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동일한 품목이나 대상을 두고 가장 저렴한 것과 가장 값비싼 것을 비교하는 흥미로운 내용의 방송이었다. 200원 VS 10만원.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과 고급 은수저의 가격이다. 음식은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오늘날에는 하나의 문화로까지 자리 잡았다. 이런 음식이라는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써 식기며 수저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영어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는 표현이 있다. 이 숙어가 ‘부유한 집안에 태어났음’을 의미하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은수저는 최고급 식기에 해당한다. 은수저는 장인들이 만들고 수세미로 공들여 닦아 사용해야하는 방짜 그릇보다 더 비싼데 현 시세로 볼 때, 고급 은수저는 한 벌에 10만원이 넘는다. 자기만의 물건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그 고객만을 위한 맞춤전략으로 개인용 큐대, 개인용 나이프, 이름을 새겨 넣은 젓가락 등등의 아이디어를 이용하는 것처럼, 호텔이나 고급 식당에서는 VIP 손님들을 위한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써 은수저를 사용한다.
수저는 상고시대에는 주로 청동으로 만들었고, 이어서 놋쇠, 백동, 은으로 만들었으며, 그 모양도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숟가락을 구성하고 있는 각 명칭을 보면, 먼저 음식물을 담는 넓적한 부분이‘봉’, 손잡이 부분을 ‘총’그리고 봉과 총을 연결시키는 부분이 ‘목’이다. 숟가락의 크기는 남자용이 여자용보다 좀 더 크며, 숟가락 위쪽 봉에는 칠보로 꽃을 장식하거나 여러 가지 문양을 새겼는데, 대부분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저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살펴보면,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아이의 첫 돌날 밥그릇과 수저 한 벌을 마련해 주었는데, 이는 삶의 시작을 의미한다. 생명을 다하였다는 뜻으로‘밥숟가락을 놓는다’는 말이 쓰였고 밥을 먹다가 숟가락이 부러지거나 첫술에 밥알이 떨어지면 그날은 재수가 없다고도 했단다. 그밖에도 수저를 멀리 잡아 음식을 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수저를 멀리 잡으면 시집을 멀리 간다’는 속담도 생겨났다. 아이가 성장하면 연령에 맞추어 수저를 큰 것으로 바꿔주고, 혼인할 때 신부가 앞으로 함께할 두 사람의 수저를 밥그릇, 국 대접과 함께 준비하여 거의 평생을 썼다고 한다. 이와 같이 수저는 우리 음식문화의 기본을 이루는 한 요소이며, 여러 의미를 지니는 식사용구이다.
가정에서 은수저를 사용할 때, 관리하기 힘들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색깔이 변하는 점일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일 은수저를 쓰고, 사용 후 잘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변색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저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색이 변했다면 다음의 방법을 이용해 닦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방에서 사용하는 초록색 수세미로 문질러 닦아줄 것! 두 번째는 베이킹파우더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용기에 물을 넣고 베이킹파우더를 조금 섞은 후, 그 속에 은수저를 담아서 끓이면 변색된 수저의 때가 깨끗이 빠진다. 세 번째, 립스틱으로 닦아주는 방법 - 잘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립스틱이 있다면 헝겊에 립스틱을 묻혀서 변색된 은수저를 닦아준다. 네 번째, 알루미늄 호일 이용하기 - 알루미늄 호일을 적당히 잘라서 반짝이는 면이 보이도록 냄비 안에 깔아둔다. 알루미늄 호일 안에 변색된 은수저와 소다를 조금 넣고 제품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서 부글부글 삶아 건져내어 물로 잘 헹구고,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준다. 다섯 번째, 치약으로 닦기 -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으로 헝겊에 치약을 묻혀서 닦아준다. 여섯 번째, 레몬즙 이용하기 - 부드러운 가죽에 레몬즙을 묻혀서 변색된 은수저를 닦아준다. 일곱 번째, 감자를 끓인 물에 변색된 수저를 담아두거나 감자 즙을 강판에 갈아서 헝겊에 묻혀 닦아준다.
많은 양의 은수저를 한꺼번에 닦으려면 끓는 물에 소다를 세 큰 술 정도 넣은 다음, 수저를 넣고 삶으면 때가 깨끗이 빠진다. 그런 다음 더운물에 헹구어 부드러운 천으로 물기를 닦아 말린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은수저가 변색되도록 방치한 후 몰아서 닦으려하는 것보다, 수저를 매일매일 사용해주고, 사용한 직후에 바로 닦아주고 관리해주는 것이 언제나 반짝이는 은수저를 사용할 수 있는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