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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넘어 오색으로 내려가는 길은 S자의 연속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경관도로의 하나로도 꼽히는 44번 국도 한계령 고갯길이다. 이 도로가 지난 2006년 7월 중순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수난을 당했다. 그로부터 17개월이 지난 2007년 말 1,161억 원의 예산으로 연 4만대의 장비와 14만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한계령의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설악산 국립공원 지역은 편의상 내설악, 외설악, 남설악으로 구분한다. 대청~공룡릉~저항령~미시령을 잇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중심으로 동해쪽이 외설악, 내륙쪽이 내설악이다. 대청봉에서 동쪽으로 관모봉까지 관모능선이 뻗어 있고, 남쪽으로는 점봉산 산줄기가 이어진다. 두 산줄기 사이가 양양군 서면인데, 이 지역이 남설악이다.
남설악 관문인 양양에서 빨딱고개를 넘고 서진(西進)하면 온천이 있고 약수가 있고, 설악산 전체를 축소해 옮겨다 놓은 듯한 감동적인 절경들이 펼쳐지는 오색에 닿는다. 외설악 천불동이 천의 얼굴을 가진 남성적인 산이라면, 오색 주전골 일대의 별칭인 남설악 만불동은 여성적인 산에 비유되기도 한다. 남설악의 여성스러움이란 부드러움이나 모성적인 것만이 아니고 선녀적인 신비스러움과 은둔의 여성스러움까지 포함하고 있다.
주전골과 흘림골은 산불방지기간(11월17일~12월15일)에도 통제하지 않는 지역이고,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당일치기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겨울철 산행지로도 대단한 인기다.
남설악식당
향토음식 금메달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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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숙박단지 입구에 위치한 ‘남설악식당(033-672-3159)’은 향토음식 금메달의 집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안주인 유석자씨의 산채약수모듬정식이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전국향토음식경진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한 메뉴다. 요즘 지방자체단체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시행하고 있는 맛자랑 경연대회와는 확연하게 격이 다른 1980년대의 수상경력이다.
유석자씨는 시조모로부터 약수로 밥을 짓고 닭백숙을 끓이고 산속에서 캐온 갖가지 산나물들로 정성껏 요리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이 음식들이 극찬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작은 산골에 퍼지자 다른 식당들도 유사한 음식들을 내놓게 되었고, 이런 사연으로 이 마을 산채음식의 원조 대접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산채비빔밥 7,000원, 산채정식 10,000원, 더덕정식 13,000원, 돌솥약수밥 15,000원. 멧돼지구이(15,000원)를 안주 삼아 하잔주 한 잔 걸치는 산꾼들이 많다는데, 산머루주는 산꾼들 사이에 회자되는 술로 사갖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얼마 전 이 식당에서는 숙박단지 위쪽에다 그린뷔치모텔(033-672-3900)을 지어 새로 문을 열었다. 취사 가능한 방이 있고 매점까지 딸려 있다. 모텔 주인 김정길씨는 오색 태생으로, 6.25 전 이곳에서 인민학교(우리나라 초등학교)를 다녔던 분이다.
통나무집식당
산채음식먹거리촌 대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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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약수터 부근에는 여섯 채의 큰 기와집으로 24년 전 토속음식마을을 조성했다. 이 음식점들 중 ‘통나무집식당(033-671-3523)’은 규모가 가장 크고 단골도 많은 집으로 알려져 있다. 재치만점의 안주인 이순옥씨는 한 번 오신 손님의 식성까지 기억해 두었다가 그 식성에 맞는 음식을 차려낼 정도라니 단골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집이겠다.
마을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운영했던 집이라 올해로 31년의 전통을 쌓아 올렸다고 한다. 18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 창가의 식탁에 앉으면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을 바라볼 수 있다. 산채비빔밥 7,000원, 산채정식 10,000원, 통나무정식 15,000원. 머루주와 각종 산나물들을 구입할 수 있다.
대청마루
선녀와 나무꾼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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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설악에는 선녀탕, 등선대, 등선폭포, 강선대, 여심폭포, 옥녀폭포 등 선(仙)이나 여(女) 자가 들어간 이름이 유난히 많은데, 선녀들은 강선대로 내려와서 등선대에서 하늘로 올라간다고 했다. 그런데 강선대로 내려온 선녀 하나가 나무꾼에게 걸려들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마을에서 살고 있다.
‘대청마루(033-672-3020)’의 안주인이 ‘선녀’다. 본명이 최선녀(崔仙女). 남편 이창근씨는 스스로 나무꾼을 자임한다. 빼어난 미모의 선녀를 나무꾼의 집으로 끌고 와서는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여느 집들과 다름없는 음식을 차려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식당 규모가 크지 않아 모든 음식을 장만에서 서빙까지 선녀 자신이 직접 한다고 했다. 손님들은 선녀가 직접 차려내는 맛깔스런 음식과 정성어린 서빙을 받으며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겠다.
나무꾼 남편은 오랫동안 산악구조대장으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는 터라 ‘이대장’으로 호칭되는데, 남설악 일대는 그의 손바닥 안이나 마찬가지. 그래서 식당에서 쓰고 있는 산나물 채취는 그의 몫이다. 봉사정신이 투철한 이 나무꾼은 손님들의 마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계령휴게소나 흘림골 흘림5교까지 승합차로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다. 積善之家 必有余慶(적선지가 필유여경)이다.
한계령휴게소
따끈한 한방차 한 잔
-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 한계령쯤을 넘다가 /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중략…오오, 눈부신 고립 /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시인 문정희의 시 ‘한계령을 위한 연가’의 일부다. 한계령에는 시가 있고 노래가 있다. 가수 양희은의 ‘한계령’만이 아니다. 소프라노 오은경의 ‘한계령 설화’(곽금남 시, 이종록 곡)도 있다.
조선 영조 때 인문지리학자인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백두대간 강원도 지역의 이름난 령(嶺) 여섯 개를 손꼽았다. 함경도와 강원도의 경계 철령, 그 아래의 추지령, 금강산의 연수령, 설악산의 오색령(한계령), 그 아래의 대관령, 백복령이 그 여섯 개의 령이다. 그 중 으뜸으로 알려진 오색령(한계령)은 오색, 한계령, 점봉산을 이은 삼각형의 한 축이 되는 산마루 고개이며, 원래 이름은 오색령이었다.
이렇게 이름 높은 한계령을 넘다가 폭설이라도 내려 발이 묶일 경우엔 한계령휴게소에서 따끈한 한방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일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산 위의 날씨는 산 밑의 화창한 날씨와는 다를 때가 많다. 휴게소에다 현지 날씨를 물어 보는 것도 산행길에 나서기 전 챙겨야 할 일 중 하나다(한계령휴게소 소장 구왕회 033-672-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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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방네
양양 산꾼들의 참새방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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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지역 산꾼들이 단골로 정해 놓고 이용하는 식당이 있다. 양양에서는 읍내 중심가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콩밭밀밭오서방네(033-672-2025)’가 이런 집이다. 전주콩나물해장국과 왕만두전골을 전문으로 차려내는 식당인데, 산꾼들이 이 집에 모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집주인 오재범씨가 이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관동산악회 회원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매우 평범해 손님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특히 집주인 오재범씨의 살아온 경력이 손님들에게 친근감을 갖고 단골이 되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고 한다. 오색그린야드호텔 총지배인으로 우리나라 호텔업계에서 ‘미스터 친절’ 호칭까지 얻은 바 있고, 호텔에서 양양자연송이식당을 자영하기도 했는데, 2006년 여름 물난리로 엄청난 큰 피해를 입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오색을 떠나 읍내에 작은 규모의 식당을 열었다는 것이다.
재기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그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 되기까지 한다니 손님들의 발길이야 이어지게 마련이겠다. 6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 전주 정통 콩나물해장국밥 5,000원, 만두전골 15,000원.
이모네숯불갈비
양양 자연송이는 어디서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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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은 송이와 연어의 고장이다. 송이 요리 업소가 몇 곳 있다기에 그 중 한 집 ‘이모네숯불갈비(033-671-2959)’를 찾아갔다. 읍내 먹자골목에서 남대천 양양교쪽 방죽 아래에 위치한 이 집은 참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업소라는데, 업주 김춘자 여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는 송이가 흉년 중 흉년이라 10월 초 축제기간에 바닥이 났다고 한다.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 대하기가 몹시 곤혹스럽다는데 어떤 손님들은 북한산 송이라도 내놓으라고 다그친다는 것이다. 양양땅은 6.25 전까지는 북한땅이었으니 양양산이나 북한산이나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북한산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춘자 여사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대답한다. 어디 감히 양양 송이에 북한 송이가 대적하겠느냐고.
양양에서는 송이로 전골, 불고기, 소금구이, 영양돌솥밥, 덮밥, 전복죽, 해장국, 칼국수 등 다양한 음식들을 차려낸다고 한다. 송이 특유의 솔향이 은은히 배어 나오는 양양의 자연송이 맛을 올해는 볼 수 없을 것 같다니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낙산스타비치횟집
겨울바다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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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 도립공원에는 동해안 유수의 해수욕장이 있고 낙산사가 있다. 넓은 백사장, 확 트인 수평선, 나무랄 데 없는 바닷가는 여름 한철 서울의 명동을 방불케 하는 도시가 된다. 시즌이 지나고 나면 적막이 흐르도록 바닷가는 한산해진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음식점, 횟집들은 문을 열어 놓고 손님들을 기다린다.
이 해수욕장에서 골수 산꾼을 어느 때나 만날 수 있다. ‘낙산스타비치횟집(033-672-3321)’의 주인 장용구 사장. 그는 관동산악회 회장이자 생활체육등산연합회 회장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것을 장 회장은 설악산악연맹(회장 이상식) 회원들과 대만 옥산 산행길에 오르기 위해 새벽 2시 집을 나서야만 했다. 식당 2층 식탁에 앉아 장 회장은 한 가지 다짐해 주었다. 120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관동산악회는 강원도산악연맹(회장 마운락) 가맹단체이니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전국의 산꾼들은 모두 한 식구로 알고 각별히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흔히 관광지 음식점에서 바가지를 쓰게 되는 유쾌하지 못한 일만은 없게 하겠다는 메시지였다. 또 한 가지 올 가을에는 남설악 흘림골에서 제1회 등반대회를 가졌는데, 이 대회는 계속될 것인 바 전국의 산악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부탁했다.
동해바다횟집
박정란표 연어요리와 연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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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산 연어의 종류는 연어, 곱사연어, 왕연어, 은연어, 홍연어, 시마연어 등인데 우리나라 하천을 찾는 연어는 연어와 시마연어 2종이다. 우리나라 하천을 찾는 연어 70% 이상이 양양 남대천으로 회귀하고 바다로 나가는 연어의 70% 이상이 남대천에서 떠난다. 실로 양양은 연어의 고장이고, 남대천은 연어들에게 어머니의 강이다.
사람들은 남대천으로 돌아와 산란을 마치고 생을 마감하는 연어를 포획하여 식량으로 한다. 이왕이면 맛 있는 요리로 조리되어야만 하겠다. 이 일에 매달려 퓨전연어요리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 쏟고 있는 사람이 있다. 물치항에 있는 '동해바다횟집(033-673-1110)'의 대표 박정란씨다. 박정란씨가 개발한 창작연어요리가 식탁 위로 올라오던 순간, 일행은 깜짝 놀랐다.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음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요리는 연어의 뱃살구이와 스테이크, 소시지, 한 세트에 탕이 따라 나온다. 10,000원. 너무 저렴하다는 평에 유통과정 없이 남대천에서 바로 연어를 받아오기 때문에 적정가격이란다. 박정란씨는 영동내수면연구소 남대천 물가에 연어가공공장 부지를 확보한 상태. 공장이 완공되면 2세들을 위해 학교급식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오색그린야드호텔
국내 최고 산악휴양지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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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이 있고 약수가 있고 천하 절경이 펼쳐져 있다. 남설악의 중심지 오색. 이곳의 행정구역은 양양군 서면 오색리이고, 설악산 대청봉은 오색리 산1번지다. 그만큼 이곳은 설악의 최고봉 대청봉과는 가장 가까운 거리다. 이러한 설악의 절경 속에 하나의 궁전인 양 ‘오색그린야드호텔(033-670-1000, 02-3664-8011~2)’이 자리 잡고 있다.
설악의 절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데 스위스풍 호텔 안에는 국내 유일의 복합보양온천탕이 있다. 해발 650m 고지대에서 자연용출된 천연알카리온천과 1994년 6월 호텔측에서 자체개발한 천연탄산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해놓았다. 탄산온천은 27℃의 저온온천으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처음에는 차가운 느낌이 들다가 금방 피부를 짜릿짜릿하게 톡톡 쏘는 탄산의 효과로 전신에 포말이 생기며 온몸이 후끈거려진다.
참으로 신비로운 온천수인데 혈압강화, 동맥질환, 신경통, 관절염, 당뇨, 위장장애, 피로회복, 스트레스성 질환치료와 예방에 효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피부접촉시 피부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해서 미인탕, 여성의 탕으로도 불린다.
2006년 7월 물폭탄 같은 수해로 호텔이 물에 잠기고 2년동안 문을 열지도 못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고, 오색지역의 경제도 파탄에 빠질 정도까지 되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히 지난 6월 새 경영진이 호텔을 인수, 문을 열자 마을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경제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금 본관 155개 객실만 손님을 받고 있는데 이 중 55개 객실은 취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호텔을 새로 복구하면서 최신시설의 찜질방도 만들었다. 문을 연 지 몇 달 되지 않았는데 많은 산꾼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최고의 산악휴양지에 중심역할을 할 오색그린야드호텔의 새로운 개장은 산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 글·사진 박재곤 대구시산악연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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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개된 음식점보다는 친구가 직접 먹어봐서 맛있는곳해주는게 더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