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비바 라 비다·인생이여 만세)."
이 말이 꽤 익숙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대표곡 제목입니다.
콜드플레이는 세계적으로 막강한 팬덤을 갖고 있으며, 최근엔 방탄소년단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했죠.
그런데 이 곡의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콜드플레이의 리더 크리스 마틴이 영감을 받았던 한 그림의 제목에서 따온 건데요. 멕시코 출신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가 생애 마지막으로 그린 'Viva La Vida란 작품입니다.
칼로는 고통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인물로 유명하죠.
그런데 그는 극심한 신체적 고통으로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을 때, 설익은 수박부터 잘 익은 수박까지 화폭에 가득 그렸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한 덩이엔 'Viva La Vida'라고 크게 적었습니다.
작품을 본 마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악재를 다 당하고도 다시 캔버스를 펼쳐놓고 그림에 몰두한 그가 매우 존경스럽다."
Viva la vida, 1954, 프리다칼로미술관 [그림내용 : 아래 전체글 읽기 참조]
실제 칼로가 겪은 고통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을 겁니다.
참담한 사고로 몸이 산산조각 났고,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외도로 마음도 크게 다쳤죠.
하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인생이여 만세"라고 외쳤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이처럼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미술사에 길이 남은 여성 화가 칼로의 삶 속으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그의 인생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정말 극적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룬 작품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2003년엔 영화 '프리다'가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다음 달엔 최정원·김소향 주연의 한국 창작 뮤지컬 '프리다'도 세종문화회관에 오른다고 합니다.
칼로는 6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어렸을 때부터 고통 속에 지내야 했습니다.
오른쪽 발이 휜 탓에 다리를 절며 다녀야 했죠.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했지만 칼로는 밝게 자라났습니다.
명문 학교였던 에스쿠엘라 국립 예비학교에도 들어가, 의사로서의 꿈도 키워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과 희망이 가득하던 18살의 이 소녀에게 잔인하고 참담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하굣길에 그가 탄 버스와 전차가 부딪힌 겁니다.
그러면서 전차의 강철봉이 그의 척추와 골반을 관통했습니다. 버스가 폭발하면서 생긴 파편들은 칼로의 온몸에 박혔죠.
이 처참한 사고로 인해 칼로는 2년 동안 꼬박 누워 있어야 했고, 이후에도 처절한 고통 속에 살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칼로는 정말 강인한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아마비로 힘들 때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줄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듯, 온몸에 깁스를 한 채 가만히 누워 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부모에게 침대 캐노피 위로 전신 거울을 놓아달라 부탁하고, 거울에 비친 스스로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붓을 들어 자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서진 육체를 바라보며 좌절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화폭에 담은 것이죠.
칼로는 그렇게 평생 자신을 그렸는데요. 그의 작품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5점이 모두 자화상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무나 자주 혼자이기에, 또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가 나이기에 스스로를 그린다." 지독한 고독이 물씬 풍기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응시하려 했던 칼로의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는데요. 의사들을 포함해 모두들 칼로가 걸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수차례의 수술 끝에 걷게 됐습니다.
이후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기적이었습니다.
[전체 글 읽기]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202115999i?viewmode=cleanview
[보낸사람 : 한경 💌 7과 3의 예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