수업두 제대로 못받구, 공부 못하는 녀석들은 다 앞으로 옮겨 앉습니다.
왜 그런줄 아십니까? 행여 뒤에 앉혔다가 수업시간 시찰 때 노트 필기라두 걸릴까봐 그렇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명교감 들어온다.
광도 : (말린다) 이선생, 이선생.
명교감 : 지금 뭐하는 겁니까?
재하 : (상관 않고) 도대체 계획표, 기준표, 평가표 그딴 게 무슨 소용 있습니까?
학교에 삼일만이라도 있어 보십시오.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닙니다.
광도 : (말리며) 이 선생, 그만 해. 이러면 안돼.
명교감 : 그만해요.
감사1 : 애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 교사들의 임무이듯이 감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입니다.
재하 : 현실에 맞지 않는 행정을 요구하니까 이런 거 아닙니까.
명교감 : 이선생!
감사2 : (격해져서 비꼬듯이) 그럼 선생들한테 필요한 게 뭡니까? 촌집니까?
광도 : (말리다가 화가 나서) 뭐에요? 이봐요! 지금 그걸 말이라구 합니까?
재하 : (놀라고)
명교감 : .....
광도 : 책상머리에 앉아서 교실이 어떻게 생겼는지두 모르는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두죽겠는데,
지금 그걸 말이라구 하는 거에요!
장학사 : 왜들 이러십니까, 그만들 하세요.
광도 : 장학 협의를 나왔으면 제대루 된 협의를 하구 가세요! 지금 협의를 하겠다는 겁니까, 학교를 잡겠다는 겁니까!
명교감 : 자꾸 왜들 이러는 거예요?
감사2 :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선생들이 직접 보고하세요. 우린 이러구 싶어서 이런 줄 아십니까!
명교감 : (무조건 고개 숙이고) 죄송합니다.
광도 : (명교감을 보고 다시 아파오는)
재하, 광도 굳어져서 서있고, 감사1, 2도 감정이 격해져 있다.
씬49. 동장소 복도 / 낮
명교감과 광도, 재하가 감사 회의실에서 나와서 선다.
명교감 깊은 한숨 쉬다가 걸어간다. 광도, 재하도 굳어져서 천천히 걸어가는데.
명교감 : (재하에게)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래두 되는 거에요? 아니, 학교 입장은 조금두 생각 안합니까?
재하 : (대꾸 없이 눈길만 외면하고)
명교감 : 연구 수업, (단호하게) 주임 선생님이 하세요.
광, 재 : (동시에 놀라서 보면)
광도 : 네?
명교감 : (자르며) 아직 두시간 정도는 남았으니까 지금부터 준비해서 하세요.
준비 못하겠으면 작년 꺼라두 갔다가 하세요! (화나서 가고)
씬50. 2학년 5반 교실 / 낮
아이들 떠들고 있다. 지민 들어와서 교탁 앞에 선다.
지민 : (시무룩하게) 야, 연구 수업 학생주임 선생님으루 바꼈어.
아이들 떠들다가 조용히 지민 본다.
지민 : (시무룩히) 다들 들었지?
아이들 여기저기서 왜? 무슨 일이야? 왜 그래? 떠들기 시작하고.
정연 : 그럼 연습해서 하겠네.
애라 : 그럴 줄 알았어.
아이들 계속 술렁거리는데 지민 대꾸없이 나간다. 신화 그런 지민을 보면서 창쪽으로 시선 돌리고.
씬51. 교무실 / 낮
광도 자리에 앉아서 생각에 빠져있다. 재하도 자리에 앉아서 생각에 빠져있다.
유란 울음 뒤에 시무룩하고, 정희, 복만, 일평 한숨쉬며 술렁이고 있다.
정희 : 아, 여러 가지로 심난해 죽겠네.
복만 : (한숨쉬며 광도를 보면서 혼잣소리로) 언제 준비해서 하나 이거...
일평 : (그저 한숨만 쉬고)
지민 들어와서 선생님들한테 꾸벅 인사하고 광도 앞에 가면.
광도 : (보고 프린트물 준다) 복사해서 아이들 주구,
지민 : (받으며) 네.
광도 : 반장이 알아서 질문 할 사람, 답할 사람 정해.
지민 : (작게) 네.
광도 : 알아서 연습두 시키구. 노트 필기 제대루 안된 녀석들 다른 반에서라두 빌려오라 그러고, 애들 자리 알아서 좀 잘 앉히구.
지민 : 네.
광도 : (시선 앞에 계속 고정해 있고)
씬52. 2학년 5반 교실 / 낮
지민이 아이들에게 프린트물 나눠주고 있다. 아이들 심드렁하게 프린트물 돌리고.
지민 : 1번 누가 답할래?
흥수 : (눈치보고 손 흔들며) 나! 내가 할께!
아이들 모두 흥수 본다. 아무도 하겠다는 사람 없는데 혼자서 뭐가 신났냐 하는 얼굴.
씬53. 교정 일각 / 낮
광도가 앉아서 담배 피우고 있다.
광도를 보는 시선. 재하 뒤에서 광도를 보고 있다. 광도에게 미안한 마음.
씬54. 학교전경 인서트
씬55. 2학년 5반 교실 / 낮
장학사와 감사1, 2 명교감의 안내로 들어와서 뒤에 선다.
그리고 광도 들어온다.
광도 : 아까 나눠 준 프린트 물 받았나? 연습 많이들 했지?
아이들 작게 네! 하는데 흥수 목소리 약간 튄다.
광도 : 자, 지금부터 저 뒤에 계신 분들을 위해 연습했던 연구 수업은 모두 잊는다.
놀라는 아이들의 얼굴, 작게 술렁이다가 사태 짐작한다.
광도 : 자리 바꾼 사람들 제 자리 가서 앉아.
뒷자리, 앞자리의 아이들 천천히 일어나 자리 바꿔 앉는다.
광도 : 딴 반 가서 잘 된 노트 빌려온 사람은 얼른 책상 속에 넣고 자기 노트 꺼낸다.
노트 바꾸는 몇몇 아이들. 아이들의 태도가 결연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 한 명씩 자세를 똑바로 앉는다. 의자를 바싹 땡겨 앉고 책상 위의 책과 노트를 제대로 놓고,
창가에 팔 걸치고 있던 한도 자세 똑바로 한다.
모두 다시 한번 옷과 머리의 매무새를 다듬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광도를 바라본다.
광도 :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감정 어리고) 먼저 학교에 손님이 오신다구 부산떨었던 거 사과한다.
선생으로써 너희들에게 고개를 못들겠다.
신화 : 괜찮습니다.
하는데 아이들 동시에 큰 소리로 ‘괜찮습니다‘ 한다.
광도 : (더욱 감정 어리며 천천히) 고......맙다.
광도를 보는 아이들의 얼굴.
광도 : 우리 지난 시간에 어디까지 했지?
모두 : (동시에 큰소리로) 수동태 설명하시다가 말았습니다!
광도 : 좋아, 거기 교과서에 나와있는 지문 누가 읽어볼까........(누굴 시킬까 하는데)
신화 얼른 손을 번쩍 든다. 동시에 아이들 여기 저기서 '저요' '저요' '저요' 하면서 손을 든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감정이 이는 광도와 명교감.
아이들 손 사이로 보이는 명교감 이미 웃고 있고 장학사도 웃고 있다.
서로 높이 빼어들려는 아이들의 손. 아이들의 손 사이로 보이는 선생님들.
교실 복도에서 창을 통해 보고 있는 재하, 재하 슬프게 웃고 있고,
아이들 손 사이에서 더욱 흐뭇하게 빛나는 광도의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