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 이노텍이 파주 LED 공장의 모든 조명을 LED를 적용해 1년 동안 운영한 결과, 소나무 6만 3천여 그루를 심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도시의 밤풍경을 빨갛게 수놓는 교회의 십자가. 이 십자가들에서는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2미터×1.5미터 크기 십자가의 경우 시간당 평균 전력 사용량은 1.5kw. 하루 8~10시간 정도 십자가 조명을 켜 놓는다고 했을 때 12~15kw가 소비된다. 한 달 가량 사용하면 300kw로, 평균 127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파주 LED공장의 결정과는 정 반대의 결과를 낳는 구조다.
이런 문제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됐던 부분.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유미호 책임연구원은 “전국에 있는 교회들이 십자가 네온으로 불을 켠다고 할 경우, 적게 잡아도 1년에 9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면서 “해마다 그만큼씩 우리는 생명의 주인이 되신 주님의 십자가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며 환경보호에 역행하는 교회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최근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친환경’. 교회 또한 이 부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나타난 변화가 ‘친환경 십자가’ 갖기 운동. ‘네온 십자가의 10%도 안 되는 전력’으로 십자가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교회들이 가장 쉽게 그리고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다.
# LED 십자가-자체 전기 발전
친환경 십자가는 쉽게 말하면 ‘LED 조명 십자가’. 종탑 위의 십자가를 밝히는 시스템을 한전 계통과 분리해서 태양광전지판과 풍력터빈을 연결해, 직접 생산한 전기로 불을 밝히는 십자가를 말한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 2미터 사이즈에 십자가 옆 라인을 1~3라인으로 LED 조명을 처리한 경우 7w 소비 전력을 사용하는 십자가는 60만 원, 5미터 십자가는 50w를 사용하면서 350만 원 선에서 소비자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파손이나 누전의 문제가 거의 없고, A/S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더 크다.
옆 라인 조명 없이 전면과 뒷면을 LED 조명으로 처리한 십자가는 2미터 크기에 15w가 사용되는 것은 120만 원, 5미터 크기에 70w를 사용하는 것은 450만 원이다. 십자가 4면 모두 LED 조명을 사용하면, 2미터 크기 50w는 150만 원, 5미터 크기 120w는 8백만 원 선이다. 이 경우 십자가를 공급하는 업체의 제품으로 십자가에 사용되는 전력을 100% 공급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기 사업의 주체는 정부 산하 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www.kemco.or.kr). 발전기 설치에 대한 문의는 에너지관리공단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은 신중해야 한다. 실적이 있고 좋은 곳으로 선정해야 하고, 경제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윤을 위해 설치하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설치해 운영해 본 교회들의 설명.
‘인간 동력 자전거 발전기’도 많이 도입하는 아이템. 말 그대로 사람의 동력으로 전기를 얻는다. 모양은 자전거. 여기서 뒷바퀴를 빼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한다. 12v~24v 충전과 220v 전환 스위치를 달게 되는데, 스위치를 220v에 맞추면 220v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12v~24v로 맞추면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동력 자전거는 사람이 자전거를 타듯 페달을 굴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인데, 전기를 만드는 사람들(http://cafe.naver.com/diy2010)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네온으로 십자가를 밝히는 것보다 1/10 정도의 전기로 사용가능한 논네온 LED 전구 등도 구입이 가능하다.
# 친환경 십자가를 사용하는 교회
친환경 십자가를 도입해 운영하는 교회들은 어떤 교회들일까. 4년 전 친환경 십자를 도입한 쌍샘자연교회. 교회에 출석하는 집사의 소개로 길이 260cm, 폭 160cm 정도 되는 LED 채널 십자가로 바꿨다. 백영기 목사는 “전기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LED 자체가 노출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빛의 확산을 돕는 광확산 PC캡을 입혀 벌레나 바람에도 큰 피해 없이 늘 같은 빛을 내며 지금까지 보수작업 한번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며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또한 “LED 사용이 대중화되고 일반 상업 광고물조차 친환경과 녹색성장운동을 하는데 지금 한국 교회는 그 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한다.
광동교회는 ‘태양광 발전기’를 도입했다. ‘환경보호 보전운동’의 차원에서였다. 방영철 목사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에너지의 사용을 절약하는 것이요,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일”이라면서 “태양광 발전은 이 문제를 현실적이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며 태양광 발전기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광동교회는 지난 2007년 태양광 발전기를 도입했다. 당시 사업비 총액은 2천여만 원. 1천5백여만 원은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태양빛이 좋을 때는 하루 약 10Kw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지난 2008년 전기 생산량을 측정한 결과 5월에는 321Kw, 6월에는 278Kw, 7월에는 200Kw, 9월에는 256Kw를 생산했다.
태양광 발전기에서 발전되는 전기는 교회에서 모두 사용했고, 남는 전기는 한전으로 공급돼 광동교회의 전기 계량기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게 되는 결과를 낳아 전기 요금에서 상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회들이 이제 친환경 십자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예장 통합총회도 한국교회환경연구소와 함께 친환경 십자가 사용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 교단과 기관들은 친환경 십자가를 사용하는 시범 교회도 모집한다.
LED 십자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전문점들도 많이 생겼다. 그리고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 검색만 해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더 넓혔다. 이제 친환경 십자가 사용은 대세. 그리고 환경을 사랑하고 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일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결심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