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언어플러스] 21
남에게 어떤 일을 해달라고 청할 때 쓰는 말로 부탁과 당부가 있습니다
두 단어가 뜻은 같지만 쓰임은 다릅니다
부탁은 윗사람이나 동년배, 또 아랫사람에게 두루 쓸 수 있습니다
ㅡ선생님, 이번 일 좀 잘 부탁드립니다
ㅡ철수야,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ㅡ동생, 저번에 내가 부탁한 일 잊지 않았지?
당부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 씁니다
ㅡ이 어미가 신신당부한다. 건강 잘 챙겨라
ㅡ대통령으로서 국민께 당부드립니다
ㅡ사장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당부하셨어
웬만하면 부탁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좋습니다
겸손함과 남에게 청한다는 뜻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생활언어플러스] 22
작년에 시집간 막내딸이 전화를 했습니다
ㅡ아빠, 이따 저녁식사 때 시누이 남편이 오는데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해?
ㅡ없어
ㅡ없다니. 뭐가 없다고?
ㅡ부르는 말이 없다고
ㅡ사람이 있는데 왜 호칭이 없어?
ㅡ옛날부터 없었어
시누이의 남편
나누어서
손위 시누이의 남편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
국립국어원에서는
남편의 형제와 똑같이
손위를 아주버님
손아래를 서방님
이렇게 부르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있을 때는 아이를기준으로 고모부라고 호칭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게 된 이유는 조선시대 때 서로 내외를 했기 때문입니다
얼굴을 마주칠 일이 없으니까 당연히 부를 일도 없었지요
처남의 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위 처남의 부인을 아주머니
손아래 처남의 부인을 처남댁
이것 역시 없던 말을 새로 만들다보니 어색한 호칭이 생긴 것입니다
아무리 국가기관에서 권장을 해도 쓰지 않으면 없어지는 게 언어입니다
손위 시누이의 남편을 아주버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괜찮아 보입니다
손아래 처남의 부인을 처남댁이라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문제는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
손위 처남의 부인
서방님
아주머니
어색하죠?
적당한 호칭이 생각나는 분은 말씀해주세요
[생활언어플러스] 23
<데>와 <대>를 구분하여 쓰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특히 우리 막내딸이 많이 틀립니다
전에 다루어 본 것이지만 틀리게 쓰는 분들이 많아 다시 한번 합니다
<데>는 자기의 이야기일 때 씁니다
ㅡ그 처자를 봤는데 얼굴이 참 곱데
ㅡ몽골에 갔더니 날씨 춥데
이때 <데>는 '~던데'로 고치면 자연스럽습니다
ㅡ그 처자를 봤더니 얼굴이 곱던데
ㅡ몽골에 갔더니 날씨가 춥던데
<대>는 남의 말을 듣고 다른 사람에게 전해줄 때 씁니다
ㅡ철수가 그러는데 종철이가 춘심이랑 사귄대
ㅡ몽골에 갔더니 날씨가 춥대
이때 <대>는 '~다더라'로 바꾸면 자연스럽습니다
ㅡ철수가 그러는데 종철이가 춘심이랑 사귄다더라
ㅡ몽골에 갔더니 날씨가 춥다더라
그 처자를 내가 직접 보니까 고왔으면 <데>를 씁니다
종철이랑 춘심이가 사귄다는 것을 내가 직접 안 게 아니고 철수를 통해서 듣고 나서 다른 사람한테 전할 때는 <대>를 씁니다
몽골도 내가 직접 가보니까 추웠으면 <데>를 쓰고,
나는 가보지 않았는데 몽골을 다녀온 사람이 "거기에 갔더니 춥더라"라고 말한 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는 <대>를 씁니다
명절이 낼모레네요
설 잘 쇠시고 내년에 봬요~
[생활언어플러스] 24
미루나무는 본래 미류나무였습니다
'미'는 미국을 말하고
'류'는 버드나무라는 뜻입니다
합치면
미국에서 건너온 버드나무라는 말이지요
상치가 상추로
미싯가루가 미숫가루로
쌍동이가 쌍둥이로
이렇게 바뀐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ㅜ'로 발음하기를 좋아하나봐요
발음하기가 편해서 그러겠지요
언어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것을 표준어로 삼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겁니다
ㅡ글쎄 알았다구요
ㅡ밥 좀 먹구요
ㅡ한번 생각해보구요
ㅡ그때는 그랬다구요
ㅡ그 이야기는 아까 들었구요 저두 그렇게 하려구 생각하구 있다구요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된 <구>는 전부 <고>로 고쳐서 써야 맞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고' 대신 '구'가 표준어로 인정되는 날이 올 겁니다
그날이 오면
저기 상동 건승약국의 조 약사가 제일 좋아할 겁니다
케이방송의 장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한 말씀 더 드립니다
1
맞춤법에 대한 질문을 받겠습니다
한 분이 물어와도 대답은 모든 분들께 하겠습니다
물어본 분이 누구라는 걸 밝히지 않는 건 물론이고요
2
이미 다루었던 것 중에서 아직도 헷갈려하시는 것들은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안되요/안돼요//뵈요/봬요
이런 것들은 아직도 구분하여 쓰시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3
지금까지 총 123회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50회가 될 때마다 따로 묶어 복사해서 우편으로 보내드렸고요
맞춤법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분들께는 더 이상 보내지 않겠습니다
관심이 있는데 혹 제가 잘 못 판단해서 메시지가 오지 않는 분들은 말씀해주세요
[생활언어플러스] 25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어떻게
어떡해
'어떡하다'는 '어떻게 하다'의 줄임말입니다
ㅡ그럼 난 어떻게 해
ㅡ그럼 난 어떡해
ㅡ이제 그 일을 어떻게 할까
ㅡ이제 그 일을 어떡할까
ㅡ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생기냐
ㅡ어떡해서 그런 일이 생기냐
'어떻게 하다'를 그냥 다 써도 되고,
'어떡해'로 줄여서 써도 됩니다
'어떻게' 다음에 '하다'가 아닌 다른 단어가 나오면 줄여 쓸 수가 없습니다
ㅡ그럼 난 어떻게 살지
ㅡ이제 그 일을 어떻게 해결할까
ㅡ어떻게 그런 일이 생기냐
이럴 때에는 꼭 '어떻게'로만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