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성면 박상용 씨 등 30여명 광주 자연재배 선구자 송광일 박사 농장 견학 물·퇴비·농약 주지 않아도 싱싱한 먹거리 주렁주렁 네다섯 배 고소득 감탄 ‘복숭아 한 개 7천 원, 쌀 80kg 80만 원.’ 믿기지 않는 높은 가격이지만, 없어서 못 팔 만큼 불티나게 팔린다. 황금보다 귀하게 대접받는 이유는 바로 ‘자연재배 농법’으로 생산했기 때문이다. ‘농업의 기적’이라 불리는 자연재배 농법.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이리도 인기가 높을까. 그 비결을 알기 위해 익산의 선도농업인 30여명이 자연재배 본산 광주를 다녀왔다. 7월 26일 오전 8시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 모인 선도농업인들은 부푼 기대를 안고 버스에 올랐다. 망성면에서 7년 간 자연재배를 하고 있는 박상용 씨(45)의 초청으로 모인 이들은 익산에서 친환경 농업으로 한가락 하는 농업인들. 최덕용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진형섭 전북딸기연구회장을 비롯해 망성면에서 시금치, 부추, 양파, 당근, 감자 등 친환경 채소를 재배하는 ‘더불어 농장’ 이정용·신향식 부부 등 많은 이들이 탐방에 나섰다. 이들 중에는 귀농 1년차 초보농사꾼 김훈 씨(춘포 쌈채소 재배)와 농사를 준비하는 이지영 씨, 박영애 씨 등 예비농사꾼들도 끼어 있었고, 박창신 신부와 진교소 목사(영등동 ‘함께하는 교회’) 등 성직자도 참여했다. 특히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김유열 탑마루담당과 류한별 인력육성 주무관은 휴일을 반납하고 농업인들과 함께했다. 1시간 30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있는 ‘자연재배 선구자’ 송광일 농학박사(57·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현장교수)의 복숭아 하우스 농장. 농사지으며 자연재배 이론을 정립하고 있는 송 박사는 농사꾼 복장을 하고 햇볕에 검게 탄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익산농업인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날 송 박사는 익산을 비롯해 전국의 선도농업인들을 초청, 복숭아농장 사무실에서 자연재배 축제를 열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도 축제에 참석해 자연재배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민 구청장은 광산구를 자연재배 중심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송 박사를 따라 복숭아 농장을 둘러본 익산농업인들은 물 한 방울, 퇴비 한줌 주지 않고도 탐스럽게 익어 한창 출하 중인 복숭아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특히 송 박사가 “‘복숭아 1개에 7천 원, 10개들이 1상자에 7만 원’에 팔리고 있다”고 말하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진 점심식사는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았다. 복숭아, 청포도, 방울토마토, 오이, 상추 모두 송 박사가 자연재배 한 값 비싼 농산물이 한상 가득 차려졌다. 여기에 순천 모우농장에서 키운 친환경 흑돼지 삼겹살, 박상용 씨가 자연재배 한 참외, 오이 등이 곁들여져 입안이 즐거웠다. 이어진 송 박사의 자연재배 특강. 전국에서 모여든 100여명의 농업인들은 장장 2시간의 특강에도 눈을 떼지 못했다. 송 박사는 “자연재배의 핵심은 땅 속의 비료 성분을 없애는 것이다. 퇴비는 식물성장의 저해요인”이라며 기존 농법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송 박사는 “비료 등을 많이 줄수록 농작물은 자생력이 떨어져 병충해에 약하다. 물을 주면 줄수록 모근이 깊게 뿌리내리지 못해 영양성분을 충분히 담지 못한 그저 그런 농산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물이 튼튼하고 고유의 영양성분을 충분히 담도록 하기 위해서는 땅의 겉 표면이 아니라 1m 이상 깊은 곳의 영양을 빨아드릴 수 있도록 뿌리가 깊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박사는 “자연재배는 물 한 방울, 퇴비 한 줌 주지 않아도 잘된다는 신념 하나면 된다”며 “이렇게 7~8년 농사지으면 생산성과 품질이 높은 ‘완전 먹거리’를 생산하고, 네다섯 배 이상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현장을 여러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자연재배로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린다. 그래서 텃밭농사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성공단계에 이르면 점차 면적을 넓혀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송 박사의 자연재배 현장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너른 들녘 한 복판에서 자라는 벼는 한 눈에도 관행농법으로 재배 중인 옆 논의 벼보다 튼튼했다. 뿌리가 어찌나 땅속 깊게 박혀 있던지 세게 잡아 당겨도 뽑히지 않았다. 송 박사는 “자연재배 농법에서 유일하게 물을 투입하는 작물은 벼다. 이유는 풀이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된 쌀은 가격이 무려 80kg에 80만 원을 호가한다. 6개 대형 하우스로 이뤄진 포도농장은 입이 떡 벌어졌다. 나무 한 그루가 무려 40평 면적을 차지하며 100여개 송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송 박사가 앞으로 100평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농업인들은 또 한 번 놀랬다. 아직 덜 익긴 했지만 몰래 한 알을 떼어 입에 넣자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메웠다. 송 박사는 “현재 50여 가지 작물을 자연재배에 성공했다. 앞으로 더 많은 작물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센터 설립이 필요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해 연구센터 설립이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탐방을 모두 마치고 익산으로 돌아온 익산농업인들은 가슴이 뛰었다. FTA와 고령화로 위기에 놓인 농업의 희망은 ‘자연재배’라는 것을 확신했다. 박상용 씨는 “농업인에게는 자부심과 고소득을, 소비자에게는 ‘완전 먹거리’를 주는 자연재배야말로 이 시대 농업이 가야 할 길”이라며 “익산농업이 한층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연재배 메카가 되는 것이다. 익산시의 높은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우창수 기자 송광일 박사는 누구? ‘농업의 스티브잡스’로 통하는 농업희망전도사 송광일 농학박사(57)는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현장교수다. 제자들 사이에서 ‘농업의 스티브잡스’로 통한다. 15년 전 자연재배를 최초로 시작했다. 송 박사는 처음엔 ‘양생농법’이라고 이름 지었다. 농업인, 소비자 같이 살자는 뜻이다. 주위에서 '자연재배'라고 불러 송 박사도 자연재배로 이름을 바꿨다. ‘썩지 않는 사과’로 유명한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도 송 박사의 농법을 극찬했다. 일본에서도 시도하지 못하는 하우스 자연재배 현장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문용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자연재배가 인류 문명이 마지막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며 송 박사의 자연재배를 신임했다. 송 박사는 2009년 SBS ‘생명의 선택’이라는 프로에 출연 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벼, 복숭아, 포도, 고구마, 콩 등 50여 가지 작물을 자연재배에 성공했다. ‘송광일 기적의 자연재배 브랜드’를 단 농산물 모두 값이 최소 서너 배 이상 높지만 전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송 박사는 자신이 연구하고 성공한 자연재배 농법을 FTA 등 시장개방과 고령화로 힘들어 하는 농민들에게 전파하려고 노력 중이다.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 석·박사 학위를 딴 송 박사는 비료도, 농약도, 퇴비도 쓰지 않는 ‘완전 먹거리 혁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송 박사가 저술한 책 ‘기적의 채소’, ‘기적의 자연재배’는 농업인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다. /우창수 기자 |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배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