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등산의 첫걸음 |
자연 환경에 대한 배려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때때로 자신이 끌어들인 방문객들에 의해 훼손되곤 한다. 인간의 자취는 자연을 무서운 속도로 파괴하고 변질시키고 있다.
높은 산의 정상에 어렵게 올라선 사람들은 산이 우리에게 잠시 꼭대기에 올라설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을 주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러므로 등산 중 지나는 모든 지역을 아무런 흔적 없이 원상태 그대로 남겨 두는 것은 대자연의 ‘특별한 혜택’을 받은 산악인으로서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이고 의무인 것이다. 산악인은 방문할 지역에 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산행이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야영과 등반을 해야한다.
산에서 누리는 특권은 우리가 사랑하는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할 의무를 동반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환경 보호, 국립공원 보호 시책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즉 산불 방지나 휴식년제로 통제되는 입산 금지지역의 출입을 삼가고, 등반 및 야영은 허가된 지역 내에서 하도록 한다. 산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별 계획 등에 맞서 자연 환경을 지키는 노력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자연 속에서 누린 큰 기쁨을 후대에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등산 지식과 기술
안전하고 즐거운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등산 지식과 기술 습득이 필수적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함께 등반하는 모든 동료를 위해 야영 기술, 독도법, 암벽등반기술, 응급처치 등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등산에서는 아는 것이 힘 일 뿐만 아니라 살아 남는 길이다. 등반 중 확보를 할 때, 확보물을 설치할 때, 눈사태 지역을 지나갈 때, 눈사태를 만났을 때, 크레바스 지대를 지나갈 때 등등 수많은 위험을 동반한 등반 상황에서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고 동료를 살릴 수 있다. 물론 풍부한 경험이 지식보다 우선 하겠지만, 다양하고 방대한 등산의 세계를 일일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쌓기란 오랜 세월이 걸리고 또 위험한 대가를 치르는 일이기도 하다.
현재의 등산 이론과 기술은 지난 수 백년의 등산사에 걸쳐 전 세계의 험난한 고산과 벽을 등반한 위대하고 뛰어난 등산가들이 겪은 소중한 경험과 지혜의 소산이다. 또한 등산 중 불가항력적인 재난 또는 무지, 부주의로 인해 사고를 당한 불운한 클라이머들의 피로 씌어진 절박한 기록이다. 등산에 입문하는 초보자이건, 노련한 클라이머들의 피로 씌어진 절박한 기록이다. 등산에 입문하는 초보자이건, 노련한 클라이머이건 끊임없이 새롭고 유익한 등산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력은 산악인의 기본 자세이자 안전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신체적인 준비
등산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활동이다. 그 중에서도 암벽 등반, 고난도의 루트에서 행해지는 등반은 전문 운동선수의 능력 이상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의 클라이머들의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등반을 성공해 내고 있다. 많은 뛰어난 클라이머들이 인공 암벽에서 상당한 시간을 쏟으며 훈련을 하고, 국제등반경기에도 나서고 있다. 알파인 클라이밍 영역에서도 뛰어난 클라이머들은 보조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기록적인 시간에 보다 더 어려운 루트로 등반하는 양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은 이러한 세계적인 수준의 등반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개인의 모든 일상을 등산에 바칠 필요는 없다.
이제 아마추어 클라이머나 일반 등산가들의 등반 수준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등산을 즐기며 할 것인지, 간신히 견디며 할 것인지 그 차이는 신체적으로 얼마나 단련되어 있는가에 달려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체 대원의 안전이 대개 강한 한 사람이나 약한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될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많은 산악인들이 보다 나은 등반을 위해 매일 한두 시간씩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계단 오르기 등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하면 등산에 도움이 되는 좋은 유산소운동이다. 가까운 산행 코스를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르는 것도 보다 큰 등반을 위한 기초훈련이 되며, 역기를 드는 근력강화운동, 유연성을 증진시키는 스트레칭도 좋은 트레이닝 방법이다.
정신적 준비
등산에서는 신체적 준비만큼이나 정신 자세 또한 중요하다. 등반 중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산행을 안전하게 이끄는 것은 정신력의 힘이다.
클라이머에게는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정신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인 균형 감각이다. 무조건 하면 된다는 태도나 과도한 자신감은 때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많은 백전노장의 산악인들이 말하는 산행에서 겪은 가장 큰 도전(Challenge)은 자기 자신과의 정신적인 갈등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 점이 등산의 큰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산에서의 자유로움 또는 자유로운 산행은 산악인이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일 것이다. 이것은 우리 자신과 동료, 다른 산악인들 그리고 자연 환경에 아무런 위험이나 해를 끼치지 않고 알맞은 등반 기술과 장비 그리고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원하는 루트를 등반하는 것을 뜻한다. 클라이머들은 이러한 자유로운 등반을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맞서야 한다.
판단력과 경험
산이 제기하는 여러 가지 모험과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순한 등반 기술뿐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올바른 판단력이야말로 산악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정신 자세다. 판단력은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시키느냐에 따라 높아질 수도 있고 흐려질 수도 있다.
악천후를 만났을 때, 길을 잃었을 때, 지친 상태의 오랜 운행 고소 노출로 인한 고통, 부상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문제 해결 능력과 위기 대처 능력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경험하면서 점점 뛰어난 판단력을 갖추고 고난 속에서 체득한 지혜를 훗날 더 어려운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산에서는 워낙 다양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위기 상황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사려 깊은 판단력을 발휘해야 한다. 산에 내재된 이 같은 불확실성(Uncertainty)이 바로 등반을 이끄는 유혹이며 도전이고 동시에 잠재된 비극인 것이다.
등반 수칙(Climbing Code)
등반 수칙은 산의 정상에 올라서기 위한 기술적인 공식이 아니다. 이것은 안전하고 건전한 등반을 위한 기본적인 지침 일 뿐이다.
이 수칙은 노련한 등산가들의 좋은 습관에 관한 주의 깊은 관찰과 여러 사고 사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근거로 미국에서 제정된 이래 오랫동안 많은 클라이머들은 물론 트래커와 오지의 여행자에게도 유용한 안전 지침으로 활용되었다. 이 수칙에 대해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공식적인 룰이 없는 것을 등산의 매력이라 생각하는 산악인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조난 및 사고 사례를 보면 이 간단한 수칙을 지켰다면 사고 자체를 피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 등반 수칙
1. 미리 계획된 충분한 지원이 없을 경우, 한 조의 등반 인원은 최소 3명으로 구성한다. 빙하지대에서는 최소 2개조의 로프 등반을 권장한다.
2. 추락 위험에는 노출된 지대와 빙하 지대에서는 로프를 묶고 확보를 보며 운행한다.
3. 같은 팀의 대원은 함께 움직이며 리더 또는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
4. 자신의 능력과 알고 있는 범위 이상의 등반을 하지 않는다.
5. 루트 선택이나 후퇴를 결정할 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6. 항상 꼭 필요한 의류와 식량 그리고 장비를 휴대한다.
7. 책임질 만한 사람에게 등반 일정을 알려주고 산으로 향한다.
8. 믿을 만한 책에 기록된 건전한 등산의 교훈을 따른다.
9. 등산 중 항상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행동하고, 자연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끼치도록 주의한다.
이 수칙은 아직 등반 경험이 적어 판단력이 부족한 초보자는 반드시 따라야 할 것들이다.
반면 유능한 산악인들은 실제 등반에서 위의 수칙을 나름대로 자신에게 맞게 고쳐서 적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정신력과 기술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경험에 맞는 등반을 행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등산 지식을 배우고 익혀 우리의 몸과 마음이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탐험가이며 위대한 자연보호가인 존 뮤어(John Muir)가 일찍이 우리에게 건네준 초대장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산을 올라가자.
그리고 그 모든 소리를 들어보자
햇살이 나뭇가지 위로 흐르듯
자연의 평화가 당신에게 흘러 넘치리.
미풍은 새로운 활력을
폭풍은 강인한 기운을
그대 가슴속에 불어넣어
어느새 근심은 가을 낙엽처럼 떨어지리.
3-2. 기본 등산 장비
생활을 일시적으로 산으로 옮기는 등산에 있어 의류와 장비는 매우 중요하다. 등산 의류와 장비는 대자연 속에서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은 일상적인 주거 공간에 비해 혹독한 자연 조건과 기상 변화에 따른 수많은 위험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등산 의류와 장비는 안전하고 쾌적한 산행에 필요한 기능성과 내구성을 모두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 산행에 필요한 의류와 장비를 원하는대로 모두 가져갈 수는 없다. 의류와 장비의 성능을 감소시키지 않은 범위 내에서 무게와 부피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을 해야만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장비와 의류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사용해 보고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지만, 그러기에는 시간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험이 많은 등반가나 장비 가게의 추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항상 올바른 조언을 한다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 이따금 자기 능력보다 높은 수준의 산행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까지 한꺼번에 미리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 산행 초기에 잘못 선택한 장비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된다.
요즘은 등산 전문 서적이나 산악 잡지, 인터넷을 통해서도 장비 선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장비는 산행 경력을 늘려 가면서 새로운 경험과 지식이 쌓일 때 마다 신중하게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산행 수준에 맞는 것을 고른다.
어떤 곳에서 어떤 수준의 등산을 할 것인가 먼저 결정하고, 그에 따른 꼭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지닌 장비를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우선 충족되면 가능한 사용이 편리하고 오래 쓸수 있는 상품을 고른다.
가능한 가볍고 작은 것을 고른다.
모든 장비들은 배낭에 넣어서 짊어지고 가야 할 것들이다. 등산은 중력과의 싸움이므로 산행 장비는 가능한 가볍고 부피가 작아 휴대하기 편리한 것을 고른다.
가 격
가장 비싼 물건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등산 의류나 장비를 만드는 사람들은 항상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항상 새로운 것이 반드시 더 나은 품질과 성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불필요한 기능과 디자인이 추가된 신제품은 무겁고 비싼 경우가 많다.
필수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단순한 것이 가장 튼튼하고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다. 여러 가지 기능이 많다면 그만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많을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 아닌 부차적인 기능이나 장식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비슷한 제품들을 비교한다.
여러 매장을 둘러보고 상품 안내 책자와 잡지, 인터냇 등을 통해서도 비슷한 여러 가지 모델에 대한 소재, 기능, 가격 등의 정보를 비교하고 결정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구입한다
영원히 초보자인 사람은 없다 산행 경험이 쌓이게 될 미래를 내다보고 1,2년 또는 5년 뒤의 산행 규모까지도 고려해 장비를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등산 경력이 많아질수록 더 좋은 성능을 지닌 장비를 사용하고 싶어진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보다 높은 수준의 등산을 생각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조금 비싸더라도 오랫동안 값어치가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고른다.
산행의 범위를 넓게 보고 구입한다
가능하면 다양한 환경과 산행 조건에서 잘 작동하는 장비를 구입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추가로 더 많은 장비를 구입할 필요 없이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간다
선택의 문제는 어떤 제품을 사느냐로 끝나지 않는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을 가져갈 것인가?’ 이다. 등산은 중력과의 싸움이다.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장비의 무게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고, 반대로 짐의 무게를 줄여 등반 능력을 높일 수 도 있다. 모든 의류와 장비를 배낭에 넣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이것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인가?’
등산복의 종류와 기능
사람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적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산행에서 찬 공기, 비, 바람 등은 체온을 떨어뜨려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기 때문에 신체를 보호하고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도와 목적에 맞는 옷을 여러 벌 준비해서 그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거나 입어서 달라진 조건에 신체가 적응하도록 조절해야 한다. 그래서 산행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겹 입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땀과 열이 많이 발생하므로 겉옷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출발하기 전에 춥다고 해서 겉옷이나 우모복을 껴입으면, 운행 중에 발생하는 땀과 열에 의해 몸과 속옷이 젖어 멈추었을 때 더욱 추위를 느끼게 되고 젖은 옷도 쉽게 마르지 않는다.
출발할 때는 약간 추울 정도로 가볍게 입고 땀과 열을 배출시켜야 쾌적한 상태를 유지 할 수 있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걷기를 멈췄을 때 겉옷이나 우모복을 입어서 보온을 해주는 것이 좋다.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눈이 내릴 때는 방풍 / 방수 기능의 겉옷을 입는다.
등산복은 ‘어떻게 입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내복, 보온 의류, 겉옷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기후와 등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입어야 한다.
▼ 여러계절과 상황에 따른 등산 복장(Layering System)
a. 하계 산행 복장 : 폴리에스터 티셔츠, 나일론 반 바지, 게이터
b. 서늘한 날씨 산행 복장 : 가벼운 폴리에스터 내복
c. 추운 계절 캠프 복장 : 폴리프로필렌 모자, 울 스웨터, 폴리프로필렌 장갑
d. 동계 캠프 복장 : 폴리에스터 플리스 바라클라마, 폴리에스터 플리스 재킷, 울 미튼, 폴리에스터 플리스 바지
e. 비, 바람 부는 날씨의 복장 : 고어텍스 모자, 고어텍스 겉옷, 나일론+폴리우레탄 코팅 바지
내 복
내복은 직접 피부에 닿는 옷으로 촉감이 좋고 땀을 잘 흡수하여 빨리 마르고, 보온력과 신축성도 있어야 한다. 폴리에스터와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합성섬유 원단이 적절하며, 어두운 색이 태양열을 잘 흡수하여 보온 효과를 높여준다.
여름에는 티셔츠, 반바지, 팬츠 등이 내복과 겉옷을 겸한다. 면으로 된 티셔츠(그리고 팬츠, 브래지어)는 땀을 잘 흡수하지만 젖은 상태에서 보온력이 없고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바람이 잘 부는 기후에 적당하다. 대신 폴리에스터 의류는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마를 뿐만 아니라 젖은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보온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광범위한 기후에 적당하다.
반바지는 통풍이 잘되고 튼튼해야 하기 때문에 나일론 소재가 좋다. 면 반바지는 땀에 젖으면 축축하고 몸에 와 닿을 때 불편하다. 얇고 신축성이 좋은 폴리에스터 내복에 반바지를 착용하면, 온화한 날씨에 적당한 보온성과 활동성을 높여준다.
몸에 밀착된 내복은 피부와 공기층을 형성하지 않아 가벼운 바람에도 흡수한 땀을 빨리 건조시켜 쾌적하게 만든다. 또한 긴 내복은 해충이나 나무 덤불로부터 다리를 보호하는 장점이 있는데, 엉덩이 부분이 쉽게 닳는 것은 반바지로 보완한다.
보온 의류
평소에 주로 입는 면 스웨터나 진(Jean) 바지는 등산용으로 적절하지 않다.
상체 보온을 위한 웃옷은 내복보다 두꺼운 합성섬유(폴리에스터, 폴리프로필렌)류 옷가지와 울 스웨터, 플리스 재킷 등이 많이 이용된다. 활동 중 바지와 웃 옷 틈새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충분히 길어야 한다. 목이 긴 상의는 보온 효과가 좋지만 심한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날 때 불편하므로 지퍼가 달린 것이 좋다.
바지는 젖어도 보온이 되는 울이나 플리스 바지가 좋다. 또한 바람이나 외부 마찰에 강하고 활동에 불편이 없도록 신축성을 지녀야 한다. 플리스 바지는 울보다 가볍지만 바람과 마찰에 약하므로 얇은 나일론을 엉덩이 부분과 무릎 위쪽에 덧대기도 한다.
보통 울 소재의 무릎까지 내려오는 니커보커(Knicker Bocker)는 이슬이나 눈에 젖는 것을 방지하고 통풍과 활동성이 좋지만, 매우 추운 날씨에는 적당하지 않다.
겉 옷
이상적인 겉옷은 보온성은 필요 없지만 완전한 방수 방풍 기능과 함께 통기성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옷은 없다. 고어텍스는 방풍과 방수 그리고 통기성을 지녔지만, 땀을 완전히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
폴리우레탄 코팅을 한 방풍 / 방수 기능의 겉옷은 고어텍스에 비하여 값이 저렴하다. 하지만 통기성이 없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옷과 같이 휴대해 상황에 맞게 바꿔 입어야 하며, 겉옷 자체로도 무겁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방수 / 방풍 / 통기성을 지닌 고어텍스 겉옷이 보다 효과적이다.
웃옷은 지퍼가 달린 표준 파카(Standard Parka)와 목 부분에만 지퍼가 있는 아노락(Anorak) 스타일이 있다. 표준 파카는 충분한 통풍 조절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무겁고 매우 심한 바람과 추위에 아노락보다 약하다. 아노락은 입고 벗기가 조금 불편하지만 가볍고 지퍼가 말썽을 일으킬 염려도 없고, 보온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더 선호하는 등산가도 있다.
흔히 오버트라우저(Over Trousers)라고 말하는 덧바지도 다리 끝에서부터 허리까지 지퍼가 달린 스타일과 지퍼가 없거나 밑단에만 있는 것이 있다. 지퍼가 있는 것은 등산화를 벗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무겁고 눈이나 비바람이 침투할 수 있고 조금 비싸다. 지퍼가 없는 것은 착용이 불편하지만 가볍고 저렴하며 눈이나 비바람에 강하다.
다리는 상체에 비하여 땀이 덜 나고 더위에도 강하기 때문에 통기성은 없지만 값이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은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 덧바지도 무난하다. 멜빵이 달린 덧바지는 흘러내릴 염려가 없고 눈이나 바람을 막아 보온 효과가 높지만 조금 무겁다.
우모복은 매우 추운 날씨에 사용되는 보온 의류로 나일론 겉감 속에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보온재로 사용한다. 우모복의 겉감은 조직이 촘촘하면서도 부드러워야 바람에 강하고 깃털이 빠져 나오지 않고 팽창력도 유지된다. 등반 중에는 부피와 무게를 줄여서 가지고 있다가 매우 추울 때 꺼내 입는 것이므로 복원력이 우수하고 불필요한 모자나 장식이 없이 가벼운 것이 좋다.
고어텍스 우모복은 물기로부터 옷을 보호하지만 무겁고 비싸다. 또 우모복을 입을 정도로 추운 날씨에는 눈이 녹아서 젖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다. 좀 더 가벼운 고어텍스 종류의 드라이로프트를 겉감으로 쓴 우모복도 있다.
▲ 겉 옷
겉옷을 고를 때 주의할 점
‧ 겉 옷 아래 보온용 웃옷을 껴입어도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만큼 충분한 크기여야 한다.
‧ 옷에 달린 모자는 빗방울이 얼굴이나 목에 떨어지지 않도록 끈으로 조여져야 하고 안에 다른 모자를 착용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커야 하며, 옆으로 시야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 통기성을 위해 겨드랑이 부분에 지퍼가 달린 것이 좋고, 소매는 단을 조이고 풀기 편리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 지퍼는 이빨이 튼튼하고, 젖었을 때는 건조가 빨라야 한다.
‧ 위 아래로 여닫을 수 있는 이중 지퍼는 안전 벨트를 차고 등반할 때 편리하다.
‧ 재봉선은 물과 바람이 통하지 않도록 천을 덧대 테이프로 접착 처리한 것이어야 한다.
‧ 주머니는 장갑을 낀 채 손이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커야 하고 빗물이나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덮개가 있어야 한다.
‧ 상의 끝은 엉덩이를 덮을 수 있을 정도로 길어야 하고, 끝단에 조임 끈 처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 소매 끝은 팔을 위로 뻗었을 때도 손목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길어야 하고, 고무줄이나 밸크로(Velcro) 테이프가 있어 바람이나 눈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모 자
머리로 빼앗기는 열은 전체 체열 손실의 절반이나 될 정도로 많다. 그러므로 ‘발이 시리면 모자를 써라.’라는 말이 있듯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모자를 써야 한다. 그러나 머리를 필요 이상 보온하면 오히려 컨디션이 나빠진다.
단순 보온을 위한 모자는 울, 폴리프로필렌, 폴리에스터플리스 등의 소재로 된 바라클라바(Balaclava)가 좋다. 바라 클라바는 머리뿐만 아니라 얼굴과 목 부분까지 보온을 해주며, 필요에 따라 접어 올려 사용할 수도 있다. 헬멧 안에 쓸 때는 얇은 바라클라바가 좋다.
더운 날씨에 햇볕을 가리고, 빙하 지대나 만년설의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고어텍스나 면 소재의 중절모(Hat)를 쓴다. 중절모는 비옷에 달린 모자보다 목 부분의 통기성이 좋다. 목 뒷부분에 반다나(Bandanna)라는 큰 손수건이 달린 모자도 같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모자들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한 끈이 달려 있어야 한다.
모자 하나가 여벌의 스웨터보다 유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등반할 때는 모자를 두 가지 이상 가져가 상황에 맞게 머리를 보호해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 바라클라바
장 갑
손가락은 혈액순환의 끝 부분에 있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 발가락과 함께 동상 위험이 가장 높다. 겨울철에는 건조한 날씨에도 젖은 로프를 조작하거나, 빙벽과 눈이 있는 암벽을 오를 때 장갑이 젖을 수 있다. 젖은 장갑을 끼고 추위에 노출되면 동상에 걸릴 위험이 더욱 커지므로 장갑은 항상 말라 있어야 한다.
단순 보온을 위한 장갑은 젖어도 보온 효과가 있는 울이나 플리스를 주로 사용하는데, 플리스가 더욱 가볍고 물기를 쉽게 짜내고 빨리 말릴 수 있다. 벙어리 장갑(Mitten)은 손가락이 달린 장갑보다 보온 효과가 높지만 사용이 불편하다.
고어텍스로 된 덧 장갑은 내부의 보온 장갑을 눈과 바람으로부터 보호하여 보온 효과를 높이고, 보온 장갑의 건조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시켜 준다. 보온 장갑이나 덧 장갑은 눈이 묻어 있는 장비를 조작할 때 미끄럼을 막는 고무 소재를 덧붙인 것도 좋지만, 너무 투박하면 조작 능력을 떨어뜨린다.
장갑 역시 등반 상황에 맞게 여러 종류의 장갑을 가져가야 한다. 특히 마른 보온 장갑은 반드시 여벌로 휴대해야 한다. 조리 등의 캠프 생활과 장비 조작에 사용할 얇고 질긴 장갑을 따로 준비하면 편리하다.
양 말
등산용 양말은 발을 따뜻하게 하고 걸을 때 적당한 탄력을 주며, 등산화와의 마찰로 발에 상처가 나는 것을 막는다. 등산화는 발에서 나는 땀 배출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양말이 땀을 잘 흡수해야 한다. 고어텍스 등산화도 땀을 외부로 완전히 배출해 주지 못한다.
모 양말은 보온력이 좋고, 탄력이 있으며 젖어도 따뜻하지만, 건조가 늦고 줄어들며 쉽게 닳는다. 최근에는 합성섬유를 혼합하여 모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합성섬유 양말은 모직물만큼 따뜻하지는 않지만 훨씬 부드럽고 더 빨리 마를 뿐만 아니라 질기다. 실크 양말은 단열 효과가 높고 감촉이 좋고 가볍지만, 내구성이 약해 양말을 겹쳐 신을 때 속 양말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면 양말은 감촉이 좋고 땀을 빨리 흡수하지만, 잘 마르지 않고, 젖은 상태에서 보온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잘 늘어나며 물집과 동상에 걸리기 쉽다.
가벼운 산행에는 양말을 한 겹만 신지만, 일반적으로 등산 양말은 두 겹을 겹쳐 신는다. 속 양말은 실크나 합성섬유로 된 얇고 부드러운 재질이 좋다. 그러면 땀이 나도 발은 젖지 않고 바깥 양말로 땀을 전달한다.난이도 높은 암벽 등반을 할 때는 양말을 신지 않거나 얇고 착 달라붙는 양말을 신는다. 험난한 지형을 오랫동안 걷거나 매우 추운 날씨에는 양말을 세 겹으로 신는 경우가 있는데, 혈액순환을 방해애 오히려 보온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고어텍스 양말은 발에서 땀이 많이 나는 상황에 좋다. 속 양말에서 흡수된 땀이 고어텍스 양말을 거쳐 배출된 뒤 다시 안으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쾌적하다.
새로 구입한 등산화를 신거나 딱딱한 등산화를 오랫동안 신을 때는 뒤꿈치와 발가락을 두껍게 하거나 쿠션을 좋게 한 양말로 물집이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목이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은 다리 전체를 압박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에 발이 시리고 동상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종아리는 가장 추위에 강한 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목 긴 양말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텐트용 신발
동계 등반의 캠프 생활에서 투박한 등산화는 매우 불편하다. 우모 등의 보온재와 방수 코팅된 나일론 타프타나 옥스퍼드(Oxford)를 겉감으로 사용해 가볍게 만든 텐트용 신발은 눈 위에 설치된 텐트에서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보온 효과도 뛰어나 휴식과 취침 중에 발이 시린 것을 막아준다.
스패츠(Spats), 슈퍼 게이터(Super Gaiters)
스패츠는 눈이 신발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빙벽 등반 중에 떨어지는 물을 막기도 하고 크램폰으로부터 바지를 보호한다. 눈이 깊지 않거나 눈길이 잘 뚫린 곳에서는 짧은 스패츠가 좋지만, 예상하지 못한 깊은 눈을 만났을 때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등산화까지 완전히 덮는 슈퍼 게이터는 매우 혹독한 동계 등반에서 눈을 차단하고 등산화가 젖는 것을 방지하고 발의 보온 효과도 높여 준다.
스패츠는 나일론 타프타 보다 조금 두꺼운 나일론 옥스퍼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안쪽에 폴리우레탄 방수 / 방풍 코팅을 한다.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을 사용한 스패츠는 땀이 배출되지 않아 성에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한 고어텍스 스패츠도 있지만 성에가 신체 컨디션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스패츠는 매우 간단한 구조로 단순한 기능을 하지만, 이곳의 작은 결함이나 불편함이 등반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나뿐인 스패츠가 고장나서 등산화 속에 눈이 들어오면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지퍼의 잔 고장이 잦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지퍼를 덮는 덮개의 벨크로 테이프는 지퍼가 고장났을 경우에도 충분히 여밀 수 있어야 한다. 아예 지퍼 없이 벨크로 테이프만으로 만든 스패츠도 있다.
등산화 창 밑으로 스패츠를 고정시키는 밴드는 네오프랜(나일론을 혼합해 만든 합성고무)과 강철 와이어를 주로 쓴다. 와이어는 약하지만 눈이 잘 달라붙지 않고, 네오프랜 밴드는 튼튼한 반면 등산화 바닥에 스노볼(Snowball : 바닥에 눈이 달라붙어 뭉쳐진 것)이 잘 만들어진다. 스노볼보다는 잘 끊어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요즘에는 네오프랜 밴드를 더 선호한다.
스패츠 밑단은 조금 넓게 만들어 등산화 윗부분을 절반 정도 덮고 신발 둘레에 밀착되어야 하는데, 고무 밴드 처리를 한 것이 좋다. 밑단의 입체 디자인과 등산화 끈에 거는 금속 고리 위치가 등산화에 맞지 않으면 틈이 많이 벌어진다. 스패츠 윗부분은 고무 밴드나 끈으로 조여 눈이 들어오지 않아야 하는데 너무 꽉 조이지 않아야 한다.
▲ 스패츠 - a. 짧은 스패츠 b. 긴 스패츠 c. 슈퍼 게이터
중등산화(가죽 등산화)
가죽은 등산화의 재질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필요에 따라 딱딱하게 만들 수도 있고 부드럽게 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방수 기능을 갖추고 통기성도 줄 수 있다. 보온력과 바위와 마찰력도 좋고 질기고 가공이 편리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다양한 지형 조건에 알맞은 등산화 소재로 사용되지만, 고도의 기능을 필요로 하는 등반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전통적인 가죽 등산화는 두꺼운 바닥 고무창과 튼튼한 갑피를 지니고 있는 목이 긴 중등산화다.
비브람(Vibram)이라는 바닥 고무창은 진흙, 바위 그리고 눈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좋은 가죽 등산화를 고르는 법
‧ 물이 스미는 것을 최소화하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가급적 바느질 부분이 적어야 한다.
‧ 발목 부분과 등산화 입구는 발이 잘 들어가야 하고 물이 침투하는 것도 막아 주어야 한다.
‧ 앞부분 갑피가 단단해야 끈을 바짝 조였을 때 발가락이 편하고, 돌에 부딪힐 때 발을 보호하며, 단단한 눈에서의 스텝 킹(Step-Kicking : 단단한 눈을 발끝으로 치고 오르는 설상 보행법)에도 편하다.
‧ 바닥 창은 험난한 자갈길을 오랫동안 걸어도 특정 부위에만 압박이 가해지지 않고 발바닥 전체로 분산되도록 적당한 두께의 고무창과 단단한 가죽 창 등을 붙여야 한다.
▲ 중등산화(가죽 등산화)
경등산화(가죽/섬유 원단 등산화)
등산화 제조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분적으로 내구성이 좋은 섬유 원단을 쓴 등산화가 많이 나왔다. 부분적으로 특수 원단을 사용하면 딱딱하고 무거운 가죽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경등산화는 가죽 등산화보다 착용감이 좋고 유연해 가벼운 산행이나 트레킹에 좋다. 젖었을 때도 빨리 마르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러나 섬유 원단을 사용한 경등산화는 가죽에 비해, 험난한 지혁에서는 방수성도 떨어지고, 내구성도 낮다. 또 크렘폰 착용이 곤란하고 설사면을 내려올 때 등산화의 무게를 이용하여 뒤꿈치로 눈을 다지며 내려오는 풀는지 스탭(Plunge Step)과 스텝 킥킹을 사용하기가 불편하다.
▲ 경등산화(가죽/섬유 원단 등산화)
플라스틱 이중 등산화
플라스틱 이중 등산화는 딱딱한 플라스틱 겉 신(Out Shell)과 보온성이 있는 속 신(Inner Boots)의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매우 추운 곳의 원정 등반과 빙벽 등반을 위해 개발되어 폭넓은 설상 등반에서도 우수한 기능을 발휘한다.
딱딱한 플라스틱 외피는 발의 혈액순환을 방해할 정도로 등산화 끈을 조이지 않아도 크렘폰이나 설피를 착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오랜 설상 등반에서도 외부의 눈과 습기를 완전히 차단해 속 신의 보온 기능을 유지시켜 준다. 속 신에서 나온 땀은 텐트에서 쉴 때 적절히 건조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분을 흡수하는 양말이나 장갑을 넣어 침낭 속에 품고 자는 방법으로 말린다.
▲ 플라스틱 이중 등산화
플라스틱 이중 등산화는 가죽으로 된 중등산화보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방수성, 보온성이 좋지만, 유연성이 부족해 오래 걸어야 하는 등반에서는 불편하다. 간혹 플라스틱 외피가 매우 추운 날씨에 강한 충격으로 깨지거나 모닥불에 녹아 변형되기도 한다.
등반에 따른 등산화의 바른 선택
눈이나 얼음이 없고 춥지 않은 곳에서는 부드러운 가죽이나 가죽과 섬유 원단을 사용해 유연하고 가볍고 빨리 마르는 경등산화가 적당하다. 이때도 자갈이 많은 험한 길을 오랫동안 걷는다면 바닥 창이 두꺼워야 발바닥을 보호할 수 있다.
바닥 고무창의 재질 중에는 바위에서 마찰력이 다소 떨어지는 우레탄 재질의 경등산화도 있는데, 일반 등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암릉 등반이나 가벼운 암벽 등반에는 적절하지 않다. 고무 창 재질 중 암벽화 창으로 사용하는 부틸(Butyl)을 바닥 창으로 사용한 경등산화가 바위에서 마찰력이 좋아 등반력을 높여준다.
눈과 얼음이 있는 곳에서는 보온이 되고 눈이 녹아 안으로 침투되지 않도록 두껍고 방수 처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고어텍스를 사용한 등산화는 방수가 되면서도 통기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었지만, 발에서 나는 땀을 충분히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다. 더운 날씨에는 공기가 잘 통하는 원단으로 된 경등산화보다 오히려 땀이 많이 나고 더워서 좋지않다.
영하의 날씨가 아니라면 우연히 비를 만나는 상황을 대비해 방수 기능을 선택할 것인가, 시원하고 쾌적한 것을 우선 고려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눈과 얼음이 있는 영하의 날씨에서도 고어텍스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기본 기능을 잘 갖춘 등산화에 고어텍스 재질이 보강된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발에 맞는 등산화
발에 잘 맞는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은 좋은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등산화를 구입할 때는 발이 약간 부어 있는 저녁 시간이 좋다. 실제 등산 중에 사용하는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어 본다. 그리고 등산화 끈을 잘 조여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계단처럼 등산할 때와 비슷한 장소를 걸어 보아야 한다. 이때 내리막길에서 발가락이 앞으로 쏠리지 않는지 신경 써야 한다.
발목을 잘 잡아 주고 편안하면서도 발 전체가 꼭 맞아야 한다. 등산화가 너무 커서 발이 신 안에서 놀게되면 오르내릴 때 체력 소모가 많고 신발에 닿는 부분이 고통을 받게 된다. 또 너무 꽉 죄는 등산화는 혈액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일으킨다.
가죽이나 섬유 원단으로 된 등산화는 신을수록 약간 늘어나고 플라스틱 이중 등산화는 늘어나는 정도가 작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산 등반에서 사용할 신발은 높은 고도에서 발이 붇는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등산화 관리
더러워진 등산화는 잘 세척해야 한다. 먼지와 진흙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죽을 상하게 한다. 세척할 때는 중성 비누로 사용하고 직사광선을 피하고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신문지를 넣어서 말린다. 등산화를 만들 때 접착제를 사용한 부분이 많으므로 모닥불이나 뜨거운 열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특수하게 가공 처리한 가죽 등산화는 제품에 적혀 있는 방법대로 잘 관리한다. 가죽과 원단을 혼합하여 만들어진 등산화는 방수성이 약하므로 실리콘 스프레이 방수제를 뿌려 사용하기도 한다.
배 낭
가. 배낭의 종류
등산에 사용되는 배낭은 크기에 따라 당일 등산에 사용되는 소형 배낭과 산에서 1박 이상을 하게 될 때 사용하는 대형 배낭이 있으며, 구조상 프레임이 없는 배낭, 내부에 프레임이 있는 배낭, 외부에 프레임이 있는 배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형 배낭(Day Pack)
소형 배낭은 보통 프레임이 없는 것이 많으나 간혹 조금 큰 배낭일 경우, 프레임을 사용하기도 한다. 소형 배낭은 약 9~13kg의 무게를 운반하며, 용량은 30~40
3-3. 등산 식량과 취사 |
인체에 필요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그리고 물을 6대 영양소라고 한다. 이중에서 신체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고 나머지는 신진대사를 돕고 조직을 구성하는 데 쓰인다.
성인의 하루 필요 열량은 평상시 2,500Cal 정도인데 등산을 할 때는 3,000Cal ~ 5,000Cal가 소모된다. 그러나 등산 중에 이 열량응 모두 섭취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6대 영양소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등반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
탄수화물은 1g당 4Cal의 열량을 내는데 적어도 하루 동안 필요한 열량 가운데 50~70%를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소화 ‧ 흡수되어 포도당으로 변하고 혈액을 통해 세포로 운반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에너지원으로 쓰고 남은 포도당은 글리코겐 형태로 근육과 간에 저장되는데 저장 능력에 한계가 올 정도로 과잉 섭취하면 피하지방으로 축적된다. 만약 체력 소모가 심해 체내에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포도당이 부족하게 되면 근육과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포도당으로 변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비상식량은 탄수화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당분이 많이 든 식품을 선택해야한다.
지 방
지방은 1g당 9Cal의 높은 열량을 내며, 하루 필요 열량 중 20~30%를 섭취해야 한다. 지방은 몸 안에서 과잉 섭취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로부터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식물성 기름 등에 많은 불포화지방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소화 흡수된 지방은 글리세린과 지방산으로 분해되는데, 글리세린은 직접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지방산은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지방은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것은 물론 축적된 피하지방이 추위와 더위로부터 몸을 보호해 준다. 또 4시간까지 소장에 머물면서 서서히 소화되기 때문에 배고픔을 지연시켜 준다.
단백질
단백질은 1g당 4Cal의 열량을 내며, 하루 필요 열량 중 20~30%를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20가지가 있는데, 12개는 신체 내에서 합성이 되고, 8개는 필수 아미노산이라 하여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신체기능이 불가능해진다.
단백질은 근육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신체 조직의 기본 구성 요소로 세포 무게의 10~20%를 차지한다. 운동을 많이 한 근육 세포의 단백질은 그렇지 않은 세포보다 많다고 한다. 그러나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근육이 늘지는 않는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균형 섭취
섭취된 음식물이 에너지원으로 변하는 것은 탄수화물 - 지방 - 단백질의 순서로 진행된다. 전력 달리기, 수영, 암벽 등반 등 단시간에 치르는 강한 운동에는 특정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으로 에너지가 생성된다. 적당한 운동 중에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같은 양으로 소모되지만, 1~2시간 정도 긴 운동을 계속할 때는 점차 지방의 소모량이 증가한다. 3시간 이상 운동이 지속되면 에너지원의 90%를 지방에서 얻는다.
대양을 횡단하는 새들은 이동 전에 많은 양의 지방을 축적한다. 체지방 축절은 체중 증가로 인하여 암벽 등반에는 좋지 않지만, 장기 등반이나 원정 등반 등에는 어느 정도 체지방을 축적할 필요하다. 그러나 고소 등반에서는 축적된 체지방 보다는 그때그때 섭취하는 탄수화물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에너지원이 충분할 때 단백질은 흡수된 단백질 그 자체로서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다른 에너지원이 부족할 경우에는 신체 내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최후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무기질
무기질은 칼슘, 나트륨, 철, 요오드, 인, 마그네슘 등 금속성의 원소로 매우 적은 량이 필요하지만 신체 조직의 구성과 신진대사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칼슘과 나트륨을 공급하는 소금은 하루에 보통 10g 정도를 섭취해야 하는데, 등산과 같이 땀을 많이 흘려면 염분이 부족하게 되어 피로 회복이 안 되고 두통, 현기증, 소화 장애, 근육경련 등의 이상이 발생한다. 부족한 것은 식품에 포함된 것으로 자연스럽게 섭취해야 하는데, 땀을 심하게 흘린 경우에는 음식을 약간 짜게 하거나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비타민은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반드시 외부 식품으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생명을 잃기도 하는데 특히 장기 등반에서는 신경을 써야 한다. 자칫 비타민 결핍으로 인해 피로 회복이 안 되는 등의 신체의 이상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물
물은 신체 조직의 2/3을 차지하며, 이중 20%를 잃으면 생명이 위험하다. 등산 중에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수분 외에 하루 2~3
3-4. 산행 |
등산의 기본은 걷기다. 산에서 걷기는 평지에서 시작해 점차 고도를 높여 가고 또 다시 내려와야 하는 공간 이동 운동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평지를 수평 이동하지만 등산은 지구 중력과 대항하는 수직 이동이다. 평지 보행에 익숙한 다리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험한 산길을 수직 이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등산 활동은 취침, 식사, 휴식을 제외한 대부분은 걷기의 연장이다. 암벽 등반이나 빙벽 등반 역시 걷기의 연장이다. 경사가 급하고 험해서 균형을 잡기 위해 손을 함께 사용할 뿐 기본적인 균형 감각과 근력은 잘 단련된 보행 기술에서부터 나온다.
산에서 걷기와 평지에서의 걷기는 운동량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평지에서 시속 6km로 걸을 때 심장의 박동 수는 1분에 100번(평상시 성인의 맥박 수는 분당 70번 전후, 호흡수는 16~20회)정도이고, 이때 신체에서 요구되는 산소 섭취량은 평소의 4배가 된다. 또한 쉴 때의 운동량 및 산소 요구량을 1이라고 했을 때 산에서 9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경사를 오를 때는 8.8배의 산소가 필요하고 경사진 곳을 내려올 때 역시 쉴 때보다 5.7배 정도의 산소를 소모하게 된다.
이렇게 체력 소모가 많은 산행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직 이동 운동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단련된 근력과 함께 효과적인 보행법, 중심 이동, 호흡법, 페이스 조절 등의 보행 요령을 익혀야 한다. 힘든 보행을 극복하지 못하면 산행이 즐거울 수 없고 등산을 지속하기 곤란하다. 간혹 걷는 것을 싫어하고 암벽 등반이나 빙벽 등반만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진정한 산악인(Alpinist, Mountaineer)이라 할 수 없다.
중심 이동과 균형
오르는 것은 몸의 무게를 두 다리의 좌우로 이동시키며 몸을 위로 상승시키는 것이다. 즉 지그재그로 신체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인데, 상하 좌우의 이동범위가 너무 크면 체력을 감당하지 못해 빨리 지친다. 힘든 운동은 오래 지속 할 수 없지만 가벼운 운동은 오래 계속할 수 있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가급적 상하 좌우의 이동 범위를 좁혀 오르는 한 동작 한 동작의 힘이 적게 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평지와는 달리 험하고 경사가 급한 산길에서 한 발 한 발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지만, 균형이 흔들리면 체중과 배낭이 한쪽으로 쏠리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힘을 더 쓰게 된다. 따라서 몸과 배낭의 움직임도 가급적 적게 해야 ‘가람비에 옷 젖는 식’의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등에 밀착되지 않고 짐 무게를 균형있게 꾸리지 않은 배낭 그리고 배낭 속에서 멋대로 움직이는 장비, 배낭에 따린 부착물이 흔들리는 것 모두 불필요한 몸놀림으로 체력을 낭비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산을 오르는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리듬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즉 움직임의 관상을 그대로 유지해야 체력 소모가 적다. 관성은 이동하는 물체가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성질인데, 위로 쑥쑥 올라가는 몸의 움직임을 일정한 리듬으로 계속 유지해 주어야만 잠깐씩 정지되는 순간마다 다시 새로운 힘을 쓰지 않고 체력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좋은 보행법이 몸에 밴 사람을 보면 마치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듯이 몸을 움직이며, 몸과 배낭의 하중을 그 리듬에 따라 유연하게 이동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레스트 스텝(Rest Step)
레스트 스텝은 경사가 급한 곳을 오랫동안 걸을 때 다리 근육의 과다한 에너지 소모를 피하고 심페기관에 무리하게 힘이 가해지는 것을 덜기 위해 매 걸음 사이에 한 쪽 다리를 잠깐씩 쉬는 것이다.
왼발을 위로 올릴 때는 밑에 있는 오른 다리를 곧게 펴서 근육이 아닌 뼈로 몸과 배낭의 무게를 지탱해 서고, 올려진 왼쪽 다리 근육의 긴장을 풀어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즉 체중을 뒷다리에 싣고 몸무게가 실리지 않는 쪽으 다리 근육을 쉬게 사는 반복 동작이다. 잠깐 동안 멈추는 동작이 생기므로 속도는 느리지만 무리하지 않고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
호흡은 몸 동작에 맞춰야 한다. 예를 들면 뒷다리가 앞으로 전진할 때 숨을 들이쉬고, 레스트 스텝을 취하게 될 때 숨을 내쉰다. 동작 하나에 한 번의 호흡으로도 숨이 가쁘다면 한 동작에 여러 번 호흡을 해도 좋다.
▲ 레스트 스텝
호흡법
많은 사람들이 ‘2번 코로 들이쉬고, 2번 입으로 내쉬는 것’을 등산 중의 호흡법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강한 심장을 지닌 마라토너를 위해 개발된 호흡법이다.
평소 1분 동안 마시는 공기의 양은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