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을 꼬박 수색작업(?) 했음에도 올릴만한 작품을 찾지못해 직접 쓰기로 마음 먹은것이 2주 전...
2주 전부터 선잠을 자야만 했다.
구상이 떠오르지 않아 자면서도 계속 생각에 잠겨 있어야 했으며, 주말과 휴일 전야는 밤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5월 1일 밤을 새웠고 그 후로는 새벽 2~3시에 잠들기를 계속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추감사절 작품은 어떤 가닥도 찾지 못하고 몽상과 허상속에 답답해 하며 시간을 보내는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워 진다.
덕분에 2주동안 계속되는 두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6월8일! 무슨 일이 있어도 대본이 나와야 하는 날이다.
그래야만 6월 9일 주일 낮부터 연습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밤을 꼬박 새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떠한 가닥도 잡지 못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주일 9시 예배를 드리고 11시 청소년 단원들 지도하고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오후 1시 30분 말투스 모임을 제끼고, 대학부 담당 목사님께 말씀드린후 대학부 예배도 결석을 했다.
대학부는 오늘 성경퀴즈대회기 때문에 굳이 지도교사가 참석을 안 해도 되겠다는 얄팍한 인간적인 마음으로 밀어 부쳤다.(그러면 안되는데...)
말투스 단원들에게는 내일부터 연습들어가니 밤 9시에 전부 모이라는 메세지만 남긴채...(항상 이렇다. 대본이 안나오면 최소한의 연습기간을 정해놓고 무조건 모이라고 한다. 주님의 은혜로 이 약속을 어긴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일을 저지른 것이다.)잠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내 계획대로 시간을 쓸 수 없었다.
인간의 계획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뜻 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오로지 주님의 인도하심만을 바래야 하는 것이거늘...
밤 12시가 되어도 아무런 구상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구상은 떠오른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무대 밝아오면... 여기까지 써놓고 새벽 2시다.
전날밤을 이미 새웠기 때문에 여차하면 깊은 잠에 빠질 태세다.
정신을 가다듬고 이구상 저구상하니까 새벽 3시...
이럴때는 나의 얄팍한 잔머리와 협상을 하기 시작한다.
12년 전에 올렸던 작품 괜찮은 것 있는데 그걸 다시 올릴까.
기억하고 있는 사람 몇명 안 될텐데....
하지만 다시 올릴 만큼 작품성이 있는 작품도 아닌데...
온갖 상념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새벽 4시다.
이제 조금 있으면 동이 틀텐데...
이때부터 한 줄 한 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끝자를 치고 나니 새벽 6시 50분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제 씻고 출근해야지...
정신이 몽롱해 지기 시작한다.
감사절에 발표를 하는 교육국 부서가 많기에 우리에게 할당 된 시간은 15분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짧은 극을 참 싫어한다.
이야기라는 것이 뼈대도 있고 살도 붙어야 재미가 있는 것인데 아주 짧은 시간속에 감동과 은혜, 재미를 준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짧은 단막극으로 재미있으면서 은혜받는 작품을 만든다는것 내 능력으로는....ㅜㅜ(무슨 개그콘서트 같은 꽁트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그 짧은 시간에 성도들이 보고 무언가 가슴에 담아 갈 수 있는 작품을 고른다거나 쓴다는 것은 정말 힘든 작업이다.
개인적으로는 40 ~ 50분 정도 하는 작품을 제일 좋아한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재미도 있고, 은혜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1시간 이상 넘어가는 작품은 스케일이 커지고,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약간의 마음에 부담이 간다.
사실 이번에 쓴 작품은 순수 창작극도 아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한 사건을 보고 극으로 꾸민것이기에 각색한 작품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제 대본은 나왔으니 어떻게 연출하고 연기해서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것인가?
또 하나의 숙제가 남아있다.
항상 입으로 시인하는 것이지만 새삼스레 이 말을 떠올려 본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만군의 주 여호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그분이 친히 연출하시고 배우 되시어 주님께서 영광받으시기에 합당한 작품으로 친히 인도하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