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번개, 소나기와 함께 한 여름날...영화가 모두 좋아서 어찌나 즐거웠는지요.
좋은 벗들과 함께 하여 몇 배나 더 기뻤구요. 뒤숭숭한 날씨도 그렇고 치과도 가야하기 때문에
모임을 취소할까 말까 밤새 고민했는데..어차피 혼자라도 꼭 봐야 할 영화들이라서
외출 준비를 하던 참에 어여쁜 영희씨의 참석문자, 그리고 반가운 송선배와 운식이의 전화가 이어져
가벼운 발걸음으로 강변역을 향했지요.
저와 영희씨는 ‘킹콩을 들다’를 사이좋게 관람했고 송선배와 운식이는 좋은 영화 ‘걸어도 걸어도’를..
시간이 촉박해서 20분 만에 점심을 후딱 먹어치우고 오후 영화로 들어갔어요.
저는 독립영화 ‘반두비’의 매력에 푹 빠졌고, 세 분은 흥겹고 사랑스런 ‘ 거북이 달린다’를 즐겼답니다.
마치고 나서야 겨우 한가한 티타임과 정겨운 시간을 가졌으니..무척 바빴던 하루였어요.
늘 해맑은 미소로 좌중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영희씨 고마웠고, 건강검진 결과 보시고 오랜만에 오신
송선배.. 모두 좋으신데 커피도 줄이시고 옥체보중에 최선을 다하셔야 한다면서요? ^^*
몇 달 동안 팔이 아파 고생했던 운식이가 모처럼 많이 좋아져서 동참해주어 더욱 이뻤다네..
‘킹콩을 들다’...조용필 노래 가사 그대로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입니다.
너무도 상투적인 스토리와 플롯으로 짜여진 영화가 이렇게도 아름다운 감동을 줄 수 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영희씨와 저는 눈물 닦느라고 정신이 없었답니다. 이범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구요.
주인공 영자 역할을 맡은 조안과 다른 여배우들도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감동의 순간들을 이어가게
해주었어요..가족과 함께 자녀들과 함께 꼭 꼭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잊혀 지지 않는 대사 하나...
‘어떤 가수를 좋아하세요?’ 기자의 질문에 눈물 콧물 범벅으로 흐느끼며 대답하는 영자의 대답..
‘양희은이요...양희은...’ 이 대사가 왜 감동적인지는 보시면 압니다...아이고 가슴 저려라...
지금도 어디선가 또다른 킹콩과 영자가 땀과 눈물로 인생의 한 페이지를 적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명치가 뻐근합니다.
‘거북이 달린다’ 도 침침하고 무거운 우리들의 요즘 삶에 어여쁜 희망을 주는 참 멋진 영화죠...
김윤석씨 연기 물이 오를대로 올랐고요... 역시나 가족관람 적극 권합니다.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 역시 독립영화의 수작이라 손꼽을만 한 좋은 작품입니다.
디테일과 미장센이 나무랄 데 없구요. 극중 인물들의 캐릭터가 완벽하더군요.
신감독의 전작 ‘방문자’와 ‘나의 친구 그의 아내’를 보시고 나면 신감독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겁니다.
신인 여배우 백진희의 눈부신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요.. 사회문제 가정문제, 청소년문제를
어둡고 괴로운 환경을 배경삼아 모두 어우르면서..지극히 맑고 깨끗한 사랑의 지침을 선사해준
무척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세 편 모두 영화적 재미는 완전 보장하구요..
정히 바쁘시다면 ‘킹콩을 들다’ 만이라도 보시기를..
‘시네마 천국’으로 유명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신작 ‘언노운 우먼’도 놓치기 아깝습니다.
탐미적인 영상미로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파헤친 예술성 뛰어난 스릴러..
물론 감동도 있고요...개별 관람 하시기 바랍니다..
여행중이신 장언니, 몸살 나신 정자언니, 아드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느라 짬 못낸 남옥이,
컨디션 안 좋아 조리중인 영신이...네 분 못오셔서 특별히 서운했습니다. 다음에 봐요..
아무튼... 또 하루 벗들과 다정하게 기쁨에 겨운 시간을 보내고 총총 걸음으로 집에 와서 저녁밥 짓고
야구 중계 보고 꿀같은 단잠에 빠졌습니다...꿈속에서 양희은 노래를 흥얼거린 것도 같고요....
** 회계 **
문화비 수입 60000 (송선배 무료초대)
영화 56000
점심 32000
후식 14500
지출 102500 잔액 -42500 총잔액 175000
다음 주는 레인, 세비지 그레이스, 오감도 중에서 시간을 맞추어 두 편을 골라 보겠습니다.
화요일에 일정 확인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