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동의 옛 부산적십자병원
우리나라 최초의 적십자병원이 1905년에 창립되었다고 하는데 부산적십자병원은
8․15 해방 후부터 1946년까지 중구 대청동에 있던 전중내과병원을 인수받아 조선
적십자사 부산진료소로 운영하며 적십자 의료사업의 출발로 삼았다. 출발 이후
순회 진료를 위주로 의료 활동을 펼치다 1955년에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치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승격하여 1955년 전포동 607번지(지금의
부산적십자 회관)에 병원을 신축, 이전해왔다.
대지 489평에 연건평 699평, 25병실(47개 병상) 규모였는데 그 뒤 1963년 증축과
수차례에 걸쳐 부분 수리를 하면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으로 진료 과를 조정
하면서 내실을 기하였다. 그러나 낡고 비좁은 건물에 종합병원의 대형화, 현대화
추세가 가속회되면서 1981년에 6만 명에 달하던 내방객이 1985년에는 3만 5천
명 정도로 줄어들고 연간 1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내게 되자 1986년 병원 폐업과
사업 전환(종합봉사관, 청소년수련장, 혈액원 사업)을 결의하고 그해 7월 1일에
폐원하였다.
당시 보사부 장관와 부산시민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으나 “국가경제가 큰 발전을
이룬 현실에서 낙후된 시설과 의료기술로 경쟁력을 상실한 병원은 국민에게 나쁜
이미지만 심어줄 뿐”이라는 판단으로 종말을 고한 부산적십자병원, 비록 낡고
허름했지만 서민들의 주치의와도 같은 역할을 해온 기억을 결코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초창기의 적십자병원 의료활동 모습, 서울적십자병원 자료]