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청소년 치료-ADHD
1. ADHD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란 아동 또는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여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즉 행동, 충동, 주의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학적 상태를 말한다.
ADHD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이다. 그 전에는‘미소뇌기능장애(Minimal Brain Dysfunction: MBD)’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1950년대 뇌의 미세한 손상으로 인해서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돌아다니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주의집중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진단하는 용어였다. 그러나 1970년대 미소뇌기능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장애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고 단지 문제가 있는 학생으로 여겨졌다. 이때는 활동수준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에 대해‘과잉운동 반응장애(Hyperkinetic Reaction Disorder: HRD)라는 진단이 주어졌다. 이 후 1980년대 중반쯤에 이르러‘미소뇌기능장애’라는 용어는 더 이상 의학적 진단으로써 사용되지 않고 미소뇌기능장애와 관련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주의력결핍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 ADD)’라는 용어들이 처음 공식화 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과잉행동과 주의력 문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단적 절차에 따르면, ADHD와 ADD 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진단될 수 없으므로 이 두 상태 모두에 해당되는 학생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들이 일기 시작하면서 혼란이 일어나,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에서‘주의력결핍장애(ADD)’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새 진단명을 사용하게 되었다.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는 네 가지 특정 상태를 포함하는 포괄적 용어이다. 첫 번째 상태는 주의력결핍 우세형(ADHD-Ⅰ), 두 번째 상태는 과잉행동 충동 우세형(ADHD-HI), 세 번째 상태는 복합형(ADHD-C), 네 번째 상태는 ADHD-NOS 또는 달리 분류되지 않는 형(not otherwise specified)이다. 이 중에서 55% 정도가 복합형(ADHD-C)이고 27%가 주의력결핍 우세형(ADHD-Ⅰ)이며, 나머지 18% 정도가 과잉행동 충동 우세형(ADHD-HI)이다.
2. ADHD의 증상과 유병률
1) ADHD의 증상
ADHD의 주요 증상은 끊임없이 말을 하며 방황하거나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아주 불안스럽게 보이며 일반적으로 욕구불만을 잘 견디지 못한다. 또한 ADHD 아동은 다른 아동을 때리고 괴롭히며 타인에게 간섭하는 버릇이 있다. 정서변화가 심하고 분노표출이 과격하며 좌절을 견디는 능력이 약하다. 그리고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학습과제 수행에 약하기 때문에 학업부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행동은 아동에게 불안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자폐증 및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또래와의 관계와 같은 사회적인 적응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그 결과 낮은 자존감 등의 정서적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고 관계의 악화는 후에 반항장애, 품행장애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2) ADHD의 유병률
1990년대 중반 이래 주의력결핍장애로 밝혀진 아동들의 숫자는 300%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행동장애의 발생빈도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학령기 아동의 3-7%이며 남아가 여아에 비하여 4-9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보건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0세 이하 아동의 8.6%가 ADHD 문제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일반학교 저학년 학급당 약 3-4명의 아동이 행동치료사 및 부모, 교사의 관심과 중재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는 지속적인 주의력산만(Inattention) 및 과다활동(hyperactivity), 충동성(impulsivity)을 나타내며 다른 문제와 동반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의하면, ADHD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31.8%인데 비해, 도전적 반항장애와 함께 발생하는 경우는 39.9%이고 불안장애는 38.7%이다. 그리고 품행장애는 14.3%, 우울증 등 기분장애는 3.8%, 틱장애는 10.9%가 함께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지금까지 ADHD 문제를 야기하는 청소년들을 살펴보면, 그 문제의 시작이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가 되면 아동기 때의 ADHD 신체적 증상은 줄어들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그 후유증으로 인해 청소년기에도 문제가 지속된다. 아동기 때 ADHD 증상을 보였던 청소년의 25-30%가 규율문제, 반사회적 행동,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자신감의 저하, 학교성적의 저하, 대인관계의 어려움도 동시에 가지게 된다.
3. ADHD의 진단
ADHD의 가장 보편적인 진단기준으로는 미국정신의학회에서 정한 DSM-Ⅴ(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Fourth Edition)기준(criteria)을 따른다. 그리고 부모와의 임상 면담, ADHD 청소년의 직접적 관찰, 지능검사, 학습태도나 성취관련 검사, 시·지각 발달관련 검사 그리고 행동특성에 관한 여러 가지 평정척도 등에 의하여 수집된 다양한 자료를 통합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또한 부모 및 교사 설문조사, 참고자료 검토, 인지검사, 의학적 검사 및 평가, 심리검사 등이 사용된다.
4. ADHD의 원인
ADHD의 발병은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기인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에 의하면 유전적 요인, 뇌손상,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의 신경해부학적 인자의 문제, 도파민(dopamine)과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의 기능 장해에 의한 신경생화학적 문제, 신경생리학적 문제로 노르아드레날린계 청반(locus ceruleus)의 기능 장해가 생겨 아드레날린계의 억제가 실패하여 과다 경계(hyper vigilance)가 발생하여 생긴다는 견해가 있다. 그리고 독감 등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뇌염이 있은 후에 ADHD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와 혈중의 납 농도가 높을수록 행동 및 인지기능의 장애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임산부의 음주는 태아의 뇌 발달을 방해하여 출생 후 아이가 ADH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ADHD의 증상은 대뇌의 전두부의 기능 이상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되나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기능장해가 유전적인 경우도 있고, 다른 경우에는 출산 전이나 출산 과정에서의 미세한 뇌손상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출산 후 특히 생후 1년 동안의 뇌손상, 납중독 등의 결과로 기능장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 질환은 사회심리적인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생물학적 취약성에서만 비롯된다고 할 수 없다. 특별히 ADHD 청소년들이 일반적인 청소년들에 비해 문제행동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ADHD 청소년들의 경우 부모와 자녀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주변으로부터의 부정적인 평가, 학업성취에 있어서의 좌절 경험이 더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5. ADHD의 치료
ADHD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부모들이 흔히 느끼는 감정은 분노, 슬픔, 수용적 태도로 구분된다. 어떤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ADHD라고 진단을 받으면 자책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슬퍼한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반응은 자녀가 ADHD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수용하는 자세이다. 부모가 자녀의 ADHD 사실을 수용하게 되면 자녀를 돕기 위해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를 알고자 갈망하게 된다.
ADHD 자녀를 둔 부모는 다른 부모들보다 더욱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북돋아주어야 하며 자녀가 어느 방면에 재능이 있는지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ADHD인 자녀를 돕는 가장 기초적인 것 중 하나는 이 장애에 대한 최근의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ADHD에 대해 잘 알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ADHD의 자녀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장애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치료에 적극 협조하면서 바람직한 교육방식을 익혀나가야 할 것이다. ADHD 청소년의 치료 방법은 정도와 양상에 따라 다양하며 다음과 같은 종합적인 치료 방법이 요구된다.
1) 약물치료
ADHD의 가장 일반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가 있다. 약물들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ADHD의 많은 파괴적인 행동들을 감소시키고 주의력결핍이나 과잉행동을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ADHD의 치료 약물로는 리탈린(Ritalin)과 덱시드린(Dexedrine), 페몰린(pemoline) 등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the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는 3세 이상일 때 덱시드린, 6세 이상일 때는 리탈린의 상용을 승인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불안장애나 우울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와 틱장애가 있어서 리탈린 같은 중추신경 자극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을 사용하면 지나친 활동량이 줄어들고 학업과 학업에서의 수행 변화와 사회적 행동변화에 도움이 된다.
ADHD 치료제는 거의 경구 복용하며 혈관으로 흡수되어 빠르고 쉽게 뇌로 침투 하지만 24시간 이내에 신체에서 제거된다. 약을 복용한 후 30-45분이면 약 효과가 나타나 3-4시간 동안 지속된다.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두통, 위통, 오심, 식욕부진, 불면증, 근심, 과민성, 잘 우는 것들이 있지만 부작용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 심리 사회학적인 치료
ADHD의 청소년들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약물치료를 통해 많은 효과를 거두지만 심리 사회학적인 측면을 병행해서 다루어 줄 때 ADHD 증상이 더 많이 개선되고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ADHD를 위한 심리치료 가운데는 행동치료, 인지치료, 바람직한 의사소통방식의 교육 등이 있다. 그리고 환경치료로 주변 환경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한번 교육이나 치료로 실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히 실천해야만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난다.
3) 지지집단 활용
ADHD는 현대사회에 흔한 질병으로 대두되었다. 이 질병을 위해서 많은 의학자들과 심리치료자들이 의학적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 치료를 통한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치료효과를 얻기까지는 힘든 과정이 요구된다.
『리틀 몬스터(The Little Monster)』라는 책을 쓴 로버트 저겐(Robert Jergen)은 ADHD를 평생 가지고 있으면서 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공부하여 위스콘신(Wisconsin) 대학의 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ADHD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열등적 문제를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어서 불태우고 있다(Robert Jergen, 2004).
로버트 저겐에게 가장 힘이 된 지지집단은 가족들이다. ADHD 청소년들을 위한 가족구성원들의 이해와 지역공동체 및 학교, 그리고 이 사회가 ADHD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삶이 진정 어떤 것인지 알고 도와준다면 ADHD를 지닌 사람들이 좌절과 불행감을 안고 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약한 자들을 도움으로써 자신이 한 걸음 더 성숙해지는 지혜와 실천적 삶이 요구된다.
마음수선공
상담심리학박사/ 교육학박사/상담심리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